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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ㅣ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윌 트레이너-
사업협상의 귀재이자 CEO이며 사귀고 있는 여친도 있으며, 자신이 하고자하는 것에 대해선 실패도 없는 전도유망한 사업가이다.
바이크 대신 택시를 잡으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게된다.
루 클라크_
미용실이 적성에 맞지않아 동네 카페에 취직, 6년 동안 일하던 어느 날 , 사장으로부터 고향에 돌아간단 소리와 함께 일자리를 잃고 버스정류장에서 158걸음내지 180걸음까지 세며 집으로 돌아가는 신세가 된다.
언제 퇴직권고를 당할지 몰라 긍긍하며 회사에 나가는 아버지, 병든 외할아버지를 돌보느라 직업을 포기한 엄마, 항상 자신보다 월등한 동생 트리나는 사고를 치고 토마스를 낳은 상태에서 오로지 그녀가 벌어오는 돈에 가족들의 생계가 걸려있는 집안 분위기상, 그녀는 집과 직장 사이를 맴돌며 살아가는 아가씨다. 그나마 7년째 사귀고 있는 남친 패트릭이 있어서 위안을 삼아야하는 정도?
하지만 이것도 자신의 체력에 도전하는 경기에 몰두하고 몸 만들기와 기록에 도전하는 일에 빠져있는 남친과의 만남도 그럭저럭 이어져오고 있는 상태.
당장 구직활동을 통해 간병인을 구한단 소리에 면접을 보러 간 곳은 소위 말하는 , 자신과는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성 안에 있는 치안판사 카밀라 트레이너란 사람이다.
그녀의 아들을 전적으로 간호해주고 있는 전문 간병인 네이선이란 사람이 있고 루는 단지 청소나 아들 곁에 한시도 떠나지 말라는 조건하에 간병인으로서 6개월 간의 높은 보수 책정에 따른 유혹을 뿌리 칠 수 없어 일을 시작한다.
첫 만남부터 그가 적대시하고 필요한 사항을 물어보면 톡 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존재를 무시하는 가운데 어느 날, 트레이너 부인과 그녀의 딸이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된다.
다름아닌, 두 차례의 엄청난 자살기도 사건 후에 아들과의 타협을 본 것이 6개월의 기간을 정해두고 그 때까지 맘이 변치않으면 아들이 원하는 안락사를 시행하는 스위스의 병원으로 간다는 묵인하에 상황을 두고 보자는 것이었다.
단순히 간병인이 아닌 자신의 일하는 기간도 6개월, 딱 맞아떨어진 상황에서 루는 일을 못하겠다고 부인에게 말하게되고 부인은 아들의 맘을 돌려봐 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당장 현실적인 돈 문제가 걸려있기에 동생의 조언에 따라 간단한 야외활동을 시작으로 달력에 마지막 날이 다가올 때까지 해보야 할 것을 적은 달력, 그리고 일을 시작한다.
경마장에 가는 일부터 모든 일이 서툴고 힘들고, 장애인이란 특수한 상황에 처한 윌의 맘까지 보듬어가는 과정이 때론 통통튀는 대사와 주고받는 말 속에서 점차 루는 윌의 마음을 느낌으로 알게되고 윌 또한 자신의 심정을 루와 나누면서 둘 만의 친근감을 높이게된다.
윌의 그칠줄 모르는 채찍질, 루의 항상 제자리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성 안과 성 밖의 집 밖에 모르는 답답한 현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더 넑은 세계로 나아가 볼 것을 말하는 윌에 대해 처음엔 그녀 자신이 두려워 포기를 하게되지만, 모리셔스에서 그녀가 했던 행동을 통해 그녀도 비로소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인정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로맨스 소설이고, 서로 자라 온 환경이 너무나도 다른 두 남녀간의 사랑법에 대한 진행과정을 그려내 전형적인 장르인 줄 알고서 읽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슴이 너무나도 먹먹하고 머리가 시종 무겁다.
보기드물게 울면서 읽어내 책이라서 그런가? 감기까지 겹쳐서 읽기에 무척두려움조차 나게 만든 책이었다. 재밌어서 다음 진행이야기에 푹 빠져서 허울적거렸기 보단 이 책은 나의 경우라면 어떤 결단을 내렸을 것인가?에 대한 반대의 물음을 던지게 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가슴 밑으로 전혀 움직일 수없는 윌 트레이너란 남자는 사고가 난 후에 여친은 그와 친한 친구와 결혼한단 가슴에 멍을 들게한 이야기를 하러 오질 않나, 시도때도 없이 닥쳐오는 생명연장과의 긴 사투는 그를 점점 세상을 끝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한다.
손목에 붉게 그어진 선을 보고 놀란 루란 여자를 통해서 점차 자신이 이루어봤고, 이뤄진 통쾌감으 통해서 루란 여자의 일생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적극적인 인생을 살았던 사람으로서의 윌은 여타의 다른 사지마비 환자와는 또 다른 생의 갈림길을 보여주는 사람으로 비쳐진다.
남친 패트릭과의 이별이 그다지 아프게 다가오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윌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 루의 사랑고백을 듣게 되지만 이마저도 냉정하게 뿌리치는 윌의 심정은 내가 만약 윌의 상태라면 과연 나도 루를 거부할 수있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은 대체로 나처럼 사는 게 세상에 일어날 수있는 최악의 사태라고 생각한다는 걸 알아요. 그렇지만 더 나빠질 수도 있어요.혼자 숨을 쉴 수도 없는 지경이 될 수도 있고, 말도 못하게 될지도 몰라요. 순환계에 문제가 생기면 팔다리를 잘라내야 한다는 뜻이죠.무한정 입원하게 될 수도 있어요.지금도 사실 산다고 하기엔 형편없는 삶이지만, 클라크, 얼마나 더 나빠질 수 있는지 생각하면...어떤 날 밤에는 침대에 누워 있다가 진짜로 숨이 안 쉬어지기도 해요."-P358
이 책은 또 다른 간병인인 네이선의 시선과 아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진행과정이 들어있어서 윌을 두고 점점 다가오는 시간의 긴박감을 두고 어떤 생각들을 하고있는지를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기에 윌을 사랑하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그가 좀 더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견뎌내 줄 것을 바라는 것이 진정으로 환자를 , 아들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옳은 것인가를 또 묻고있다.
"하지만 그 친구가 살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살기를 바랍니다. 그렇지않다면,억지로 살라고 하는 건 , 당신도, 나도,아무리 우리가 그 친구를 사랑한다해도, 우리는 그에게서 선택권을 박탈하는거지 같은 인간 군상의 일원이 되어버리는 거예요."-P446
어린 시절 성 안의 미로에서 당한 아픔 때문에 그 뒤로는 옷차림이 남들이 보기에 이상하다 할 정도로 입고 다닌 사정을 윌에게 고백하고 윌에게 따뜻한 치료의 말을 듣게 된 루로선 도저히 윌의 결정을 인정할 수가 없게되는 과정이 너무나도 울림을 준다.
"하지만 이 휠체어는 내 존재를 규정해요. 클라크. 당신은 나를 몰라요. 진짜 내 모습을. 이 물건이있기 전에 날 본 적이 없쟌아요. 난 내 삶을 사랑했어요.클라크. 진심으로 사랑했단 말입니다 내 일과 여행과 나라는 사람을 만드는 모든 걸 사랑했어요. 육체적인 인간이라는 사실 자체가 좋았어요, 바이크를 타고 높은 건물에서 몸을 던지는 걸 좋아했어요. 사업거래에서 무자비하게 승리하는 게 좋았어요. 섹스도 좋아했죠.....-P472
"....난 여기서 끝내야만해요.더는 휠체어도 싫고,폐렴도 싫고,타는듯한 팔다리도 싫습니다. 통증이나 피로감도 아침마다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잠을 깨는 것도 이젠 싫어요. 우리가 돌아가면 난 스위스로 갈 겁니다. 그리고 날 사랑한다면 클라크, 당신 말처럼 날 정말 사랑한단면 나와 함께 가준다면 나로서는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없을거예요." -P474
사랑이란 실제로 있긴 있는것일까? 물론 있으니 눈에 보이진 않지만 무형의 그 존재하는 감정에 따라서 우리 인간들 삶에 활력을 주고는 있지만 위의 경우처럼 클라크를 비롯해서 네이선, 그리고 윌의 가족들의 바램마저 거부할 만큼 윌의 높은 자존심과 힘겨운 병마 앞에서 윌 자신조차도 삶에 대한 포기를 하는 과정이 비난을 할 수만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병에 대한 고통과 한 때 우러러볼 만큼의 명성과 모든 것을 갗춘 섹시한 남자로서 살아 온 윌의 인생에서 휠체어에 의지해 남이 입혀주고 먹여주는 생활 자체를 인정하긴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 번 쥐어진 인생을 누가 그렇게 쉽게 포기를 하겠는가만은 결코 윌 자신이 자신을 덜 사랑해서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이 누릴 수있는 최대의 선택이 바로 안락사임을 강하게 고집한 이유가 이런 모든 과정을 어디까지 힘겹게 이끌고 살아갈 이유가 없어보인단 점일것이다.
가족까지도 결국 동의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런 선택의 과정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윌이 바라는 대로 자신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 죽을 권리를 내세운 윌의 선택은 기존의 로맨스 장르와는 또 다른 하나의 인생의 길을 보여주고 있음을 실감하게한다.
책을 덮고나서도 아직도 머리가 띵 하게 울림을 주는 여운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흔하디 흔하고 뻔하디 뻔한 사랑의 이야기 전형물이었던 로맨스란 장르가 이렇게 실감나게 다가온 적도 없는 것 같다.
결국 윌은 윌대로 루를 통해서 자신이 다시 해보고자 했던 스쿠버다이빙도 봤고, 파란하늘과 붉은 태양 아래서 피부가 갈색으로 변한 채 하얀 드레스차림의 루가 추던 춤도 봤고, 루의 거칠것 없던 말투에 따라서 함께 웃음도 나눴던 만큼, 루 또한 윌을 통해 좀 넓은 세상 밖으로 나갈 수있음을 ,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계획과 도전도 하게 됬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다가온 두 사람의 생애에 결코 잊을 수없는 커다란 선물을 받았음을 로맨스란 장르에 힘을 실어 독자들에 감동을 준 책이다.
영국에서 입소문으로 퍼져 현재 영화화 하기로 됬다는 소식과 함께 독자들의 감동을 적은 멘트소개는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있게 해 주는 책이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다만, 티슈 준비는 물론이요, 야외에서는 읽지말것! (줄줄 흘러내는 눈물은 책임 못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