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이철환 글.그림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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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이다.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전자책으로 보면 책 속에서 나비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움직임까지 보여준다. 작가가 직접 그렸다고 한다. 글도 잘 쓰시는 분이 그림까지... 이런 분들의 재능이 나는 정말 부럽다.

이철환 작가님에 대해서 처음 들어봤다. 이미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서 대중에게 알려진 분이셨다. 그분의 책을 둘러보니 '위로'에 대한 책들이 많은 것 같다. 작가 또한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아는 분 같다. 그래서 이분의 다른 글들도 보고 싶어졌다. 나도 위로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그림을 통해 문뜩 들었다. 꼭 여성분이 그린 듯한 섬세함에 놀랐고, 철학적인 표현력에 놀랐다.

그림책이라 쉽게 넘어갈 듯하지만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게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왜냐하면 휙휙 읽어젖히는 책이 아니라, 한 장 한 장 조심스레 넘기면서 그 안에 나온 대화를 통해 곱씹게 된다.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라서 다시 읽게 되고, 몇 번을 읽으면서 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고, 그러면서 나 자신과 대립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은행에서 기다리는 시간에 호기심에 읽게 된 책이었는데, 뜻밖에 횡재한 느낌이었다. 위로받을 수 있어서 감사, 또 위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돼서 감사한 책이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높은 곳은 언제나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때문에 절망할 수밖에 없는 거지.

그렇다고 높이의 절망을 깔보지 마. 높이의 절망 또한 높이를 이끌고 가는 힘이니까."

"깊이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줘." 피터가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깊이를 갖는다는 건, 꽃을 피울 수 있는 당장의 씨앗을 열망하지 않고 씨앗을 품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놓는 거야.

토양만 있다면 꽃은 언제든지 피어날 수 있거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더 쉽게 말해줘." 피터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깊이를 갖고 싶다면 높이에 집작하지 말고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며 묵묵히 걸어가면 돼.

깊이를 갖는다는 건 자신의 가능성을 긍정하며 어둠의 시간을 견디겠다는 뜻이니까..

나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실패와 치욕을 통해 우리는 깊이를 배우는 것일지도 몰라.

피터는 키 큰 나무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엄마나비가 해주었던 말을 생각했다.

하나님이 만드신 들꽃처럼 살아가라고 엄마나비는 말했었다.

아무 곳에나 피어나지만, 아무렇게나 살아가지 않는 들꽃처럼 살아가라고 엄마나비는 말했다.

흙 한줌 없고, 물 한 방울 없는 곳에서도 당당히 피어나는 민들레를 바라보며 살아가라고 엄마나비는 말했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 '비교'야. 나를 다른 것과 비교하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하거든. 네가 무엇을 하든, 네 모습이 어떻든, 너를 다른 것들과 비교하지 마, 네가 아름다운 날개를 갖는다고 해도, 너는 더 아름다운 날개를 갈망하게 될 거야. 비교는 아래쪽을 바라보지 않고 항상 위쪽만 바라보려고 하니까... 너의 아픈 그늘이 있다면 차라리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성장을 향한 첫걸음을 뗄 수 있을 거야.

나의 아픈 그늘이 있으면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했잖아. 그게 쉽지 않아.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지... 하지만 자신을 다른 것들과 비교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 너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어야 돼. 만약에 달걀 껍데기가 단단한 돌로 만들어져 있다면 하나님은 어떤 병아리에게 돌을 부술 수 있는 힘까지 주셨을 테니까.


진짜 고래라면 언젠가는 바다로 가겠지. 바다로 가야 할 때를 기다리는 고래라면 용기 있는 고래일 거야. 기다리는 일은 용기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거니까... 침묵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것처럼 기다림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고 언젠가 키 작은 나무들이 내게 말해주었어.

우리가 별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는 건 우리의 내면이 소란스럽기 때문이라고 엄마 나비는 말했다. 삶에 대한 대답을 바라지만 말고, 삶에 대한 질문을 가슴에 품고 살라고 엄마 나비는 말했었다. 엄마 나비를 생각할 때마다 피터는 다시금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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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
패트릭 스벤손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의철학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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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당황했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뭐지? 뱀장어와 삶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작가는 무뚝뚝하지만 유일하게 아들과 함께 뱀장어 낚시를 할 때면 다정하셨던 아버지를 회상한다. 그래서 어릴 적 아버지와 추억과 더불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그런 에세이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나의 예상을 완전히 깼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자연관찰 책 같기도 했다. 이렇게 자세하게 조사한 사람이 또 있을까? 무슨 뱀장어 연구자처럼 역사의 인물들과 뱀장어를 이렇게 연결을 잘 해놨는지 그것이 감탄하게 할 정도였다. 책은 한편의 영화를 글로 써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중간에는 다큐와 같은 느낌이 들지만, 아버지와의 추억을 연상하는 장면 속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장면은 자주 왔다 갔다 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과거로 들어갔다가 더 오래된 다큐의 한 장면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또 그것을 빠져나와 다른 곳으로 인도한다.

만약 영화였다면 그렇게 했을 것 같다. 흥미진진하다기보다 당황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대단함을 느낀다. 어떻게 그는 뱀장어와 삶을 연결할 수 있을까? 그의 관찰력과 삶에 대한 연결이 흥미로웠다. 뱀장어의 신비로움이 우리의 삶과 닮았다는 것이다. 그가 정말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는 앙궐라 앙궐라의 운명이 수수께끼처럼 느껴졌고, 그것이 인간의 삶과 같다고 느꼈다. 우리도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수수께끼 같다. 우리는 왜 태어났으며 어떤 운명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수수께끼이다. 우리는 자연을 모른다. 우리가 아는 부분은 극히 작은 일부분 일 수도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다 아는 것 같고 모든 것이 과학으로 증명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우리가 체험해 보지 않는 한 죽음에 대해서도 모른다. 죽으면 우리는 또한 어디로 가게 되는지 우리조차 모르는 수수께끼 속에서 살고 있다.

뱀장어를 관찰하며 인간사와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한 그의 생각이 이 책을 쓴 것 같다. 나는 크리스천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서 말씀을 통해 배우고 있지만 종교가 없는 사람들은 더더욱 쉽지 않을 것 같다. 죽음이라는 것 하나만 잘 생각하면 삶이 정말로 달라진다. 죽음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작하는 거라는 사실 하나만 알아도 세상의 삶이 달라진다. 비밀을 알려고 하기보다 비밀을 체험하며 삶을 맞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확신을 가지고 사는 삶도 나는 괜찮은 삶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며 또 요즘 내가 겪었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모든 것이 미스터리이고 나는 모르는 것이지만, 우리 할머니가 믿었던 성경 말씀을 통해 삶은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다는 것. 죽음은 슬픔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모르기 때문에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그 사실을 믿는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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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용의 아트 내비게이션 - 대한민국 1호 도슨트가 안내하는 짜릿한 미술사 여행
김찬용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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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람들의 감성은 비슷하다. 아름답고 예쁘고 멋있는 것을 보면 다 좋아한다. 나는 미술은 꽝이다. 백지를 보면 글을 어떻게 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도화지를 보면 막막하다. 무슨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림은 좋아한다. 조금 더 알았으면 좋겠고 제대로 즐기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어렵다. 막상 그림 공부를 하려고 하면 무슨 무슨 시대의 어떤 파 누구의 그림. 이런 식으로 나누어지는 게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미술관에 가서 그림 설명을 들으면서 그림을 보게 되면 내가 봤던 그림과 전혀 다른 그림으로 인식된다. 그게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 매력에 자꾸 미술관에 가나 보다.

처음에는 똑같이 그려야 잘 그리는 것인 줄 알았는데, 점점 그림을 보면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림의 제목과 연관을 지어본다. 왜 이런 제목을 지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림을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화가의 이야기라든지 뒷배경까지 알게 되면 그 그림을 더욱더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내 취향 그대로 재미있게 읽었다.

솔직히 100% 이해한 것은 아니다. 100% 이해가 되었다면 좋았겠지만 흐름은 잡은 것 같다. 왜 이렇게 쉽게 느껴졌을까? 우선 책 자체가 나를 데리고 설명해 주는 설명체로 되어 있다. 미술관에 가서 아주 친절한 도슨트를 만난 느낌이다. 내비게이션이라고 책 제목을 지은 것처럼 그냥 따라가면 된다. 그래서 책을 덮은 다음에는 즐거운 여행을 마친 기분이었다.

자세한 미술사에 대해서 알려고 하면 이 책은 아니다. 하지만 나처럼 전혀 미술계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가볍지만 지루하지 않게 미술사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어디 가서 아는 척할 수 있는 얇고도 넓은 지식을 얻은 기분이라 다음번 미술관에 갈 때 조금은 기대가 된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초현실주의가 추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초현실주의를 '다다이즘이 순한 맛'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전쟁의 시대 속 아름다움이 아닌 파괴된 혼돈과 허무를 표현한 예술이 다다이즘이었다면 초현실주의는 여기서 힘을 조금 뺀 상태로 파괴된 현실을 부정한 채 그 너머에 존재하는 무의식을 표현한 것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초현실주의자들의 작품은 먼가 익숙한 듯 생경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는 것 너무를 그린다. 보이는 것 너머라, 왜지 익숙한 문장 아닌가요? 다다이스트 또한 보이는 것 너무를 포착하고자 했었죠? 다다이스트는 시각적인 재현 대신 개념적인 해석을 통해 보이는 것 너무에 존재하는 의미를 제시했습니다. 시각적인 재현은 유지하되 보이는 세계에 대한 재현이 아닌 보이지 않는 혹은 볼 수 ㅇ벗는 무이식의 세계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초현실주의자와 다다이스트는 일견 닮았습니다. 하지만 시각적 감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초현실 주의가 좀 더 대중적인 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정한 예술가는 영감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 _ 살바도르 달리

마크 로스코는 자신이 느끼는 색과의 소통, 경험, 감정을 작품에 담아내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작품을 제작하는 데 그리는 시간은 단 10%뿐 나머지는 기다림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죠. 실제로 로스코는 오랜 시간 사색하며 캔버스를 바라보다가 영감을 얻는 그 순간 색을 쌓아올려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투명하게 겹겹이 쌓아올린 면과 면 사이에는 미세한 색의 떨림이 존재합니다. 그 색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지평선이나 수평선을 바라보듯 색면 너머의 공간을 경험하게 되고 그 순간여이로운 감동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경험이죠.

돈 버는 것은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훌륭한 사업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예술이다. _ 앤디 워홀

우리가 스쳐 지나온 미술사의 시간을 토해 시각적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미술은 그 표면적 한계를 초월해 내면의 울림을 주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이끄는 예술이 되어 있습니다. 이제 미술, 아니 예술에서 재료나 장르적인 한계는 없으며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거죠.

개념 미술은 시각적이 테크닉보다 개념을 더 중시하는 미술이라고 할 수 있죠. 토레스가 시계를 두고 시간을 확인하는 기능을 가진 사물이 아닌 연인과 함께한 삶의 모습으로 바라본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 일상에 존재하는 것에 대해 사저적 정의를 벗어나 새롭게 사고하고 시선으로 바라보는 순간,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예술이 될 수 있습니다.

미술관에 존재했던 미술은 이미 우리 삶, 우리 일상으로 들어와 있는 거죠. 우리의 목적지는 이곳입니다. 과거의 시선에 머무르지 않고 동시대의 미술을 바라보며 나의 시대와 나의 인생을 응시할 수 있는 감상의 영역. 그 끝에 우리의 목적지가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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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하는 습관 -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만든 구체적 하루의 기록
메이슨 커리 지음, 이미정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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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도서관에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전자서점인 밀리의 서재에 유료로 가입을 하고 책을 보는 중이다. 전자책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확실히 휴대하기 좋고, 언제 어디서 건 책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아쉬운 건 내가 다시 읽고 싶은 부분에 포스트잇을 붙일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종이의 촉감을 느끼면서 넘기면서 보는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분명 책을 읽고 있지만, 집중도도 종이책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내가 옛날 사람이라는 것이 이런 데서 티가 나는 것 같다.

이 책은 예술 쪽에 종사했던 많은 사람들을 연구하여 쓴 책이다. 우선 나는 작가의 성실성에 감탄한다. 16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조사했다는 것부터가 정말로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 많은 자료들을 훑어봤다는 것부터가 대단하다. 예술계 쪽, 특히 남녀 차별이 있었던 그 시대에 여성들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는 것. 게다가 업적을 남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늘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존재한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꽃은 피는 것처럼 억압받는 상태에서도 예술은 탄생하게 된다.

아이를 주로 양육하는 담당자로서, 가정을 돌보는 사람으로서, 게다가 자신의 일까지 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녀들을 해냈다. 그런데 작가가 그녀들을 조사해 보니 그녀들만의 루틴이 있었음을 알았고 그것에 대해서 조사해서 쓴 것이다.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글 쓰는 사람들의 패턴에 눈이 갔다.

역시 쓰고 싶은 기분이 나던 안 나던 매일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옥타비아 버틀러.

매일 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나는 글을 쓰다가도 나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서 자꾸 다른 책을 찾아보게 되고, 비슷한 책을 찾아서 또 읽게 된다.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글을 쓸 때마다 느낀다. 처음 글을 쓸 때는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는데, 이제는 부족한 나의 모습을 계속 보게 되니 좌절도 있고 아픔도 있지만 이것 또한 과정이라 생각하며 토닥토닥 거리며 데리고 가는 중이다.

내가 가장 대단하다고 느꼈던 것은 아이 넷을 돌보면서도 가정에 전혀 관심 없는 남편을 섬기며 글을 쓴 루스 아사와의 글이었다. 만약 그녀에게 글 쓰는 것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엉망인 삶을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에게 글 쓰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아이들을 잘 돌보고 남편에게도 관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녀는 우리에게 꾸준함과 성실함을 보여줬다.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서 끝까지 밀고 나갔던 것이다. 그래서 삶에 있어서 루틴은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나를 살게 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오늘 아침 새벽 기상하는 카톡 방에서 하루 루틴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나의 하루는 5시쯤 시작된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 큐티를 한다. 말씀을 읽고 그 말씀에 대해서 생각하고 기도하고 글을 쓴다. 그리고 출근 준비를 해서 아이와 함께 집을 나오는 것이 나의 하루 루틴이다. 아침에 하고 싶은 일들이 정말 많다. 운동도 하고 싶고, 글도 쓰고 싶다. 그러려면 아마도 3~4시에는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할 수는 없지만, 그중에 하나 선택해서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아침에 묵상하며 기도하는 습관은 그날 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속상한 일이 생기더라도 버틸 힘을 주며, 마음이 아파도 덜 외롭게 된다. 그렇게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내가 하고픈 글쓰기와 운동은 틈틈이 하는 것으로 우선순위를 뒤로하고 맨 앞으로 빼서 오롯이 그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하루를 버틸 힘을 받아야 틈새 시간을 이용해서 운동도 하게 되고 글도 쓰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감사함으로 하루를 마감할 수 있게 돼서 나의 간단한 하루 루틴은 진심으로 내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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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법칙 75
장원청 지음, 김혜림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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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을 나와 함께 보내게 된 책이다. 심리학에 점점 관심이 생긴다. 복잡한 세상인데 사람들까지 점점 복잡해진 것 같다.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는 책 제목보다는 심리학을 만나 편해졌다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책에서는 75가지의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 나왔다. 몇 번씩 들어본 것들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확실한 건 읽으면 도움이 된다.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스스로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해야 하나? 사람들의 어떤 습성이 있길래 그러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 본 사람이라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사람들이 죄를 지은 사람들을 악마라고 하고 그 사람에게 돌팔매를 던진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 누구에게도 돌을 던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좋은 환경에서 좋은 행동들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고, 그 사람은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었던 뿐이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도 권력이 주어지고, 악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누구나 다 죄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함부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좀 달라질 것 같다. 비난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내가 그 사람과 같았다면 나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현재 내 삶에 대해서 조금은 더 감사하고 살 것 같다. 그런 환경에 놓이지 않아서 얼마나 당행인지 감사함이 저절로 나온다.

그리고 하나 더 깨닫게 된 것은 만약 내가 사장이 된다면 인센티브 제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돈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한 사람은 당연히 그에 따른 보수를 받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인센티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일의 가치를 심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인센티브를 강조하다 보면 돈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돈이 아니라 가치가 우선이다. 왜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고, 내 일이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는 가치를 부여하게 되면 사람들은 그 가치를 위해서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리를 알면 그 사람을 이해하는데 정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여기서는 75가지의 심리상태를 짧을 사례들로 설명해 줘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심리를 알면 사람 관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우리는 기억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는 과장되게 말하고 불리한 부분은 무시해 버린다. 따라서 '이기적인 편향'을 '자기 본위적 편견'이라고 부른다. 이기적 편향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갑자기 일어나기도 한다. 팀이 함께 협력할 때 이기적 편향은 함께 협력 중인 사람에게 그가 아니라 자신이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느끼게 만든다. 또한 협력이 순조롭지 않을 때는 다른 협력자를 비판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앵커링 효과를 피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을까? 먼저, 우리는 시야를 가능한 한 넓게 하여 끊임없이 학습하고 실천해야 한다. 또한 생각을 모으고 다른 사람의 견해와 방법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선입견에 치우친다는 것'은 사실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이 너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이하게도 우리의 뇌는 처리하는 정보가 적으면 적을수록 정보를 분별하는 능력이 약해진다. 반대로, 많은 정보를 처리할 때는 뇌가 빠르게 회전해 정보의 가치 여부를 판단한다. 결국 '사고에 닻을 내리는'것이 무의미해진다.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 전제다. 그러나 심리학에서 사람은 본래 이성적이지 않고, 수많은 감정 요인이 사람의 인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결국 우리가 보는 세상은 자기 자신의 내면에 있는 심리가 투영된 것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모두 해치는 이런 나쁜 정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방법은 많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법칙은 외부 자극에 대한 자신의 인내력과 객관적 평가 능력을 향상하고, 화가 치밀어 오를 때 반복적으로 자신에게 이건 화낼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또 다른 중요한 방법은 스스로 자진해서 분노의 감정을 풀며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것이다. 불평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고 친한 친구로부터 충고와 위로를 얻는 것으로 분노를 완화할 수도 있다.

감정 표출은 곧 심리적 균형으로 심리 건강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을 때, 무턱대고 통제하거나 억압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방식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출구를 찾아 자신에게서 멀어지게 해야 한다. 감정은 반드시 표출되어야 하지만 그 방법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막다른 상황에 직면해도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절망하지 않았다. 공개 연설 중 미첼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하반신이 마비되기 전에는 10,000가지의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저는 9,000가지의 일만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더 이상 할 수 없는 1,000가지의 일에 집중할 수도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9,000가지의 일에 더욱 관심을 둘 수도 있습니다. 저는 아주 큰 과절을 두 번이나 겪었습니다. 제가 이 두 번의 좌절을 노력을 포기하는 구실로 삼지 않았듯이, 여러분도 좌절의 순간 잠시 멈추어 서서 새로운 각도로 세상과 자신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한발 물러서서 더 넓게, 그리고 '어쩌면 이건 별일 아니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행동학자 지글러는 높은 목표를 하나 설정하고, 목표 중 일부가 달성될 때까지 그저 기다리라고 제안했다. 많은 사람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잠재 능력에 한계를 두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잠재력은 모두 '자극'에서 나온다. 모든 사람은 타성이 있어서 외부의 자극이나 진동이 없다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변하고 편안함만을 추구하며 그럭저럭한 인생의 길을 걷게 된다. 훌륭한 인재들은 능력도 뛰어나고 천부적인 재능도 남보다 뛰어나다. 그러나 우수한 인재가 아니라고 해서 반드시 평범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며, 단지 동기부여가 부족하여 자신의 진정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성공을 얻고 싶다면 우리는 주동적으로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여야 하며 외부의 스트레스를 내부의 동력으로 바꾸고 숨어있는 자신의 진짜 실력을 발굴해 내야 한다.

우수한 판매원은 '엉덩방아 효과'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우리의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효과는 다른 사람의 신임과 호감을 얻는 무기가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완전무결하기 바라지만 어느 누구도 정말 완전무결한 것이 존재한다고 믿지는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있을 결점을 추측하게 하기보다는 직접 결점을 드러내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규정지어 방심해서는 안 된다. 좋은 사람일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좋은 사람일 뿐 상황이 돌변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손에 쥐면 당장이라도 악마 같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 영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누구나 옷장 속에 해골을 감춰두고 산다." 다시 말해 아무리 좋은 사람도 마음속엔 악한 본성이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향한 절대적 신뢰는 언제 깨어날지 모를 '루시퍼'에게 자신의 운명을 쥐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후 레건 교수는 유명한 '호혜 법칙'의 개념을 제기했다. 그는 이에 대해 작은 호의를 베풀면 사람들은 보답하고자 하는 심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신세를 지면 갚아야 한다는 심리는 사람들이 평소 거절할 수도 있는 요구도 쉽게 받아들이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잘못이나 허점을 보이고 싶은 사람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어떠한 약속을 할 때, 이를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많은 사람 앞에서 담배를 끊겠다고 약속하면 모든 사람이 우리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에게 '신용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를 원하지 않는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이미 시작했지만 완성하지 못한 일'을 우리가 가장 마음에 두고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왕이면 가능한 한 빨리 첫걸음을 내디뎌 보자. 일단 첫걸음을 내디디면 우리가 가는 길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하직원에게 그들의 일이 중요하다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방법 외에도 그 일이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요인은 바로 일의 도전성에 있다. 피터 드러커는 도전적이지만 노력을 통해 감당할 수 있는 일은 인간의 적극성을 가장 잘 자극한다고 말했다. 평범한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특히 젊고 재능이 넘치며 의욕 많은 직원에겐 도전적인 업무를 통해 성공에 대한 만족감을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만족감은 실제 급여를 얼마 받느냐에 대한 것보다 더욱 강력한 동기부여를 한다.

무가치 법칙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모든 관리자는 직원들이 자기의 일을 가치 있고 도전하는 일로 여기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그들 스스로 자기 일을 '가치 있는 일'또는 '반드시 해야 할 일'로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들이 더 뛰어난 행동을 하도록 격려하고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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