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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키드 - 관타나모 수용소 최연소 수감자 무함마드 엘-고라니 실화 오디세이
제롬 투비아나 지음, 알렉상드르 프랑 그림, 이나현 옮김 / 돌베개 / 2024년 10월
평점 :
국가 권력에 의해 그것도 타국의 정치적인 이유로 아무런 죄도 없는 한 인간의 삶이 무너져 내렸다면 누구의 책임인가?
진정 민주주의 국가를 대표한다는 세계 최고의 나라인 미국에서 자행된 이 같은 일들이 한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한 날것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서는 작품은 연신 무거운 마음이 들게 한다.
차드 출신의 부모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민 와 태어난 무함마드 엘 -고라니.
가난한 삶은 어린 시절부터 길거리 장사를 하면서 성장했고 파키스탄 친구의 권유로 파키스탄에 건너가 영어를 배우고 컴퓨터를 배워 자신만의 사업을 하는 꿈을 꾸던 독실한 이슬람 신자인 소년이 어느 날 파키스탄 경찰에 의해 붙잡히면서 인생은 180도 바뀐다.
당시 9.11 테러가 발생한 때라 미국의 주도 하에 알카에다 존재들을 추적하기 시작한 파키스탄 정부는 목적에 부합해 아무런 연고와 이유도 없는, 그저 운이 나쁘게 걸려들었다고밖에 할 수 없는 무함마드는 단돈 5000달러에 넘겨진다.
이후 영문도 모른 채 칸다하르에서 한 달을 머문 후 관타나모 캠프와 여러 곳을 거치면서 받은 고문의 실상은 기사 보도에서 보여준 참 진실을 통해 우리들에게 각성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14살 미성년 소년이라면 수감의 조건에 맞지 않은 일이었지만 당시 파키스탄으로 가기 위한 여권조작에서 나이가 많게 설정됐다는 점과 이후 그가 관타나모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인권과 존엄을 가지기 위해 저항한 일들의 역사는 그래픽 노블로 보기에도 너무도 가혹했다.
유일한 흑인소년이자 이슬람교도란 점 때문에 인종차별은 당연했으며 먹기조차 힘든 식사, 그 가운데 저항을 통해 간수와 그 윗선들에게 수용된 자로서 온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투쟁의 연속은 소년에서 청년이 될 때까지 기나긴 시간이 흐른다.
영리하고 무엇보다 심문 과정에서 그들이 원하는 답을 하지 않았던 결백을 주장한 무함마드란 인물에 대해서 오랜 시간 끝에 무죄를 받고 풀려났어도 여전히 사우디아라비아로 돌아가지 못한 채(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거절) 차드로 돌아가고 적응하지 못한 채 다시 여러 나라를 전전하는 그의 인생은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관타나모에 수감된 자는 영원한 관타나모인 이란 인식은 그의 인생에서 정착하고 스스로 일군 성취도를 각 나라 당국에 의해 무참히 모래성처럼 무너져 버리고 다시 새로운 곳에 가서도 여전히 두려움에 쌓인 고된 인생행보에 대한 그가 들려주는 내용들은 마치 다른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인 듯 보였다.
그럼에도 지치지 않은 그의 희망이 깃든 인생에 대한 도전은 여전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보통 사람이라면 그처럼 해나갈 수 있을까 싶은 정도의 강인함을 보여줬다.
현대판 오디세이의 행보를 통해 그가 정말 이제는 누구의 눈치와 두려움이 없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고문의 후유증으로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그의 상태는 절로 눈물이 나는데,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이토록 가혹하게 할 수 있나를 연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험난한 운명에 무너지지 않았던 정신, 불빛조차 보이지 않았던 감옥에서도 저항의 노래를 불렀던 그에게 미국은 자신들이 저지른 테러 실상에 대한 폐해와 진실 감추기에 대한 비판 감수는 물론 그로 인해 한 인간의 찬란한 청춘의 빚을 이제는 갚아야 하지 않을까?
부디 무함마드에게 이제 더는 두려움이 없는 편안한 삶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