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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사냥하는 자들 ㅣ 그리폰 북스 4
바버라 햄블리 지음, 이지선 옮김 / 시공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인간의 피를 취하는 존재들을 칭하는 여러 단어들 중 뱀파이어란 단어는 공포와 함께 왠지 모를
마력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
그 종족 자체가 인간을 유혹하기 위해 뿜어내는 거부할 수 없는 마력처럼 말이다.
이 책은 뱀파이어를 다루고 있지만 공포나 호러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미스테리 스릴러와 판타지의 결합정도로 봐야할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그리 경박한 느낌의 책도 아니다. 뱀파이어 자체가 현대보다는 중세의 풍취를 자애내는
존재라서인지는 몰라도 왠지 고풍스럽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피를 빠는 혐오스런 뱀파이어의 특성보다 그들의 고통이나 권태, 허무등을
더 부각시켜서 읽는 이로 하여금 연민과 함께 애정을 느끼게 만든다.
그중에서도 이지드로는 단연 발군이다.
연약하고 섬세하면서도 우아함을 간직한 옛 스페인의 귀족.
런던에서 갑자기 벌어지는 뱀파이어의 살해범을 찾기 위해 이지드로에게 고용된 애셔교수.
수사를 하면서 여러 명의 뱀파이어를 만나지만 그들 중 희열에 가득차서 인간을 사냥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들은 영생을 얻었지만 정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쇠퇴해지고 점점
소멸되어 가고 있었다. 안식을 원하는 뱀파이어...
이 책에서는 뱀파이어를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된 질병이라 보고 그 백신을 만들고자 하는가 하면
그들의 피를 연구해 강한 힘을 소유하려 하는 인간도 나온다. 모든 현상을 과학으로 해결하려는
인간들의 오만이 여기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아 웬지 씁쓸했다.
미스테리의 마지막의 결말은 조금 엉뚱하다.
다른 사람들이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 유사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지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탐욕스런 흡혈귀의 모습보다는 고풍스런 분위기와 매력적인 모습에
더 끌리는 것이 당연지사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