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내일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오픈하우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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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개정판으로 출간된 잭 리처 시리즈 -



말하면 입만 아픈 잭 리처에 대한 설명은 차지하더라도 그가 행동한 모습들과 사건의 추적, 추격을 벌여나가는 과정은 역시 짜릿한 흥분감을 일으킨다.


 

하고많은 사람들 중에 왜 리처에게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인지, 전직 헌병출신은 예전의 습성을 못 버린 듯 지하철 승객들을 하나둘씩 훑어보다 사건에 휘말려 버린다.



한 여인의 행동거짐이 수상한 바 자살테러범의 행동규칙을 모조리 답습하고 있었으니 나머지 승객들을 보호함은 물론 지하철이란 특수한 장소에서 그는 기지를 발휘하게 된다.




그녀에게 건넨 대화들이 어쩌면 그녀에게 도화선이 된 결과물이 되었지만 스스로 생을 마감한 그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와 그 이후 정치, 출세, 비밀임무들이 모아지면서 큰 사건으로 흐른다.




떠돌이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가  수잔이란 여인의 죽음과 그녀가 남긴 메모리 스틱 행방을 찾기 위해 무자헤딘, 알카다, 델타포스, 대통령까지 이어지는 연속성의 모든 것들이 리치를 중심으로 혈안이 되어 각자가 지닌 목적에 따라 행동들이 따라오게 되니 그 역시 만만찮은 추리력과 눈썰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독자들 시선에서 보면 리처란 인물이 지닌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으면서도 하나의 사건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근성의 뿌리는 역시 전직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과 맹목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질 정도의 근본주의자로서 키워진 인간들의 냉혹함 들은 장면 장면 하나를 읽을 때마다 솔직히 소름이 끼쳐 책을 덮고 싶었다.




무엇을 추종하는가에 따른 목적형 인간으로 키워질 때 인간의 삶에서 누릴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특별할 수 있는 생의 이면을 두 여인의 결단을 통해 느껴 볼 수 있었던 점과 각 상황마다 시간과 적법한 수단을 생각하며 대치하는 상황 설정들은 잭 리처란 인물을 통해 저자가 많은 공을 들였다는 생각이 든다.




국제적 정세와 정치적 이익을 위해 벌인 비밀임무, 호의가 권리처럼 여겨지고 이를 이용하려는 자들의 얄팍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냉혹한 세계의 흐름들을 한 여인의 죽음을 촉발로 시작해 점차 거대한 사건의 내막으로 이어지는 급행열차 같은 속도전은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드는 순발력이 좋은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시리즈물을 통해 영상으로도 나온 작품들이 있는 만큼 이번 개정판으로 출간된 저자의 잭 리처 시리즈 컬렉션, 리얼함을 제대로 느껴본 작품이다.




다만 개정판임에도 불구하고 오타 같은 경우는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점은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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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언제나 축제 ㅣ 머묾 세계문학 시절 3부작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권진아 옮김 / 머묾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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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부터 1926년까지 보낸 파리 시절을 회고한 자전적 에세이로 저자의 유작으로 1964년도에 출간된 책이다.



책 출간 연유도 의도치 않게 파리 리츠 호텔로부터 여행용 트렁크를 찾아가라고 연락을 받은 이후 그 안에 들어있던 자료들을 기억을 되살려 썼다고 하니 만일 호텔 측의 전화를 무시하거나 과거의 기억들을 기억 그 상태로 간직했더라면 지금의 헤밍웨이의 젊을 시절을 보낸 파리에 대한 모습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 머묾 세계문학 시절 3부작 중 한 권으로 만나본 이 책에서 파리는 시대와 세대를 넘어 여전히 '파리'란 말을 듣는 순간 떠나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길 잃은 세대라 불리던 시절을 살아가던 사람들의 우정과 낭만들, 파리란 장소에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개인적인 생각과 비록 가난했지만 젊은 청춘이란 이름으로 넘긴 그들의 이야기는 추억이란 이름으로 불려진 하나의 청춘물로 다가온다.



실질적인 삶에서 물질이 주는 풍요로움을 바라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그 감당조차 하지 못한 젊은 나날들의 자존감과 자신감, 여기에 파리가 부추긴 곳곳에 서린 낭만들이 문인의 손에서 태어나니 어찌 '파리'를 그저 '파리'란 단어로 축약하며 지나칠 수 있겠는가?








카페에서 펜을 무기 삼아 풍경과 사람들 속에 자신의 글을 쓰는 헤밍웨이의 모습이 마치 실물처럼 다가온 느낌과 글을 통해 어려웠던 실생활을 그 또한 하나의 즐거움으로 마주한 사실들과 그런 가운데 유명인으로서의 희망조차 보이지 않았던 날들에 대한 두려움을 뒤로 한채  문학적 소양을 이어나간 노력을 엿볼 수 있었던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당신에게 운이 따라주어서 젊은 시절 파리에서 살 수 있다면, 파리는 평생 동안 당신 곁에 머물 축제가 될 것이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리는 언제나 축제』 중




오늘날 여전히 파리란 명칭은 유행을 주도하고 샹젤리제 거리에 불빛이 들어선 그 거리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색깔들을 볼 수 있는 장소지만 헤밍웨이가 한때 마물렀던 그 시기에 대한 회고록은 문학이란 글로 태어난 또 하나의 '파리'로 거듭났다는 느낌이 들게 한 책이다.




책 표지도 감각적으로 만들어서 3부작 시리즈를 모두 만나보고픈 생각이 든 만큼 책 속에서 20세기 거장들과의 만남을 간접적으로 만나보고픈 독자들에겐 만나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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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인장 1 - 피로 쓴 개혁의 연대기
김사현 지음 / 히스토리퀸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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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오스마니아 제국의 하산 알라딘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제임스, 그는 즉위하면서 제임스 이름이란 대신 동양식 이름인 자히르로 개명하고 복장부터 젊은 술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선대인 아버지 하산이 이웃 나라인 에르마니아로부터의 집요한 내정간섭은 물론 서양 열강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아버지의 의중과 그 자신이 어떤 자세로 나라를 지켜 나갈지에 대한 이야기가 2권을 통해 담아낸다.




정통적인 오스마니아 혈통이 아닌 에르마니아 출신 엄마와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그의 겉모습은 서양인이지만 뿌리는 자국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과 아내 마리에 대한 사랑은 위험한 고비를 넘나들며 끝까지 지키려 한 순정파의 모습을 보인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자국의 위상이나 권위, 세력의 힘이 약해질 때 드러나는 각국의 이익을 탐하는 과정과 그 속에서 곧은 의지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이복여동생 클레르를 서기로 삼아 자신의 곁을 보면서 실제로 더하거나 빼는 것 없는 사실적인 묘사를 쓸 것에 대한 요구와 입헌군주제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감은 그의 손에 든 담배를 놓을 날이 없다는 것을 통해 드러낸다.




젊을 혈기로 한순간에 결정할 수도 있었을 그 많은 사건 사고와 장인과의 대결과 처남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파헤치면서 진실을 향해 가는 여정들의 숨 막힘, 자국의 백성들마저 왕의 진심을 의심하고 원망할 때조차도 호소 섞인 말 대신 행동으로 모든 국정을 헤쳐나가는 자히르란 인물은 투르키예의 예전 오스만 제국의 몰락을 떠오르게 한다.




가상의 오스마니아란 나라를 통해 통치하는 자의 외로움과 고난, 고민들이 아내와 자식을 향한 사랑과 함께 비밀을 파헤치고 외교의 현장에서 적의 의중을 파헤치면서 그 의중을 이용할 줄 아는 전략, 전쟁을 통해 무엇보다 병사들의 아픔과 그 유족을 향한 정치는 왕관이란 자리가 얼마나 힘든 것임을 느껴보게 한다.








시대가 바라는 왕의 조건도 중요하지만 뭣보다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자하르란 인물을 중심으로 펼치는 군주로서의 자세는 무엇이 가장 필요한 것인가와 차악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에 믿음을 줄 수 있는 주변인들의 도움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임을 느낀다.




짧은   재위동안 언론과의 싸움과 이를 십분 활용하면서 적의 전략을 파헤치며 숙청이란 것을 통해 비의 술탄이란 명칭이 후에 다른 명예스러운 왕으로 불리게 되는 과정은 자히르란 개인의 인생을 통해 또 한 번 반전을 드러내기에 권력과 자연인이란 두 갈래의 길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상의 소설적 배경이나 구성적인 흐름이 비록 로맨스를 결합해 그려낸 작품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권력이 지닌 유한성, 그 권력을 어떻게 스스로 다지고 다져내면서 유혹을 뿌리치고 백성들 위주로 정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제왕으로서의 자세들, 여기에 힘없는 국가 이미지가  주변 국가들에게 어떤 존재로 비칠 수 있는가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들과 모습들이 많은 생각을 던져준 작품이다.




젊은 나이에 그칠 줄 모르고 피워대는 담배(그대, 담배 연기 싫어! ) 책을 마치는 순간까지도 담배 냄새가 마치 곁에서 맴도는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상상이지만 몸에도 좋지 않은 담배는 끊는 걸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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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쫄지 마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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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 메르세데스>에서 첫 등장 이후 <홀리>에 이은 주인공으로 나선 홀리 기브니-



이제는 홀리 기브니 시리즈로 불려도 어색함이 없을 것 같은데 독특한 개인적인 성격이 수사 사건에도 그대로 드러나는 한편 점차 일반인들이 해오던 행동들을 어색함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두 개의 사건으로   전혀 연관될 수 없었던 이야기가 한 방향으로 모아지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수사 관련 일들과 이 일들에 엮인 개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사건 전모에 필요한 부분들임을 알게 하는데 솔직히 전 작품들에 비해서 이번 작품에선 지루함이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울한 아동성애자로 재판에 회부되면서 법 형량을 받은 앨런 더프리라는 인물이 실은 증거 조작으로 인해 받은 형벌이란 사실과 교도소에서 같은 죄수의 손에 죽임을 당한 이후  이 사건에 대해  죄 없는 자 13인이 죄 지은자 1명과 함께 처단하겠다는 일명 블랙스톤 원칙을 내세운 협박 편지가 경찰서에 도착하면서 수사가 이뤄진다.



이후 연고가 없는 여인의 죽음을 시작으로 당시 배심원단의 이름이 적힌 쪽지가 손에 쥐어진 형태로 이어진 사건의 현장들, 그는 누구이며 어떤 연관성으로 벌인 일인가?









한편 여성 인권 운동가인 케이트 매케이를 주목한 미지의 인물이 그녀가 강연하는 장소마다 등장해 수행비서 역할을 하는 여대생을 비롯해 협박과 위험 물건들을 전달하고 나타나는데, 이 둘의 연관이 어떤 식으로 펼쳐지는가에 대한 초점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궁금증을 일으킨다.



전체적인 사건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건에 대한 진짜 이유라고 내세우는 범인들의 행동에서는 예상치 못한 가정 내의 학대와 폭력, 증오, 감춰진 또 다른 사건의 진실들이 어린아이의 성장사와 맞물리면서 성인이 된 후에라도 쫄지 말 것을 각성시키며 스스로 벌이게 되는 전황들이 황당하지만 한편에서는 안타까움의 결과물이란 생각이 든다.



그릇된 종교관으로 심어진 이단 교회 단체에 소속되면서 세뇌 비슷한 것을 당하고 그 표적을 향해 한 인격체 속에 두 인물이 살아있는 정신적인 트라우마도 그렇지만 이 모든 일들이 한 장소에서 만나고 벌어지기까지 종반부로 치닫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모습들은 강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스티븐 킹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긴 이야기의 전황들을 풀어내면서 결말 부분에 이르러 갈 즈음부터 폭발적인 동시다발 장소들의 모습들을 비치는 글들에서는 마치 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과 함께 결국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의 시점은 가정 내의 또 다른 아픔들을 간직한 채 성장한 아픈 아이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느껴볼 수 있다.









각 등장인물마다 관계를 맺는 지루한 이야기의 텀이 길어 추리의 묘미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던 차 이어지는 결말 부분이 그나마 이 작품 전체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인 만큼 이 고비를 넘기면서 읽는다면 킹 영감님의 작품을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어찌 그리 촉을 발휘하는지, 홀리란 여인이 지닌 마치 마술적인 수사 능력에서는 좀 억지스럽다는 상황도 들던데, 차후 작품에서는 어떤 힘을 발휘할지 기대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빌리 호지스가 그리운 것은 나만 그런가?  


미스터 메르세데스의 빌리 호지스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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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에서 ㅣ 암실문고
브라이언 딜런 지음, 서민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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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로서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데뷔작으로 출간한 책.-



에세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소설적 느낌도 들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글들이 왠지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지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 남아있는 형제들과 집에 대한 처리를 통해 그 자신이 스스로  모두 떠난 집에 홀로 남아 회상하는 모습들은 애도의 성격을 띠면서도 누구나 한 번은 겪게 되는 상실감들이 담겨있다.



 저자가 쓴 에세이를 통해 소설과는 다른 관점으로 내밀한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부모님의 죽음을 통해 시간이란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장하고 어른이 된 후 죽음 이후에 처리해야 할 일들에 대한 통과의 시간들은 어두운 방에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특히 글 속에서 시간순이 아닌 그때마다 떠올려보는 공간과 장소, 사물들이 연관 지어 생각의 꼬리를 물고 글을 통해 찬찬히 더듬어보는 흐름들은 에세이로서 충분히 공감 가는 대목들이 많아 한 사람의  개인사에 관한 이야기가 읽는 이들로 하여금 보편적인 감정에 이르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기존 에세이 문학과는 다른 결을 느껴본 시간이 된다.



덧없고 덧없는 것, 그 덧없는 것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의 모습이란 점에서 저자가 담담히 풀어내는 글들은 빛이 보이지 않는 내면의 어두운 방, 그 방에서 저마다 사색과 글쓰기를 통해 세상에 드러낸 저자의 작품이라 인상 깊다.








**** 출판사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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