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아내
테이아 오브레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내과의사인 나탈리아는 친구와 함께 수도원에 있는 고아원에 의료봉사하러 가던 중 할머니로부터 할아버지의 객사를 접하게 된다.  

 암에 걸린 할아버지의 병은 오직 그와 자신만 알 뿐.- 그런 할머니는 그 어떤 병이 걸렸단 사실을숨겼단 사실에 화를 내게되고 할아버지가 자신이 봉사하러 간 장소로 가겠단 말을 들었지만 정작 할아버지가 죽은 곳은 전혀 다른 곳.- 

 그 때부터 나탈리아는 어릴 적에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죽지 않는 사나이 이야기며, 동물원에 같이 손을 잡고 구경하던 호랑이를 생각하면서 할아버지가 들려주던 호랑이의 아내에 관한 이야기를 생각해내며 그와 같이 보낸 세월을 추억하게 된다.  

 소녀의 나라는 어딘지도 모르지만 글 구석엔 발칸반도의 어느나라라고만 어렴풋이 나타내지며 지명도 또한 그녀가 전적으로 만들어낸 허구의 세상이다.  

 그녀가 현실에서 겪는 세상은 전쟁으로 인해서 자신의 사촌을 파묻은 장소를 되찾아 시체를 되찾아 "모라" 라 불리는 신으로부터 영혼을 위로하려는 사람들 틈에 병으로 고생하는 아녀자와 자녀들의 처방을 위해 솔선수범하여 네거리로 불리는 죽음의 신들이 모여있다는 장소를 기꺼이 자원함으로써 그들을 치료하려는 의사로서의 정신, 할아버지의 청년시절에 죽지않는 사나이와 만나면서 그와 함께 나눈 죽음과 이승의 한계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그에게 의사로서 그의 행동을 저지하려했던 할아버지의 이야기, 할머니와 종교가 다름에도 기꺼이 그녀를 위해서라면 그녀의 가족들이 원한다면 이슬람식으로도 얼마든지 식을 올릴 수 있다는 할아버지의 사랑 같은 이야기는 시종 호랑이의 아내로 불리는 어릴 적 그가 알고 보아오던 한 소녀의 이야기와 함께 어울러진다.  

 백정인 루카의 불운한 자신의 인생에 대한 분풀이로서 뜻하지 않게 사랑하는 여인이 도망가자 그녀의 아버지가 벙어리인 여동생을 신부로 변장시켜 억지로 결혼시킨 슬픈 어린 소녀의 이야기는 루카나 그녀 모두에게 악몽같은 결혼생활을 예고하는 한 편의 슬픈 이야기를 선사한다.  

후에 전쟁이 일어나자 동물원을 탈출해 인간의 세상으로 내려온 호랑이와 교감을 나누는 이야기는 그녀를 마을 사람들이 호랑이의 아내로 불리게된 사연과 그런 그녀를 9살인 할아버지가 겪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더듬어 가면서 할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손녀가 비로소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들에게 반 이상의 사육을 당해서 정작 자신의 야성적인 본능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던 호랑이는 인간들이 벌인 전쟁으로 인해서 또 한 번 자신의 정체성과 배고픔을줄이려 마을을 헤매게 되고 백정의 부인과 교감을 나누면서 마을사람들에게 공포를 주게되는 과정, 곰 사나이인 다리샤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비정한 비밀을 감추며 살아간 이야기, 약제사의 죽음등이 현실과 환상적인 서술로 오고가는 형식으로 엮은 이 책은 전쟁으로 인해서 각 윗선의 이익에 반해 어이없이 처절히 고통을 당하는 이름없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기에 어쩌면 호랑이의 아내라 불린 벙어리 소녀나, 할아버지가 만났다는 죽지않는 사나이의 이야기는 전쟁이란 한 복판에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나간 연민의 소설이란 생각도 든다.  

 작가의 나이가 25살- 

 나이치곤 글의 환상과 현실세계를 넘나드는 솜씨가 오랜 숙련기간을 거친 경험담을 많이 쌓은 작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재의 파격적인 화랑이를 내세움으로써 처음엔 우화소설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태어난 조국인 유고슬라비아가 지금은 세르비아란 나라로, 그 외 지역도 다른 나라로 쪼개져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 소설은 자신의 나라에 대한 여러가지 상황에 맞는 역사적인 오토만 시절부터 터키인들의 등장, 독일인들의 침공같은 전쟁의 흐름속에 살아 온 할아버지에 대한 자신의 어릴 적 추억이자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그리움을 곁들인  환상적이란 마술을 매개로 새로운 소설을 보엿단 점에서 각 평론단들이 내놓은 좋은 성적을 받았단 점에서 끌려 읽게된 책이다.  

 하지만 좋은 상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가 그렇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결코 아니란 점도 아울러 곁들여야 할 것 같다.  

나이에 비해 소재의 연결고리 흐름이나 이야기구성 같은 것은 새로워보이나 솔직히 평단의 말만 믿고 읽었던 나에겐 좀 지루함을 보여줬다.  

 할아버지가 겪었던 그 당시의 이야기를 서술해 나가는 장면에선 루카, 다리샤, 약제사의 한 개인의 인생사가 한 없이 늘어져있고, 환상과 현실의 세계가 분리되면서도 이어지는 연결면에선 나무랄 데가 없으나 내내 흥미를 유발시킬만큼의 언어적인 매력구사는 떨어진단 느낌이 많았다.  

 이것이 그녀가 태어난 나라의 구전되어오던 얘기를 답습한단 식인지, 아니면 창작단계에서 그런 구상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모든 사람들이 아주 훌륭한 책이란 공통점을 주기엔 조금 모자란 점이 없지않단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이런 소재를 채택해 글로써 나타낸 그녀의 문학적인 자질은 차후의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를 하기도 하게 한 책이었다.  

더불어 이 책을 덮고서 다시 한 번 "정글북"의 책을 집어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단 생각도 들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