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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윤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마커스 골드먼은 첫 출판으로 나온 책이 대 성공을 거두게 되지만 이후의 작품을 쓰는데 작가로서 창작에 대한 어려움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런던 차, 대학 스승이자 자신을 문학의 길로 이끌었던 HQ해리 쿼버트 교수가 살고있는 오로라에 가게되고 그 곳에서 스승의 집에서 33년 전 실종이 된 롤라라는 , 당시 15세의 나이로 알려진 시체가 발견이 되면서 범인으로 스승이 지목이 된다.
해리로부터 사실은 당시 34이었던 자신이 15살의 롤라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으며, 그녀와 함께 떠나기로 약속된 날, 롤라와 롤라를 뒤쫓는 남자를 목격한 한 여인이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그녀 또한 죽은 사건이 발생했단 사실에 마커스는 스승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 해리의 진실을 밝히고자 오로라에 머물면서 취재를 한다.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 온 길은 주위에서 평판해준 '걸물'이란 이름답게 그 자신의 나약함을 뒤로감추고 자신이 뛰어나게 발휘될 수있는 곳만 골라서 생활했던 마커스는 스승과의 대화를 통해서 책을 어떻게 써 나가야할 것인지, 도대체 왜 , 해리를 범인으로 몰고갔는지의 모든 정황을 알기위해 오랜 세월 그 사건을 기억하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책을 써내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소재의 선택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기.승.전.결의 마무리까지 단어 하나하나에 온 힘을 쏟으며 나의 책을 출간하는 작가들이 다시 한 번 새삼스레 존경스러워진다.
이 소설은 크게 15세의 놀라라는 여학생의 죽음을 둘러싸고 33년이 흐른 지금에, 스승인 해리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한 신참 작가이자 제자인 마커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흐르고 있지만 한편으론 어떻게 작가로서 글을 써야하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대화를 마커스와 해리를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다른 시선으로 눈을 돌리게하는 이중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책이다.
전체 31개의 이야기로 구성이 되는 책은 현재의 31부터 시작해 마지막 사건의 해결까지와 그 이후를 다루면서 해리가 놀라와 이루어지지 못한 후 '악의 기원'이란 책으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해리처럼 다른 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는 똑같은 상황을 보여주면서 마커스에게 자신의 비밀과 놀라의 죽음, 그리고 배후의 아픈 이야기까지 스릴 소설을 아니지만 반전의 반전, 또 반전의 맛을 느끼게하는 책이다.
신인 작가치고는 단순한 실종사건을 가지고 이렇게 두 갈래의 길을 그려내고 독자로 하여금 매 챕터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해리의 말로서 독자들에게 다음 순간이 궁금해져 눈을 돌릴수가 없게 만든 솜씨가 대단하단 느낌이 들었다.
언뜻 이해하기 힘든 놀라와 해리의 사랑하는 사이의 설정은 흡사 롤리타를 연상하게도 하고,(하기사 사랑엔 국경도, 나이도 상관없고, 찰리 채플린과 유진오닐의 딸 관계만 봐도 그렇다.어느 누구도 이들의 사랑을 속단하면서 비난할 수만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먼 훗날 롤라가 성인이 되기만을 기다리며 자신의 글을 봐주고 응원해 준 진정한 사랑하는 여인으로서의 롤라를 대하는 해리의 진정한 맘이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사랑을 소중히 여기게.
가장 소중한 쟁취 대상으로.
유일한 야망으로 여기게. 사람들이야 있다가도 없어지고 그러고 나면 또 새 사람이 오지. 책도 한 권이 가면 다음 책이 또 오고. 명예도 지나가면 또다른 명예가 오고 돈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마커스. 사랑은 한번 지나면 다시 찾아오지않고 짜디짠 눈물만 남는다네."
사랑이야기와 책이 출판이 되기까지의 출판사가 작가에게 계약하는 단계부터 디자인, 마케팅,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한 광고를 하는 전략까지 두루두루 알 수가 있고 모든 것이 그렇지만 힘들게 창작하고 세상에 책이 태어나기까지의 모든 사람들의 수고스러움이 존경스레 다가옴을 느끼면서 읽게된다.
1.2권을 읽으면서 읽는 속도의 흡입이 무척 빠르게 다가오기 때문에 읽는 내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작가의 태생에도 불구하고 아주 현실적으로 미국이란 나라 안에서 일어났다고 생각될 만큼 미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고 사건을 둘러싼 오로라 마을 사람들의 보편적이면서도 자기보호 본능을 드러낸 각기 다른 상황을 그려낸 대화가 나중에 반전을 그리면서 맞물리게끔 그려낸 보기드문 잘 짜인 책이란 생각이 든다.
“마커스. 책의 마지막 내용만으로 좋은 책의 여부가 결정되는 건 아니네. 이전의 내용들과 어우러져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지. 책을 읽고 난 독자는, 그러니까 책의 마지막 단어를 읽고 난 바로 그 순간 아주 강렬한 느낌에 젖게 되네. 지금까지 읽은 책의 내용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상태로 한동안 책표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게 되지. 그 미소 한구석에는 슬픔이 어려 있을 걸세. 이제 책 속의 인물들이 그리울 테니 말이야. 마커스, 좋은 책이란 다 읽은 게 아쉬워지는 그런 책이라네.” -2권 409p
마지막 문구는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