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 역사의 속살을 품다
캐서린 애셴버그 지음, 박수철 옮김 / 예지(Wisdom)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현대의 우리는  목욕이란 단어와 뗄래야 뗄 수 없을 만큼 아주 친숙하다.  

특히 운동이나 더운 여름에는 하루에도 수시로 땀을 씻기고 자신의 뽀송한 기분 좋은 감촉을 유지하기 위해서 작은 샤워라도 한다. 

이런 씻는다는 개념의 샤워나 목욕은 언제부터 인류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왔을까?  씻는다는 행위의 유래는 언제부터 시작됬을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는 고대 그리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고대 그리스로마시대, 특히 그리스는 스스로 편안하고 남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목욕이란 것을 이용했다. 건강관리는 물론 거기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었다. 이런 행동은 오디세이아에서 씻는 행위는 기도를 하거나 제주를 따르기 전에 해야할 의식으로 나타난다.   

이런 그리스내에서도 아테네는 온수욕을 선호, 스파르타는 목욕할 일이 별로 없었다는 차이를 보인다.  

로마시대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공중목욕탕이 각지에 많이 세워졌고 특히 정복한 왕들은 로마 식민지화의 일환으로 자신들의 이름으로 목욕탕을 세우고 모든 사람들이 신분의 차이 구별없이 사용했다는점이 눈에 뛴다. 그리스가 운동 마무리 차원에서 목욕을 했다면, 로마는 즐겁게 운동을 하기 위해서 목욕을 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이런 목욕문화는 기독교시대가 도래하면서 달라진다. 

예수가 활동한 시기에는 청결율법을 육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반면 사후엔 영혼을 떠받들고 육신을 얕잡아 봄으로써 유대교 율법과도 차이를 보이고 목욕과 거리를 두게 된다.  

이는 여러성인들의 행동에서도 나타난다. 즉 불결을 열정적, 창의적으로 포용을 하는 한편 타인에 대한 몸은 씻어주는 사례를 남기기도 한다. (아픈 환자를 씻어주는 행동) 

8~9세기까지 목욕탕은 기독교인, 게르만 정복자에게 무시, 폐허가 되지만 십자군의 원정을 다녀온 그들에 의해 터키의 하맘이란 목욕이 알려지면서 전승이 되고 다시 유럽으로 오게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하지만 같은 유럽이라도 이슬람의 지배를 받던 시기의 에스파냐의 경우엔 이슬람의 청결에 대한 교리에 따라서 목욕이 가장 번성하는 현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중세시기로 오게되면 많은 인명이 죽어간 페스트로 인해서 사람들의 인식은 자주 목욕을 함으로써 모공이 열리게 되고 그 모공속으로 균이 침투하게 되므로 죽고 싫으면 목욕하지 말라는 암묵적인 의식이 형성된다. 이 같은 현상은 한증이나 한증탕이란 말이 매춘을 뜻하는 말로도 쓰이게 되는 경우로 번진다.  

이는 2세기동안 가장 불결한 유럽의 시기이기도 했다.  

16세기로 넘어오면 청결에 대해서 까다롭지 않은 시기로, 17세기에는 신분의 구별없이 이, 서캐, 벼룩따위가 득실거리게 되고 불결의 정도가 심해진다.  이의 대체로 아마포(린넨)로 만든 옷을 갈아 입음으로 해서 씻는 것으로 대체하게 된다.  

독일의 경우엔 유럽에서 목욕탕 폐쇄 추세가 완만하게 이루어진 나라이며 이들은 역병이 만연한 시기엔 오히려 목욕, 취한요법, 사혈요법같은 것이 인기를 끌었다.  

집에서 목욕을 귀찮아 하던 사람들은 온천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오늘날 스파란 용어로 정착한 형태로 이어지게 된다.  

영국인들은 냉수욕을 선호하는 민족이 되고 실내화장실 발명품은 획기적으로 평가를 받게된다.  

프랑스의 경우엔 동물적인 향수대신 봄철풀밭을 연상시키는 향수의 발달로 이어지게 되고 비데가 발달됬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선 여성들의 뒷물처리로 이용하는 기계로 쓰이게된다.  

20세기 전시욕 혹은 전신 샤워는 청결의 기준이 되지만 이 때까지도 유럽은 해당이 안된다. 19세기 전반에야 피부에 호흡기능이 있다는 기능이 생기게 된다.  

이 시기는 상류층과 하류층이란 계급이 생기게 된 시기가 되며 고대 로마처럼 청결에 있어서 계급간의 평등이 사라진 시기를 뜻한다. 

미국은 유럽과는 확연한 차별을 둔 청결이미지를 내포한 목욕문화가 발달한 나라로 인식이 된다. 이는 남북전쟁을 통해서 발전이 되며 유럽과는 다른 넓은 영토안에 집과 화장실을 갖출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며, 배관시설이 유럽에 비해 설치가 용이했다는점, 폐쇄적인 인습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하며 평등한 방식을 추구한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 경우다.  

이는 비싼 물건인 비누의 대중화와 광고의 접촉으로 인해서 더욱 발전을 이루게 되며 1920년대는 양치질, 체취없애기, 몸씻기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런 자신의 몸에 대한 체취를 없애기 위한 발전된 현상을 과도한 것으로 넘어선 것으로 본 미국의 욕실문화를 풍자한 나시레마(거꾸로 읽으면 아메리칸)속의 유래란 책을 낸 마이너 교수의 주장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즉 20세기의 욕실은 쾌락, 이기심, 과도한 사치. 위생관념이 만나는 은밀한 장소가 됨을 꼬집어 말하고 구강청결에 의사들이 권한 상아빛 치아 색깔을 넘어선 미백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일례로 보여주기도 한다.  

21세기의 청결의 이미지는 세균혐오증 증가에 대한 두려움과 너무 깨끗함보단 세균과의 공존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나누어지고 있음을 실험을 통해서 보여준다.  

우리가 알고 있던 씻는 행위에 이런 오랜 역사를 사례로 통해서 보여준 작가의 세심한 자료조사와 여러 사람들의 주장을 통해서 보여준 목욕의 역사는 결국 우리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문화, 종교란 코드를 무시하고선 생각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로마에서 행하던 목욕의 씻기 차례와 기독교인들이 갖던 신앙에 따른 거부,중세에 페스트 공포에 따른 씻는다는 행위는 곧 죽음으로 가게 된다는 인식에는 청결이란 말이 오늘날처럼 자연스레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오랜 세월이 필요했음을 보여준다.  

그나마 위로를 갖는것이라면 손 씻기란 행동은 오래된 습관중의 하나로 굳어졌으며 오늘날 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스, 조류독감, 신플루엔자 현상에서도 여지없이 손씻기의 중요성이 나타나고 있다.)

청결의 정의는 계속 변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행하고 있는 지금의 목욕절차는 먼 훗날 후세의 사람들이 볼 때 아주 우스운 행동이라고 웃음지을 수도 있다는 무한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 지구의 물 부족현상이 계속 이어진다면 청결의 이미지에 맞는 또 다른 새로운 개념의 행동 절차가 도래할 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과 문제점을 제시한다.  

단순한 씻기 행동에 이처럼 오랜 역사와 사람들이 부대껴온 세월이 있었음을 이 책은 아주 다양한 사례를 들어주고 있으며, 읽다보면 사람의 인식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알게도 해준다. (정말 과거는 지금의 시점으로 본다면 역겨움 자체요, 내 앞에서 절은 때의 냄새가 주위를 맴돌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당시엔 그것이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었던 체취였기에 더러운 줄을 몰랐었고,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란 책 내용도 생각나고 향수의 발달의 아이러니는 물론이고 인류의 역사의 한 단면을 보게해 주는 책이란 생각에서 아주 재밌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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