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 -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이동원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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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필립은 군대에 들어 간 후 무릎부상으로 인해 두 번씩이나 후송이 되어 다른 동기보다  진급도 늦어진 상병이다.

 

다른 동기들은 이미 병장을 달고 있지만 겉으론 멀쩡하되 속으로 깊이 골은 무릎 부상은 부대 안에서 어울리질 못하게 되고 점자 자신은 부적응자로 생각하게 된다.

 

어느 날 기무대 소속의 박대위로부터 다시 치료로 병원에 머물렀던 광통(국군광주통합병원)에 가 볼것을 권하며 자신과 비교적 가까이 지냈던 정선한의 자살에 대한 내막을 알아봐 줄 것을 제안받게 된다.

흔한 말로 자살이란 단어 속에 왜 하필이면 군대에서 이미 판명이 난 결론을 가지고 다시 들추어 그 내막을 알려고 하는지에 대한 의문에 대해선 함구하면서 필립의 판단을 기다린단 말 한마디로 필립은 다시 광통으로 들어가게 된다.

 

남자들이 모이면 세 가지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는 말이 있다.

그 중에서 군대이야기는 대한 남아라면 불타오르는 청춘의 한 꼭지점의 인생의 잊지 못할 정점임엔 틀림이 없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군대이야기, 그 속에서도 부상으로 치료를 위해 각지에서 모인 군인들이 생활하는,  일반인들에겐 폐쇄된 공간인 군인 병원이다.

 

사람들 마다 성향이 다르기에 군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

 

필립은 사회생활에서는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가던 자신이 어느 날 부상으로 인해 제대도 안되고 그렇다고 확실한 물리치료를 거쳐 완쾌된 채 부대에 복귀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병원과 부대를 오가는 사이 부대 안의 동료들과의 친분은 멀어져만 가고 오히려 병원에서의 일은 빠삭하게 통달한 자신을 보며 위축감 내지는 더 이상 그 어떤 의지를 포기한 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병원에서 만난 선한이란 병장은  따뜻하고 시를 좋아하며  그림을 그리고, 자신과도 잘 맞는 동료였지만 끝내 자신이 선한의 부탁을 저버리고  연락처를 남기지 않고 떠난 사실을 선한의 자살을 통해 후회를 한다.

 

병원 안에서의 자살- 왜 그가 자살을 해야만 했으며 그 이유는 뭘까를 집중적으로 알아내려는 과정에서 군대 병원에서의 생활상은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그들 만의 웃음과 고뇌, 그리고 자대복귀 시점을 앞두고 과연 잘 해나갈 수있을지에 대한 불안한 청춘들의 심정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

 

 박대위로부터 그 자신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타인의 삶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지적을 당한 후 알게 된 필립의 삶에 대한 의지는 다시 예전의 확고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변해감을 느끼게 되지만 선한이의 죽음을 둘러싼 군대란 특수집단 안에서 벌어지는 계급과 위계질서, 그것을 이용해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벌였던 아픈 상처와 치부들이 드러나는 과정은 한 사람의 삶, 특히 자살을 하기까지 이러고 저러고 할 수있는 자격이 될까를 묻는다.

 

 자살하기 바로 전에 선한이는 필립에게 전화를 했었다.

나를 살려달라고-

그 간절한 외침을 받았더라면 선한이는 살아있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대부분 자살한 사람들은 그 어떤 행동이나 뉘앙스로 나를 바라봐 달라고, 나 지금 힘들다란 것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것을 간과하고 지나가기에 사람들은 흔한 말로 자살이란 말을 쉽게 내뱉곤하지만 그 만큼 실제의 속마음은 삶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하다는 걸 알게 해 준다.

사실은 정말 살고 싶다고, 누구처럼 평범하게 사랑도 하고 이별도 하고 청춘을 즐기고 싶다고 ...

 

한 사람은 자살이란 동굴에서 빠져나왔고 한 사람은 그것을 선택함으로서 다른  인생의 삶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사실적인 묘사와 분위기, 그리고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책이 아닌가 싶었다.

 

 

 

묘하게도 지금 그런 비숫한 분위기의 사건이 벌어진 터라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 책이지만

결국 삶이란 온전히 내 몫으로 남아있는 것 만큼 누구보다도 더 치열하고 성실하게 내 자신을 아끼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

 

책 속의 천상병 시인의 '소풍'이란 시 구절이  정말 이 책에 잘 어울린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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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재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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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의 판사인 하지환은 고향인 신해의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손지은 경사로부터 고향친구 동혁이 죽었단 사실을 통보받는다.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회상으로 시작되는 그에겐 신해란 도시는 자신의 엄마, 그리고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기억조차 없는 우울한 도시의 이미지로 남아있다.

 

 항상 자신이 잘되길 바라는 기대치에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았던 지환은 엄마의 뜻대로 법조인이 되었지만 엄마는 류마티스 약을 오랫동안 복용하다 위암으로 돌아가신 상태-

 

2 년전의 어머니 죽음은 류마티스가 아닌 퇴행성관절염에 의한 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독한 약으로 알려진 류마티스 약을 복용하다 벌어진 일이란 걸 알게 된 지환은 해당 병원에 진료기록을 요구하지만 여러 핑계로 간신히 손에 넣는다.

해당 담당의사인 우동규란 사람은 자신이 판사란 사실을 알고 태도가 급변하게 변하면서 비굴조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협상 할 것을 제시하지만 지환은 자신의 엄마 뿐만이 아닌 다른 환자들도 같은 경우를 당한 사례가 있음을 알고 법에 고소를 한다.

 

하지만 윗 선의 모르거나 알고 지낸 사람들로부터의 조용한 협박 내지는 타협안을 볼 것을 종용 받으면서 지환도 점차 지쳐가는 와중에 후배 효린의 제안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된다.

 

자신의 유년시절 부터의 엄마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없었던 모자간의 사이와 자신의 공황장애에 대한 이유와 그것을 헤쳐나갈 용기를 얻게 되면서 지환은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친구 동혁과  이웃의  형으로부터 들은 그룹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던 그에겐 동혁의 자살은 큰 충격이었고 동혁의 아버지도 같은 증세였단 사실을 동혁에게 알려 준 자신의 행동에 대해 괴로워한다.

 

현직 판사출신으로 의료사고를 배경으로 법 적인 사실들을 열거해나감으로서 의료법에 대한 고지와 사건 당사자인 현직 판사 자신이 겪는 곤경을 통해 개인의 억울한 피해를 풀기 위해 과연 거대한 보이지 않는 법망은 어디까지 그 해결을 해 줄 수있나를 생각해 본다.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선과 악을 판단하는 것이다. 같은 사람이 어떤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선이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악이 되기도 한다. 합법인 행동이 악이고 위법인 행동이 선일 때도 있다. 한 사람이 선과 악을 번갈아 저지르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런데도 법정에 온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선이고 상대방은 악이라고 주장하면서 나더러 자신이 선의 영역에 있음을 선포해달라고 한다.-p 9

 

언뜻보면 억울하게 의료진료수가를 높이고 해당 병원의 수익과 약품회사의 리베이트를 통해 부당이익을  취하려고  간단한 퇴행성 진단이란 것을 바로 고지하지 않고 위험한 류마티스란 병을 교묘하게 이용한 우동규란 인물을 세상의 법 잣대로 처신하는 과정을 그리려나 하고 처음엔 생각했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오는 여러가지 판사란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의의 편에 서서 활약하는 하지환이란 인물을 통해 후련하진 않지만(법에서 정한 벌금형이 너무 적었다.)과연 하지환이란 인물도 정의대로 움직였나 하는 데서 의문이 생긴다.

 

일진이었던 동혁과 가까이 지냈던 학창시절을 배제하더라도 꼭 그렇게 동혁을 자살로 몰고가게끔 해야만 했을까?를 생각한다면 자신의 개인적인 정의를 이루기 위해 너무 가혹한 결단을 실행했던 것은 아닌가 싶었다. (설사 동혁이 자실하리라곤 생각도 못했겠지만 말이다.)

 

 그렇게해서라도 세상의 정의란 바로 이런 것이다란 것을 나타내고 싶었다면  동혁이 말한대로 좀 더 솔직했었어야 했고 그 자신이 비록 정신치료를 받음으로서 하나의 온전한 자존감을 회복했다고는 할 수있지만 이미 또 다른 정의의 배신적인 행동을 했단 데서 과연 악인과 선인의 구별은  호불호로 분명하게 가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제 10회 세계문학상 공동 수상작 답게 전체적인 스릴러를 가미하면서 정신분석학이란 또 다른 면을 내세우고 사건 해결을 위해 몸부림쳤던 하지환이란 인물을 통해  소수의 개인의 정의가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 막혀 그 진실함을 드러내지 못했을 때 이익을 취하는 사람과 진실을 외면함으로써 또 다른 악의 이익을 생산해내는 현대의 무기력한 면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진정한 인간의 순수한 모습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 답게 어려운 법의 행정과정과 손지은 경사에게 던진 한마디는 왜 그리 씁씁하기만 한지...

 

"그게 그리 중요한가요? 손경감님이 그러지 않았나요? 세상과의 조화든 자기만족이든 간에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벌을 받는 게 정의라고." -p292~293

 

동혁의 안타까운 죽음을 뒤로 하고 듣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귓가에 끊임없이 울려퍼지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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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필 - 들어 세운 붓
주진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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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한 사내가 있다.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그런데 심중 산골, 늙은 노파는 그를 위해 주물러주고 먹여주고 대.소변을 모두 처리해주면서 오직 그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린다.

그가 아는 사람이라곤 자신을 형님이라고 대하는 , 가끔 찾아오는 양반차림의 이정 이란 사람-

 

자신이 왜 이리 누워있으며, 그는 누구인지, 노파는 누구인지, 아니 자신은 누구인지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해대지만 여전히 두통만 올 뿐이다.

 

간신히 알아낸 자신의 이름은 민수영이고 시시각각 조여오는 그림자들의 위험을 알리는 이정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을 알고 있을 듯한 사람들을 찾아 한양에 가게된다.

 

 하지만 그가 이미 살아있단 소릴 알게 된 그 누군가는 결국 그가 가지고 있는, 자신들의 안위보장에 필수인 그 무엇을 찾아내어 뺏기 위해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 무엇이란 무얼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사초였다. 즉 그의 직업은 사관이었단 말이된다.

사관이란 무엇인가?

아무리 무소불위의 임금이나 권세를 휘두르는 막강한 신하라 할지라도 올곳게 자신이 들은 바를 솔직하게 바로 써내리고 오직 그들만이 간수하고 보관할 책임이 있는 자리를 말한다.

 

그런 사관이었던 민수영은  실록의 초고인 사초를 매일 기록하고, 후일 실록 편찬에도 참여하게 된다.

 실록 편찬에 참여한 민수영은 자신이 예전에 작성한 사초의 내용이 왕의 형제가 연루된 역모와 관련되었음을 알고 피비린내 나는 사화를 피하기 위해 사초를 훔쳐내게 되지만 그 여파의 결과는 유배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유배지에서 피습당해 빈사 상태가 되었다가 십여 년 만에 다시 깨어난 그는 자신이 숨겨놓은 사초를 근거로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그것을 찾아내기 위해 조여오는 당세의 권력자인 한명회, 그리고 지금의 성종 자리를 빼앗으려 역모를 했었다는 의심을 받는 월산대군 이정, 그리고 성종에 의해  모두를 믿을 수도 , 믿지 못할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벼슬에 오름으로써 안이했던 자신의 한 때나마의 지위를 이용해 살아왔던 민수영이란 자의 눈을 통해 당대의 끈은 떨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권세의 상징으로 대두되는 한명회와 월산대군, 성종, 그리고 그의 아버지인 의경세자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둘러싼 당시 세조와 권신들간의 대화록을 기록한 사초를 빌미로 서로 다른 입장에서 권력의 구도를 차지하려는 모습을 긴박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는 보기드문 흡인력이 높은 책이다.

 

자신의 손으로 왕의 자리를 만들어 주었던  한명회의 야심찬 권력유지를  이으려는 야망 앞에 성종은 그러한 선대의 왕들이 훈신들에 주눅들어 정치를 해야만 했던 세태를 인지하고 또 다른 새로운 왕조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민수영이 빼돌린 사초의 필요성을 , 세조의 왕위에 오른 당위성에 찬성할 수없었던 의경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대화록를 기반으로 왕의 정통성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사초의 진실을 덮고 가느냐, 탄핵으로 몰아 또 다시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왕을 앉혀 놓느냐로 ,서로 눈에 가시처럼 견제를 하는 구도의 설정이 기억을 잃어버린 한 사관이란 주인공의 눈으로 스릴과 역사소설의 참 맛을 간만에 느끼게 해 준 재미를 보여준 책이다.

 

조선의 왕조는 그 정통성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그들 나름대로의 약해진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 때론 훈구파, 때론 신구파로 나뉜 신하들을 이용함으로써 견제의 틀을 유지하며 나름대로의 혈통보전을 인정해왔단 사실을 토대로 볼 때 위의 소설은 비록 가상의 인물과 가상의 사건흐름을 구성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저마다의 야망과 욕심 때문에 벌어진 사태를 두고 누가 이번 기회는 이겼고, 실패했는지를 인정했을 뿐 결코 온전한 나라의 정통성은 시시때때마다 불안의 기미를 보였단 점에서 위의 소설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할 수가 있겠다.

 

같은 혈육임에도 믿지 못하는 왕가의 사람들, 한낱 백성이지만 사관으로서 순리대로 처리하고자 했던 민수영이란 자의 처신은 실로 눈물겹다.

성종이 하나의 인간이었다면 당연히 한명회를 처리하고도 남았겠지만 군주의 순리대로 하자면 무엇보다 조선과 백성을 위해야했기에 한 템포 거둔 그 심정은 오죽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만큼 감정 몰입도가 높은 가독성을 지니게 한다.

 

그 와중에도 서로의 실리를 얻기 위해 타진하는 과정은 권력이 가진 구린 속성임에도 불구하고 성종은 나름대로의 경국대전이란 완성, 즉 양법미의(良法美意) , 아름다운 의미의 좋은 법을 토대로 조선의 완전한 기틀을 마련할 기회를 얻는 과정이 노련하고 냉철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또 다른 군주로서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된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 사관으로서 끝까지 바른 순리대로 처신하고했던 민수영의 모습은 저 나는 새도 떨어뜨리고 왕을 맘대로 갈아치울 수있다던 한명회 보다, 아비가 죽지 않았다면 정통순리대로 자신이 왕으로 오를 수 있었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미련으로 살아가는 월선대군보다도, 혈육을 믿지 못하며, 사관의 그릇된 행동으로 자신의 선대 왕조의 정통성에 대한 위협을 간과 할 수없었던 성종보다도 오히려 살아가는 순리를 따지자면 가장 뛰어난 사람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드라마 '공주의 남자'란 드라마에서 보여주듯이 역사의 단 한 줄의 글로 인해 많은 가상의 이야기들이 탄생할 수있는 것을 볼 때 이 소설 역시 저자의 허구의 세계를 그려놨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도 이런 가능성은 얼마든지 벌어졌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1485년 조선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를 두고 상상의 나래를 편 저자의 활기찬 글 흐름과 역사적인 한정된 사실과 시간을 두고 그 틀 안에서 촘촘히 벌어졌을 법한 이야기들을 다룬 솜씨가 읽는 동안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만들었다.

 

 드라마나 영화로 나와도 재밌는 소재란 생각과 함께 차후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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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루시다 1 - 지구의 중심에서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 지음, 박들비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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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

이 소리가 뭐냐고요?

 

혹 타잔이라는 영화나 방송에서 나오는 미드를 보신 분이라면 기억하실 것 같은데, 지금이야 미드다 일드, 영드란 줄임말로 방송이 되는 드라마들이 워낙에 많다보니 익숙하긴 하지만 , 타잔이란 영화를 방송에서 방영이 된 것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도 무척 반가울 것이란 생각이 든다.

 

미지의 아프리카인 세계에서 주요부위만 가린 채 나무위에다 집을 짓고 살며, 치타란 원숭이와  사랑하는 제인과 함께 어울리며 생활하는 밀림의 그 영상이 그립다면 이 작가의 또 다른 모험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펠루시다는 어떠신지...

 

 

지저세계 펠루시다라고 불리는 곳은  지구가 만들어지던 시절에 급속한 회전에 의해서 발생한 공동 안에 형성된 세계로 나온다.  지구의 뜨거운 핵이 태양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세계에는 지구처럼 밤이 없다. 오로지 훤한 태양만이 존재하며 단 하나의 위성이 존재하는데, 그 밑으로는 영원한 어둠이 형성되어 있다.  그곳을 ‘끔찍한 그늘땅’이라고 불리는데, 바로 주인공 데이비드 이네스는 광산으로 유산을 많이 물려 받은 후 페리라고 부르는 아저씨과 함께 쇠두더지라는 기계에 탑승, 땅속을 빠르게 파고 들어가게 된다.

 

 그 곳엔 이미 날개 달린 공룡이 지배하는 세계 - 펠루시다에 도착하게 되고 그 곳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는 익룡에서부터 진화한 마하족으로에게 붙잡혀 가는 도중 다른 부족의 공주격인 다이안이란 여인을 만나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마하족의 수하 부하인 사고스에 의해서 끌려가던 중 다이안과 헤어지게 되고 마하족이 살고 있는 지하세계로 끌려가면서 노예처럼 살게된다.

이들 마하족은   귀가 없어서 소리를 듣지 못한다. 인간을 노예로 부릴 뿐만 아니라 잡아먹기도 한며,  지구 내부에 있지만 바다보다 육지가 더 넓기 때문에 지상의 대륙들보다도 더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태양이 움직이지 않고 별도 없기 때문에 방향을 알아낼 방법도 없고, 시간을 측정할 방법도 없다.

오로지 훤히 떠 있는 태양만을 의지한 채 데이비드은 페리와 함께 지하동굴을 탈출해 다이안을 찾아 떠나게 되면서 겪는 과정들이 1권의 내용이다.

 

2권에선 1부에서 배신한 후자란 인물의 꾀임에 속아 다이안과 함께 지구로 돌아올 줄 알았던 데이비드가 잘못됨을  알게 되면서 페리가 부탁한 , 지하세계에서 필요한 책과 무기류, 각종 마하족을 물리치기 위한 거의 모든 정보를 망라한 준비물을 가지고 다시 지하세계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다.

 

 

'자'란 인물과 사귀면서 알게 된 우정과 친절, 페리를 다시 만나면서 다이안을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되고 이후 계속된 마하족과 후자의 싸움을 통해 데이비드는 지하세계를 지구의 세계를 이룬 나라들 처럼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과 지혜를 총망라해 마하족의 후퇴를 성사시킴으로서 또 다른 왕국의 세계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총 7권으로 이뤄졌다고 하고 이 중 2권이 국내에 선보인 작품이다.

 

영화 중에 '코어'란 것이 있었다.

본 사람들이라면 기억하겠지만 지구의 중심주인 핵을 뚫고 가는 과정에서 엄청난 열과 화산 폭발처럼 이뤄지는 뜨거운 열기의 표현이 생각날 만큼 이 책에서 보여지는 지하세계로 가는 여정 또한 그러한 표현에 속한다.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 불시착의 지구 속의 또 다른 세계를 가상으로 그려낸 SF의 새로운 장소로 기억되게 한 이 가상의 나라 펠루시아는 , 그러나 미드의 또 다른 드라마인 파충류와 인간들이 싸우는 'V'를 연상하게하기도 하고, 각종 인간세계에서  무기의 발전도를 상상해 볼 수있는 원시적인 독침을 이용한 화살쏘기를 시작으로 미개했던 , 노예로 인식이 되던 그 곳 사람들에게 문명의 이기를 전수해 주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한 때는 전혀 미개해 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수했던 그 쪽 사람들이 점차 무기사용에 익숙해지면서 마하족과 싸우는 일련의 과정은 비록 가상의 SF라는 장르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 작가가 썼던 시대를 반영한다면 지금에 읽어도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서 소중한 무엇 하나를 점차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무기 사용이 주는 혜택에  결말엔 해피로 끝나지만 웬지 선견지명을 보는 것 같은 암시를 던지는 구성엔 지금 다시 봐도 어색함이 없는 책의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지구과학은 물론이요, 무기의 조합을 하는 과정에서 그려보는 과학의 세계, 선사시대를 거쳐 중세와 그 이후에 존재했던 , 지금은 화석으로만 남아있는 동물들의 묘사장면들은 혹 이 책을 접하고 '쥬라기 공원'을 연상했던 것은 아닌지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7권에 걸쳐 완성된 책이라고 하니, 2권에서도 마하족의 전멸은 볼 수가 없다.

대신 좀 더 넓은 세계로의 확장과 그 이웃해 살고있는 다른 나라와의 통합 내지는 화해를 취함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데이비드 왕족에 대한 또 다른 활약상을 기대해 보는 책이고 지금까지 나온 책들과 관련 영화들을  읽어보고 싶거나 보고 싶어지게 하는 모든 종합의 이야기들이 가득찬 책이라서 어른은 어른대로 동심의 세계로,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은 새로운 가상의 세계를 그려보는 재미에 빠질 수 있는 책이기에 차후 데이비드의 활약에 기대를 걸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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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알수집가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장수미 옮김 / 단숨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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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관이자 현 경찰기자인 알렉산더는 한 가지 트라우마를 지니고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며 살아가는 남자다.

 유괴된 아이를 사이에 두고 범인과 협상을 벌이던 중 범인을 현장에서 쏘게 된 이후 그는 기자로 살아가지만 가정마저도 이혼 전야에 놓여있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들과 함께 있던 곳에서 무전기를 통해 들은 살인현장을 알게되고 아들을 남겨 둔 채 바로 현장으로 가지만 그 곳에서 자신이 방금 잃어버리고 왔다던 지갑이 발견이 된다.

 

살인은 일명 '눈알 수집가'란 이름으로 불린 미지의 인물이며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살인이다.

 

 

특징은 아버지가 없는 사이 엄마를 목졸라 죽이고 아이들을 다른 곳으로 유괴해 간 후 일정 시간을 제시, 그 시간이 넘은 후에 아이들은 익사한 채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면서 신체의 일부인 왼쪽 눈이 없는 상태로 발견이 되는 일정패턴을 따른다.

 

아이들을 살릴 제한된 시간은 45시간 7분-

이 안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이들을 구해야만 하는데 유력한 범인용의자로 몰린 알렉스는 일단 자신의 비밀 아지트로 피하게 되고 , 세상에서 자신의 엄마와 자신만 아는 그 아지트에서 맹인 물리치료사 알리아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사건을 전혀 예측 할 수없는 시간의 흐름대로 진행이 된다.

 

눈은 보이지 않지만 어떤 형상이 자신의 머리 속에 그려지며 누군가가, 그녀 자신은 알렉스란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아서 이 곳에 왔다고 주장하지만, 어쨌든 알렉스는 그녀가 말한대로 사건의 현장을 더듬어 가면서 경찰의 눈을 피해 자신의 무죄를 밝히고 범인을 잡고자 노력을 기울인다.

 

 흔히 영화에서 보듯이 첫 장면이 끝 장면부터  시작되면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 그 이야기가 여기까지 오게 됬는지에 대한 플롯이 나오는 장면을 시작으로 해서 볼 때가 있다.

 

이 책의 첫 장은  맺음말로 시작이 되며 마지막 장인  끝으로 이야기 시작이 되고 끝부분은 시작이 됨을 알리는 독특한 서술로 이어진다.

 

더 읽지 말라! 내 말을 믿어야 한다. 나는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책을 치워버릴 수가 없었다. 이건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나왔던 어느 남자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나의 운명이다.

나의 삶이다.

고통의 최정점에 서서 죽음이 이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남자. 그 남자가 나다.


 

어떤 일을 겪었길래 이토록 비참한 심정을 느낄 수 있는 문장들로 나열해 놓았는지, 일단 독자들은 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사건의 전형은 자신의 유년시절의 아픔을 확인한단 차원의 '사랑확인'을 외치는 외롭다 못해 뭇 가정들을 골라 한 순간 한 순간 조여오는 숨가쁜 진행을 하는 범인과의 대결은 어떤 형상을 자신의 신체에 고통을 가함으로써 볼 수있는 여자 알리아와 함께 풀어가는 범인의 추적과정이 잔인한현장과 함께 갇혀있는 아이의 진행상황, 매 차트마다 시간이 점점 짧아지면서 살려 낼 시간이 촉박해지는 긴박감의 연속을 드러내보인다.

 

 전작인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테라피를 통해서 작가에 대한 글은 접해봤지만 제목에서 드러나듯 아찔한 기분을 느끼면서 읽어보기는 오랜 만이었다.

 

심리적인 묘사에 뛰어남을 보이는 전 작들에서 나타난 글들에 비하면 이 작품은 훨씬 그 강도면에서 세며, 읽는 동안에도 알렉스가 아이를 구하는 장면에서 정신이 번쩍 들 만큼, 그리고 마지막 반전에선 혹시 이 사람이 범인? 이라며 수 많은 가설을 내 나름대로 추정해 보게 하는 스릴과 시간의 역추적을 다시 들춰보게 하는 책이다.

 

범인을 잡으려다 처음 알리사가 건네 준 전화기의 대사가 모티브가 되면서 그걸 뒤늦게 깨달아 버린 한 남자의 울분과 고통, 후회의 감정이 모두 드러낸 마지막 반전은 헉~ 하는 소릴 나도 모르게 나오게 한 작품이다.

 

영미권의 추리소설도 인기가 있지만 독일권의 추리 소설 또한 그 나름대로의 신선함이 있음을 인정하게 되는, 많은 문장의 흐름 속에 알렉스에게 결단을 내릴 시간을 주었단 범인의 이멜은 읽었음에도 내 자신 또한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장면들의 되새겨보게 하는 이야기의 완성도를 위해 애를 쓴 작가의 노련함이 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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