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K는 금욜날 퇴근 후 술 한잔을 하고 집에 들어와서 부인과의 전야제를 준비한다.  

낼은 토요일-  

직장인들이 맘 놓고 푹 잘 수있는 여유를 주는 날이다.  

하지만 웬걸!  어김없이 자명종은 7시가 되어서 정확히 울리고 그는 잠에서 깨어나서 웬지 모를 낯설음을 느끼게 된다.  

화장실에서도 항상 사용하던 스킨이 바뀌어있고 부인으로부턴 처제 결혼식에 갈 준비를 하란 소릴 들으며 딸아이가 키우는 강아지한텐 발목을 물리기까지 한다.  

더군다나 휴대폰까지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기위해서 정신과 친구인 H를 만나고 그에게 자신이 느낀 부인이 내 부인같지 않고 죽었다고 알고있는 장인의 출현, 동서될 사람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친구는 그의 주변에서 가장 보고싶고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이미 십 년이 넘게 연락을 끊고 살아왔던 누나를 찾기 위해서 이혼한 매형을 만나게 되고 매형의 여장남자의 행동을 보면서 또한 기이한 감정에 쌓이게된다.  

찾아간 누나로부터 자신이 누나에게 편지를 보냈단 사실에 또한 기억이 없음을 알게되고 사진을 두 장 받아온다.  

편지의 내용중 (자신이 썼다고 하는) 자신이 남긴 휴대전화를 보고 전화를 걸자 나의 목소리를 가진 또 다른 K가 받는다.  

자신과 그를 K1,K2로 분리해보지만 틀림없는 자신의 분신같은 존재이며 너무도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단 사실에 그의 집을 찾아가보게 된다.  

그의 집에서 세탁소를하는 부인을 보게 되면서 전야제를 즐기지만 깨어보니 현재의 자신의 집이요, 여지없이 7시 시계는 울리고 있었고, 부인은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현장을 보게된다.  

집을 나와서 그간 만났거나 스쳐갔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작별의 제스쳐를 하는 것을 K는 비로소 K1과 K2가 합체하여 온전한 하나가 됬음을 알게된다.  

얼마 전 조선일보에서 인터뷰한 기사를 읽었다.  

그간 병과의 싸움으로 인해서 한 동안 멀리했던 글 쓰기를 이번엔 전적으로 자의적인 발상으로 인해서 작가 자신을 위해서 쓴 글이 있단 소식을 접했다.  

타인의 권유와 청탁이 아닌 오로지 순수한 발로에서 나온 이 소설은 작가가 밝혔듯이 그간 자신이 써온 소설의 행로에서 벗어나 초기의 자신의 글 쓰기 행로를 가려는 의도와 함께 아울러 병으로 인해서 이런 일을 하게 됬단 고마움을 표시를 써 놓기도 했다.  

이 책은 금욜 밤부터 시작해서 월욜 출근 아침까지, 정확히는 토욜과 일욜에 집중해서 익숙하면서도 낯선 환경에서 오는 의문을 찾아가는 로드무비 형식을 취한다.   

Power On 에서 Power Off 로 끝나는 시간 설정도 특이하게 시간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장치로 나온다.

가끔 내가 마주치는 환경이나 전혀 초면인 사람들과의 부대낌 속에서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함을 느낄 때가 더러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곧 어디선가 그런 익숙함에 이미 길들여져서 내가 이미 알고 있단 착각을 하게 하는 생각과 함께 실은 젼혀 의외성이 포함되 있음을 연상시킨다.  

이 책 또한 K가 스스로 자신은 분명 내 자신인데 주위사람은 좀처럼 뭐라 말 할 순없는 타인적인 기질을 느끼게 되면서 나를 찾는데서 여러 가지 만남을 보여준다.  

카프카의 변신같은 이야기면서도 변신이 아닌 변화의 모습을, 휴대폰을 찾기위해서 들른 극장의 영화 눈 먼자들의 이야기의 내용, 뫼비우스 띠의 연속성에 대한 이야기, 신과 선악과의 대한 이야기가 두루 펼쳐지면서 시원한 해결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은 채 출근하는 월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전히 합쳐진 자신의 모습을 찾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것이 비록 작가의 병중에  어떤 신앙적인 고백내지는 그간 자신이 걸어온 인생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으로도 들리기도 하지만 여타 다른 소설을 접해본 바로는 확실히 색다른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동안 보이는 것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 뒤에 감춰진 진실된 내면의 자아는 끝내 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사그라들어가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작가는 인생의 참된 의미를 돌아보는 의미에서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된다.   

비록 빨리 읽히지는 않으면서도  생각을 하게 하고  읽힌단 점에서 아마 인생의 고개를  지긋이 넘어온 작가로서, 신앙심을 가진  인간으로서 본연의 자세에 다가서려는 모습을 본 듯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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