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크랩 - 1980년대를 추억하며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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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신문이나 잡지를 보게되면 필요에 따라서 흥미로운 기사를 오려서 보관할 때가 있다.

내 경우도 그런 경우가 더러 있어서 한 때는 여행에 관련된 자료들, 경제에 관한 것, 생활에 요긴한 생활정보등을 오려서 스크랩 북을 만들어 둔 것이 있다.

 

 

 

 

소설과 에세이의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더 스크랩" 이란 책이 다시 새단장을 하고 나왔다.

 

 1982~1986년 사이의 미국의 에스콰이어, 롤링스톤, 라이프, 뉴욕타임스에 기고된 짧은기사들을 일본어로 다시 재 번역해서 내 놓은 글들과 함께(81편) 본 기사와는 상관이 없는 일본의 디즈니랜드 개장과 그 곳을 둘러 본 이야기, 그리고 본인 자신은 올림픽엔 관심이 없지만 올림픽에 관련된 이야기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한 때 방송에서 "그 때 그 시절을 아십니까"? 란 프로가 있었다. 흑백의 영상으로 굴뚝의 연기와 고슬고슬하게 흙진 부엌에서 밥을 하는 엄마들의 모습, 고무신 장수, 엿 장수의 흥겨운 시장터의 노랫소리..문득 스쳐지나갔을 그 시절을 영상을 통해서 어른들의 말씀도 듣게되고 같이 봤던 기억이 이 책을 읽노라니 흐릿한 영상이나마 떠오른다.

 

동 시대를 살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미국적인 분위기 속에 나온 기사들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익히 들어왔던 록키의 전설 복수 실베스타 스텔론, 주지사까지 한 코만도와 터미네이터의 대명사였던 아놀드슈왈츠제네거는 물론, 달콤한 목소리의 주인공이었던 카렌 카펜터스의 죽음까지 이르게 된 환경까지 , 그리고 얼마 전 읽은 "미국의 송어낚시"의 원 저자의 죽음이 실린 기사를 읽자니, 새삼 세월의 흐름을 여실히 느끼게 해 준다.

 

마이클잭슨의 닮은 꼴 콘테스트로 입상한 사람의 생활상을 보노라면, 우리나라의 닮은꼴 모창가수들도 떠오르고, 요즘 대세인 히든싱어를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에 대한 대처 자세를 다룬 에스콰이어지의 기고는 편하게 나이를 먹는 것은 바로 포기하고 자신의 나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라는 조언이 실린 면이 기억에 남는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 인간들의 관심사인 수명연장이나, 건강법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생활방식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것을 보면 여전히 이런 주제는 끝나지 않을성 싶다는 느낌이 든다.

 

글의 분위기상, 저녁무렵,,,, 샐러드를 좋아하는..., 총 3종류의 에세이가 이 책의 연장선이라고 느껴질 만큼 중복된 이야기들(마라톤, 음악이야기, 영화 이야기)이 들어있어서 여전히 무라카미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도 반가울 것 같다.

 

시간의 흐름은 그 누구도 어길 수없는 자연의 법칙이지만, 이  책에서 다뤘던 나의 시절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일테면, 가전매장을 지나치다보면 한창 때 비디오 테이프가 성행하다 레이저디스크란 커다란 음반 형태의 영화가 나오고 곧 이어서 CD가 나오더니, 비디오방, 그리고 이젠 안방에서 컴퓨터에서 다운받아 얼마든지 보고 싶은 영화는 볼 수있는 시대가 됬음을, 세월도 가고, 그 곳에 내가 있었네~ 라는 회상에 한껏 젖어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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