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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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 서원을 기록한 책을 통해 고인의 글을 다시 읽어보는 기회를 가진다.

 

수필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필력은 서원 시라는 부제가 갖고 있는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고 총 13개의 think를 통해 저자의 생각을 듣는 시간으로 가져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 주제마다 담긴 이야기들은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 창의적인 생각으로 발상 전환을 이룬 글들이 들어있다.

 

우물에 빠진 당나귀의 사례를 통해 위급한 상황을 역이용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나 컴퓨터 마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쥐란 존재가 갖는 생활에서의 이미지 탈피를 벗어나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처럼 자유자재로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생각을 바꿀 때 지금의 컴퓨터 마우스로 재탄생한다는 이야기는 창조의 힘에 대한 역발상, 여기에 공감할 수 있게 설득력 있는 글들이 와닿는다.

 

 

 

부분 부분 예전에 읽었던  내용들도 들어있어 다시 읽어보는 기회도 되고, 저자의 생각이 담긴 글을 통해 오늘날 우리들 삶에 깃든 행복과 만족들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다준 책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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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가 들려주는 뼈에 새겨진 이야기
수 블랙 지음, 조진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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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이나 기초가 되는 뿌리가 있고 그 뿌리를 기본으로 삼아 형태가 이루어진다.

 

인간의 기본을 성립하는 기초, 즉 뼈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는데서 이 책은 출발한다.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인 저자가 다룬 내용은 뼈를 통해 신원 확인과 이름을 찾아주고 그들의 가족들 품에 안겨 잠들 수 있게 하는 일들을 하는 과정을 들려준다.

 

인간의 뼈의 개수가 실질적으로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고 그 세세한 부분들까지 들여다본 과정은 말 그대로 '인체의 신비'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사람을 구성하고 있는 뼈의 구조, 그 뼈들이 지닌 기능은 물론 죽은 자의 뼈를 통해 어떤 경위에 이르게 됐는지를 밝히는 과정은 죽은 자의 마지막 호소를 들어주는 자의 역할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이제는 과학수사나 고고학 연구를 통해 발달된 검증방법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연장선처럼 보이는 죽은 자, 특히 범죄에 연루된 자들에 대한 시신의 이야기는 두개골, 치아는 물론 뼈를 통해 생전의 식생활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은 놀라웠다.

 

특히 뇌에 대해 다룬 부분들은 두개골을 사고팔았던 시대가 있었는가 하면  두개골에 다이아몬드를 박아 파격적인 작품을 만든 데미언 허스트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뼈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통해  인체가 지닌 비밀의 문을 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여기에 법의인류학 분야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들려주는 부분인 신체, 또는 신체 일부를 보면서 유골이 인간의 것인지, 법의학적으로 관련성이 있는 것인지, 사망자는 누구이며 그가 죽은 원인과 방식을 뒷받침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점을 살펴보는 과정은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기도 하다. 

 

가장 잊을 수없었던 이야기인 아이의 죽음을 둘러싼  원인을 밝히는 과정에서 성장기에 받는 스트레스와 가정 내의 폭력이 뼈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그 증거를 드러내는지에 대해 다룬 부분들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겉으로 죄는 부인할 수 있어도 뼈는 결코 거짓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 증거가 아닌가 싶다.

 

 

미드 '본즈'를 통해 사연마다 깃든 죽은 자의 원인을 밝히는 과정이 이 책을 통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뼈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밝히는 사람들,  추리 스릴처럼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영국 범죄소설 작가 협회 논픽션 부문 수상'했다는 점에 공감하게 된다.

 

 

- 나는 내 뼈를 모두 모아 삶아서 지방을 모두 제거한 뒤, 다시 연결하여 교수용 해골로 만들어서 설계부터 참여했던 해부실에 걸리고 싶다. 그렇게 죽어서도 계속 가르치고 싶다. 아주 평범한 내 유해를 통해 나는 말없는 훌륭한 교사가 될 것이다.

 

 

저자의 직업적인 책임의식을 통해 드러낸 위의  말은 삶에 대해,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부분이었다. (이 문구를 읽으니 문득 우리나라의 돌아가신 한 의사분의 신체기증 이야기가 절로 떠오른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문학 장르와는 별도로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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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씨, 도파민 과잉입니다 - 안철우 교수의 미술관 옆 호르몬 진료실
안철우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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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바라보고 느끼는 것에서 벗어나 그림과 예술가에 대한 관련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전문 분야의 저자들의 책을 통해 그림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만난 책은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인 저자가 호르몬 도슨트가 되어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통해 호르몬을 진단하고 처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그림의 명암과 자세, 구도와 유행에 따른 어떤 색감을 통해 작품의 이해도를 알아갔다면 이 책 속에 담긴 내용들은 의학적인 부분을 다룸과 동시에 건강한 처방까지 다루고 있어 남다르게 느껴볼 수가 있다.

 

유명한 천경자 화백의 그림인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에 담긴 여인의 얼굴을 통해 푸른빛이 감돌고 눈두덩이는 푹 꺼진 점, 뺨이 홀쭉한 점을 미루어 멜라토닌 부족이라 진단하고 모나리자 초상화에서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일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이렇게 읽고 그림을 다시 들여다보니 기존의 그림을 본 것과는 다르게 다가옴과 동시에 정말 그림 속 그들은 진단병을 앓고 있지 않았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든다.

 

호르몬은 우리의 감정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예술가들이 그림을 통해 배출해낸 감정선, 그로 인해 명화가 어떻게 탄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를 준다.

 

여기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처방전까지 제시한 부분들은 실 생활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한 건강정보로써도 손색이 없다.

 

 

 

희로애락이란 네 가지의 감정을 3~4개의 방으로 구분하고 그 안에 속한 그림들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내용들은 재미와 지식까지 모두 알아갈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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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가 웃었다 - 김영철 에세이
김영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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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키, 안경, 긴 치아, 구수한 사투리, 하춘화 가수와 김희애 탤런트의 도플갱어를 연상케 하는 표정연기...

 

개그맨 김영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라디오 DJ이자 '아는 형님'이란 코너를 통해 두 분야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그가 이번에는 울다가 웃게 되는 에세이를 출간했다.

 

아침 출근길에 듣는 방송이라 친근감이 들기도 하고 책에서 다룬 말처럼 라디오와 TV 방송에서의 연결이 구분되는 그의 존재가 글로써 새롭게 다가온다.

 

개그맨으로 공채 입사를 시작해서 지금은 중년의 나이가 된 그가 겪었던 이야기와 가족사에 대한 글들은 첫 장부터 슬픔과 걱정스러운 마음, 한편으로는 다 잘될 것이란 느낌을 갖게 하는 감정선들이 연이어 들게 한다.

 

그가  영어를 꾸준히 배우고 미국에 도전 노크를 하면서 하나씩 발전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은 노력한 자와 준비된 자는 언제든지 기회가 온다는 말이 생각나게 한다.

 

 

 

주변의 속도에 따라가지 않는 나만의 보폭을 유지하면서 방송생활을 하는 그-

 

어머니의 유머가 정말 그보다는 웃음은 준 에피소드, 힘든 시절과 타인과의 관계는 물론 마음 다스기에 대한 긍정 마인드는 읽는 내내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특히 택배 아저씨와의 에피소드는 그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택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배고프다는 택배 직원에게 건넨 작은 정성, 온정이 드리운 일로 인해 마음이 푸근해짐을 느껴본다.

 

 

하루를 지내면서 그날의  일들을 정리하게 되면 하루를 무탈하게 잘 보냈다는 감사와 소중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가 쓴 글들을 읽노라니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만능 엔터테인먼트로서 여전히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  감사가 무엇인지를 아는 개그맨,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그가 정진하는 발걸음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오늘도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활기찬 음성(아~ 갑자기 따르릉~~ 노래가 들려오는 듯^^),  오래도록  라디오 방송인으로 만나고 싶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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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The Complete Maus 합본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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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2년 만화책으로는 유일하게 퓰리처상을 수상한 그래픽 노블인 '쥐'-

 

3월 김영하 북클럽에서 선정한 책이기도 하고 당시 출간되던 해에 읽은 책이기도 한 까닭에 다시 읽게 된 작품이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내용들에 대해서  실제 고통을 체험한 작가나 보통 사람들의 증언에 따라 알고는 있지만 이 책에서 다룬 이야기는 다시금 그들이 감내해야 했던 아픈 감정을 들여다보게 한다.

 

폴란드 출신 유대인인 저자의 아버지 블라덱 슈피겔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그림과 글을 통해 담아낸 이 작품은 두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룬다.

 

실제 아버지가 겪었던 홀로코스트, 그런 아버지와의 불화를 겪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면서 그려지는 가운데 독자들은 히틀러의 만행에 대한 행동과 이를 통한 생명을 저버려야 했던 수많은 유대인들의 삶을 통렬히 느낄 수가 있다.

 

부유했던 가정의 딸인 엄마 아냐 질버벨르를 만나 결혼하고 행복을 누리던 시기는 잠깐, 나치 독일의 침략과 게토에 정착하기까지 그들의 곁에 있었던 가족들이 하나둘  뿔뿔이 흩어지는 가운데  숨어 지냈지만 발각의 위험이 닥쳐오자 약을 먹고 동반 죽음을 택한 형제와 자녀들, 부모님의 죽음은 저자의 부모들이 겪기에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하루하루  지옥 같은 아우슈비츠에서 살기 위해 경우에 따라선 아첨과 민첩한 행동, 기술을 통한 위기 응변을 통해 삶을 이어가던 아버지의 진술은 살아남았다는 자체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 그런 영향은 엄마의 자살과 저자의 정신병원 입원으로 인해 임종을 보지 못했다는 죄책감, 모진 고초를 겪고 미국에 정착해 이제는 여유로운 삶을 살아도 되건만 절약에 대한 극심할 정도의 간섭과 몸에 밴 생활철학을 지닌 아버지를 바라보는 불편함 들은 부자간의 갈등을  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세대 간의 갈등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아버지가 자식의 안정된 성공가도를 바란 마음과 이를 거부한 채  아버지가 겪은 시대를 넘어 여유로운 평화를 누린 저자의 생각의 차이는 두 사람의 입장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으로 다가온다.

 

특히 유년시절, 모든 어른들이 자면서 끔찍한 비명을 지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던 저자의 말은 슬프고도 안타까움을 던진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두려움이란 강박감, 평생 악몽에서 벗어날 수없었던 아버지에 대해 이해를 할 수없었던 일들은  아마도 저자가 직접 겪어보지 못한 부분이기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모두가 죽고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그런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아가던 아버지를 바라보는 저자의 모습은 자신 또한 엄마의 임종을 대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란 부분에서 각자가 지닌 슬픔을 느껴보게 한다.

 

 

 

제목이 주는 쥐란 표현이 유대인을, 나치는 고양이, 폴란드인은 돼지, 미국인은 개, 프랑스인들은 개구리로 묘사를 하는데  전쟁 중에 유대인들이 겪었던 실제 상황에서 각 나라 국민들이 어떻게 대하고 행동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전쟁이 끝났음에도 유대인들에게 행했던 나치의 만행은 생각을 지닌 인간이라면 어찌 그런 일들을 행할 수 있는지 이 영향으로 끈질긴 삶의 마지막 부분을 이어가지 못했던 유대인 생존자들의 최후는 안타까움을 넘어 비애감을 느끼게 한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겪은 참상들, 평생 뇌리에 박혀 있던 아버지의 삶에 대한 의지와 증언들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후세대들에게 많은 울림을 전해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

 

 

 

 

(사족: 책 추천사에 고 신영복 님의 글이 나온다.

 

실제 출간된 해를 보니 2014년이고 신영복 님이 돌아가신 해가 2016년, 구매한 책의 판쇄를 보니 2022년 1판 13쇄로 되어있다.

 

그런데 추천사 연도는 아직도 생존 연도만 표시되어 있다.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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