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스 - 복수의 여신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4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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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드는 생각, 다들 삶의 의미만 궁금해할 뿐, 아무도 죽음의 의미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평범한 금요일 보그스타바이엔 가에 있는 은행에 복면을 한 강도가 침입, 여자 은행원인 스티네 그레터가 있는 곳으로 가, 현금을 요구한다.

은행지점장이 현금을 주게 되지만 범인은 스티네 가까이에서 총으로 쏴 죽이고 그 곳을 유유히 빠져 나간다.

은행에 녹화된 CCTV와 앞의 편의점 CCTV에 녹화된 것을 토대로 범인의 행방을 쫓는 가운데, 해리는 연인인 라켈이 자신의 아들과 친부 사이에 양육소송권에 대한 싸움을 위해 모스크바로 날아간 가운데 전 여친인 안나의 전화를 받는다.

예술활동을 하는 그녀와의 만남을 꺼려했지만 그녀의 초대를 받게 되고 그녀의 부탁으로 공용주택 키의 복사를 부탁한 것이 있으니 올 때 해리의 이름으로 신청했으므로 갖다 줄 것을 부탁 받는다.

하지만 안나가 초대한 만남 후의 기억은  해리 그 자신의 기억속에 희미한 상태로, 마치 숙취에 젖은 현상을 보이며 고민하고 있을 때 안나가 죽은 채로 발견이 된다.

자살이라고 판명이 났지만 해리는 왼손잡이인 안나가 오른손에 권총이 쥐어진 상태, 구두 뒷축에 감춰진 사진 한 장을 보면서 자살이 아님을 직감하게 되면서 홀로 사건에 뛰어든다.

한편 여전히 용의자 수색에 실패를 하던 경찰은 1980년대 오슬로의 은행강도와 현금수송탈취에관여한,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상태인 집시출신의 라스콜 바제트를 만나러 그가 자수하고 현재 수감중인 감옥으로 , 그의 도움을 얻고자 가게 된다.

 체스와 손자병법에 통달한 듯이 보이는 그에게 된통 당한 심리의사와 경찰과는 달리 해리는 그가 안나의 삼촌이란 사실을 토대로 그와 정보교환을 제시하면서, 해리는 안나의 살인용의자에 대한 것을, 라스콜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게임을 시작한다.

안나의 또 다른 연인이었던 기업가 알르네 알부를 용의자로 점찍은 해리의 집요한 수사과정은 뜻하지 않게 라스콜이 지목한 범인이 자살이란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해리는 이제 라스콜에게 안나를 죽인 살인범의 이름을 대줘야만 하는 상태인데

 너무나도 기다렸던 요 뇌스뵈의 신작인 네메시스”-

제목이 의미하는 바처럼 복수의 여신을 뜻한다.

사건의 진행상황이 긴박 그 자체로 흐르고 이 책엔 이 사건 외에 전 작품에서 나왔던 파트너 엘렌의 죽음의 배후 범인색출에 따른 또 다른 사건을 갖고 모든 상황을 동시다발적으로 해결하려는 열성파의 모습을 시종 긴장감을 조여주면서 독자들에게 책을 놓게 하지 않는다,(역시 요 뇌스뵈이다.)

복수의 진정한 의미는 인간에게 어떤 감정을 부여하길래 이렇듯 죽길 원했던 사람이나 그에 해당하는 앙심의 대상이 된 사람들조차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만드는 것일까?

그래서 의미상 복수겠지만 말이다.

 총 세 개의 사건을 통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한 복수심이 맞물리는 교묘한 설정은 전혀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 사람들인데도 이런 인연으로 엮이고, 거기에 따른 각자의 복수행태가 드러난다.

(진짜 롤로코스터를 보는 듯 하다.)

집시라는 민족이 갖는 떠돌이생활의 뒤엔 인종차별적인 멸시와 그들의 역사가 말해주듯, 그들 나름대로의 몸부림에 찬 역사를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드조(집시 외의 일반인을 지칭)와 어울리지 못하는 세상, 거기서 뛰쳐나와 사랑을 갈구했지만 참된 사랑를 얻지 못한 안나의 삶이 안타깝게 그려진다.

복수의 여신, 그러고 보니 복수도 자살의 흔한 동기라네. 자신의 삶이 이렇게 비참해진 것은 누군가의 탓이고, 그러니 자살을 함으로써 상대에게 죄책감을 주려는 거지…. P 131

그렇다면 라스콜에 대한 해리의 동료이자 비디오 감식관인 베아테는 복수의 또 다른 행보를 보인다.

자신의 아버지 죽음과 연관이 있는 라스콜에 대한 복수심은 복수의 그 이상을 넘어서 용서라는 것을 한다.

라스콜은 자신과 안나, 그리고 형인 스테판과의 관계를 통해서 복수내지는 속죄라는 것을 통해 스스로 감옥에 감으로써, 어찌 보면 바깥 세상을 전두 지휘하는 노련함을 보이면서도 집시들 특유의 전통을 거스를 수 없는 결단이 필요함을 해리로부터 듣게 되면서 그 자신 또한 복수라는 무형의 본질을 내려놓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누구에게나 속죄가 필요해, 베아테. 자네도 마찬가지야. 난 말할 것도 없지. 라스콜도 그렇고. 속죄는 씻는 행위처럼 우리의 기본적인 욕구야. 조화이자, 절대적으로 필요한 내적 균형이지. 그 균형을 우리는 도덕성이라 불러.” – P541

그렇다면 엘렌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전 작품을 읽어 본 독자들이라면 반가웠을 듯) 해리가 취한 유력한 용의자이자 동료인 인종차별주의자인 톰 볼레르에 대한 마음은 어떠했을까?

아쉽게도 이 책의 끝 말미에 일련의 해결과정을 시작하려는 뉘앙스를 풍기기 시작했지만 복수의 여신은 다음을 기다려 달라고 한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생각과 인간의 정신상태의 불완전함에서 나오는 갖가지 행동패턴들, 그리고 진정으로 해리의 인생에서 거쳐간 세 여인들 중 비로소 자신이 사랑하는 세 번째 여인인 라켈과의 사랑 만들기 과정이 다음 편에서 희망적인 세레나데를 부를지, 연신 궁금증을 일으키게 한 책이다. (이미 다른 책을 읽어 본 독자라면 이 둘의 관계를 알 듯,,)

동양에서 말하는 팔자라는 것이 있다는 말에 비쳐볼 때 해리의 팔자는 정말이지 무던히도 있는 고생, 없는 고생을 하는 팔자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건의 해결과정에서 자신의 몸이 성치 않을 정도로 개에게 물려 죽을 고생을 하질 않나, 전혀 뜻밖에 독자들의 허를 찌른 범인과의 대면현장에서도 자신의 몸을 스스로 자해하는 그의 불 같은 성격을 보면 , 정말이지, 다음 시리즈에선 이젠 편히 두뇌를 쓰긴 쓰되 읽는 독자들에게 마음을 편하게 해 줬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사건의 핵심이었던 열쇠의 행방과 추적을 통해서 숨통 조였던 사건의 진실을 앞, 뒤 번갈아 가며 다시 한 번 내 나름대로의 추리를 해 보게 만든 작가의 필력에 다시 한 번 쾌감을 느꼈다.

국내 출간의 순서가 약간 변동이 있기에, 요 뇌스뵈의 해리홀레 시리즈를 읽어 본 독자라면 그간 나왔던 인물들의 이름들이 친숙한 면도 있겠고 , 처음 대하는 독자라도 간략한 사건의 개요 정도를 알게 해 주는 문구들이 있기에 별 어색함이 없게 읽을 수도 있다는 점이 요 뇌스뵈의 친절성(?)이 아닐까 싶다.

사회는 우리에게 살아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지워주고 따라서 자살을 비난하게 만든다네. 하지만 그리스 로마 시대를 숭배한 것으로 보아 안나는 분명 그리스 철학자들의 의견을 지지했을 거야.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죽을 때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거든. 니체도 개인은 자신의 목숨을 끊을 수 있는 충분한 도덕적 권리가 있다고 했어. 그리하여 자유죽음이나 자발적 죽음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 에우네는 검지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안나는 또 다른 도덕적 딜레마를 대면해야 했어. 복수. 그녀는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했는데, 기독교의 윤리는 복수하지 말라고 가르치지.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기독교인들이 숭배하는 하느님은 그들 모두를 대변해서 복수해주는 위대한 존재야. 하느님을 믿지 않으면 영원히 지옥 불에 타게 되리라. 그거야말로 일반 범죄와는 비교도 안 되는 완전한 복수 행위지. 국제사면위원회감이라고. –P596~597

복수에 대한 의미를 위의 말처럼 정면으로 콕 찍어 말한 작가의 의도가 분명한 반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구절이다.

복수를 통해 모든 것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것을, 우리 인간들은 사랑하는 그 무언가를 놓아버리고 통곡과 후회, 연민 과거로의 회귀를 다시금 열망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을 덮고 나서 다시 한 번 네메시스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여전히 음악이 곁들인 설정의 장면연출은 음악을 하는 작가의 재주를 십분 활용해 다시 독자들에게 그 사건현장으로 빨려 들어가게하는 소용돌이 역할을 함은 물론, 각 차트의 소 제목이 사건구도에 맞아떨어지게 만든 작가의 노고가 엿보인다. 인물들의 이름이나 지역적인 이름들이 낯설게 읽히기는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나도 사건현장이 벌어진 오슬로의 구석구석을 책 속의 지도가 아닌 현장을 누비고 싶단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뒤의 번역가님의 글을 읽으니 오슬로 3부작 시리즈로 불리는 만큼 다음 책에 대한 기대를 여전히 저버리게 하지 않는 요 뇌스뵈에 중독된 독자인 나는 아직도 읽고 났음에도 목마르다.

 

***** ***** 사족을 붙이자면 여자 은행원의 이름인 스티네에 대한 작가의 애착이 깊단 생각이 들었다.

왜냐고? 글쎄…..?

레오파드에서도 스티네란 이름이 나왔기 때문인진 몰라도, 이 참에 물어보고 싶다.

스티네란 이름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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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콜드 머시 톰슨 시리즈 1
파트리샤 브릭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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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일명 머시) 톰슨은  인간세계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코요테-

 

이웃인 늑대인간 아담 하웁트만과 이웃해 살고 있지만 결코 그들의 세계에 속해 있지도 않고 그러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어린 시절 최고 통치자로 있는 늑대인간 브랜의 무리 속에서 살다 독립해 나온 아가씨(?)다.

 

금속이란 금속은 모두 다룰 줄 아는 전설적인 요정 지(지볼트 아델베르트스미스)로 부터 차 정비소를 물려받아 차를 고치며 살지만 늑대인간, 그리고 뱀파이어와도 친분을 유지하되 그들의 일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최선이란 생각엔 변함이 없다.

 

어느 날 갓 변신을 시작한 새내기 맥이란 불린 어린 청년이 오면서 알바를 부탁하게 되고 , 후각, 청각을 동원해 그의 냄새를 맡은 머시는 맥에게 일을 맡겨본다.

 

하지만 맥을 죽이려고 하는 인간과 늑대인간들을 발견하면서 본의 아니게 자신도 코요테로 변신을 시도, 늑대인간을 죽이게 되고, 아담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그러나  맥이 죽은 시체로 자신의 집 앞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곧 이어서 아담의 인간 딸인 제시마저 아담이 상처를 입은 가운데 납치를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게 된다.

 

도대체, 누가 , 왜, 무슨 이유로 이런 상황까지 벌어진 것인지를 추적해 나가는 코요테 머시의 활약과 그녀의 첫사랑이자 늑대인간이지만  어느 인간들 못지 않게 친화력이 뛰어난 의사인 새뮤얼의 가세까지 합쳐져 제시와 아담의 행방까지 추적해 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서양에서 단골소재인 뱀파이어의 이야기는 둘째치고, 우선적으로 연작 시리즈 외에 스핀시리즈까지 인기를 끈 작품이란 사실에  궁금증이 일었다.

트왈라잇의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주류를 이루고 그 가운데 로맨스가 이뤄지는 이야기의 설정도 한 때 인기가 있었고 영화화로도 되어서 접한 사람들이라면 이 모두를 아우르고, 더군다니 코요테라는 늑대도 아니고 뱀파이어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 그것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활약상의 시리즈는 다른 책가는 달리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단 생각이다.

 

특히 늑대사회의 계율이나 뱀파이어의 특성, 변신의 시도과정과 인간세상 속에서 흔적없이 스며들 듯 사는 등장인물들의 묘사설정은 인간세계를 보는 듯한 판박이로 착각될 정도로 친근감이 든다.

 

자신의 종족 보존을 위해 자신과는 다른 혈통인 코요테를 선택한 새뮤얼의 모습에서 인간의 종족보존의 느낌을 받았고, 어느 하나의 존재가 없어짐으로 해서 경제적인 타격을 받게되는 돌고도는 순환과정에서 오는 방해를 저지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은 인간의 탈을 쓰고 인간들을 비웃는 듯한 느낌도 들게한다.

 

그럼에도 이들 등장인물들이나  사회로부터 떨어져 살아가는 외로운 늑대인간의 존재인 동성애코드, 첫 사랑에 대한 아련한 느낌을 갖게되는 머시의 감정, 아담과 새뮤얼 사이의 머시를 두고 벌이는 힘 겨루기 같은 것을 통해 로맨스라는 또 하나의 기류를 느끼게 해 주는 달달함을 예고하기도 한다.

 

새로 개정이 되어 나온 만큼 앞으로 머시의 활약과 그녀를 둘러 싼 로맨스의 주인공은 누구인지도 궁금하게 하는 인간이 아닌 새로운 영역의 존재를 통해 이런 판타지성 로맨스가 결합된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다음 책을 얼른 집어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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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따위 두렵지 않다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4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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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 에르퀼 푸아로, 매그레 경감, 아케치 고고로는 일본의 사토 다이조라는 사람으로부터 사건 의뢰의 초대를 받고 그들을 마중 나온 미시마와 함께 다이조가 있는 곳을 향한다.

 

미시마는 다이조가 공고를 통해 어학에 능통한 모집에 응모에 뽑힌, 말하자면 그의 수행원격인 비서 노릇을 하는 사람-

 

다이조로부터 받은  사건의뢰는 일본의 3억 엔을 강탈하고 달아난 범인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경찰마저 범인색출에 실패를 하자,  자신의 부를 이용해 똑같은 범인의 몽타주를 기반으로 하는 일반사람을 섭외하고 자신의 돈 3억 엔이 든 돈가방을 탈취해가는 환경을 제시해, 이들 명탐정들이 사건의 해결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이 모든 일의 섭외부터 사건의 정황상황은 다이조의 친구인 간자키 고로이고, 이 사람은 이후 범인의 똑같은 상황을 하게되는 무라카시 가쓰히코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게된다.

 

이후의 모든 정황상황은 명탐정들이 돌아가면서 추리능력을 보이는 것들이  모두 딱 들어맞게 되는 가운데, 실제로 무라카시 가쓰히코가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는 상황으로 번지면서 실제의 범인은 누구인지에 대한 추리로 번지게 된다.

 

세계적인 명탐정 4인방을 우선 책에 소재인물로 삼은 것도 이색적이고, 그들 탐정들 나름대로의 추리력을 뚜렷이 나타낸 진행과정도 사건의 흐름을 추적하는 데에 읽는 재미가 있다.

 

전혀 뜻밖의 사건 속에 휘말리면서 냉정함, 사소한 물건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장면은 기존의 탐정들이 나오는 작품을 또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약간의 어설픈 장면도 없지않지만, 모든 탐정들이 한데 모여서 사건의 진위를 공유하고,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이 일본추리계의 소설가로서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이다.

 

자신의 이기심과 부에 대한 생각, 지금의 환경을 탈피하고 다른 새로운 세계에서 살고 싶어하는 인간들의 욕망들이 적절히 어루어져 만들어진 소설이다.

 

영화계에서나, TV 드라마를 보면 캐스팅의 주연들이 너무 화려한 이력을 가진 인기있는 사람들만 모이면 오히려 그 본연의 작품이 빛바랠 수가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작품 속에 나오는 명탐정들의 활약은 그런 느낌도 없지 않으나, 사건의 추리과정만 생각한다면 작가의 소재활용도는 독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위의 모든 탐정들을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 한 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추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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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크랩 - 1980년대를 추억하며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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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신문이나 잡지를 보게되면 필요에 따라서 흥미로운 기사를 오려서 보관할 때가 있다.

내 경우도 그런 경우가 더러 있어서 한 때는 여행에 관련된 자료들, 경제에 관한 것, 생활에 요긴한 생활정보등을 오려서 스크랩 북을 만들어 둔 것이 있다.

 

 

 

 

소설과 에세이의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더 스크랩" 이란 책이 다시 새단장을 하고 나왔다.

 

 1982~1986년 사이의 미국의 에스콰이어, 롤링스톤, 라이프, 뉴욕타임스에 기고된 짧은기사들을 일본어로 다시 재 번역해서 내 놓은 글들과 함께(81편) 본 기사와는 상관이 없는 일본의 디즈니랜드 개장과 그 곳을 둘러 본 이야기, 그리고 본인 자신은 올림픽엔 관심이 없지만 올림픽에 관련된 이야기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한 때 방송에서 "그 때 그 시절을 아십니까"? 란 프로가 있었다. 흑백의 영상으로 굴뚝의 연기와 고슬고슬하게 흙진 부엌에서 밥을 하는 엄마들의 모습, 고무신 장수, 엿 장수의 흥겨운 시장터의 노랫소리..문득 스쳐지나갔을 그 시절을 영상을 통해서 어른들의 말씀도 듣게되고 같이 봤던 기억이 이 책을 읽노라니 흐릿한 영상이나마 떠오른다.

 

동 시대를 살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미국적인 분위기 속에 나온 기사들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익히 들어왔던 록키의 전설 복수 실베스타 스텔론, 주지사까지 한 코만도와 터미네이터의 대명사였던 아놀드슈왈츠제네거는 물론, 달콤한 목소리의 주인공이었던 카렌 카펜터스의 죽음까지 이르게 된 환경까지 , 그리고 얼마 전 읽은 "미국의 송어낚시"의 원 저자의 죽음이 실린 기사를 읽자니, 새삼 세월의 흐름을 여실히 느끼게 해 준다.

 

마이클잭슨의 닮은 꼴 콘테스트로 입상한 사람의 생활상을 보노라면, 우리나라의 닮은꼴 모창가수들도 떠오르고, 요즘 대세인 히든싱어를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에 대한 대처 자세를 다룬 에스콰이어지의 기고는 편하게 나이를 먹는 것은 바로 포기하고 자신의 나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라는 조언이 실린 면이 기억에 남는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 인간들의 관심사인 수명연장이나, 건강법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생활방식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것을 보면 여전히 이런 주제는 끝나지 않을성 싶다는 느낌이 든다.

 

글의 분위기상, 저녁무렵,,,, 샐러드를 좋아하는..., 총 3종류의 에세이가 이 책의 연장선이라고 느껴질 만큼 중복된 이야기들(마라톤, 음악이야기, 영화 이야기)이 들어있어서 여전히 무라카미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도 반가울 것 같다.

 

시간의 흐름은 그 누구도 어길 수없는 자연의 법칙이지만, 이  책에서 다뤘던 나의 시절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일테면, 가전매장을 지나치다보면 한창 때 비디오 테이프가 성행하다 레이저디스크란 커다란 음반 형태의 영화가 나오고 곧 이어서 CD가 나오더니, 비디오방, 그리고 이젠 안방에서 컴퓨터에서 다운받아 얼마든지 보고 싶은 영화는 볼 수있는 시대가 됬음을, 세월도 가고, 그 곳에 내가 있었네~ 라는 회상에 한껏 젖어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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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의 부엌에서 배운 것들 - 엄마 없이 먹고 사랑하고 살아가기
맷 매컬레스터 지음, 이수정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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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케이블에서 패널들이 나와 친정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특이하게도 모두 엄마~라는 단어를 내뱉는 순간 사회자도, 패널들도 모두 울면서 듣거나 얘기하지만 남성패널들은 왜 여성들이 우는지에 대한 이해를 못한다고 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아마도 엄마에 대한 느낌이 딸과 아들이 갖는 정도가 달라서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온갖 참혹한 현장이란 현장을 누비고 다녔던 종군기자 출신이다.

 

책 곳곳에 나오는 유년의 행복했던 시절의 한 장면, 한 장면의 사진들이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움 그대로의 느낌은 광고사진을 찍었던 아버지의 사진기술이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광고회사의 각종 유명사진을 찍는 아버지와 카톨릭을 믿는 엄마는 행복한 결혼생활 가운데, 저자와 누나를 낳고 영국에서도 외진 곳으로 이사를 가면서 유년의 행복을 만끽한다. 부유스럽진 않았지만, 남다른 유년의 시절을 10살이 되던 해에 끝이나고 만다.

 

 

엄마의 가족력인 알콜중독과 우울성정신장애, 조울증을 겪은 엄마는 그 어린시절, 부엌에서 만난 음식을 만들어주던 엄마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가없는 상태로 변모해간다.

 

이혼이란 큰 상처를 남긴 채, 저자는 이런 엄마를 피하기 위해, 차라리 피가 난무하는 현장에 자신의 몸을 맡기면서 철저히 엄마를 외면하게되지만, 요양원에 모신 엄마를 만난, 런던에서의 일 이후 엄마는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하고 만다.

 

누구나 태어나서 죽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현장을 통해 터득한 자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죽음은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 때부터 저자는 엄마의 자취를 좀 더 느껴보기 위해서, 아니 자신이 미처 못다한 엄마에 대한 원망과 사랑을 느낄 수 있게하기 위해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엄마가 소중히 다뤘던 요리책을 곁에 두고 엄마표 레시피를 따라서 자신도 엄마의 음식 맛을 따라하기 시작한다.

 

유명한 요리가의 책을 소장하면서까지 요리에 열성이었던 엄마의 노력과 자신도 똑같은 음식을 만들어 보지만 이내, 어느 순간 결코 엄마표 요리는 더 이상 자신에겐 소용이 없음을,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은 엄마의 죽음 후에 다시금 일어설 수있는 자신의 미래를 향한 길이 필요했음을 소중한 추억과 음식의 조리과정을 곁들여서 풀리처상 작가답게 그려낸 책이다.

 

문득, 가장 인격형성이 중요한 시기였던 청소년기 전의 10살에, 엄마의 그런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자식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웠을까를 생각해본다.

 

엄마의 요리책과 엄마의 치료진행과정을 다시금 들여다보는 아들의 입장이 진료의들의 잘못된 치료과정도 있었음을 알아가는 억울함을 뒤로하고 ,다시 자신의 미래와 언젠가는 태어나길 바라는 자신의 아이를 생각하며, 엄마의 사랑은 엄마 자신이 병을 앓기 전까지 최대한 최선의 사랑으로 자신들을 키워왔음을 깨닫는 저자의 감동적인 과정은 과거의 회상과 현재의 일상를 번갈아 가며 보여주면서 다시금 엄마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게 된다.

 

한때는 오로지 엄마의 보살핌은 자신의 몫으로 떨어진 것에 대한 원망이 아버지로 향했던 시절, 자신의몸에 상처가 난 것도 모른 채 길거리를 헤매 다녔던 엄마의 병으로 힘들었던 두 남매의 시절은 집 안에 이런 환자가 있는 가정치고 그 누가 이런 일을 쉽게 감당할 수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거운 짐임을 느껴가게 하기에 충분한 상황과 설득력을 지닌 글이 인상적이다.

 

나이가 먹었어도 부모 앞에선 여전히 길가에 내려놓은 안심할 수없는 자식이란 존재들-

그래서 저자는 엄마의 죽음 이후 아버지에 대한 죽음까지도 두려워한다.

"아버지 , 제발 죽지마세요."- 십분 공감되는 말이다.

 

전쟁으로 인한 모든 부조리한 현상 속에 무뎌져가는 자신을 보면서 엄마의 요리는 저자 자신이 숨어들 안식처였음을, 요리를 통해 돌아가신 엄마와 자신이 같은 공감을 하고 싶었음을, 그러나 이제는 자신도 한 가정의 가장이자 미래의 태어나길 바라는 아기를 원하는 아버지로서의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에 , 엄마표 요리와 자신이 생각하는 요리를 통과해 좀 더 밝은 세상으로 나가는 여정임을 그려본 색다른 책-

 

 

과연 나도 엄마표 요리는 물론 저자처럼 나 만의 요리를 하나만이라도 남길 수있을까? 를 부엌을 바라보면서 생각해본다.

 

 

내가 엄마의 요리책을 덮을 수 있을 때, 또한 엄마를 필요로 하는 내 마음의 책을 덮을 수 있을 때, 그래서 나 스스로 터득한 것에, 내 본능에 , 내 창의력에, 위험을 감수하고자 하는 내 의지에만 의존하게 될 때, 오로지 그럴 때만 나는 내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을 테니까......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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