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그리다 - 사랑을 부르는 배종훈의 여행 그림 이야기
배종훈 지음 / 꿈의지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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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책의 내용이 갈수록 그 나름대로의 특색을 지닌 것이 많아졌다.

해외여행이 시작되면서 기존의 단체 패키지여행이 당연시되던 것이 이제는 먹을거리, 볼거리, 문화유산만 보는 여행,,,

해외에 나가는 여행인 만큼 내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고 시작하는 여행의 추세는 갈수록 세밀해지고 여러 가지 패턴들이 섞이는 장점의 여행이 갈수록 많아졌다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그런 의미에서 현직 선생님이자 서양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의 개성을 잘 발휘한 여행책자를 접했다.

유럽 여행의 기본 코스인 서유럽을 다녀온 저자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이 여행책은 짧은 단편 같으면서도 그 안에 녹아있는 여러 나라들을 방문하면서 느끼는 자유 여행자로서의 기분을 잘 표현해 낸 책이 아닌가 싶다.

 

비행기 안에서 아는 지인과 타지 않는 한, 우리는 여행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할 때부터 두근거림과 흥분을 느끼게 된다.

차곡차곡 계획성 있게 짐을 정리하고 비행기 안에서 내 옆에 앉게 될 그 누군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에 대한 기대감을 저자는 고스란히 그 흥분을 전달해준다.

 

 

 

한 여성과 같이 여행을 하게 되고 우연히 공통적으로 통하게 된 코드인 '고흐'에 대한 이야기는 이어서 둘이 같이 하는 여행 틈틈이 동일한 시간 내에서 서로 다른 볼거리를 구경하기 위해 헤어지다 다시 만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호감을 갖게 되는 감정이 잘 드러난다.

 

왜 여행을 하는가? 에 대한 물음은 각 개인마다 모두 다르기에 저자의 감정 또한 같이 동행하면서 느끼는 여성에 대한 알듯 모를 듯한 감정 이상의 기류를 통해 그것이 여행을 하면서 동지애든, 이성 간에 느낄 수 있는 애틋함이든, '여행'이란 테두리 안에서 색다르게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파리, 독일, 체코, 스페인,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그곳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이요, 그 나라를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표현된 그 장소를 다시 기억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두 사람의 여행 이야기는 '비포 선 라이즈'를 연상하게 하기도 하지만 만남이 있다면 이별도 있는 법, 서로의 각자 갈 여행길과 목표를 미처 마치지 못하고 다시 돌아서는 사람을 언젠가는 만날 수도 있다는 아련함을 전달해 주고 일상에서는 느껴보질 못했던 시간의 소중함, 그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깨달아 가는 법도 터득하게 되는 것이 여행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하는 책이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하루, 한 순간을 소중히 살아야 한다고

늘 말하지만 우리는 무한한 시간을 사는 것처럼 일상의 시간을 흘려보낸다.

하지만 여행의 시간만큼은 1초도 그냥 보내지 않으려 애쓴다.

시간의 소중함을 알기 위해서라도 여행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p 42 -

 

컬러링 북이 같이 들어 있어서 저자가 책에서 보인 그림의 색채와는 다른 느낌의 여행지를 표현할 수도 있고, 책을 읽고 나서, 혹은 읽는 도중 글에서 느끼는 감동을 나만의 색채를 통해 그릴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기에 아직은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는 구절이 인상적인 책!

 

언젠가는 우리도 이런 여행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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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스맨의 재즈 밀리언셀러 클럽 144
레이 셀레스틴 지음, 김은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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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 살인 사건은  미제란 말이 알려주듯 궁금증은 물론이요, 지금도 사건의 실마리가 오리무중인 경우를 말한다.

이런 사건을 다시 재구성해서 새롭게 보이는 내용은 어쩌면 이미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소재의 변주가 가능하고 사람들의 알고 싶다는 호기심에 대한 충족을 어느 정도는 풀어준다는 데서 온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제1차 세계 대전 직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일어난 연쇄 도끼 살인마 살인사건이라고 알려진, 미해결의 사건을 작가는 새롭게 구성했다.

 

살인자는 신문사에 직접 편지를 보내는 방식을 취하면서 다음 살인예고를 한다.

이미 피해자가 발생을 한 상태였고 또다시 예고를 한다는 의미에서 경찰은 긴장을 하며 누가, 왜, 무슨 이유로 이런 잔혹한 현장을 남기고 떠나버리는 지에 대한 수사를 하지만 정체는 사람들의 입에서만 오르내릴 뿐 결정적인 단서조차 확보하지 못한다. (이럴 때 CSI가 당시에도 있었다면 금방 확인이 될 텐데 하는 아쉬움이~~)

 

뉴올리언스란 지명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재즈의 고장으로 알려질 만큼 흑인들의 음악이 풍부하게 형성된 곳이고 루지애나 주가 탄생한 배경에서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인종이 서로가 섞이면서 살아가는 도시 중 하나로서 시대적인 배경이 차지하는 20세기 초에는 서로 다른 지역에서 자신들만의 같은 인종 내지는 혼합된 인종들이 살고 있던 곳이기도 했다.

 

이러한 살인마를 잡기 위해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 연관이 되어 있거나 관계를 맺음으로써 사건의 실체에 다가서는 과정들이 각개 인물들의 활동을 통해 독자들에게 상상을 부추긴다.

 

사설탐정 사무소에서 일하는 백인에 가까운 피부를 갖고 있는 크리올계인 아이다, 흑인 부인과 두 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에 당당하게 나설 수 없어 숨어 살다시피 하는 가정을 둔 형사 마이클 탤벗, 한 때 마이클과 같은 동료였으나 마이클의 법정에서 말한 진실 때문에 감옥에 갇히다 출소한 이탈리인 루카, 그리고 지금은 루이 암스트롱이라고 알려졌지만 당시엔 루이스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흑인이 아이다의 친구이자 이 사건에 같이 동참하는 인물로 나온다.

 

 

 

 

차례차례 도끼로 무참히 살해하고 타로 카드를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살인마를 쫓는 사람들의 사연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윗선의 무시무시한  배경과 뒤탈을 더 이상 바라지 않는 이익을 두고 벌어진 안타까운 사연들이 펼쳐진다.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정의란 과연 어떤 기준을 두고 말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인가를 생각할  때가 있다.

책에선 범인이 나오고는 있지만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범인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 범인의 아킬레스건을  이용하면서 결국엔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또 다른 힘없는 사람들을 이용하고 죽이는 과정들이 되풀이되면서 백인, 흑인, 크리올인,  마피아, 그리고 윗선의 생각들이 서로 보고자 하는 것만 보고 있었고, 진실은 애써 외면했기 때문에 벌어진 사연이기 때문에 범인을 살인자라고 미워할 수 만은 없는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

 

뉴올리언스 지형의 약점인 해수면보다 지형이 낮은 조건 때문에 폭풍이 몰아치고 방파제가 무너지면서 혼란 속에 빠져드는 사람들의 도피 행각, 퍼붓다시피 내리는 비 속에서 서로가 죽고 죽이는 과정들 속에 마이클과 루카가 좀 더 속 시원히 털어놓고 협조를 했다면 사건 해결의 방향은 쉽게 해결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영역에 대한 이권다툼과 반목 때문에 결국은 힘 있는 사람은 건재하고 이용당한 사람만 피해를 보는 상황들이 여전히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한계요, 같은 인간이되 차별을 두는 사람들의 행태를 통해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전개 과정은 루지애나의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또 한 번 각인을 시켜준 책이기도 하다.

 

20세기의 뉴올리언스에 대한 배경 설명과 재즈의 공연과 같은 시간대에 벌어진 살인사건의 과정,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 가엾은 남매의 일생, 이를 파헤치려다 희생당하는 여러 사람들의 사연들과 환경이 제대로 표현이 된 책이기에 드라마로 제작이 되어 방영이 될 때는 원작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훨씬 클 것이란 기대감을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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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메이 페일
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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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샤는 벽장에 숨어서 남편의 불륜을 지켜본다.

남편의 콜드 총을 손에 쥐고서-

자신보다 훨씬 어리고 딸 뻘 정도의 어린 여자아이와 자신과 같이 생활하는 침대에서 목격한 그 장면 이후 그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비웃고 섹스중독에 빠질 정도의 방탕한 생활을 하는 포르노 감독인 남편에게 질릴 대로 질려버린 자신의 삶을 뒤로하고 엄마가 있는 고향으로 직행-

 

돌아와 보니 여전히 엄마는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기만 하는 호거 생활을 하면서 여전히 딸이 좋아하는 라임이 든 다이어트 콜라를 챙겨두고 기다리는 생활을 하는 중이다.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취급해 달라는 엄마의 부탁, 더 이상 어디 발 붙일 곳 없는 그녀는 고교 동창인 다니엘이 일하는 식당에서 고교 은사이자 아버지란 감정을 느끼고 존경해마지않던 버논 선생님의 소식을 궁금하게 여기게 된다.

다니엘의 아이 토미와 그녀의 오빠이자 고교 선배인 척의 만남도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버논 선생님이 제자가 휘두른 야구 방망이에 신체가 엉망이 되고 은퇴를 했다는 사실, 그 충격은 바로 고향에서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 안에서 만난 매브 수녀님의 고백을 듣고 더욱 선생님 찾기를 한다.

 

바로 수녀님의 아들이 버논 선생님이란 사실, 자식을 두고 저 먼 곳의 님과 생활하기를 결심했을 때 이미 아들은 엄마를 이해할 수 없는 상태였고 단절된 생활은 결국 엄마의 죽음마저도 알지 못한 채, 은둔에 생활에 접어들게 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오직 자신의 충실한 개인 알베르 카뮈라고 이름을 붙인 푸들만이 식구이자 동지였지만 이 개마저도 버논의 뜻에 거스르며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되면서 버논은 더 이상 삶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자 자살을 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하지만 포샤의 방문으로 인해 이루지 못한다.

 

학창 때의 감수성이 한창 예민하던 자신에게 자신의 고민과 문학적인 소질에 대한 가능성, 그리고 졸업 후에 주신 '공식 인류 회원증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던 그녀는 매브 수녀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생님의 재기를 돕기 위해 애를 쓰지만 결국엔 선생님의 완강한 뜻에 부딪쳐 헤어지게 된다.

 

척, 또한 만만찮은 삶을 살아가는 남자다.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지 애를 쓰고 뒤늦은 나이에 대학을 졸업하고 대체 교사로서 일하면서 바텐더로서 일하는 남자이자 여동생에게 아이만 남겨두고 떠난 채 떠나버린 그 어떤 놈을 뒤로 하고 조카와 여동생을 돌보는 삶을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 포샤를 본 순간 사랑을 느낀 순정남으로 변신하는 과정과 함께 웃고 울며 뭉클함이 같이 전해주는 남자다.

 

실버라이닝이란 영화를 본 독자라면 이 작가의 책을 접하는 느낌이 또 다를 것 같다.

'용서해줘, 레너드 콕' 이란 책에서와는 또 다른 학창시절 모든 학생들에게 용기와 꿈의 실현을 위해 수업시간에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과정을 통해 또 하나의 가능성을 열게 해 주셨던 버논 선생님이 겪었을 교육자로서의 충격은 읽는 동안 독자로서 같은 느낌을 전달해주는 묘사가 인상적이다.

 

사랑하는 여인이 있어도 말 한마디 못하고 다른 남자에게 가버리게 하는 자신의 무능력함, 알베르 카뮈의 부조리에 대한 일치감을 여지없이 느끼면서 살아가는 와중에 반려견의 돌발적인 자살행위, 그에 덧붙여 자신에 대한 존경심을 기억하며 찾아온 여 제자와의 만남은 그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게 될 수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거부하는 상실함만 남은 한 루저의 모습이 펼쳐진다.

 

누구나 이 세상에는 혼자 살 수 없음을, 내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는 사실, 정확히는 이러한 과정 자체가 내가 도움을 주고받는다는 인생의 과정들을 보여주는 작가가 그리는 인물들을 통해 따뜻함을 전해준다.

 

학창 시절 좋아했던 뮤지션들을 나이가 먹었어도 여전히 헤드 뱅뱅을 하며 좋아하고, 문학 수업을 통해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면서 소설가로서 데뷔하는 포샤의 열정적인 과정, 물론 이마저도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선생님의 재기를 돕겠다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더욱 느꼈을 실망감을 언젠가는 선생님이 자신의 작품을 볼 것이란 희망을 갖고 도전하는 자세로 나온 '러브 메이 페일(보네 커트가 썼던 문구)이란 제목으로 책 출간을 하기까지의 과정, 그 와중에 척의 새로운 도전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국면에 닿는 과정들이 인생에서 무엇하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힘들게 버텨왔던 '루저'들의 새로운 인생 도전을 그린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고 남편에게마저 철저히 배신당한 이혼녀,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을 일시에 좌절당한 선생님, 마약중독에서 헤어 나온 교사 척, 사랑하는 아들을 뒤로 하고 수녀로서의 삶을 마감한 한 엄마이자 종교인이었던 매브-

 

언뜻 보면 전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평범한 생활을 하기엔 힘들어 보이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그들에겐 언젠가는 다시 새롭게 내 인생을 개척하고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의지가 있는 한 서로 도움을 주고(구해주고) 받을 수 있는 존재로 설 수 있다는 사실, 이 한 가지를 가지고 돌고 도는 원의 둘레처럼 서로가 연관이 되어 있고 각자가 그리는 삶에 한 발짝씩 다가서는 모습들이 시종 감동을 전해준다.

 

저자의 이력답게 책 전체에 흐르는 문학적인 작품과 저자의 일대기를 통해서 글을 읽는 내내 다시 한 번 책을 돌아보게 만들고, 잊어버리고 있었던 음악들도 한 번쯤은 들어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엠마 톰슨이 영화 주인공인 포샤역으로 확정된 만큼 책 전체에 흐르는 톡톡 튀는 대사와 영화 같은 장면들이 어떻게 보일지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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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재밌고도 멋진 이야기
H. A. 거버 지음, 김혜연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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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는 언제 읽어도 재미가 있다.

신이 있고 신들이 인간과의 사랑을 나누면서 벌어지는 질투, 또 다른 희생을 치르면서 다시 태어나는 순간들을 읽노라면 환상적인 이야기라 할지라도 마치 우리들 인간들이 그런 신들과 함께 같이 생활한 것은 실제가 아니었을까를 생각하게도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이야기들이다.

 

어느 나라나 건국 신화가 있듯이 서구의 태동을 이루는 근간을 이루는 그 근원적인 태동에는 이러한 그리스 로마 신화가 한편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볼 때, 이제는 눈을 좀 더 넓게 돌려 북유럽의 신화로 들어가 보는 것을 어떨까 싶다.

 

북유럽이라 하면 워낙에 우리나라와는 지리상으로도 떨어져 있고 그나마 요즘에 알려진 북유럽권에서 나온 제품으로 나온 휴대전화, 조명기구, 실용적인 가구업체, 자동차, 독특한 캐릭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사실 이런 나라들이 갖고 있는 신화에 대해선 거의 알려져 있질 않았다.

 

그나마 내 경우엔 게임에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가끔 나오는 이름들을 통해서 알고 있을 기회가 생겼을 텐데 흥미를 가지고 있질 않을뿐더러 그나마 알고 있는 정도가 천둥의 신, 토르, 나니아 연대기, 반지의 제왕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무지에 속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접했을 때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 유럽권이라고 통합해서 보면 (이미 유로화로 통일이 된 나라도 많으니까) 별로 다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같은듯 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이 보였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북유럽 신화는 독특하게도 그 전승이 되어온 내력이 이색적이다.

운문 형식으로 쓰인  "옛 에다"(북유럽 신화의 근간이 되는 시와 노래 서서시를 역은 책) 라고 불리는 것을 통해서 전해져 오다가 이것을 바탕으로 다시 쓴 산문 형식의 새 에다'로 전해졌다.

 

태초에

이미르가 살던 시절에는

모래도 바다도

차갑게 식히는 파도도 없었다.

대지도 찾을 수 없고

하늘도 저 위에 없으니

하나의 심연만이 존재하고,

그 어디에도 풀 한 포기 없었다. - p24 (옛 에다, 핸더슨 옮김)

 

이러한 전승은 한때 화산활동의 폭발로 전 세계의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었을 만큼 큰 피해를 당한 아이슬란드에서 이루어졌다.

스칸디나비아에서 살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었던 이러한 신화 이야기를 미발 왕 하랄의 압제를 피해 도망친 곳이 바로 아이슬란드였고 이곳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승하면서 대대로 이어진다.

 

이렇듯 북유럽 신화는 태동부터 거친 자연과 삶 속에서 살아가는 북유럽 사람들만의 독특한 생활 철학과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다른 신화의 태동을 보인다.

 

신의 탄생부터 신과 대립되는 서리 거인과의 대결 속에 인간들이 탄생하게 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오는 절대적인 신 제우스 같은 신, 외눈박이 오딘이나 헤라 여신, 아름다운 미의 여신으로 대변되는 북유럽 사람들이 믿었던 여신, 천둥의 신 토르의 활동과 그가 휘두르는 무기인 도끼의 묘사들은 마치 헤라클레스가 활동한 모습을 비롯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오는 각 이야기들과   비교해 보는 맛을 준다.

 

 

                                              (오딘과 제우스) 

 

 

                                    (프레이야와 아프로디테) 

 

                                    (토르와 헤라클레스)

 

그런데 이러한 북유럽 신화의 특징 중 한 가지는 신들이 죽는다는 것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숙명적인 자세의 신들의 모습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불생 불명의 이미지를 갖고 있고, 죽은 자들도 살려내는 힘을 지니고 있는 영생불멸의 힘을 가진 신들이 존재하지만 북유럽권의 신화들은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탄생과 죽음을 맞는다는 사실이 다르게 다가온다.

 

 이러한 과정들은 북유럽권의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신화들의 이야기가 서서히 그들의 생활 속에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종교의 힘과 합쳐짐으로써 지금의 일주일에 해당되는 요일의 명칭, 신들에게 바치는 의식이 기독교의 대표적인 성인에게로 바뀌는 것, 각 축제일마다 이름이 변형되어 벌어지는 과정들이 하나의 역사 속에서 흡수, 병합되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악의 화신과는 상대를 하지 않았던 그리스 로마 신들과는 달리 북유럽권의 신들은 악의 존재인 '로키'를 알고 있었음에도 내몰아치지 않고 같은 동반자이자 원수로서 지내는 패턴들은 어쩌면 척박한 자연의 환경 속에서 같이 살아남아야만 했던, 신이라도  동질의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를 상상하게 된다.

 

내리 보전되어야 했을 북유럽 신화가 기독교의 선교 방침에 따라서 서서히 사라질 수도 있었을 환경의 토대가 되었던 만큼 이 책을 통해서 전해져 오는 북유럽권만의 특색을 제대로 알 수 있게 해 준 책이다.

 

안데르센 동화에서 나오는 '눈의 여왕', 셰익스피어의 문학작품에서 나오는 이야기의 배경, 북유럽권이라고는 하나 지금의 명칭이 유래되어 오는 독일이나 다른 유럽권의 각 지방마다 달리 부르는 신들의 이름, 강의 이름... 이 책 속에서 나오는 각기 다양한 신들의 이야기들은 현재에도 여전히 그 맥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며 그 맥락은 속담이나 옛 이야기를 통해서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음을 알게 해 준다.

 

 

(피리 부는 사내에게 보수를 내라는 속담의 기원이 된다. 즉, 자기가 한 일의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란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운문과 산문의 형식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그에 해당되는 운문 형식을 다룬 책 편집도 괜찮고 우리가 친근하게 접하는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는 부분들은 신화의 이야기이자 또 다르게 파생되어져 나오는 인간들의 활발한 창작활동에 불을 지펴준 매개가 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북유럽 신화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린 니벨룽겐의 반지)

 

거인이 어깨에 쌓인 눈을 털려고 흔드는 바람에 눈보라와 폭설, 눈덩이가 흘려내려 온다고 믿는 북유럽 사람들만이 갖는 환상적인 이러한 신화의 이야기는 자연의 신비로운 현상처럼 보이는 오로라 만큼이나 환상적이며, 548페이지에 해당되는 두꺼운 두께  만큼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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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좀 있니? 채권해! - 100세 시대 생존 포트폴리오
최완석 지음 / 니케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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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초저금리 시대다.

어느 방송에서 보니 1998년도만 해도 대략 은행에 목돈을 정기예금으로 예치해 놓았을 때 연 이자가 10~15%쯤 되었을 것이란 말이 지금 보면 그야말로 다시 돌아가고픈 마음이 들 정도다.

 

부모들의 세대가 이렇듯 이런 방식으로 돈을 굴려서 돈을 불렸고 실제 은퇴한 후에는 이자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환상이 깨져버렸다.

이미 은행권에서의 이자는 거의 기본이 1.5%대이고 여기에서 조금 높게 받으려면 해당 은행에서 요구하는 자동이체 결제, 월급통장 개설, 아님 체크카드 사용.... 이렇게 조금씩 긁어모아야 겨우 2% 대도 될까 말까 한 시대, 과연 재테크, 아니 위의 책 제목처럼 기본 수명이 이제 100세를 바라보는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상품에 관심을 갖고  재테크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저금리 시대다 보니 누구나 이제는 예금은 거의 보관 수준이란 인식이 팽팽히 자리를 잡고 은행에서 권해주는 상품들도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었다면 친숙했을 ELT, ELS, 파생상품, 채권형 결합..... 뭐 이런 이름들을 나열하며 설명해 주는데, 솔직히 예금만 기본적으로 해왔던 사람들에겐 그 상품이 그것 같고 도통 용어도 생소할뿐더러 권해주는 상품마저 요즘엔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상품들이 대부분임을 볼 때 탈출구는 없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주는 알짜배기 '채권'에 관한 이야기들은 일단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채권 하면 우선적으로 떠올리기 쉬운 개인이 투자하기엔 먼 당신처럼 느껴지는 원인과 이에 쉽게 누구나 사고팔수 있다는 오해를 푸는 것부터 실제 가상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더욱 쉽게 이해시키는 점이 눈에 띈다.

 

모든 상품에는 장. 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채권 또한 주식과는 어떻게 다르고 수익률과 경제용어에 얽힌 예시를 쉽게 다루었기에 조금 신경을 쓰면서 읽는다면 또 다른 방법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채권의 기본적인 상품에서 여러 가지 결합상품, 가장 기본이 되는 채권은 물론 구조화채권, 파생결합증권, 해외채권, 금리선물, 스왑에 대한 전개와 초보자가 어떻게 채권을 사고팔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 신문에서 눈에 익은 용어들이 알고 보면 모두 채권과 물가 동향, 금리와 어떻게 관련을 맺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풀이를 해 주고 있기에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몰랐던 부분적인 이해와 좀 더 경제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내 타입에 맞는 투자방식을 찾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상품들이 있고 이들 상품들을 어떻게 응용하고 다시 재투자 할 수있는지에 대한 설명, 채권 역시 가장 이상적인 금융상품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느 한 곳에만 모두 투자하기보다는 채권의 세계를 알게 됨으로써 보다 나은 미래 설계를 위한 또 하나의 전략상품인 것만은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계산 방식이 들어 있어 조금 어려운 부분들도 있지만 저자가 몸담았던 현장에서 나온 만큼 이 부분을 넘기고 차근히 읽어 나간다면 분명 채권이 주는 매력에 빠질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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