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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화전 - 지상 최대의 미술 사기극 ㅣ 밀리언셀러 클럽 133
모치즈키 료코 지음, 엄정윤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 스포 있음
1990년 영국의 루비 미술 경매회사에서 이안 노스윅은 고흐가 그린 "가셰 박사의 초상" 구입을 위해 경매에 참여를 한다.
유명하지 않은 그림을 아무도 낙찰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한 일본인과 치열한 경쟁 끝에 그 그림은 일본인에 손에 넘어가게 되고 10여 년이 흐른 2002년-
미술을 공부한 오우라 소스케는 변변치 못한 사업의 일로 엄마로부터 수시로 용돈과 사업에 필요한 돈을 조달받는 신세로 전락하고 그런 아들을 둔 엄마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귀중한 그림이나 물품들을 히노가 운영하는 화랑에 팔면서 아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돈을 받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야부키란 사람이 일감을 의뢰하면서 그와 친분이 쌓여가고 그러던 중 그로부터 주식을 이용한 돈을 벌 수있단 제의를 받고 그에게 돈을 투자하지만 사기를 당한 것을 뒤늦게 깨닫게된다.
한편 긴자에서 8년 간 클럽에서 일하던 후데사카 아카네는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클럽주인에게 갚을 돈을 못갚게 되자 도망치듯 살아오다 조그만 술집을 운영하게 되지만 클럽주인으로부터 빛 독촉을 받게되고, 손님으로 온 도미오란 사람으로부터 주식을 이용한 돈을 벌 수있단 제의에 은행에 빚을 져가며 그에게 돈을 주지만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된다.
이 두 사람에게 손에 쥐어진 것은 "대회화전 4월 11일부터 개회, 잊어버린 시절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 란 문구가 있는 신문조각 한 장-
증권회사가 있는 주소로 찾아간 두 사람은 그 곳에서 만나게 되고 곧 이어서 아카네의 술집으로 자주 오던 시로타도 같은 처지임을 알게 되면서 세 사람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시로타의 제의를 받아들이게된다.
시로타는 자신이 근무하는 은행의 창고를 관리 하는 곳에 135점의 그림이 있단 것에 착안, 그 그림 중 가셰 박사의 초상이란 그림을 사길 원하는 사람이 있단 사실, 그 그림만 넘기면 세 사람이 빚진 돈을 갚을 수 있단 솔깃한 제의로 전두지휘는 시로타가, 이후 두 사람은 창고에 들어가 모든 그림을 갖고 나오는 도박을 하게 된다.
기억나는 영화 중에 캐서린 제타존스가 원적외선 빛을 뛰어넘고 박물관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장면의 연상이 우선 떠올랐다.
일개 평범한 사람들이 무모하게시리 창고에 갇혀있던, 말로만 듣던 실제의 진품인지, 모조품인지 조차 모를 그림들을 모두 갖고 나오는 장면에선 두근두근, 과연 성공할 수있을까? 하는 조바심도 내게되고 뭣보다 세 사람이 모인 사연엔 치밀한 계획이 합작이 되어 있어 한치의 어긋남이 없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어서 신인추리소설상을 받았다곤 하지만 허술함이 없는 글 솜씨를 보여준다.
생 전에 고흐는 말년에 비참하게 죽으면서 그림 600여 점을 남겼고 가셰 박사의 초상도 실은 자신의 주치의로서 아마추어 화가로 있던 실제 가셰 박사의 얼굴을 그린 것이다.
책 표지는 실제의 그림과 색 면에서 달리 보이지만 졸린 듯 매사에 의욕이 없어보이는 남자가 턱에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이다.
이 그림은 실제로 1897년 여성화가인 앨리스 루벤이 300프랑에 산 것이라고 하는데, 그 후 여러 사람을 거치면서 일본의 버블경제의 여파로 많은 미술품들이 당시에 일본인의 손에 넘어갔다고 한다.
이에 착안한 소설가의 그림을 소재로 다룬 이 책은 당시의 유럽화단에서 취급조차 당하지도 못했던 인상파 주류의 기운이 신대륙 미국인들의 문화적인 보고에 목말라 호응을 얻으면서 빛을 보게 됬고 이어서 일본에 넘어가기 까지 우여곡절의 순간들을 이야기 해 준다.
진정한 미술품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하는가? 에 대한 히노 화랑의 주인 히노와 그로부터 매번 거절과 충고를 당한 화가 지망생 미노베, 백화점 그림 담당부서 직원이었던 시노타, 아니 본명인 우차야마란 사람들의 양심적인 예술을 향한 생각엔 그런 열정과 행동들이 있기에 조금이나마 그림을 바라보는 보통의 사람들이 행복을 느낄 수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처음엔 각자가 당한 억울함, 그렇게 까지 궁지에 몰아넣은 이케타니에 대한 복수, 그리고 자신이 벌여놓은 돈의 유혹에 빠져나오기 위해 행동에 옮기는 세 사람들의 긴장감과 그들을 최종적으로 양심적으로 해결해 준 시로타의 행동이 유쾌, 상쾌, 통쾌하기 까지한 기분좋은 결말로 끝을 맺고 있어서 신인 작가치고는 그림이란 매개를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예술품을 바라보는냐에 따라서 달리 보일 수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책이다.
이안처럼 한 여자 때문에 그림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빼어난 예술품이 버블경제의 뒤 안길에 갇혀서 감상 할 기회조차 없게 만든 은행, 기업들의 고발과 함께 모든 사람들이 감상 할 수있어야 진정한 예술품이 더욱 빛날 거란 생각에 행동에 옮긴 시로타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여전히 미술품은 귀한 존재고, 그에 영향을 받아 모든 사람들이 그림 앞에서 잠시나마 일상의 모든 것을 던지고 행복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미술 전반에 걸친 신생화가의 발굴과 지원, 그리고 그림을 통해서 유통이 되는 뒷거래의 모습들이 그려져 있어서 그림에 대한 문외한이라도 작가의 친절한 설명이 들어있어 그간 몰랐던 미술계의 다양한 시각과 사실들을 읽어나가는 재미를 준 책이다.
***** 그림에 대한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싶다. 자는 그 134 점의 그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
은 겁니다. - 시로타가 한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