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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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됐다가 이번에 새롭게 내용을 보충하고 출간된 저자의 작품은 이중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나면서 사용하고 익히는 모국어와는 달리 같은 언어의 뜻이 소리를 내면서 듣는 것과 머릿속에서 의미를 간직하며 익숙하게 다가오는 과정은 어떤 것이 더 유리하게 작용할까?



저자는 그런 점에서 양 언어에 대한 비교를 통한 내용들을 통해 그만의 받아들임 해석과 더불어 그 뜻풀이라고 해야 하나,   기존에는 보지 못했던 풀이식 해석이 신선했다.




전공이 러시아문학으로 독일로 건너가 살아가면서 일본인으로서 언어가 쓰이는 다양성에 대한 내용은 의미를 품은 내용과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선쯤으로 느껴질 수 있는 글들로 인해 저자의 어릴 적 경험과 함께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게 다가온다.




그녀는 모스크바에 대한 어린 시절부터 들어오던 단어를 실제 시베리아에 도착하면서 실감 있는 생경한 느낌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독일어에서 각 단어마다 남, 여성, 중성에 이르는 체계에서 오는 특징들을 사물에 대한 남다른 이름을 붙여가며 시각을 제공하는 부분에서 작가만의 독자적인 시선이 존재함을 느껴본다.




- ‘타자기 앞에 앉아있으면 타자기가 나에게 어떤 언어를 제공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시도 덕분에 독일어나 내 모어()가 아니라는 사실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나는 새로운 말엄마(語母)를 얻게 되었다.‘ p.45~46









전 부분들이 저마다 깊은 사색과 관찰들을 통해 보인 글들이 모두 와닿았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전철에서 책 읽기'다.




요즘 스마트폰만 보는 이들이 대부분인 현상을 생각하면 되려 책을 읽는 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시대에 저자가 책 읽는 시선에 집중하는 표현들은 그가 전하는 말로 그 공감대가 깊게 울린다.



- "시선은 폭력이다. 책들은 시선을 받아서 글자로 바꾼다.- p 107



다른 에세이와는 분위기가 다른 낯설기도 하지만 그녀만의 시선을 쫓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그녀가 전하는 글에 빠져 들게 된다는 것, 단조로운 가운데 흥미롭고 그러므로 더욱 그녀의 세상을 엿보는 시선에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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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워
폴라 호킨스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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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걸 온 더 트레인'으로 심리 스릴러의 맛을 드러낸 저자의 신작이다.



은둔형 작가로 알려진 버네사 채프먼 사후 테이트모던에서 작품 전시를 하던 중  한  법의인류학자가 작품 속 전시된 뼈가 인간의 뼈란 주장을 하고 이에 관한 메일을 보낸다.



그녀의 유언대로 작품을 상속받은 페이번 재단은 소속된 버네사 전문 큐레이터 베커를 그녀가 작업하고 살던 에리스 섬으로 보냄과 동시에 작품 속 뼈가 진짜 인간의 것인지를 조사하게 된다.








하루에 일정 시간 동안 밀물과 썰물이 오는 지형을 갖춘 외롭게 떨어진 에리스 섬이 갖춘 지형적인 조견은 버네사와 함께 인연을 맺고 살아온,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 의사 그레이스가 살고 있는 현재, 베커는 그녀와 만남을 통해 미처 받지 못한 버네사의 작품과 기타 다른 것들에 대한 것을 이번 기회에 가져오길 희망한다.




작품은 심리스릴러의 긴장미를 추구하는 정교한 플롯과 인간이 지닌 본성의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감정, 사랑과 우정의 사이에서의 딜레마, 우정 속에 각자가 생각하고 있는 생각들이 어떻게 변화를 이루는지를 잘 그려냈다.




섬이라는 공간적 활용에서 갇혀 있는 답답함과 확 트인 자연풍광에 맞서 작품에 매달리는 작가의 내밀한 일기와 편지들은 현재와 그녀가 사망하기까지 그녀가 살아온 인생을 엿볼 수 있고 그레이스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이어지면서 진실은 어디까지이며 거짓과 그 거짓을  둘러싼 내밀한 고통의 심리들이 바네사의 남편 줄리언의 실종과 함께 작품 속 뼈는 누구였는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극을 달린다.












작품은 예술적인 창작과 남녀 간의 사랑과 의심, 외도를 함으로써 주변인들의 마음까지 상처를 남겼고 여기에 현재 베커가 처한 현실이 함께 그려지면 두 개의 의심들이 함께 그려나가는 과정 속에 진실을 향해가는 진행이 반전을 이룬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한다는 것에 대한 받아들임이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들에 이르러서 알게 된   진범의 심리가 한편으로는 정신이상자처럼 보였지만  그럼에도 일정 부분에서는 그렇게 된 상황들이 인간에 대한 실망감과 미련, 그 자신이 쏟아부은 만큼 상대방이 자신을 대한 태도나 말에서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이 조금은 안타까운 부분으로 남는다.







인간의 뼈 실체 주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보통 이런 추리의 반전을 통해 개운한 결말이 주를 이룬 작품들과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지은 죄대로 죗값을 받는다는 것에 반한 결말이라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심리스릴러의 장점을 잘 그려온 작가답게  이번 신작 또한 영상으로 만나도 좋을 듯 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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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워
폴라 호킨스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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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스릴이 주는 긴장미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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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프랜시스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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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을 통해 듣는 것과는 달리 시각으로 그 소리를 음미한다는 것에 반대의 의견을 품을 수 없는 작가의 신작이다.



전작인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에서 사각거리는 연필의 스케치 그림을 연속 떠올려보면서 눈은 읽되 손은 나도 모르게 연필을 찾아 헤매며 건축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것과 비례한 그 이후의 작품들 또한 저자의 섬세한 필치가 각인되었던 만큼 이번 작품에서 또 한 번 느껴본다.







도쿄의 바쁜 회사생활을 접고 연고가 없는 홋카이도의 한적한 마을인 에다루에 정착한 무요 게이코-



비정규직으로 우편배달을 하면서 동거하던 남자 및 주변을 정리하고 내려온 그녀에게 주변에서 마주치는 이웃들에게 우편을 전하는 일은 단조롭고도 실용적인 면이 있다.



인차나이 마을에서 떨어진 강가에 목조 오두막에 기거하고 있는 데라토미노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홀로 살아가는 모습을 짐작케 하는 그의 주변을 지켜보던 어느 날 소포를 전하면서 그의 초대를 받게 되고 그곳에서 하세가와라는 부부와 만나고 데라토미노가 들려주는 '음'을 듣는다.



세상에서 온갖 소리를 들으며 하루에도 무심히 지나쳐가는 소음과 소리들, 그런데 그가 들려주는 '음'은 말 그대로 '음'이다.



함께 모여있을 때 진정한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에서 뚝 떨어진 독립적인 소리의 세계, 그 간단하고도 현실성 내지는 비현실적인 '음'에 빠져들면서 그가 이후 다시 초대한 것을 응하면서 둘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깊은 관계를 맺어나간다.



전공관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음'에 대한 표현이 이토록 정갈하면서도 껄끄럽고 불협화음 같으면서도 왠지 더 듣고 싶어지는 오묘한 세계, 읽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점차 진행되면서 성인들의 연애가 젊은 청춘들의 연애와는 좀 다르게 와닿았다는 현실성 있는 표현들에 빠져든다.



연애 감각이 없진 않았던 30대의 사랑이란 그 사랑의 주체에 해당하는 두 사람의 감정의 깊이와 생각도 그렇지만 사계절 자연의 변화해 가는 모습들이 문장문장마다 깃들어 있있어  역시 저자의 글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은 마을에서 보이지 않는 주요 시선의 대상자로서 그녀의 행동에 대한 소문들이 어떻게 흐르는지, 그러면서도 데라토미노의 일관성 있는 감정의 표현과 행동들이 호기심과 열정으로 시작했으나 점차 그를 알고 싶고 함께 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기까지 게이코가 느끼는 사랑과 연애에 대한 폭은 계절의 변화와 함께 보여주는 흐름들을 통해  잔잔하면서도 열정적이고 때론 그 표현들이 어른의 연애를 그렸다는 점에서 저자가 이런 작품도 쓸 줄 알았구나를 생각해 본다.



프랜시스란 수력기계를 관리하면서 게이코를 만나고 사건이 발생하는 과정에 자연의 혹독한 표현들을  제대로 드러낸 폭풍 장면은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깊게 한 매개가 아니었을까?




- 격류에 실려온 커다란 바위나 큰 나무줄기처럼, 거기에 멈춰 서서 형태를 남기는 것도 있지만 그러나 그런 것은 좀처럼 흘러오지 않는다. 그렇게 친숙하고 친했던, 못 알아볼 리도, 잊을 리도 없는 몸짓과 목소리와 냄새는 망망한 시간 앞에서 여지없이 패배한다. 기억은 희미해지고, 이윽고 잊히고 사라진다.-p.23




인생의 흐름이 강물의 흐름처럼 잔잔한 가운데 자연의 거센 도전을 받고 그 도전 속에 굳건히 버티는 삶, 그런 삶 가운데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다면 프랜시스도 이해하고 스스로 멈추길 허락했을 것도 같다.









어른의 연애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던 저자의 말처럼 자연의 조화 속에 인생과 사랑, 연애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실존하는 마을이라면  방문해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다만 전작들이 모두 양장본으로 출간된 것을 생각하면 이번 작품 또한 양장본으로 출간해도 정말 좋았겠단 생각이다.



가격 대비 200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의 내용을 생각해도 그렇고 소장하고 있는 책들과 함께 같은 형식을 취했더라면 더욱 좋았겠단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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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서머 워싱턴 포
M. W. 크레이븐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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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작품인 '퍼핏 쇼'로 국내에 처음 이름을 알린 저자의 두 번째 작품이자 '워싱턴 포'시리즈로 다시 만나게 된 작품이다.



첫 수사인 '이멀레이션 맨’을 해결한 이후 포는 6년 전 발생한 사건으로 다시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간다.



6년 전 발생한 미슐랭 별 3개를 갖고 있던 고급 레스토랑인 '벌리스 앤드 슬로'의 오너인 재러드 키튼은 딸 엘리자베스의 실종을 신고하게 되고 사건의 사후 진행으로 포는 재러드를 범인으로 지목, 그는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다.



그런데  6년이 지난 지금 엘리자베스라고 자칭 자신을 소개한 여인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재러드는 포를 법적으로 소송하게 되고 포는 엘리자베스의 신원이 정말  그녀인지를 다시 살펴보게 된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혈액조사는 당연히 그녀를 엘리자베스라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포는 이 사건의 배후와 사건 당시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였던 재러드에 대한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



현실을 놓고 보면 과학의 힘을 빌려 유전자 검사를 통한 혈액은 뒤바꾸지 않는 한 절대 변할 수없는데  그녀의 존재는 죽었다는 것이 확실했지만 살아있는 존재란 '이중사고' 사건을 포는 과연 파헤칠 수 있을까?








'퍼핏 쇼'에서도 그렇지만 정말 순간 몰입을 할 수밖에 없는 연결 상황들이 갈수록 긴장미를 더해간다.



진범임이 확실했던 자가 딸의 출현으로 풀려나면서 포를 법적으로 압박해 들어오는 시간 제약들, 여기에 세밀한 조사가 없었다면 엘리자베스란 인물의 존재가 실존인지 허구인지에 대한 중요한 판가름을 내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으로 여겨지는 블랙서머 트리플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추리의 맛을 쫄깃쫄깃하게 느끼면서 읽을 수 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인간의 비열한 욕망과 헛된 자부심, 명성을 이어가고자 필요하다면 모든 것을  차근차근 없애버릴 수 있다는 진범의 본성이 이 작품의 말미에 가면서 점차 증거물을 하나둘씩 수집하고 발견하면서 이뤄지는 진행이 전작 퍼핏 쇼에 이어 여전함을 느껴볼 수 있다.



개인적인 포의 불운한 태생의 비밀부터 천재지만 여전히 대인관계가 어색한 틸리와의 조합은 사건 해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은 포와 세대를 뛰어넘는  친구 이상의 조합을 다시 느껴보게 한다.



간혹 과거의 단순했던 시절들이 되려 좋았음을 작품들을 통해 느끼게 하는 것들 중 하나가 SNS 발달인데 이 작품에서도 자취를 감춘 엘리자베스라 칭한 여인을 추적하거나 과거 엘리자베스를 찾기 위해 이러한 것들을 이용해 발자취를 찾아가는  점에서는 유용하겠으나 정작 개인의 사적인 내용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삶의 이동이나 주변 친구들이 올린 사진까지 타고 넘어가는 일련의 과정들은 장점 뒤에 단점 또한 있음을 다시 생각해 본 시간이다.



제목이 블랙 서머라 여름의 계절 중 한 시절을 부른 명칭인 줄 알았으나 내용을 들어가 보니 트리플 명칭이었다는 사실에 약간 헛웃음이 나기도 했는데 아마 정식으로 블랙서머 트리플이라고 했다면 중요한 소재임을 느낄 수 있는 기대감이 줄어들까 봐서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러나 진짜 사건 해결 실마리를 풀 첫 번째 단서였단 사실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모순되는 두 가지 사실을 놓고 진실을 추적해 가는 포의 추리력도 그렇고 틸리의 여전한 천재적인 두뇌 플레이는 이 조합들의 새로운 사건을 대할 때마다 기대감을 높여줬다는 데에 만족감을 느낀다.




개체수가 줄어들어 법적으로 사냥을 할 수 없게 만든 회색머리멧새(오르톨랑)에 대한 묘사나 요리에 대한 인간들의 극강의 미각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희생되어야 만  했던 이야기의 초반을 중점으로 요리에 대한 야망에서 비롯된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행동이 저절로 눈을 감게 만드는 묘사 부분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네이버 발췌)




연일 무더운 요즘  추리의 서늘한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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