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과 소설가 - 대충 쓴 척했지만 실은 정성껏 한 답
최민석 지음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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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쓴 듯 하지만 실은 정성껏 한 답이란 표지가 눈에 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의 결정을 하게 되는 연속의 시간들, 특히 2030 세대들이 격한 공감을 하게 될 고민 상담들은 당사자에 해당되는 나이에 든 독자들에겐 많은 동조를, 그 시기를 넘긴 사람들에겐 과거의 나가 겪었던 일들을 반추해보는 게기가 되는 책이다.

 

소설가로서 이번에는 질문에 성실한 답변, 특히 각 주제에 맞는 질문에 저자가 때로는 실제로 겪었던 경험담과 조금이나마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끔 제시해주는 글들은 시종 유쾌하면서도 경쾌하고 그러면서도 진지함을 유지한다.

 

 자아/ 사랑/ 관계/ 미래... 이 주제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성을 지닌 것이다 보니 어쩌면 지금의 청춘들이 겪는 고민들도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사회초년생으로서 겪는 관계, 연애상담과 책과의 관계....

어는 것 하나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주제가 담긴 고민들을 읽노라면 꼭 젊은 청춘만이 아닌 보편적인 삶에 대한 고민들을 저자 나름대로의 해석과 제시를 한 책이란 생각을 해 본다.

 

특히 관계 부분에서 다루는 글들은 나이를 떠나 삶을 지속하는 한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기에 저자 나름대로의 논리를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고 공감 가는 부분 또한 많음을 느끼게 된다.

 

작가로서의 마음가짐이라고 해야 할까?

상담을 해오는 내용들 중에 대한 답변은 저자의 글 쓰는 것을 업으로 살아가는 자로서 다짐하는 글이라고 생각되는 답변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 그 외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성실함입니다. 때로 지치고 창의력이 떨어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겠지만, 그때에도 손가락을 움직여야 합니다. 비록 공개하지 않을 글을 쓸지라도, 혼자만의 글이 될지라도, 작가는 꾸준히 써야 합니다. 작가는 단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범작이라도 꾸준히 쓰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p218

 

어디 글쓰기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닌 실제 생활에서 성실함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주는 문장이란 생각이 든다.

 

또한 때론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들도 심플하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저자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나가 해보지 못하고 머뭇거렸던 행동에 어떤 제시를 해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여러 면에서 부딪치는 어려움의 연속들, 저자의 말대로 한 걸음씩 나에게 맞는 실천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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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5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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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사와자키 시리즈의 본격적인 부활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신작이다.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내가 죽인 소녀>, <안녕, 긴 잠이여>부터 단편집 <천사들의 탐정>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들의 세계를 1부로 말한다면 지금의 이 작품은 제2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만큼 출간 시기도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나왔고 이 작품을 읽은 후의 느낌은 여전히 작가의 필력은 녹슬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신에게 의뢰인이 찾아오고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가 아닌 동업자인 와타나베를 찾아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건에 휘말리며 해결한다는 흐름도 인상적이지만 이 작품의 모든 등장인물들의 관련된 일들은 전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긴밀함을 가진다는 데서 작가의 철저한 계산에 의해 쓰인 책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 해의 마지막 날 아버지의 무고를 증명해 달라고 찾아온 여인-

그 여인을 따라나선 사와자키는 결국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경찰서에서 벌어진 총격사건, 야쿠자 간의 음모들이 뒤섞이면서 사건은 하나의 커다란 밑그림으로써 충실함을 기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왜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 즉 다른 지역의 은행에서 야쿠자 두목과 은행원을 총격 살해한 당사자가 아님에도 그 사람을 대신해서 허위 자수를 했던 것인지,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경찰이 사와자키의 행동으로 인해 죽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경찰들로부터 동료가 죽었다는 비판까지 감수해가며 해결의 일선에 나서는 사와자키란 인물은 역시 변하지 않는 냉혹함의 인물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

 

전 시리즈들이 나온 출간 시기의 흐름이 웬만한 기타 작가들의 출간보다 느린 탓에 세월의 흐름을 느껴볼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수사 방법을 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고 시리즈란 이름으로 끌고 가기에 여러 가지 사건의 테마를 넣어 사와자키란 인물을 활동을 그려내기도 쉽지는 않을 텐데 저자는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해소시킨다.

 

제목 자체에서 오는 어떤 기시감들이 들어있는 이야기인 만큼 인간의 탐욕과 그런 어리석음을 일깨워주는 사건의 이야기 흐름은 역시나 하라 료만의 하드보일드 작품이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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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 전면개정판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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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를 가장 먼저 대한 것은 [안녕, 긴 잠이여]를 통해서였다.

영미 문학권의 하드보일드를 읽고는 있었지만 일본의 하드보일드란 장르에 속하는 이 작품에 대해서는 모른 채 추리 스릴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처음 만난 작품이었기에 남다르게 다가온 시리즈다.

 

이번에 작가가 탐정 시리즈라 불리는 이름으로 발표한 첫 작품의 개정판을 다시 새롭게 만나봄으로써 초창기 사와자키란 인물의 배경과 그가 일하는 활동에 대해서 알아간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화려한 도심의 고층빌딩 숲 외각에 있는 '와타나베 탐정사무소'가 있다.

실제적으로 이름이 붙어있는 와타나베는 도망 중이고 그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자는 탐정 사와자키다.

 

어느 날, 30대의 한 남자가 르포라이터인 사에키라는 사람이 여기 찾아오지 않았냐고 묻고 그가  떠난 뒤에 유명 미술 평론가 사라시나 슈조의 대리인이라는 변호사가 다시 사와자키에게 사에키라는 남자를 아느냐고 물어온다.

 

생명부지의 그 남자에 대해서 모르는 사와자키는 이후 도쿄 도지사의 저격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사건을 밝히는 과정을 다룬다.

 

매 작품마다 빠른 출간이 아닌 장고 끝에 출간하는 시리즈인 만큼 이 사와자키란 인물을 좋아는 독자라면 끈질긴 인내를 필요로 한다.

 

하드보일드의 특성에 따른 사와자키란 인물의 특징은 탐정이란 직업에 맞는 행동이 있는가 하면 사색을 중시하는 면을 보이는 장면에서는 의외성을 갖춘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재적소의 숨어있는 대화나  문장의 틈을 독자들이 알게 모르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사와자키가 사건의 결말에 이르는 순간 그의 날카로운 탐정으로서 갖추는 예리한 실력, 경부의 필요성을 그때그때마다 활용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결을 이루는 과정은 왜 이 작품의 첫 신호탄을 시작으로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돈이 많은 자는 더 많은 돈을 얻고 그 돈을 유지하기 위해서, 권력의 쟁점에 있는 자들은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힘을 이용한다.

 

이 사건에 숨어있는 이러한 냉정한 이기심과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사와자키의 활동은 그래서 더욱 시니컬하고 냉소적인 면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책, 미처 몰랐던 사와자키의 세계 입문을 계획 중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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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 킬러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해용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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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고타로의 팬이라면 두말할 것 없이 읽게 될 신작이다

그동안 여러 이야기를 통해 그만의 독보적인  세계를 그린 그답게 이번 신작은  <그래스호퍼>와 <마리아비틀> 이후 7년 만에 출간한 킬러 시리즈의 신작이다.

 

그동안 다양한 킬러의 세계를 그렸던 그가 이번에 어떤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

 

본명은 미야케, 업계에서는 풍뎅이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40대 중반의 남자다.

여기서 업게라 함은 냉혹한 킬러의 세계를 말한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함 문방구 제조업체 영업부에서 잘 나가는 그지만  이면에는 이런 무서운 킬러의 직업을 가진 이중생활을 하는 그다.

 

그런 그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아내다.

한마디 말에도 변죽도 못 올리는 그, 무조건 아내의 말이라면 수긍을 해주고 그래야만 가정이 편하다는 생각, 외동아들이 보기에도 이해할 수 없는 그의 행동은 킬러를 하면서 느끼는 양심적인 마음속에 탈퇴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안쓰럽게 다가온다.

 

중간업자인 의사로부터 받는 의뢰건, 수술이란 말로 대체되는 그 안에 담긴 말에는 살해하라는 행위를, 악성은 프로를 의미한다는 이들 세계의 냉혹함은 가정의 가장으로서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킬러의 행위를 통해 대비해 보면서 느끼는 '공정함'에 기준을 둔다.

 

그가 느끼는 공정함 속에 스스로가 이 세계에 발을 빼려고 하지만 이를 행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결심을 해야만 하는데....

 

 

기존의 킬러의 세계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느끼게 되는 책이다.

 

천하의 아무것도 무서울 것이 없는 킬러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아내라니...

그것도 우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장이란 무게에 또 다른 살해를 하면서 동반되는 상대방의 가족이나 인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다른 점이  풍뎅이란 인물을 다시 보게 된다.

 

각기 다른 단편처럼 이어지는 연작의 형태로써 이어지는 이야기의 연장선은 결국 큰 그림의 틀이 완성되기 위해  풍뎅이란 인물이 느낀 감정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만큼 킬러는 킬러이되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는 연민의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킬러의 캐릭터를 그려냈다.

 

그가 가진 비밀, 가족들은 결국 알 수 있을까를 자연스럽게 시간이란 흐름에 맡겨 그린 저자의 노련한 필체가 돋보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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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 미드나잇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나를 위해 하루 15분 차분한 글쓰기
단디 편집부 지음 / 단디(도서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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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만년필을 사용하던 시기가 있었다.

사촌들이 자유복이 아닌 교복이라 불린 복장을 하고 책상에 앉아 뭔가를 끄적거리는 모습을 본 기억 속에는 무척 어른스러웠다는 것이 떠오른다.

 

당시 만년필은 펜촉, 지금은 필사에 쓰이는 다양한 펜촉의 분야가 발달이 되어 있었지만 당시에는 보통의 필체로서 쓰기 무난한 펜촉이란 것으로 생각된다.

 

검은색, 파란색, 빨간색이 주로 사용이 되었던 그 당시에 기억을 비춰보면 요즘엔 필사의 붐도 붐이지만 만년필의 대세란 생각이 떠오른다.

카트리지 외에 잉크병 안에 들어있는 잉크를 손에 묻히지 않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은 호기심이라도 사용해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초 간단 만년필을 이용한 나만의 글쓰기 시간을 가져 볼 수 있는 책이다.

 

한글, 영문, 한자의 종류로 나뉘어 있고 글씨도 바로 베끼듯이 쓸 수 있다는 점, 또는 한 문장은 진한 글씨로 되어 있다면 그 밑에는 희미한 글씨체로 되어 있어 만년필로 바로 써 볼 수 있게 구성이 되어 있다.

 

 

 

 

처음 중학교에 들어가서 배웠던 영어의 필기체 대. 소문자의 다양한 필체를 다시 써봄으로써 영어란 필체에 신기했던 기억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복잡하고 생각할 것이 많은 시대, 그 가운데에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책 읽는 것도 좋고 사색도 좋고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오롯이 나와의  독대를 갖고 싶은 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이용해 보면 어떨까?

 

책과 만년필, 책상과 스탠드, 그 외에 나가 있다면 고즈넉한 시간에 내면의 고요함과 차분한 마음가짐을 통해 또 다른 필체의 세계를 접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해볼수록 재밌는 서체의 세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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