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지련 세계문학의 숲 25
장아이링 지음, 임우경 옮김 / 시공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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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학을  졸업한 류취한은 공산당 당국이 시행하는 전국 토지개혁의 일환으로 한자퉈란 시골마을로 트럭에 타고 다른 일행과 함께 향한다.

 

 트럭 안에서 본 황쥐안이란 여학생을 본 순간 맘에 들지만 토지개혁의 사업일환이란 거대한 참여때문에 말을 못하고 , 마을에 도착 후 그 곳 간부들과 장리란 사람이 행하는 일에 일멸의 환멸과 자신이 알고있던 마오쩌둥이 실시하라는 정책에 위반되는 사건들을 접하면서 괴로움에 고민하던 중 황쥐안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게되면서 가까워진다.

 

 갑작스런 상하이 발령으로 그녀와 이별을 해야하려던 때에 황쥐안은 그에게 자신의 주소가 적힌 편지봉투를 주면서 다시 만날 기약을 하며 헤어진다.

 

 상하이로 온 류취안은 상하이 당 기관지인 해방일보에서 알게 된 연상의 여인 거산을 만나게되고 눈빛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그녀에게 빠져 연인관계를 이어나간다.

 

 어느 날 뜻밖에 자신과 같은 지역으로 발령을 받은 황쥐안을 만난 류취안은 거산과의 관계를 모르는 그녀 앞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되고 이후 두 사람의 관계를 접으려 하지만 , 내가 갖기엔 싫고 남을 주자니 아까운 류취안에 대한 거산의 질투은 뜻밖에 상사의 횡령사건에 연루되어 공안당국에 류취안이 체포, 구금되면서 틀어지게 된다.

 

둘 사이를 모르던 황쥐안은 그를 구명하기위해  거산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게된다.

 

 거산으로부터 제의를 받은 황쥐안은 감옥에 있던 류취안을 마지막으로 만나게되고 류취안은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괴로워하던 차, 한국전이 반발한 것을 계기로 전장에 참열을 하게된다.

 

 영화 색.계의 원작자로 유명한 장 아이링의 작품이다.

 

 이 소설이 탄생하게 된 시기적 상황을 알고 읽는 것이 책을 접하기에 앞서 도움이 될 듯 싶은데, 이 소설이 쓰여진 때는 중국을 버리고 홍콩에 가면서 홍콩주재 미국 공보처의 지원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당시의 상황상으로 말미암아 읽다보면 반공소설이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데 이런  일련의 과정과 한국전, 그리고 최후에 포로교환 과정에서 다시 고국에 돌아가느냐,아니면 타이완으로 가느냐를 두고 회유의 정책을 듣는 과정에서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중국 내에서는 출판금지 책이라고 한다.  아마도 자신들의 사상과 인민 해방 운동을 한답시고 지주와 빈농, 중간농의 재산 분배과정에서 오는 공정치 못한 처사의 행동들을보인 당원들의 묘사와 항미원조라 불리는 한국전을 대상으로 아무런 생각도 없이 꼬임에 넘어가 전선으로 가게된 힘없는 사람들의 하소연 같은 것은 분명 자신들의 사상에 위배되는 상황이기에 금서가 되지 않았나 싶다.

 

류취안은 거산이 계획한 계략에 황쥐안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맘에도 없는 사람과 생활할 것이란 말 한마디로 전장으로 자원을 하게 되고 이는 류취안 뿐만이 아니라 아마도 당시에 자신을 구해준 동료들도 마찬가지 사정을 지녔다는 것을 작가는 한 개인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사상과 이념, 그리고 사랑을 하는 가운데 어떻게 인생이 휩쓸려가는지에 대해 그려나가고 있다.

 

"적지지련"- 붉은 땅, 공산주의가 문득 떠오르지만 영어의 원 제목을 보면 척박한 땅, 벌거벗은 땅의 뜻으로 쓰였다.

 

전장의 참혹한 상황에서 남한의 병사들 손에 구해져 포로병원을 거쳐 포로수용소에 갇히면서까지 포로들이 겪었을 상황에 대한 조바심, 제 3국으로 가야할지, 아님 다리는 잘려도 고국으로 돌아가야한단 생각으로  일관된 주관을 가질지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생각들은 읽는 내내 우리나라가 겪었던 포로생활을 했었던 사람들을 연상시킨다.

 

 그럼에도 독자의 허를 찌른 류취안의 고국송환의 바램은 자신의 힘은 보잘 것 없지만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인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을 구할 수도 있지 않겠나하는 생각과 황쥐안이 자신 때문에 희생을 치른 양심의 가책으로 불길 속으로 뛰어들 생각을 한 생각엔 수긍을 할 수가 없게 한 점도 눈에 뛴다.

 

전반적으로 역사 속에서 자신들의 뜻과는 다르게 어려운 사랑을 하는 남녀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란 생각과는 달리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한국전에 자원한 류취안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황쥐안과 거산의 그 이후의 이야기들은 흐지부지 없어져버린 부분이 아쉽게 남는다.

 

영화 색.계에서 보여준 이야기의 강렬한 흐름을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할 작품이기도 하고, 두 남녀간의 좀 더 끈끈한 인연의 진전도를 보여줬음  이 소설의 제목이 말하는 뜻과도 부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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