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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비망록
조부경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3년 9월
평점 :
기억조차도 희미한 나이에 클리어워터가에 입양된 릴리안은 양아버지의 따뜻한 보살핌과는 달리 무뚝뚝하고 자신과 거리가 있는 양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다
양아버지의 죽음으로 그 동안 모르고 살았던 자신의 친 오라버니라고 소개한 윌을 만나게되고 양엄마의 곁을 떠나 브루크사이드 저택에 입성하게 된다.
갑작스런 환경변화와 꼬박꼬박 예의를 갗춰 자신을 대하는 윌을 보면서 진짜 자신의 오라비인지를 의심스러워하는 가운데 모든 방은 열어볼 수있지만 그녀의 방 쪽으로 난 한 군데의 방만은 알길원하지 않았음 하는 말에 일단 수긍을 하게된다.
엄격한 숙녀로서의 가짐을 받아 온 릴리안은 윌이 자신을 보는 눈빛과 행동, 그리고 선을 넘어선 제의를 하는 그 모습에 혼란에 빠지기도 하지만 단순히 가족이 생겼고 이에 의지할 데라곤 이 곳 밖에 없단 사실에 그를 오빠라고 인정하면서 살게된다.
하지만 밤마다 이상한 여인의 노래소리와 절규, 그리고 드디어 닫혀있는 그 방안에 있는 여인과 대화를 하게 되면서 더 이상 윌이라고 불리는 자는 자신의 친 오빠가 아님을 알고 경악을 하게된다.
윌이라고 칭하는 자-
레온딘 백작의 후손이자 엘리엇이란 진짜 이름을 갖고 있는 그는 어릴 적 입양되온 한 살위의 형인 윌을 만나게되고 그 후부터 윌에게서 릴리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라게된다.
언제부턴가 릴리안을 맘에 두게되고 이튼스쿨과 캠브리지 대학을 거치면서 전정한 혈육 이상의 형제애를 가졌던 두 사람-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엘리엇은 윌의 대행자격으로 릴리안을 추적하게되고 집에 데려오면서 그녀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는데, 여전히 릴리안의 맘 속엔 모든 전말을 알게 된 후의 그를 더 이상 바라볼 수없는 상황을 느끼게된다.
제 1회 네이버 웹소설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은 이 소설은 어릴 적 "푸른 수염"이란 동화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하지만 전적으로 이 형태를 취한 것은 아니고 웬지 모를 사연을 간직한 윌의 대행자로서 엘리엇이란 사람이 요구한 닫힌 방에 대한 개방을 원치 않는단 정도가 비슷하다.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 지금도 그렇고 동성을 향한 사랑에는 폭 넓은 이해를 수긍하기 쉽지않다.
이 소설은 윌과 릴리안이 자라 온 어린 시절의 엄마로부터 받은 아픈 추억과 상처, 당시의 의학의 미비한 부분으로 인해 환자를 옳게 치료하지 못한 안타까운 시기를 놓치고 그 결과 한 가족이 산산이 부서져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와야했던 아픈 과정들이 1부격에선 릴리안이 바라보는 시선, 2부에선 엘리엇이 사실을 털어놓는 방식으로 그려진다.
세상, 그 누구에게도, 특히 여자라고 각인되는 사람들을 싫어하고 좋아하지 않았던 윌의 행동엔 이런 아픈 시절의 영향이 오히려 관심의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할 사랑으로 번지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되고 , 그 상황에서 자신이 뛰어든다면 자신조차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한 순간의 결정으로 인해 오래토록 괴로움에 떨며 살아야했던 엘리엇, 그리고 알게모르게 어린 시절에 겪은 트라우마의 영향으로 자신의 주체할 수없는 행동에 괴로워하는 릴리안의 사랑을 하게 된 사람들의 사연과 행동들이 반전과 곁들여져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되면서도 거절 할 수밖에 없는 아픈 심정들이 느껴지게 만든다.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가려는 의지로 우뚝 서게되는 릴리안이란 여인과 그녀의 모든 것을 수용하고 사랑하는 엘리엇, 그리고 양엄마와의 보이지 않는 사랑관계, 항상 따라온 윌의 형체를 떠나보내기까지의 과정이 하나하나, 귀신은 보이진 않지만 마치 내 곁에 숨소리 하나 세세히 듣고 있을 것 같은 섬짓한 묘사들이 읽는내내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는 소설이다.
로맨스 소설이라는 것이 행복의 결말을 대부분 그리고 있어서 그런가 자주적으로 자립하려는 의지의 릴리안이란 여성의 심리상태의 흐름이 자연스레 보이는 것이 읽는 내내 흐뭇함을 전달해준다.
잔잔한 로맨스를 읽고싶다면 이 책을 통해서 한 순간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