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전 1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시공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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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 년에서 1813 년에 벌어진 스페인 독립전쟁이 배경인 이 소설은 스페인의 주요도시가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함락하는 가운데 스페인 어린 국왕은 볼모로 잡혀가 있고 나폴레옹의 형이 스페인을 다스리고 있는 시기의 카디스란 해안 도시가 그 배경이다.  

카디스가 갖고있는 천연적인 지형때문에 프랑스는 번번이 공략에 실패를 하고 이 프랑스 군인들 중엔 카디스를 공략하기 위해 대포의 발사속도와 시간등을 연구해 발포하는 일을 맡는 전직 교사 출신인 데소포 대위가 있다.  

그런 와중에 대포의 목표위치는 번번이 벗어나게되고 그런 와중에 카디스 사람들은 만성이 되어가는 와중에 대포가 떨어진 곳으로부터 얼마 안되는 장소에 15~17세정도의 소녀들이 무참한 모습으로 죽은 시체가 발견이 된다.  

 이 일을 맡고 있는 티손 형사는 대포와 소녀시체간의 어떤 연관성이 있진 않을까하는 의심속에 흑인 뮬라토가 배를 통해서 적진에 오고 간단것을 포착, 그를 심문하면서 박제사 푸마갈이란 인물이 전서구를 이용해서 프랑스 적진에 포탄 떨어진 지도를 그린 것을 주고 받는다는 것을 알게된다.  

 한편 카디스엔 대대로 내려오는 명망있는 집안에 실질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롤리타팔마란 여인은 자신의 아버지 친구와 함께 나라가 인정한 무장선, 말하자면 적군의 배를 훔침으로써 그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포획하는 일에 동참하게되고 배의 선장인 페페로보를 만나게된다.  

 형사 티손 또한 푸마갈을 체포함으로써 그로부터 전서구를 이용한 간첩행위에 대해서 실토를 받지만 그가 감옥에 있는 사이 또 연이어서 소녀의 시체가 발견이 되는 수모를 겪게된다.  

 이에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바꾼 그는 프랑스 적진에 있는 데소포 대위에게 살인사건을 말하게되고 자신이 정한 위치에 포격을 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범인 색출에 창녀를 미끼로 삼는 작전을 실행한다.  

 하지만 번번이 놓치게되는 가운데 롤리타는 페페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차마 말을 못하는 자신의 처지와 해야할 일 가운데에서 초심을 잃지않는 냉정함을 보이는 가운데 자신의 운명이 걸려있는 배가 프랑스에 포획됬다는 소리에 로보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미끼를 이용한 범인 색출에 실패를 한 티손은 어느 날 안개 낀 골목에서 한 남자를 추적하게되고 자신이 쏜 총에 맞은 범인을 잡음으로써 늑대의 본성을 발휘한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은 상태- 

범인은 이미 롤리타의 하녀를 죽인 상태였고 그녀의 아버지인 염전에서 일하면서 때로는 게릴라전에고 참전한 모하라에 의해서 고통을 받는다.  

 19세기 초의 스페인의 카디스란 곳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전쟁은 과연 누굴 위해서 하는 것인가? 하는 물음 앞에서 실질적 주인공들인 데소포 대위, 티손, 페페, 롤리타의 인생의 한 단면들을 보여준다.  

데소포 중위도 원하진 않았지만  나라의 부름에 전쟁에 참여를 하곤 있지만 과연 이 대포가 주는 영향이 어떤식으로 변해가는지, 자신과는 결코 상관이 없는 상대나라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포를 퍼부어야만 하는 전쟁이 주는 괴리에 빠진 모습과 전쟁에 대한 회한을 보여주고,  비열할 만큼 냉철한 티손도 역시 전쟁을 그저 하나의 일상사로 여기면서 포가 떨어져도 결국은 언젠가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게 될 날이 여전히 오게됨을 인지하는 인물로 나온다.  

 본국인 스페인 행정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차 새로운 것을 바란 나머지 간첩행위를 하는 푸마갈의 행동과 티손과 바롤 교수의 말처럼 소용돌이란 이름하에 자신의 의지와 행동을 결부시켜 어리석게도 죄 없는 소녀들을 죽인 범인의 행동은 전쟁이 치러지는 가운데서 평범한 날이었대도 행해질 수 있는 범죄의 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이 시대는 라틴아메리카에 식민지를 두고 있었던 강대국들 간의 이익다툼과 그 과정에서 국고로 들어간 개인재산에 대한 회수 가망성이 없는 가운데 자신의  가문생사가 달려있는 은화가 들어있는 배가 나포되자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먼저 생각해 냉철한 행동을 끝까지 보이는 안타까운 롤리타와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는가에 대한 물음과 그녀가 주는 행동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배를 가져오는 위험한 행동을 한 페페의 사랑이 그려진다.  

 그렇다고 아주 절절하게 신분의 차이을 극복하지 못하는 애련한 연인들의 모습이 아닌 그 당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불구가 된 페페를 봐야만 했던 롤리타의 모습은 전쟁이 주는 또 하나의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여질 만큼 작가는 평이한 감정선을 유지한다.  

 결국 스페인의 대 공세로 자신의 위치에서 이제는 서서히 물러가는 데소포 대위의 눈이 바라보는 카디스, 티손이 범인을 잡고도 여전히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카디스, 끝까지 "내가" 아닌 "우리들" 이란 말을 함으로써 자신과 페페간의 거리를 둔 롤리타와 이미 죽은 목숨이란 걸 아는 페페의 카디스... 

 한마디로 카디스는 그저 아무런 일에 관련이 없었던  평범했던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전쟁이란느 것에 모두 모여서 관련이 되고 매듭을 짓는, 그런의미에서 진정으로 작가는 이 전쟁의 잔재 가운데서 인생살이의 한 면을 보여주는 메타포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된다.  

 전쟁은 아무런 승리자도, 패배자도 위한 것이 아닌 오직 평범했던 모든 사람들의 일상을 변모시킨단 점에서 작가는 이 장소를 택했고 그런 점에서 카디스가 주는 공간적, 시간적인 흐름은 읽는 내내 아련함을 준다.  

1 부보다는 2부에서의 본격적인 이야기 전개가 훨씬 긴박하게 돌아간단 점에서 대포의 거리조정이나 재료를 다루는 장면의 지겨움만 지나간다면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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