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프리퀀시

고스트 프리퀀시 ㅣ 트리플 9
신종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자음과 모음 트리플 시리즈로 출간된 작품이다.

9번째로 만난 이 작품은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으로 [마그눔 오푸스], [아나톨리아의 눈], [고스트 프리퀀시], 그리고 에세이 [운명의 수렴]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인 '마그눔 오푸스'는 1938년생 양계진 씨가 손자의 태몽을 대신 꾸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꿈속에서 비단잉어를 잡았고, 이내 어느  목소리는 용궁으로 돌아가야 할 잉어이니 놓아주라고 한다.

하지만 양계진 씨는 이를 거부하고 손자를 얻게 되지만 그녀는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상태, 잉어의 주인인 거북과 흥정을 하지만 그 흥정은 오로지 손자를 위한 것임을, 손자를 지키려는 할머니의 마음이 사랑과 믿음이란 것을 통해 애달프게 다가온다.

제목이 주는 뜻 자체가 중세 유럽의 연금술에서 유래했다고 하며 이는 납과 같은 비금속을 금으로 변형시키는 것처럼 양계진 씨도 마그눔 오푸스 그 자체로서의 상징을 드러낸 것처럼 느껴진다.

두 번째 이야기인 '아나톨리아의 눈'은 아주 독특하게 그려진 작품이다.

단편 안에 또 다른 초단편 9개가 배치되어 보드게임에 임하는 가상의 소설가가 두 개의 주사위를 굴려 도합 합한 수를 연관시켜 그려나가는 구성으로,  글쎄 단순하게 주사위 놀이가 아닌 들어가면  갈수록 난해하단 느낌을 받으며 읽은 작품이라 저자의 뜻을 이해하기엔 조금은 어렵게 다가온  내용이다.

세 번째 책의 제목이기도 한 '고스트 프리퀀시'는 프리퀀시가 의미하는 것인 잦은 빈도, 소리, 전자파의 진동수로 해석이 된다. 이런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서 그런가 작품들 중 가장 획기적이고 기발한 내용이란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전체적으로 기존의 소설 작품에서 보기 힘들었던 소재의 선택이나 내용면에서 이해하기 쉬운 부분과 할 수 없었던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 색다른 설정을 통한 신선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아마도 이런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대한다는 것만으로도 한국문학의 새로운 기대감과 참신한 인재의 발굴을 통한 새로움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죽기 위해서는 한 가지 다짐만 필요하지만 살기 위해서는 무수한 다짐이 필요하다"..... 인상 깊은 구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죄인이 기도할 때

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대할 때마다 답답한 심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 작품 또한 읽은 후엔 한동안 가슴 한편이 저릿함이 더 강하게 와닿는다.

주인공 도키타가 겪었을 그 고통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감정의 파도는 공감은 하지만 그가 겪은 아픔에는 도달할 수없다는 한계를 지니는 아픈 현실을 그린다.

고등학교 1학년인 도키타는 친구의 배신으로 같은 학교 아이 류지 일당으로부터 심한 괴롭힘을 당한다.

폭력과 갈취는 기본, 더 심해지는 괴롭힘은 11월 6일의 괴담을 이용해 류지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려는 생각을 한다.

어느 날 여지없이 류지 일당에게 이끌려 잡목림으로 끌려간 도키타 앞에 피에로 복장의 '페니'가 나타나면서 구해주고 도키타는 그에게 자신의 일을 말하게 된다.

이 모든 일들을 들은 페니는 복수해 주겠다며 나서는데, 단 도키타의 목숨을 갖고 싶다고 말한다.

페니의 정체는 누구일까?

전형적인 학원 폭력을 다룬 작품 속에서 고통을 당하는 피해자와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에 대한 자각도 없이 그저 즐거움에 대한 하나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가해자 학생들의 상태를 읽으면서 분노가 차오른 감정을 추스리기 힘들었다.

자신이 당한 힘든 일에 주위의 어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자신의 목숨마저 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도키타의 마음을 읽으면서 너무도 아프고 부모조차도 자식에 대한 관심마저 저버린 상태에서 도키타가 행동할 수 있었던 결정의 행로가 안타깝게 다가왔다.

일본 작품들이 다루는 이런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학교 폭력에 대한 일들은 비단 일본뿐만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는 사건들이 보도될 때마다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죽음의 도시, 학교 폭력의 당사자인 도키타와 폭력으로 무너져버린 가자미의 이야기를 오고 가며 그린 이야기를 통해 이 사건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를 묻게 된다.

또한 이 소설의 사건처럼 학교의 입장과 가해자의 부모들의 입장은 사건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춰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들을 통해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식을 생각한다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소년 촉법에 대한 법 형량과 나이에 대한 수위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연상 떠오르기도 하고, 이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는 현실적인 흐름을 대변해 주고 있기에 몰입감을 높이며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 나를 심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학교 폭력으로 아이를 잃은 유족뿐입니다. - p261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마흔, 더 이상 살찌지 않는 식단

마흔, 더 이상 살찌지 않는 식단 - 과학으로 증명해낸 탄수화물.지방.단백질 황금 밸런스
이지원.김형미 지음 / 북폴리오 / 2021년 11월

100세 수명시대에 접어들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건강에 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시대다.

과거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형과 비교한다면 지금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형은 선진국형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이는 곧 성인병 질환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자각, 특히 다이어트를 통한 건강한 삶을 지향하려는 관심은 온갖 매체를 통해서 드러나는 현실을 느끼게 한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요인중 하나인 요요현상, 세상엔 왜 이리 맛난 음식들이 많은지,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힘든 부분일 수도 있는바, 이 책에서 권하는 내용을 참고한다면 좀 더 효율적인 방향으로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의 구성은 총 6부로 구성이 되어있고 1부 '몸의 시스템이 바뀌는 나이 마흔, 신체의 절벽에 서다;, 2부 '건강의 경계, '비만을 막아야 한다'로 시작해 5, 6부에 이르러서는 지중해 식단으로 한국형 지중해 식단을 통한 레시피를 알려주고 실천해 볼 것을 권한다.

젊은 20대 청춘 때는 몰랐던 체중의 실체 변화는 눈에 띄는 40대에 이르면 각종 병의 경고와 함께 자신이 스스로 느끼기에도 배둘레햄의 경지를 알게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의 저자들이 말하는 각종 차트와 비교 설명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특히 남녀 체중 감량법이 달라야 하는지, 짜게 먹으면 왜 좋지 않은지,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밤에 먹는 식단이 살이 왜 더 찌는지에 대한 이유를 짚어보는 내용들, 야식은 10시 이후에는 자제를 할 것을  짚어주지만  정 필요하다면 저지방 우유, 과일들을  100kcal 이내로 먹는다(p31) 방법을 권하는 부분들은 좋은 정보에 속한다.

흔히 장수국가에 속하는 일본이나 동유럽, 지중해 사람들의 식단을 통해 연구를 하는 사례들이 많고  이 책에서 권하는 지중해 식단은 한국형 재료를 이용해서 만들어 볼 수 있는 레시피라 구하기 쉬운 재료부터 시작해 시작해 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게 한다.

- 체중뿐 아니라 당뇨병, 심혈관 질환, 암 등의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 식단이 있을까? 나의 답은 '그렇다'이다. 건강 식단과 식습관으로 암의 68%는 예방할 수 있으며, 매 끼니마다 야채, 과일만 섭취해도 심장혈관 질환의 40%를 줄일 수 있고, 당뇨병은 91%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질환을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은 더더욱 건강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적의 건강식품은 없다. 그러나 기적의 건강 식단은 있다. 40대는 극단적인 체중 조절 식사가 아닌 건강 식단으로 바꾸어야 한다. -p 74

살아가면서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영위한다는 것에서 시작해 볼 수 있는 지중해 식단, 논리적으로 설명한 부분들과 함께 소개한 레시피는 나에게 맞는 식단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이자 건강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겐 꼭 필요한 책이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니나 리케 지음, 장윤경 옮김 / 팩토리나인 / 2021년 10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불륜을 저지른 의사와 그가 진찰하는 환자들, 즉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가 절충을 이루며 진행되는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동네 의원 정도를 연상하게 하는 병원 여의사인 엘렌, 그녀와 정형외과 의사인 남편 악셀의 관계는 오랜 부부생활, 한때는 불같은 사랑으로 서로에게 빠진 날들도 있었건만 지금은 서로에 대한 관심은 사라진 지 오래, 장성한 자녀가 집을 떠나고 둘만 살아가는 그날이 그날인 상태를 이어오고 있는 사람들이다.

스키 중독에 빠진 남편과 자신은 동네의 온갖 이상한 군상을 떠는 환자들(정말 이런 환자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사람들이다....)을 진료하는 무료한 나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런 생활은 남편이 스키에 빠지듯 그녀는 알코올에 중독되고 두 딸의 조언을 받아들여 SNS를 시작한다.

어느 날 SNS에서 우연히 30년 전에 만났던 옛 애인인 비에른을 발견하게 되고  둘은 다시 재회를 한다.

하지만 인생이란 자신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하는 말이 있듯이 둘은 불륜을 저지르게 되는데....

살다 보면 예기치 않게 마주하게 되는 상황들과 그 선택을 함으로써 이어질 결과물에 대한 내용들은 엘렌과 비에른의 경우를 통해 생각해 보게 되고, 의사란 직함을 갖고 있는 그들이 가진 내적인 고민들도 평범한 우리들의 삶과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의사란 직업이 주는 정형화된 패턴처럼 여겨지는 일상들에서 벗어나고픈 엘렌,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옛 애인, 둘의 관계는 물론 이웃 환자들의 이야기가 두 축을 그리면서 이어지는 내용들은 그들, 인간들이 갖는 내면의 갈등과 고민들을 블랙유머로 승화시키면서 웃픈 현실을 들여다보게 한다.

유머와 비극을 절묘하게 배합한 소설로 유명하다는 저자의 소개가 정말 잘 들어맞는다는 작품 속 내용들은 때론 유머를, 때론 환자를 통해 감동을,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뭔가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지구의 짧은 역사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10월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는 행성 지구, 그 지구의 역사를 다룬 방대한 지식을 짧고도 깊게 다룬 책이다.

46억 년이란 지구의 역사, 지구가 태동하고 인간들이 살아오면서 겪은 여러 가지 변화를 통해 다룬 내용들은 저자의 해박한 지식을 통해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구성이 되어 있다.

총 1~8장까지 다룬 구성안에는 지구의 특징을 나열해 들려주고 지구의 생성된 시기와 현재의 지구의 모습을 지리, 물리, 생화학적, 진화면에서 다루고 인간과 지구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들려준다.

요즘은 과학의 발달로 탄생의 시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방법들이 등장했기에 지구의 나이나 지구 상에 존재했거나 존재하고 있는 생명체에 대한 궁금증들은 많이 해소되고 있다.

태양계의 한 행성으로서 존재하는 지구의 탄생 기원이 되는 원소부터 지각의 변동으로 일어나는 지진도 생각나게 하는 지각의 움직임, 지구 상에 생명 출현과 동식물의 진화, 대멸종의 시기를 나눠서 다룬 이야기들은 지구과학을 다시 더듬어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읽다 보면 '코스모스'를 연상 떠올리게 하는 주제 부분들과도 일관 통하는 부분들이 있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점도 있는 내용들이라 압축된 이 책을 통해 보다 가깝게 지구에 관련된 부분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지구가 현재 처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는 자연 이상 현상에 대한 통계라든가 어느 시기가 되면 지구의 어느 부분이 소멸될 수밖에 없는 시한이 온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면 일말의 염려스럽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만큼 이 책을 통해 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라는 토대를 보다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