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
패트릭 스벤손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의철학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당황했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뭐지? 뱀장어와 삶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작가는 무뚝뚝하지만 유일하게 아들과 함께 뱀장어 낚시를 할 때면 다정하셨던 아버지를 회상한다. 그래서 어릴 적 아버지와 추억과 더불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그런 에세이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나의 예상을 완전히 깼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자연관찰 책 같기도 했다. 이렇게 자세하게 조사한 사람이 또 있을까? 무슨 뱀장어 연구자처럼 역사의 인물들과 뱀장어를 이렇게 연결을 잘 해놨는지 그것이 감탄하게 할 정도였다. 책은 한편의 영화를 글로 써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중간에는 다큐와 같은 느낌이 들지만, 아버지와의 추억을 연상하는 장면 속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장면은 자주 왔다 갔다 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과거로 들어갔다가 더 오래된 다큐의 한 장면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또 그것을 빠져나와 다른 곳으로 인도한다.

만약 영화였다면 그렇게 했을 것 같다. 흥미진진하다기보다 당황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대단함을 느낀다. 어떻게 그는 뱀장어와 삶을 연결할 수 있을까? 그의 관찰력과 삶에 대한 연결이 흥미로웠다. 뱀장어의 신비로움이 우리의 삶과 닮았다는 것이다. 그가 정말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는 앙궐라 앙궐라의 운명이 수수께끼처럼 느껴졌고, 그것이 인간의 삶과 같다고 느꼈다. 우리도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수수께끼 같다. 우리는 왜 태어났으며 어떤 운명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수수께끼이다. 우리는 자연을 모른다. 우리가 아는 부분은 극히 작은 일부분 일 수도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다 아는 것 같고 모든 것이 과학으로 증명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우리가 체험해 보지 않는 한 죽음에 대해서도 모른다. 죽으면 우리는 또한 어디로 가게 되는지 우리조차 모르는 수수께끼 속에서 살고 있다.

뱀장어를 관찰하며 인간사와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한 그의 생각이 이 책을 쓴 것 같다. 나는 크리스천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서 말씀을 통해 배우고 있지만 종교가 없는 사람들은 더더욱 쉽지 않을 것 같다. 죽음이라는 것 하나만 잘 생각하면 삶이 정말로 달라진다. 죽음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작하는 거라는 사실 하나만 알아도 세상의 삶이 달라진다. 비밀을 알려고 하기보다 비밀을 체험하며 삶을 맞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확신을 가지고 사는 삶도 나는 괜찮은 삶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며 또 요즘 내가 겪었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모든 것이 미스터리이고 나는 모르는 것이지만, 우리 할머니가 믿었던 성경 말씀을 통해 삶은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다는 것. 죽음은 슬픔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모르기 때문에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그 사실을 믿는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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