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비망록
조부경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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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조차도 희미한 나이에 클리어워터가에 입양된 릴리안은 양아버지의 따뜻한 보살핌과는 달리 무뚝뚝하고 자신과 거리가 있는 양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다

 

 양아버지의 죽음으로 그 동안 모르고 살았던 자신의 친 오라버니라고 소개한 윌을 만나게되고 양엄마의 곁을 떠나 브루크사이드 저택에 입성하게 된다.

 

 갑작스런 환경변화와 꼬박꼬박 예의를 갗춰 자신을 대하는 윌을 보면서 진짜 자신의 오라비인지를 의심스러워하는 가운데 모든 방은 열어볼 수있지만 그녀의 방 쪽으로 난 한 군데의 방만은 알길원하지 않았음 하는 말에 일단 수긍을 하게된다.

 

 엄격한 숙녀로서의 가짐을 받아 온 릴리안은 윌이 자신을 보는 눈빛과 행동, 그리고 선을 넘어선 제의를 하는 그 모습에 혼란에 빠지기도 하지만 단순히 가족이 생겼고 이에 의지할 데라곤 이 곳 밖에 없단 사실에 그를 오빠라고 인정하면서 살게된다.

 

하지만  밤마다 이상한 여인의 노래소리와 절규, 그리고 드디어 닫혀있는 그 방안에 있는 여인과 대화를 하게 되면서 더 이상 윌이라고 불리는 자는 자신의 친 오빠가 아님을 알고 경악을 하게된다.

 

 윌이라고 칭하는 자-

레온딘 백작의 후손이자 엘리엇이란 진짜 이름을 갖고 있는 그는 어릴 적 입양되온 한 살위의 형인 윌을 만나게되고 그 후부터 윌에게서 릴리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라게된다.

 

 언제부턴가 릴리안을 맘에 두게되고 이튼스쿨과 캠브리지 대학을 거치면서 전정한 혈육 이상의 형제애를 가졌던 두 사람-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엘리엇은 윌의 대행자격으로 릴리안을 추적하게되고 집에 데려오면서 그녀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는데, 여전히 릴리안의 맘 속엔 모든 전말을 알게 된 후의 그를 더 이상 바라볼 수없는 상황을 느끼게된다.

 

 제 1회 네이버 웹소설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은 이 소설은 어릴 적 "푸른 수염"이란 동화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하지만 전적으로 이 형태를 취한 것은 아니고 웬지 모를 사연을 간직한 윌의 대행자로서 엘리엇이란 사람이 요구한 닫힌 방에 대한 개방을 원치 않는단 정도가 비슷하다.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 지금도 그렇고 동성을 향한 사랑에는 폭 넓은 이해를 수긍하기 쉽지않다.

 

 이 소설은 윌과 릴리안이 자라 온 어린 시절의 엄마로부터 받은 아픈 추억과 상처, 당시의 의학의 미비한 부분으로 인해 환자를 옳게 치료하지 못한 안타까운 시기를 놓치고 그 결과 한 가족이 산산이 부서져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와야했던 아픈 과정들이 1부격에선 릴리안이 바라보는 시선, 2부에선 엘리엇이 사실을 털어놓는  방식으로 그려진다.

 

 세상, 그 누구에게도, 특히 여자라고 각인되는 사람들을 싫어하고 좋아하지 않았던 윌의 행동엔 이런 아픈 시절의 영향이 오히려 관심의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할 사랑으로 번지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되고 , 그 상황에서 자신이 뛰어든다면 자신조차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한 순간의 결정으로 인해 오래토록 괴로움에 떨며 살아야했던 엘리엇, 그리고 알게모르게 어린 시절에 겪은 트라우마의 영향으로 자신의 주체할 수없는 행동에 괴로워하는 릴리안의 사랑을 하게 된 사람들의 사연과 행동들이 반전과 곁들여져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되면서도 거절 할 수밖에 없는 아픈 심정들이 느껴지게 만든다.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가려는 의지로 우뚝 서게되는 릴리안이란 여인과 그녀의 모든 것을 수용하고 사랑하는 엘리엇, 그리고 양엄마와의 보이지 않는 사랑관계, 항상 따라온 윌의 형체를 떠나보내기까지의 과정이 하나하나,  귀신은 보이진 않지만 마치 내 곁에 숨소리 하나 세세히 듣고 있을 것 같은 섬짓한 묘사들이 읽는내내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는 소설이다.

 

 

로맨스 소설이라는 것이 행복의 결말을 대부분 그리고 있어서 그런가 자주적으로 자립하려는 의지의 릴리안이란 여성의 심리상태의 흐름이 자연스레 보이는 것이 읽는 내내 흐뭇함을 전달해준다.

 

 잔잔한 로맨스를 읽고싶다면 이 책을 통해서 한 순간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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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송어낚시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차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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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을 제목을 접했을 때는 영화 브랜드피트 주연의 "흐르는 강물처럼" 이란 것이 떠올랐다.

 

 잘 생긴 얼굴에 햇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빛의 역광 속에 잔잔히 흐르는 강물에 긴 낚시줄을 힘껏 위로 쳐들어 휘~익 던지면 낚시줄의 반동으로 인해서 물 속에 잠수를 하고 그  낚시줄에 엮인 미끼를 덥석 문 싱싱한 자연의 생생한 그 현장 속으로 흠뻑 젖어든 때를-

 

하지만 이 책은 제목과 달리 무척 난해한 책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이 출판된 시기는 1967년-

1960년대 미국 소설의 특징을 파편적이라고 말했던 커트 보네커트에 의해서 출판이 되었고 이 책은 그 후 미국의 젊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한 권쯤은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책으로 유명세를 달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소설이라고 나온 것이라고는 하나 어느 특정 흐름에 연속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이해를 할 수있을 것 같은 문장이 나오는 순간 바로 메타포와 무수한 언어들의 난립으로 도통 읽어나가면서 흐름을 잡기가 쉽지 않은 책이다.

 

 작가는 부인과 딸을 데리고 송어가 있는 미국적인 전원 목가적인 곳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당시의 시대상을 감안해 작가는 평화로운 전원적인 풍요로운 자연이 있는 미국이 점차 산업화 되어가고 그 안에서 흑인창녀, 몰몬교 신도들, 그리고 오염이 된 강에서 부인과 성교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액을 분출하고 그 정액은 오염된 물과 함께 흘러가는 묘사장면을 통해서 현대 서구문명의 정신적 풍경과 그 단절, 상실감에 이은 폐허와 죽음의 연결을 통해서 미국의 현 세태를 정치, 문화, 사회의 전방위적으로 꼽은 책이라고 할 수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여전히 내겐 어려운 책이었다.

 내가 태어난 시대가 아닐 뿐더러, 이미 이것을 각오하고 어느 부분은 수긍하고 들어가면서 읽었지만 미국사람만이 느낄 수있는 유머와 은유적인 흐름의 글은 책의 페이지는 적었지만 아주 정독을 하면서 그 의미를 새겨가면서 읽게 만들었고, 그나마 책 뒤편의 역자의 보충설명을 곁들여 가며서 읽음으로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한 의도를 제대로 짚어낼 수있었던 , 손이 연신 앞.뒤로 움직이면서 같이 송어를 낚어가는 여정의 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기 짧은 챕터 속의 이야기들은 중반 쯤 부터 지나가면 이미 이 분위기에 익숙해 이 말을 한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를 먼저 궁금해보고 나중에 책의 뒤편 해설보충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다.

 

작가 자신이 지향해 온 소설적 핵심의 주제인 상실, 비탄, 목가, 향수가 송어라는 의미 안에서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주변을 바라보는 입장에 서기도 하는 등, 정해진 특정체의 모습이 아닌 것으로 비추어진다.

주인공이 잃어버린 미국을 찾아 방황하는 과정이 다른 책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면서 소설적이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한 두 가지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책 속에서의 주인공의 탐색 여행은 클리블랜드이 쓰레기더미 속, 쥐와 벌레, 폭력, 나아가서 미국의 환경 생태계가 파괴된 현장을 보는 그 씁쓸함까지 그려지는 과정이 시대는 달라졌다고해도 현재의 지구 환경을 생각한다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현상의 고발 작품이 아닐까 싶었다.

 

 ***** 그러나 재생과 낙원회복을 위한 기구는 부단히 계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은 전 인류의 과업이자, 동시에 작가들의 엄숙한 사명이기도 합니다. 작가들의 금빛 펜촉에서 샘물처럼 흘러나오는 지혜나, 비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언어들이야말로 '잃어버린 전원' 을 현대인에게 되찾아줄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기 때문에 작가의 펜은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고, 싱싱하게 퍼덕이는 송어를 토해내는 마법사 멀린의 지팡이와도 같은 것입니다 .-P287 (작가와 역자의 인터뷰 중에서)

 

이미 다른 해에 나왔던 책이 이번에 새로 개정이 되면서 나온 책이다.

 

 영문학과 전공자들이라면 훨씬 쉽게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란 생각이 들정도로 역자의 해설 없인 이해과정이 어려웠던 책,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제목 때문에 낚시코너에 진열되었다던 책이었지만 작가의 미국의 현 세태를 고발한 동시에 여전히 자신의 펜촉을 이용한 현대인들이 꿈 같은 휴식처를 찾기위해 여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란 희망이 보인 책이기도 하다. (역설적으로 작가는 권총으로 자살, 유려한 필체를 더 이상 빛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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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들의 도시 - 한국적 범죄의 탄생에서 집단 진실 은폐까지 가려진 공모자들
표창원.지승호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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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프로파일러란 이름으로 낯설지 않은 전직 경찰대 교수인 표창원 씨와 전문 인터뷰어로서 여러사람들을 취재한 바 있는 지승호 씨간의 대화록이다.

 

 지금 한국의 사회, 특히 자신이 몸 담고 있었던 경찰이란 조직과 검찰, 그리고 그 윗선인 정치가들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가 앓고는 있지만 누군가가 나서서 쉽게 이러한 이러한 점을 개선해 나가야한다고 크게 목소리를 내지 않은 답답한 세태에 대한 이야기 나눔이다.

 

 도주를 거듭하다 잡힌 신창원의 그 내면적인 악한 범인의 이미지 뒤엔 그가 자란 배경과 우리사회가 도외하다시파한 결과의 현재성, 그리고 가정 내의 폭력은 사회의 한 문제로 보지 않고 가정 내의 문제로만 보아서 생기는 사건의 발단과 어이없는 결과, 그리고 최근의 국정원 사건까지 우리가 조금만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그 문제점 또한 적지 않음을 경각심 있게 일깨우는 책이라고나 할까?

 

 특히 경찰과 검사, 그리고 검찰간의 서로 상호간의 협조도 부족한 판에 각자가 쥐고있는 숟가락에 한 술 더 얹어서, 아니 숟가락에 이미 올려져있는 밥 한술조차도 나눠먹기 싫은 권력의 다툼, 초임의 검사로서 가지는 마음가짐은 서서히 재벌과의 협상, 그리고 차후의 전관예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없는 결탁의 전례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미 한국의 사회는 아무리 이런 과정을 단숨에 변화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조금의 변화 개혁이란 말 앞에선 끝없는 인고의 세월이 필요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다.

 

 서양의 기본적인 경찰에 대한 조직도, 그리고 경찰이 되기 위해 뽑는 기준선의 선발과정과 계급의 차이를 떠나서 서로가 상대의 베테랑적인 경력을 이해해주는 풍토, 그리고 신고가 들어 온 집에 가택을 수사함에 있어서 문을 열고 들어갈 때의 상황판단이 실물 파손이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지라도 그 피해보상은 나라에서 해 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 결과?- 경찰은 경찰대로 자신의 최선대로 다한 임무로 인한 예기치 못한 파손에 대한 결과에 대해 조금이나마 위축됨 없이 다시 시민들을  위해서 일할 수있는 풍토가 된다고 한다.

 

(시티즌 인 유니폼(citizen in uniform). 제복 입은 시민. 경찰은 시민의 일부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인간이 지닌 복잡 미묘하고 어지럽고 미세한 부분들이 서로 얽혀있는 사회인지라 이런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각개 기관들의 독립성 주장에 다시금 생각을 해 보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의 예시서부터(싸인), 영화(7번 방의 기적)CSI의 결코 완벽하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이미 선진국에선 이런 약품 처리과정에서 오는 유독성에 대한 미연의 사람을 보호하는 방지 장치, 그리고 사건 발생 후 사후 흔적처리같은 것을 피해자 가족들이 아닌 나라에서 해 준다는 점이 , 우리나라가 세계경제 10위 권 안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법처리  문제점 하나하나에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에는 여전히 요원한 숙제가 많음을 알게해준 책이다.

 

 방송에 아동 성폭행 피해자의 신상과 법 적인 형량선고 이외에사형폐지에 대한 견해, 피해자가 오히려 사회로부터 몸을 숙이고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채 살아가야하는 사회적인 정서에 대한 병폐를 조목조목 대는 두 대화간에는 우리가 그 동안 방송에서만 들어오던 정의는 도대체 어디갔으며, 이런 일들은 내 주위엔 일어나지 않겠지하는 안일함 속에 차후 개선책이 없는 상태의 현시점을 돌아보면서 나는 과연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들 속에서 그저 관심 없는 척 하며 공범자로서 한 일조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운 반성을 일게한다.

 

 나무도 첫 씨앗을 뿌리면서 몇 십년을 바라보고 그 나무가 제대로 제 몫을 하길 기다린다.

 

 하물며 사람들이 만든 제도 안에서 그 제도의 비 현실성을 고치고 좀 더 나은  사회로 가려는 길은 말해서 무엇하랴?

 

표창원 씨의 주장도 그것과 일맥상통한다.

 

 현 정권에서 모두 이루려하지 말고 그 토대만이라도 세운다면 차후 정부에서 이런 점을 이어받아 여.야의 구분없이 몇 십년이 흘렀을 때 그 열매의 결실을 보지 않겠는가? 하고 말이다.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있는 사람을 채택해서 좋은 정치로 이끌어 나가는 것도 좋지만 만에 하나 공직인으로서 국민들의 실망을 사는 일이 발생한다면 자신이 가장 아끼는 신체의 한 부분이라도 걸려내야하는 정치적인 풍토,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깬 각성들이 다시금 필요함을 역설한 이 책은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지나쳤던 나, 그대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공범들이 아닌가 싶다.

 

책표지는 순한 양의 탈을 쓴 사람들이 각기 다른 포즈로 있는 모습들이다.

 

 그 위에 빨간 방울들이 떨어져내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모습들이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어오면서 말하지 못했던 억울함을 드러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정의 , 정의, 라고 수도없이 말하지만 진정한 우리가 바라는 정의실천을 위해선 할 수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이 책은 묻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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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윤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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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골드먼은 첫 출판으로 나온 책이 대 성공을 거두게 되지만 이후의 작품을 쓰는데 작가로서 창작에 대한 어려움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런던 차, 대학 스승이자 자신을 문학의 길로 이끌었던 HQ해리 쿼버트 교수가 살고있는 오로라에 가게되고 그 곳에서 스승의 집에서 33년 전 실종이 된 롤라라는 , 당시 15세의 나이로 알려진 시체가 발견이 되면서 범인으로 스승이 지목이 된다.

 

해리로부터 사실은 당시 34이었던 자신이 15살의 롤라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으며, 그녀와 함께 떠나기로 약속된 날, 롤라와 롤라를 뒤쫓는 남자를 목격한 한 여인이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그녀 또한 죽은 사건이 발생했단 사실에 마커스는 스승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 해리의 진실을 밝히고자 오로라에 머물면서 취재를 한다.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 온 길은 주위에서 평판해준 '걸물'이란 이름답게 그 자신의 나약함을 뒤로감추고 자신이 뛰어나게 발휘될 수있는 곳만 골라서 생활했던 마커스는 스승과의 대화를 통해서 책을 어떻게 써 나가야할 것인지, 도대체 왜 , 해리를 범인으로 몰고갔는지의 모든 정황을 알기위해 오랜 세월 그 사건을 기억하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책을 써내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소재의 선택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기.승.전.결의 마무리까지 단어 하나하나에 온 힘을 쏟으며 나의 책을 출간하는 작가들이 다시 한 번 새삼스레 존경스러워진다.

 

 이 소설은 크게 15세의 놀라라는 여학생의 죽음을 둘러싸고 33년이 흐른 지금에, 스승인 해리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한 신참 작가이자 제자인 마커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흐르고 있지만 한편으론 어떻게 작가로서 글을 써야하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대화를 마커스와 해리를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다른 시선으로 눈을 돌리게하는 이중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책이다.

 

 전체 31개의 이야기로 구성이 되는 책은 현재의 31부터 시작해 마지막 사건의 해결까지와 그 이후를 다루면서 해리가 놀라와 이루어지지 못한 후 '악의 기원'이란 책으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해리처럼 다른 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는 똑같은 상황을 보여주면서 마커스에게 자신의 비밀과 놀라의 죽음, 그리고 배후의 아픈 이야기까지 스릴 소설을 아니지만 반전의 반전, 또 반전의 맛을 느끼게하는 책이다.

 

신인 작가치고는 단순한 실종사건을 가지고 이렇게 두 갈래의 길을 그려내고 독자로 하여금 매 챕터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해리의 말로서 독자들에게 다음 순간이 궁금해져 눈을 돌릴수가 없게 만든 솜씨가 대단하단 느낌이 들었다.

 

 언뜻 이해하기 힘든 놀라와 해리의 사랑하는 사이의 설정은 흡사 롤리타를 연상하게도 하고,(하기사 사랑엔 국경도, 나이도 상관없고, 찰리 채플린과 유진오닐의 딸 관계만 봐도 그렇다.어느 누구도 이들의 사랑을 속단하면서 비난할 수만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먼 훗날 롤라가 성인이 되기만을 기다리며 자신의 글을 봐주고 응원해 준 진정한 사랑하는 여인으로서의 롤라를 대하는 해리의 진정한 맘이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사랑을 소중히 여기게.

가장 소중한 쟁취 대상으로.

유일한 야망으로 여기게. 사람들이야 있다가도 없어지고 그러고 나면 또 새 사람이 오지. 책도 한 권이 가면 다음 책이 또 오고. 명예도 지나가면 또다른 명예가 오고 돈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마커스. 사랑은 한번 지나면 다시 찾아오지않고 짜디짠 눈물만 남는다네."

 

사랑이야기와 책이 출판이 되기까지의 출판사가 작가에게 계약하는 단계부터 디자인, 마케팅,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한 광고를 하는 전략까지 두루두루  알 수가 있고 모든 것이 그렇지만 힘들게 창작하고 세상에 책이 태어나기까지의 모든 사람들의 수고스러움이 존경스레 다가옴을 느끼면서 읽게된다.

 

 1.2권을 읽으면서 읽는 속도의 흡입이 무척 빠르게 다가오기 때문에 읽는 내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작가의 태생에도 불구하고 아주 현실적으로 미국이란 나라 안에서 일어났다고 생각될 만큼 미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고 사건을 둘러싼 오로라 마을 사람들의 보편적이면서도 자기보호 본능을 드러낸 각기 다른 상황을 그려낸 대화가 나중에 반전을 그리면서 맞물리게끔 그려낸 보기드문 잘 짜인 책이란 생각이 든다.

 

“마커스. 책의 마지막 내용만으로 좋은 책의 여부가 결정되는 건 아니네. 이전의 내용들과 어우러져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지. 책을 읽고 난 독자는, 그러니까 책의 마지막 단어를 읽고 난 바로 그 순간 아주 강렬한 느낌에 젖게 되네. 지금까지 읽은 책의 내용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상태로 한동안 책표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게 되지. 그 미소 한구석에는 슬픔이 어려 있을 걸세. 이제 책 속의 인물들이 그리울 테니 말이야. 마커스, 좋은 책이란 다 읽은 게 아쉬워지는 그런 책이라네.” -2권 409p

 

마지막 문구는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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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화전 - 지상 최대의 미술 사기극 밀리언셀러 클럽 133
모치즈키 료코 지음, 엄정윤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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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 있음

 

1990년 영국의 루비 미술 경매회사에서 이안 노스윅은 고흐가 그린 "가셰 박사의 초상" 구입을 위해 경매에 참여를 한다.

 

유명하지 않은 그림을 아무도 낙찰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한 일본인과 치열한 경쟁 끝에 그 그림은 일본인에 손에 넘어가게 되고 10여 년이 흐른 2002년-

 

 미술을 공부한 오우라 소스케는 변변치 못한 사업의 일로 엄마로부터 수시로 용돈과 사업에 필요한 돈을 조달받는 신세로 전락하고 그런 아들을 둔 엄마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귀중한 그림이나 물품들을 히노가 운영하는 화랑에 팔면서 아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돈을 받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야부키란 사람이 일감을 의뢰하면서 그와 친분이 쌓여가고 그러던 중 그로부터 주식을 이용한 돈을 벌 수있단 제의를 받고 그에게 돈을 투자하지만 사기를 당한 것을 뒤늦게 깨닫게된다.

 

 한편 긴자에서 8년 간 클럽에서 일하던 후데사카 아카네는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클럽주인에게 갚을 돈을 못갚게 되자 도망치듯 살아오다 조그만 술집을 운영하게 되지만 클럽주인으로부터 빛 독촉을 받게되고, 손님으로 온 도미오란 사람으로부터 주식을 이용한 돈을 벌 수있단 제의에 은행에 빚을 져가며 그에게 돈을 주지만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된다.

 

 이 두 사람에게 손에 쥐어진 것은 "대회화전 4월 11일부터 개회, 잊어버린 시절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 란 문구가 있는 신문조각 한 장-

 

 증권회사가 있는 주소로 찾아간 두 사람은 그 곳에서 만나게 되고 곧 이어서 아카네의 술집으로 자주 오던 시로타도 같은 처지임을 알게 되면서 세 사람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시로타의 제의를 받아들이게된다.

 

 시로타는 자신이 근무하는 은행의 창고를 관리 하는 곳에  135점의 그림이 있단 것에 착안, 그 그림 중 가셰 박사의 초상이란 그림을 사길 원하는 사람이 있단 사실, 그 그림만 넘기면 세 사람이 빚진 돈을 갚을 수 있단 솔깃한 제의로 전두지휘는 시로타가, 이후 두 사람은 창고에 들어가 모든 그림을 갖고 나오는 도박을 하게 된다.

 

기억나는 영화 중에 캐서린 제타존스가 원적외선 빛을 뛰어넘고 박물관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장면의 연상이 우선 떠올랐다.

 

 일개 평범한 사람들이 무모하게시리 창고에 갇혀있던, 말로만 듣던 실제의 진품인지, 모조품인지 조차 모를 그림들을 모두 갖고 나오는 장면에선 두근두근, 과연 성공할 수있을까? 하는 조바심도 내게되고 뭣보다 세 사람이 모인 사연엔 치밀한 계획이 합작이 되어 있어 한치의 어긋남이 없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어서 신인추리소설상을 받았다곤 하지만 허술함이 없는 글 솜씨를 보여준다.

 

 생 전에 고흐는 말년에 비참하게 죽으면서 그림 600여 점을 남겼고 가셰 박사의 초상도 실은 자신의 주치의로서 아마추어 화가로 있던 실제 가셰 박사의 얼굴을 그린 것이다.

 

 책 표지는 실제의 그림과 색 면에서 달리 보이지만 졸린 듯 매사에 의욕이 없어보이는 남자가 턱에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이다.

 

 이 그림은 실제로 1897년 여성화가인  앨리스 루벤이 300프랑에 산 것이라고 하는데, 그 후 여러 사람을 거치면서 일본의 버블경제의 여파로  많은 미술품들이 당시에 일본인의 손에 넘어갔다고 한다.

 

 이에 착안한 소설가의 그림을 소재로 다룬 이 책은 당시의 유럽화단에서 취급조차 당하지도 못했던 인상파 주류의 기운이 신대륙 미국인들의 문화적인 보고에 목말라 호응을 얻으면서 빛을 보게 됬고 이어서 일본에 넘어가기 까지 우여곡절의 순간들을 이야기 해 준다.

 

진정한 미술품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하는가? 에 대한 히노 화랑의 주인 히노와 그로부터 매번 거절과 충고를 당한 화가 지망생 미노베, 백화점 그림 담당부서 직원이었던 시노타, 아니 본명인 우차야마란 사람들의 양심적인 예술을 향한 생각엔 그런 열정과 행동들이 있기에 조금이나마 그림을 바라보는 보통의 사람들이 행복을 느낄 수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처음엔 각자가 당한 억울함, 그렇게 까지 궁지에 몰아넣은 이케타니에 대한 복수, 그리고 자신이 벌여놓은 돈의 유혹에 빠져나오기 위해 행동에 옮기는 세 사람들의 긴장감과 그들을 최종적으로 양심적으로 해결해 준 시로타의 행동이 유쾌, 상쾌, 통쾌하기 까지한 기분좋은 결말로 끝을 맺고 있어서 신인 작가치고는 그림이란 매개를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예술품을 바라보는냐에 따라서 달리 보일 수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책이다.

 

이안처럼 한 여자 때문에 그림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빼어난 예술품이 버블경제의 뒤 안길에 갇혀서 감상 할 기회조차 없게 만든 은행, 기업들의 고발과 함께 모든 사람들이 감상 할 수있어야 진정한 예술품이 더욱 빛날 거란 생각에 행동에 옮긴 시로타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여전히 미술품은 귀한 존재고, 그에 영향을 받아 모든 사람들이 그림 앞에서 잠시나마 일상의 모든 것을 던지고  행복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미술 전반에 걸친 신생화가의 발굴과 지원, 그리고 그림을 통해서 유통이 되는 뒷거래의 모습들이 그려져 있어서 그림에 대한 문외한이라도 작가의 친절한 설명이 들어있어 그간 몰랐던 미술계의 다양한 시각과 사실들을 읽어나가는 재미를 준 책이다.

 

 

 ***** 그림에 대한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싶다. 자는 그 134 점의 그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

          은 겁니다. - 시로타가 한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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