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피, 열
단시엘 W. 모니즈 지음, 박경선 옮김 / 모모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가 독특해서 눈길을 끈다.



총 11편의 단편 모음짐으로 미국 내에서 극찬을 받은 여성작가의 데뷔작이란 점은 느낄 수 없는 강한 색채감을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책 제목에서 등장하는 13 살 소녀의 비극을 다룬 내용이 가장 인상 깊은데 왠지 슬픔과 그 슬픔에 대한 곱씹음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게 한다.



조금 더 길었으면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까에 대한 상상이 더해지는 내용들에 이어 단편만이 주는 묘미가 모든 작품들마다 녹아들어 있어 전체적으로 주제를 생각하면서 읽는 재미를 준다.



특히 여성들이 주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단편집에는 여성, 약자, 소수자로서 겪는 사회적인 불합리한 시선에서 받는 분노들이 표출되어 있고 이런 분노들은 그저 흘러가듯이 드러내 보인다는 점에서 관계의 갈등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이들 작품 중에  종교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허들]은 가장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한 단편이다.



신이라는 존재, 하느님과의 연관성은 제이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독실한 개신교 집안에서 자란 그녀가 목사가 말한 대목인 여성관에 대해 반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족의 피해 상황들은 진정한 종교의 의미와 포용들이  부족하단 느낌이 들게 한다.



각 단편들마다 생각하지 못한 주제를 통해 감각적인 느낌으로 다가온 작품들이 많았다.




매  작품들마다 그녀들(유색인종)이 겪는 일에 함께 분노도 느껴보게 되고 그들을  응원하게 되는  단편들이 저마다의 진실을 담아낸 것들이라 강렬함 뒤에 아름다움이 되새겨진 소설들이다.




뒤표지에 담긴 '만일 여자들에게 궁금해할 자유가 더 많이 허락되었다면 세상은 지금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라는 문구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질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차후 이 작가가 그리는 장편이 출간된다면 단편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내용들이 펼쳐질 것 같아 기대가 된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뜨거운 피 페이지터너스
이렌 네미롭스키 지음, 이상해 옮김 / 빛소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한 이후 유산을 하나둘씩 팔아 이제는 거의 가진 것 없는 늙은이로 홀로 살아가는 실비오-



가까운 곳에 사는 사촌인 엘렌 부부는 자신의 자식인 딸 콜레트의 결혼 소식을 알리고 콜레트는 잉꼬부부의 대표인 부모님의 결혼생활을 동경하며 충실히 살 것을 생각한다.



2년의 세월이 흐르고 자식 낳고 잘 사는가 싶던 콜레트에게 남편 장이 다리에서 떨어져 죽는 사건인지 사고가 발생하고 이후 콜레트는 아들을 데리고 친정에 살게 된다.




작가의 이력이 홀로코스트 당사자란 사실과 그녀의 사후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드라마틱한 부분도 그렇지만 자신의 삶의 여정을 그린 것처럼 생각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점이 빗나간 소설이다.




도심에서 떨어진 좁은 시골구석, 그 구석을 탈피하고 넓은 세상으로 뛰쳐나간 실비오란 노인의 삶이 어떤지를 그린가 싶더니 추리미스터리처럼 흐르는 과정은 예기치 못한 부분으로 다가왔다.

 


허나 그것이 하나의 단순한 장치로서의 역할에만 그쳤다면 이 작품이 지닌 뛰어난 반전의 내용은 독자들에게 작가가 보이고자 한 또 하나의 주제를 통해 다른 면으로써 생각할 점을 그린다.



젊은 시절의 들끊는 청춘의 피, 사랑이라고 느낀 순간에 물불 가리지 않는 저돌적인 행동도 그렇고 그 결과물로 탄생한 비밀들의 반전은 어떠한가?



나의 마음은 그럴 수 없다고, 윤리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다그치지만 지친 마음과 자신을 향해 오는 상대방의 사랑 앞에서 함께 한 그 시기의 뜨거운 피라니!





참으로 이상한 광기가 아닌가! 스무 살 시절의 사랑은 일종의 열병, 착란과 흡사하다. 그것이 끝나면 우리는 다른 것들은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금방 식어버리는 피의 뜨거움. 그 꿈과 욕망의 화염 앞에서 나는 나 자신이 너무 늙어버렸고, 너무나 차갑게 식었고, 너무나 철이 들었다고 느꼈다.








내로남불이란 말이 떠오르게 하는 실비오를 둘러싼  등장인물들의 사랑의 모습은 당사자들에겐 그 순간만은 진정한 삶을 느꼈다고, 사랑 없는 결혼과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딜레마, 잘못임을 알면서도 끌리는 마음의 향방들이 타인이 보기엔 불륜이지만 그들에겐 그 순간만큼은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던 시간들은  읽는 동안  그 사랑에 대한 충고나 비난은 함부로 할 수 없음이다.





잊힌 듯했던 과거의 사랑이 현재에도 지속될 수 없고 잊었다기보다는 묻혀있었다고 생각했던 사랑의 감정은 모두가 뜨거운 피의 결과로  이뤄진 것임을, 돌아보면 젊은 시절의 불타는 사랑의 모습들이 각양각색으로 흐르는 인생의 한 페이지처럼 여겨진다.








인생이란 것이 단순하게 흐르는 것만이 아닌 이들처럼 태워버릴 듯 사랑하고 헤어지고 잊어가며 잊히길 바라는 마음들은  마지막에 가서야 지난날을 회고하며 식어가는 그 시절의 애상들을 그리며 죽어가는 것이 아닐까?





길지 않은  분량의 소설 속에는 사랑, 질투, 젊음, 열정, 믿음이 모두 그려져 있어 인생의  모든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이드
니타 프로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통에 장애를 갖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성실한 자세로 일을 하는 몰리-


오성급 호텔에 메이드로 일하면서 돌아가신 할머니의 말씀을 새겨들으며 일하는 그녀는 주어진 호텔 청소일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는 여성이다.



주위 동료들의 따돌림에도 불구하고 예의 바르게 일하는 그녀는 어느 날 스위트 룸에서 재벌로 알려진 찰스 블랙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면서 사건의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과연 이 방에서  찰스를 죽인 자는 누구인가?



겉으로 보면 의사소통에 장애를 갖고 있는 그녀에 대한 편견들은 동료들을 위시해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도 그녀가 보인 이해하지 못할 행동 때문에 의심을 받게 되지만 이는 그녀의 진심을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판단 때문이다.




자신의 맡은 일에 관해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고 타인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도와주려 했던 그녀를 소위 호구로만 생각했던 사람들, 그렇지만 착한 몰리가 당하고만 있지 않은 과정이 통쾌한 반전을 그리며 이어진다.




처음엔 추리 미스터리로써의 매력을 지닌 내용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점차 진행되는 흐름들은 비단 추리물에만 머문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독특한 성격을 가진 몰리에 대한 캐릭터는 순수함을 지닌 순백의 성품을 지닌 여성이란 점과 그런 점들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되려 답답함과 자칫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조바심마저 들게 하지만 어느새 그녀에게 빠져든 독자라면 누구보다도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겉으로 보는 것만으로 판단을 내리는 오류는 물론이고    투숙객들이 메이드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과 그런 메이드란 직업의 세계를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몰리의 행동들은 자칫 어려움에 봉착한 사건을 풀어나간 반전의 모습을 그리기에  후련함을 느끼게 한다.








몰리의 시선을 통해 독자들은 이 사건의 흐름들과 세상의 잣대에 치우친 비판을 담은 책의 내용을 통해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과 그 다름을 서로 포용함으로써 이해와 인정에 대한 필요함을 그리고  있어 추리 스릴러 속에 여러 가지 의미를  녹아낸 소설이다.





특히 강자와 약자에 대한 확연한 부분들이 없었던 소설, 그렇기에 더욱 와닿는 부분이 많았던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따뜻함과 정겨움이 묻어나는 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저자의 신간-



 나도 그랬지라는 공감을 일으키는 글과 그림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단순한 글과 그림 속에 담긴 사소한 것들에 대해 신경 쓰이는 부분들을 캐치한 저자의 생각은 비단 어디 당사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적어도 한 군데 이상에서 비슷함을 독자들은 느낄 것 같다.



일부러 의식하지는 않지만 습관처럼 들르게 되는 편의점, 카탈로그 확인, 남의 집 화분확인, 꼭 살 것은 없지만 들어서 구경만이라도 해야 시원한 마음이 드는 무인양품 가게...








그중에서 가장 공감된 부분은 극장에서 영화를 본 후 마지막 앤르돌 확인과 해외여행 확인, 벚꽃 확인, 비 확인이다.



영화가 끝나면 대부분 관객들이 너도나도 서둘러 객석을 빠져나가는데  마지막까지 앉아서 올라오는 글자를 본다는 사실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라는 웃음, 여기에 뜻하지 않게 비하인드 영상이 올라와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사실을 저자는 알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갔다 온 여행지에 대한 추억을 펼치며 다시 계획을 생각해 보는 해외여행에 대한 글, 어른들이 말씀하신 시간의 흐름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생각들이  어느덧 그 의미를 깨달아가는 나이에 접어들어  저자가 느끼는 짧은 글들과 그림은 여전히 담백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비 확인을 하는 행동은 아는 지인이 며칠 전 한 말이 생각났다.




동영상에서 비 오는 소리를 듣는 구독자 수가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얘기했는데, 도심 속에서 내리는 비 소리가 아닌 순수한 자연이 연상되는 비 소리가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한다고, 저자 역시 자연은 아니지만 비 소리를 듣는 행위가 비록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그 느낌이 어떨지 일말 공감하게 된다.




지루하지 않게 짧게 쓴 문장과 그림을 통해 여전히 사소한 일들에 신경 쓰며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은 실은 우리들의 모습이자 대부분 일상에서 오는 비슷한 행동과 생각을 담고 있기에 킥킥 웃으며 무릎을 치면서 읽었다.








제목이 와닿은 에세이, 저자의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보면서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퀸 오브 킹즈 QUEEN OF KINGS
탁윤 지음 / 이층집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류의 인기를 새삼 또 한 번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북미 대표 소설플랫폼 왓패드(Wattpad)에서 판타지, 미스터리, 로맨스 등 10여 개의 영어작품을 공개해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처음 들어봤을 때의 생각은 영미 문학권 판타지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의 흐름들과 비슷할 것이란 것과 왕좌의 게임을 연상되기도 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점점 독보적으로 헤어 나올 수 없는 흐름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역경을 제치고 이뤄나가는 과정이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궁금증이 들게 했다.




시골에서 엄마와 살던 오브리엘이란 소녀가 아빠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원치 않은 16개국을 통치하는 칼라논 왕위 계승을 이어받게 되면서 펼쳐지는 장대한 서사는 판타지만의 속성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



평민여왕이란 것을   드러내놓고 업신여기며 행동하는 헨리크, 위험천만한 상황이 닥쳐 자신의 신체 위협에 맞서 마술을 이용한 결과는  어이없게도 헨리크의 집착으로 번진 사랑의 형태로 변해버린다. 



하지만 오브리엘이 사랑하는 상대인 카스티엘은  여왕이란 자리를 버리고 함께 하자는  의견을 내놓게 되고  헨리크와 대결까지,   어느 것 하나 그녀가 생각한 방향 대로 흐르지 않는다.




판타지 소설의 내용이지만 현실 속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처럼 그려진 부분들이 많은 소설이다.




굴곡진 고난 속에서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의 모습들이 현실 속 우리들의 삶의 한 부분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작품 속  오브리엘은 주저하지  않는다.




스스로 주어진 운명을 개척하는  진행은 스펙터클한 과정과 인간의 본성으로 인한 고민과 대립들을 판타지에서 보던 식상한 내용이 아닌 성장물과 함께 그려져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시선을 통해서 그린 작품 속 내용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과 어려움, 고통들을 신념을 가지고 굳걷이 지키고자 한 한 여인의 강인함을 느끼게 한 소설이다.




기존의 강인한 남성이 주된 주인공으로 등장한 작품들을 생각한다면 이번 작품은 소녀에서 진정한 여왕으로서 성장한 여전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차후 시리즈로도 나와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