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함께 정처 없음
노재희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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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희 작가의 첫 산문집-



하루하루룰 보내는 일상들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읽었다.



저자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병마와 싸우면서 느낀 일들, 그런데 비단 이런 일들이 어디 작가의 인생에만 해당하는 일들일까?



정처 없음이란 말에는 모두가 그렇듯 어찌어찌 살아내는 인생의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고 책 제목이기도 한 '나무와 함께 정처 없음'이란 챕터에서도 그 마음이 느껴졌다.



작가의 고백은 마치 우리들이 겪었던 한 부분처럼 다가올 수도 있는 글들이 있었기에 어떤 일로 인한 계기가 되어 전. 후로 나뉜 삶의 패턴이 바뀌어버린 모습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저자는 자신이 지나온 일들에 대한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된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책 속에 담긴 철학적인 내용들은 인생의 삶에 전체적인 영향을 받은 듯 한 글들이라 차분히 인생에 대한 생각들을 해보게 된 사긴이기도 했다.




충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 욕심부리지 않고 주어진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는 생각들이 부쩍 드는 요즘, 이 책을 접하면서 더욱 작은 일에도 그저 지나칠 수 없는 시간들이 소중하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라는 나무처럼 우리들 또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의 하루를 살아간다는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책, 차분히 읽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에세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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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이야기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비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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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물을 좋아하는 독자들, 특히 과작(寡作)으로 유명한 저자의 작품을 기다려 온 분들에겐 가을비가 아닌 단비처럼 반가울 듯하다.



총  4편의 중. 단편으로 구성된 작품들은 저자의 장르를 구분하지 않는 글솜씨를 생각한다면 이번엔 미스터리 호러물에 비중을 많이 쏟은 작품들이란 생각이 든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미지의 상황들, 그것이 당사자들에게 다가오는 실물처럼 겪는 경험들은 읽는 동안 섬뜩함과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한 남자의 기구한  전. 현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첫 번째 작품인 '아귀의 논'-



짧은 단편 속에 그려진 내용은  희망을 품어보면서 읽게 되지만 영락없이 무언가에 홀리듯 인연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귀가 달리 아귀가 아닌 여러 가지 모습을 갖춘 아귀란 존재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네 작품 중 가장 호러물 느낌을 강하게 준 두 번째 '푸가'는 마감을 앞둔 마쓰나미가 작가 아오야마 작가에게 연락하지만 이미 실종된 상태란 사실과 함께 그의 비서로부터 받은 그가 남긴 원고를 읽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에 대해 다룬다.



시. 공간을 넘나드는 배경도 그렇지만 작가가 실제 겪은 내용을 작품에 녹여낸 듯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 이마저도 넘어서는 기이한 종이의 기록을 읽노라면 나마저도 이것이 실제인지 허구인지 헷갈리기 딱 좋은 작품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세 번째 작품인 '백조의 노래'-



저자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폭넓은 지식을 드러낸 작품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사가의 부탁으로 소설가인 오나시가 그의 부탁으로 미쓰코 존스란 무명 가수에 대한 이야기를 써 줄 것을 부탁받으면서 감춰진 비밀을 알게 되는 초자연적인 현상, 여기엔 왠지 백조의 노래에 담긴  아픈 사연이 내내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 작품인 '고쿠라상'은 우리나라에서 '분신사바'란 말로 친숙한 것으로 귀신을 불러 미래를 점치는 것을 말한다는데, 현실에서 각자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네 명의 아이들이 경험하는 기이한 이야기, 현실적인 과거와 현재를 배경으로 남은 자들의 미래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에 대한 궁금증을 부르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보이지 않는 실체에 대한 기이한 현상들을 전통과 전래, 초자연적인 현상까지 동원된 작품 속 내용들은 각 등장인물들마다 처한 사정은 다르지만 공통된 점들은 현실에서의  절망과 여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들의 몸부림이 결코 쉽게 이뤄지지 않는 암흑의 문과 가까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신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저자가 그린 배경자체도 그렇고 그 속에서 인간들이 겪는 허우적대는 모습이나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 백조의 노래가 이렇듯 슬프게도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까지 저자의 공들인 세계관은 역시! 란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계절에 읽는 기분이 새삼 다른 분위기마저 다가오게 한 소설들이라 공포물과 호러, 여기에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즐긴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셔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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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3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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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거미줄처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그물을 짜는 것이다. 정교하게 조합된 역사라는 장치 속에서는 아주 작은 톱니바퀴라도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  p.28




서양의 역사상 가장 긴박하고 급진적이며 오늘날 유럽의 형태를 본격적으로 지니게 한 사건으로 뽑을 때 '프랑스 대혁명'을 거론한다.



이미 역사가 말해주고 이를 기초로 한 당대 실제인물들에 관해서는  여러 변주로 만나볼 수 있는 영화, 드라마, 만화, 역사소설, 평전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접해 볼 수 있는 그 한가운데 '마리 앙투와네트란 인물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행복과 불행의 모든 것을 겪은 인물이 아닌가 싶다.



몇 개월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된 마리 앙투와네트의 그림을 보고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화려함과  당 시대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한 인간의 삶을 다시 재조명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결혼을 통해 제국의 안위와 권력을 유지하려 한 오스트리아 제국의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의 막내딸로 태어난 그녀의 삶은 불행의 삶이란 생각조차 할 수도 없었던 어린 소녀 그 자체, 그런 그녀가 세계 권력의 판도 앞에 생을 살아갔다는 사실을 그린 저자의 글은 심리 묘사에 탁월함을 여전히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이런 그녀의 배경을 한 명의 평범한 인물로 바라본 관점으로 그 시대 속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루이 16세와 결혼한 후 국고가 비어 가는 과정 속에 한몫을 차지했던 그녀의 화려한 삶은 일반 평민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 삶의 고충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이런 교육자체를 받을 시간 없이 정략결혼이란 것을 함으로써 기회 자체를 놓쳤다는 생각이 든다.



파리가 아닌 베르사유 궁전, 사치가 극에 달한 트리아농 궁, 이어 튈르리 궁에서 거처하기까지 우여곡절 끝에 거쳐한다 싶더니 결국 혁명이란 이름으로 탕플 탑에 갇히고 콩시에르주리에서 단두대에 오르기까지 긴박했던 그녀의 삶은 롤러코스트를 타듯 위태위태한 여정이었다.








선왕의 결단 있고 권력지향적이며 왕관이 지닌 무게감을 책임감 있게 밀고 나간 것과는 다르게  매사에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의 무능함과 유연함을 지닌 루이 16세를 향한 그녀의 애정은 한스 악셀 폰 페르센이란 백작과의 사랑(만화 '베르사유의 장미'가 계속 생각났다.)과 비교해 볼 때 연민으로서의 사랑과 열정을 지닌 사랑이란 두 갈래의 사랑을 한 여인이자 아이들의 엄마로서 재판을 받을 때의 모습은 마리 앙투와네트란 왕비의 많은 다양한 모습을 보인 장면이다.



쉽게 사람을 믿었던 여인, 자신을 이용하고 위험에 처했을 때는 돌아보지 않은 사람들의 배신감들을 겪으면서 비로소  한 국가의 왕비란 자리는 어떤 것인지를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사실 앞에 만약 시대의 흐름이 반대로 흘렀다면 그녀에 대한 평가는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특히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 특성 속에 드러나는 인간 심리에 대한 표현은 그 시대의 앙투와네트가 느꼈을 심정처럼 다가왔다.




보통의 평범한 인물로서 그녀가 지닌 성정이 만약 필부필부(匹夫匹婦)처럼 살아갔다면 적어도 비운의 삶은 살지 않았겠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과거 속의 그녀와 현대에 우리가 생각하는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저자의 세심한 당시 주위 환경과 인물들 간의 심경변화, 여기에 역사 평가에 대한 글을 담은 저자의 글이 더욱 와닿는 작품이기도 하다.




-  이미 모든 일이 끝난 후에, 결말을 알고 있는 시점에서 어떤 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 p 159




현대에 이르러 역사 속의 인물 평가에 대한 판단은 시대적인 영향으로 달리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그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흥미롭게 다가온 점들이 있다는 사실과 그녀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함을 넘어서 격정과 혼돈의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란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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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아르테 오리지널 24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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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먼 피플'로 일약 주목받는 작가로 이름을 알린 저자의 신작이다.



기존의 작품처럼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30대를 바라보는 청춘들을 배경으로 그린다.



두 권의 소설책으로 백만장자가 된 앨리스, 그녀와 대학 동창생인 절친한 친구인 아일린은 문학편집부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그리고 아일린이 어린 시절부터 이웃해 살고 있던 사이먼, 그리고 데이트 앱에서 앨리스가 만난 펠릭스가 주요 등장인물들이다.



앨리스는 유명세를 달고 살지만 정작 자신은 이런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채 외딴곳으로 잠시 살고자 한다.



그곳에서 물류일을 하는 펠릭스를 만나고  이상한 데이트로  끝나는지만 이후에도 계속 만남을 갖는, 그녀와는 정반대로 책을 읽지 않는 청년이다.



한편 아일린은 오랜 연인과 헤어진 후 마음의 상처를 안고 생활하고 이런 와중에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여자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사이먼과 뒤엉킨 감정을 겪는다.



완벽하고도 완전한 인간이 이 세상에는 없다는 사실에 대한  생각을 이들의 감정을 따라가며 읽으면서 이 시기를 지나온 사람들에겐 한 번쯤 나의 그 시절을 되돌아보게 하기도 하고 지금 현재 이들처럼 여전히 자신의 감정이나 주어진 상황에 따른 감정의 혼란을 겪는 분들이라면 많은 공감을 하며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앨리스와 아일린이 주고받는 이메일을 통해 그들 나름대로의 각기 취향에 따른  시대에 흐름들이나 주장을 곁들인 내용들은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기엔 청춘들의 고민들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들이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점들이 실은 상대방을 그렇게 많이 알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특히 사랑과 우정이란 이름  앞에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나의 삶 자체도 하루에도 고민과 결정 앞에서 많은 갈등들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이들이 한 곳에 모여 그동안 서로가 알거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상처받거나 깨닫는 과정 속에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인상 깊었다.




그들의 복잡 미묘한 심리들을 따라가다 보면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저자만의 생각이 글로 표현되었다는 점과 (이는 '노멀 피플'에서도 마찬가지.) 그럼에도 저자는 이들이 힘든 상황을 겪을지라도 사랑할 가치만은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 과정을 요즘 세대들의 특징을 잘 잡아 그렸다는 생각이 든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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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돌보다 -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린 틸먼 지음,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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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든 부모를 돌보는 성인 자녀에게는 이 이야기가 조금씩 다른 점은 있겠지만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직면한 문제가 같으면서도 다르기 때문이다. 아직 부모를 돌봐야 하는 상황을 겪지 않은 자녀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상황을 마주할 일이 없을 자녀들, 즉 행운아들에게 이 이야기는 반면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p 11




슬픔 중에서 단연코 가장 큰 슬픔은 내 곁에 있는 이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일 것이다.



 그것이 상대방과의 어떤 소통에 의한 감정교류가 깊다거나 그렇지 않을 때조차도 부재의 현실적인 감각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남는다.









86살의 엄마가 어느 날 이상징후를 보이고 이후 11년 간의 병간호를 언니들과 함께 한 경험을 다룬 내용들은 엄마의 손에 의지하던 한 소녀가 이제는 엄마가 자신의 손을 잡고 의지하게 되는 돌봄의 대상자로 변하는 시점과 이후의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을 보여준다.




초진부터 간병인의 해고와 새로운 만남, 의사들마다 지닌 도도한 자세와 자신의 판단이 옳다는 식으로 진행된 치료 과정, 이후 엄마가 호스피스 진료를 통해 자녀들 앞에서 이별을 하기까지 저자의 글은 누구나 한 번은 겪는 부모와의 이별에 대한 일들이 모두 같은 마음이란 사실을 공감하며 읽게 된다.




자신의 삶 일부를 죽음을 향해 가는 엄마를 위해 희생해야만 한다는 생각(죄책감은 중요하지 않았다. 죄책감은 이기적이다. p 59) 엄마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부모와 자녀사이의 유대감정은 끊으래야 끊을 수 없는 양가감정을 동반하며 이끌어 갈 수밖에 없는 끝없는 애간장의 연속이다.








사실 책 속에 담긴 저자의 감정이 동양에서 느끼는 부모의 관계를 생각해 볼 때 좀 더 냉철한 이성적인 감정이 앞선 부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자가 담아내고자 하는 내용들은 전반적으로 한 인간이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남아 있는 자들은 이들에게 어떤 돌봄과 안정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들, 특히 의료계의 문제점과 일과 간호라는 양 갈림길에서 불법 이민자나 기타 다른 국적의 여성들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대한 문제점 지적은 여러 모로 생각의 방향을 달리 바라보게 한다.




늙음은 순리적이고 엄마의 죽음 뒤에 그 뒤를 잇는 것은 바로 자신들 세대라는 사실과 시작은 있지만 끝은 언제인 지알 수없는 막막함의 돌봄의 시간들은 경험해 본 분들이라면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읽을 수는 없을 것이다.




- 부모와 형제자매 사이에서 형성된 경험적, 심리적 관계는 암묵적이고 무의식적인 법칙을 만들어낸다. 이 모든 역사가 개인의 태도와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결과 돌봄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의 의욕을 꺾고 힘을 뺀다. 그동안 쌓인 감정들이 해석과 결정 속에 맴돈다. 지형은 험난하고, 이전 전쟁에서 남은 폭탄이 깊은 감정의 밀도에 의해 기폭된다. 가족 또는 친구들은 화자라는 대의를 위해 협력할 것이다. 아니면 분열하다 분해될 것이다. 많은 경우 그렇게 된다. - P81




그렇기에 엄마의 임종 순간을 다룬 부분에선 내가 겪었던 그 당시의 기억들이 떠올랐고 정희진 추천사에 담긴 글은 내내 마음을 울렸다.



우리들이 어렸을 때는 우리가 아기였지만 늙고 연약한 부모님의 손을 잡고 응급실 문을 두드릴 때 그들은 나의 늙은 아기였다는 사실이 새록새록 다시 떠오른다.




죽음을 통해 부모와의 이별을 겪은 후라면 삶에 대한 자세가 더욱 겸손해진다.




- 나는 어머니가 아프긴 해도 정신이 맑았을 때 물었다. 인생은 고달프고 살다 보면 끔찍한 일도 일어나잖아요. 그런데도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럼, 어머니는 말했다. 삶에는 아름다운 것들도 있으니까. - P246




누군가에게는 이 시간이 절망과  희망이란 고문의 시간임을, 그들이 떠나고 남는 자의 후회는 왜 이리 시간이 가면서 더욱 깊어만 가는 것인지....




일말의 화해나 감정이 깃든 글이 아닌 정석으로 다룬 글로  마지막으로 끝을 맺은 저자의 책이라서 더욱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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