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묘지 1,2

프라하의 묘지 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월

피에몬테에서 태어난 시모네 시모니니-

할아버지는 사보이아 왕실 군대의 장교 출신으로 프리메이슨을 경계했으며  왕정주의, 교황 성하를 모시는 가톨릭 맹신자로서  시모니니는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부분이 큰 인물이다.

시모니니의 직업이 공증인으로 문서 진위 판별과 유언장을 작성하는 일을 하지만 그의 탁월한 능력은 바로 조작된 문서를 사실처럼 꾸며내면서 음모를 꾸미는 일이다.

책의 진행은 에코의 작품답게 복잡성을 띠고 있지만 이 작품 속 배경이 되는 역사적인 사건들을 알고 접한다면 기존의 타 작품들에 비해선 쉽게 읽을 수가 있을 부분들이 있다.

시모니니가 쓴 일기를 토대로 이 일기를 훔쳐보면서 시모니니가 모르는 내용들은 중간에 끼어들어 적어 놓기고 하는 행동을 보이는 신부, 시모니니 당사자,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화자,  세 사람의 등장을 통해 진행되는 작품은 허구와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인공인 시모니니 외에 등장인물들이 실존했던 인물들이고 허구이되 사실처럼 인식되는 글의 진행과 반 유대주의를 향한 날조된 문서와 조작을 통해 허구임에도 여전히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세태, 즉 가짜 사실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다.

  지금의 유럽, 역사적인 시민혁명을 이룬 프랑스의 선택, 더 나아가 한나 아렌트가 지적한 전체주의의 기원에 나온 반 유대주의에 대한 내용들은 소설이란 장치를  통해 독자들을 이끌어 내고 그  내용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인간의 욕구와 욕망, 그러자면 이런 희생을 감당해야 할 대상을 찾는 일부터 이런 허구 날조의 진행을 통해 유대인에 대한 인식의 방향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보여준다.

사실이 아니란 것이 판명되더라도 이미 사람들의 한번 각인된 인식을 쉽게 바꿔버릴 수없다는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하는 작품으로서 역시 에코의 작품이란 말이 나오게 한다.

혐오와 증오,  날조로 승부수를 던진 시모니니란 인물을 대변해 그린 19세기의 모습들은 지금도 여전히 미디어 홍수 속에서 진실과 허구, 그 가운데 진짜를 가릴 수 있는 혜안들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역사 속의 인물들, 드레퓌스 사건들을 소설 속에 적절히 허구와 사실들의 절묘한 배합을 통해 그려낸 저자의 작품은 읽다 보면 어느 것이 진짜인지 허구라도 진짜처럼 받아들이며 읽게 된다는...

책장 정리를 하다 어라~ 리뷰를 빠뜨린 작품이라 다시 재독에 들어간 책,

그의 지적 향연에 대한 글을 더 이상 접할 수없음이 그저 한탄스러울 뿐이다.

N분의 1은 비밀로

N분의 1은 비밀로 ㅣ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금성준 지음 / &(앤드) / 2021년 9월

생각지도 못한 돈이 생겼다.

마치 로또처럼 생긴 불로소득의 돈, 그것도 9억! 허걱...

이것이 웬 말이냐, 하늘에서 평소 착하게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가엽게 여기사 이런 행운을 주신 것일까?

 교도관이면서 동갑인 기봉규와 허태규가 바로 이 돈에 대한 행운을 거머쥔 사나이들이다.

수감자 중 해당 캐리어의 주인인 노인네가 죽고 영치품 보관을 담당하고 있던 둘에 의해 이 사실을 알게 된 상황을 통해 단 둘이 나눠가지자는 계획이 세워지고 이들은 곧  행동을 개시한다.

하지만 인생사가 그렇게 자기들 마음대로 이뤄진다면야 힘들게 살아가고픈 사람들이 있을까?

여기저기 그들과 관련된 인물들이 개입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듯 n분의 1은 점점 줄어들어 가는 사황들이 웃픈 현실을 반영한다.

대학시절의 상추 사건, 가족들의 빚잔치, 아내와 처남, 처남의 여자 친구, 여기에 조폭과 무당들의 합세까지 이어지는 전개는 소재의 설정 장소가 교도소란 점, 여기에 마치 덤 앤 더머를 연상하듯 한 두 남자의 좌충우돌 돈 지키기는 모습이 왜 이리 짠하게 느껴오는지....

돈이 원수다~ 란 말이 떠오를 만큼 이들의 상황과 반전은 픽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유머 코드, 여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현대인들의 돈에 대한 물욕과 이를 쫓으면서 반전의 흐름까지를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라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앉은자리에서 바로 가볍게 한 권 마무리 패스하기에 좋은 책, 자, 이제 9억의 행방은  어디에서 정착할지 궁금하시다면, 지금 바로 펼쳐보시길~

부담 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연휴에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포르투갈에 물들다

포르투갈에 물들다 - 세상 서쪽 끝으로의 여행
박영진 지음 / 일파소 / 2021년 9월

버킷 리스트 여행지 중에 한 곳인 포르투갈-

한때는 제국주의 식민지를 거느린 나라였고 '불안의 서'로 알려진 페르난도 페소이를 낳은 나라, 특히 '파두'로 유명한 나라란 점은 포르투갈을 대표로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책은 저자가 이  나라를 방문하고 머물면서 느낀 글을 담고 있는 것으로   이를 통해 포르투갈을 간접 여행해 본다.

15년 만에 다시 찾은 포르투갈에서 살아가는 일상의 생활들, 그 가운데 수도인 리스본을 비롯해 리스본 국립 고대 미술관, 북쪽에 있는 벨렝 지구, 신트라, 카보, 다호카, 오비두스, 세르타.... 남쪽까지 이어지는 여행기는 개인의 정서가 깃든 글로써, 때론 이를 배제한 채 담겨 있는 글로써 대하는 즐거움을 준다.

지리상 유럽 끝쪽에 위치한 지형과 여기에 오랜 세월 동안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의 모습들은 사진 한컷 한컷에 담겨 있는 생동감으로 가득 찬 사진으로 그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이국적인 풍경 사진을 비롯해 역사와 관련된 사진들을 통해 포르투갈이란 나라의 역사공부도 함께 해볼 수 있는 책이라 여행서 겸 알찬 역사 정보 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그동안 익숙했던 장소에 대한 사진이 이 나라의 어느 곳의 한 부분이었단 사실은 놀랍기도 했지만 그 나라의 예술 감각들이 서린 소개 사진은 여전히 여행에 대한 갈망을 느끼게 한다.

덧붙여 저자의 글을 통해 마치 가이드가 곁에 있어 차분한 해설을 들려주듯 담고 있는 내용들은 유럽의 한 나라로써 자리한 포르투갈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게 한다.

여행이 주는 즐거움과 함께 책 속에 담겨 있는 전체적인 사진과 내용들은 기타 여행 도서와는 다른 감각을 지닌 책이라 읽으면서 눈이 호강하는 시간을 느끼게 한다.

코로나가 빨리 그치기를, 여건이 된다면 노천카페에서 파두를 들으며 오고 가는 사람들과 풍경에 빠지고 싶은 나라, 포르투갈의 냄새를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금융 오디세이

금융 오디세이 - 돈과 인간 그리고 은행의 역사, 개정판
차현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8월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경제활동에 필요한 돈, 돈이 지닌 가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흐르고 그 변화 추이에 따른 세계경제의 모습들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이제  우리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여겨질 수 없는 지구촌의 모든 것과 연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개정판으로 출간된 책으로 만난 책의 분류는 경제학 서적에 속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경제에 국한되어 생각할 수 없는 역사와 문명이  관련되어 있기에 하나의 역사책으로도 읽을 수가 있다.

책의 내용은 돈, 은행, 중앙은행의 본질을 설명하면서 최초로 돈을 다룬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돈을 떠올리게 되면 연상되는 인물이 베니스 상인이다.

유대인인 그가 다룬 돈에 대한 이야기, 작품 속에 드러난 그가 다룬 돈 취급은 성경의 영향을 받은 탓에 대금업과 그에 연관된 업을 삼고 있었던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지만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겐 아마도 구세주였지 않았을까 싶다.

이후 해상무역이 시작되고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특성상 무역선이 돌아오기 전에 투자금의 현금화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진성어음이 발행된다.

여기엔   해상무역이 국가 단위의 주도로 이루어진 탓에 고리대금처럼 부정한 인식이 아닌 전파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다를 뿐 돈의 필요성과 가치는 여전히 중요시된다.

 서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문중 하나인 메디치 가문이  이 기회를 이용해  어음을 이용한 투자를 통해 종교와 정치에 걸쳐 막강한 부를 누리게 된다.

그렇다면 돈이란 무엇인가?

돈은 여전히 결제수단의 하나, 계산의 기본 단위로서 이를 충족시키기는 금속주의와 금본위제의 탄생을 가져온다.

이런 경위를 통한 최초의 화폐는 터키의 '일렉트럼'이다.

이후 여러 과정을 거쳐 서양과 동양의 돈의 가치에 대한 생각이 다르게 발전이 되고, 각 나라가 사용하고 있는 이름인 달러, 위안, 원에 대한  흐름들은 역사와 함께 이어진다.

이어 중앙은행을 다룬 부분들 역시 역사와 함께 발전된 모습을 엿볼 수가 있다.

유럽 최초의 공식적이면서 항구적인 지폐는 스웨덴에서 탄생했고 각 나라들마다의 중앙은행 탄생과 기능적인 역할들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중앙은행의 역할 중 하나인 '최종대부자'의 역할에 대해  들려준다.

이 역할은  위기의 시기가 평소와 비교했을 때 다르다면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는 활동을 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중앙은행의 역할은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중요성이 더해졌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이렇듯 금융에 얽힌 이야기는 인간들의 욕망이 얽혀있음으로 해서 발전과 퇴보, 버블경제, 경제용어를 다룬 말을 통해 체감하는 시대를 겪어왔기에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은 재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과거와 현재를 거치면서 돈과 인간의 경제활동, 이에 부합되는 각 기능적인 제도의 탄생을 통해 전반적인 금융에 대한 지식을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한 책은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경제에 대한 지식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쓰였다는 점이 좋았다.

한국을 비롯해 유럽, 미국의 금융역사와 가상화폐 등장 이후 화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지금 이에 대해 다룬 부분들도 들어있어 평소 궁금했던 일부를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 수록된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자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햘마트 샤흐트가 주장한 BIS, SDR, ABS 제안은 당시엔 의외였을지 몰라도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보다 창의적인 제도의 발전이 필요함을 말한 저자의 글에 공감하게 된다.

- 인간의 가장 큰 고통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고통이다.

평소 금융에 대한 지식을 알고 싶은 독자들에겐 유튜브를 통해서도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함께  흥미롭게 읽을 수가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그림이 기도가 될 때

그림이 기도가 될 때 - 수도원에서 띄우는 빛과 영성의 그림 이야기
장요세파 수녀 지음 / 파람북 / 2021년 8월

책의 표지부터 조용한 사색과 묵상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이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저자인  요세파 수녀는 봉쇄 도원에서 종교인으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분으로 이 책에 담긴 그림과 글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안을 전해준다.

그림에 대해서 전문적인 눈을 가지지 못하다 보니 작품을 대할 때 주로 책 에 담긴 정보를 통해 얻는 편이지만 이 책에 담긴 그림들을 접하면서  다른 책들을 통해 알게 되는 것과는 또 른 느낌으로 전해져 온다.

종교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 그림을 통한 인간들의 여러 마음들을 달래주기도 하고 깨우쳐 주기도 하는 글들은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부분 부분들이 마음을 울린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개인적인 경험이나 심신이 지쳐있을 때 바라보는 느낌을 다를 것이다.

그런 만큼 그림들을 통해 안정을 찾고, 위로를 받는다면 더욱 뜻깊게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는 생각들이 문장 장 사이의 온기를 느끼면서 읽게 한다.

특히 1장의 제목인 '상처 입은 치유자'란 제목은 지금의 서로 다른 환경과 타인에게 상처 받은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는 글들, 더욱이 자신이 입은 상처를 통해 타인이 갖고 있는 같은 상처를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위로와 위안이 필요한 그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익숙한 그림들도 있고 보았더라도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모른 채 지나쳤던 부분들을 읽으며 접하는 내용들은 종교인으로서 지닌 생각과 더불어 세상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절박함에 대한 글들로 인해 마음 한구석의 평화를 기원하게 한다.

읽다 보면 마음의 안식처에서 듣는 것처럼 다가오는 내용들이 많아 그 바람을 소원으로 빌게 되는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연일 뉴스를 접하다 보면 평화로운 이야기들보다는 염려스러운 소식들을 많이  접하는 시대인 요즘, 정신적인 풍요로움보다는 물질적인 비중이 커지는 이때  저자가 그림과 함께 들려주는 글들은 종교인의 신분을 넘어서 진한 울림을 전해준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여정과 함께 내면의 길을 생각해보게 하는 마음이  담긴 책, 한 권에 담긴 내용들을 통해 사랑과 치유, 그리고 종교인뿐만이 아닌 일반인들도 모두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