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천무후
쑤퉁 지음, 김재영 옮김 / 비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14살에 재인이란 벼슬로 궁에 들어온 무 미랑은 당 태종의 첩이다.  

구중궁궐안에서도 하룻 밤의 성은을 입고도 태종의 눈에띄게 들지 못했던 그녀는 3살 어린 태종의 아들인 치의 눈에 들어 정을 통하게 된다.  

하지만 태종이 승하를 하고 나머지 성은을 입지 않은 궁녀들은 액정이란 냉궁에 평생을 처박혀 살아가야했고 그녀 자신은 비구니가 되어 절에 들어가 살게 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왕이 된 치는 고종이란 이름으로 불리게되고 그녀를 잊지못해 핑계를 대고 절에 드나들게 되면서 차츰 그녀를 궁궐에 들어 올 방안을 강구하게 된다.  

궁궐에선 고종의 본첩인 왕 황후와 자식을 낳은 소숙비사이의 암투가 벌어진 가운데 왕 황후는 소숙비의 사랑을 제거하기위한 방편으로 미랑을 궁에 데려와 무소의로 책봉하는 파격적인 행실을 보인다.  

이후 치밀한 가면의 생활속에 자신의 뜻을 숨긴 무소의는 점차 고종의 사랑을 얻게되고 절에서 이미 잉태된 첫 아들 홍을 시작으로 자녀들을 낳는다. 확고한 사랑을 차지한 그녀는 왕황후와 소숙비를 액정에 내몰다 끝내 처참히 죽이고 , 유약한 고종을 마음대로 휘두르게 된다.  

무수리 사이에서 태어나 양어머니로 왕황후를 삼은 태자 이충을 폐하고 자신의 아들 홍을 태자로 책봉하지만 자신의 세력에 도전하는 아들의 행실에 불만을 품은 그녀는 합벽궁 연회에서 그를 독살시켜 죽인다.  

홍이 죽자 둘째 아들이자 고종이 가장 사랑한 아들 현을 태자에 책봉하지만 자신의 친언니 사이에서 낳은 현을 바라보는 그녀의 태도와 현, 자신이 자신의 태생을 알게된 후 동성애 대상인 노비 출신 조도생과의 욕정에 불타는 생활, 무절제한 방탕생활은 이내 조정대신들의 입에 오르게 되고 조도생의 고문으로 밝혀진 무기 숨겨둔 것을 발견해내자 그를 평민으로 내치고 이내 자살로 유도해 죽임으로 마무리 한다.  

현에 이어 세째 아들인 철이 등극하니 그가 중종이라 불리어진 이다. 아버지 고종이 죽고나자 왕에 오른 그는 실없는 농담 한마디에 44일만에 폐위가 되어 귀향을 가게되고 막내아들인 단이 보위에 오르니 예종이다. 

서슬퍼런 엄마의 권력욕을 알고 있던 예종은 세 차례에 걸쳐 퇴위를 청하게 되고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조서로 양위를 한다는 것을 발표한다.  

이후 그녀의 무서우리만치 피 숙청은 계속되고 자신이 발탁한 세 신하는 그녀의 뜻에 부합해 피를 보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바람잘날 없는 날을 이어간다.  

수 차례에 걸친 연호 바뀜정책실현으로 마침내 주 나라가 탄생과 무씨 집안의 집권세력이 나라를 좌지우지 하는 가운데 거리의 약장수 풍소보의 궐내 입문은 그녀의 성 생활에 활력을 넣게되고 그는  설회의란 이름을 하사 받으며 절의 주지가 된다.  

하지만 그녀의 젊음을 회생키 위한 노력은 미소년 장창종과 그의 형 장역지의 차지로 궐내는 무씨 집안과 이씨 집안의 불만이 쌓여가는 가운데 노신 장간지의 주도로 장씨 형제를 죽이고 역모를 성공시키게  된다.  

귀양가 있던 철을 다시 황태자로 임명을 한 그녀는 혁명세력에 의해서 권좌에서 물러나 상왕이 되어 상양궁에서 78살로 생을 마감한다.  

중국 역사상 단 한명의 여성으로서 천자의 자리를 차지했던 무소의는 뛰어난 지략가로서, 철저한 팜프파탈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 여인이다.  

천륜의 정인 자신이 낳은 아들조차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죽음을 행하는 데 마다하지 않았던 그녀는 왕황후와 소숙비간의 쟁탈전을 이용해서 자신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유지하는데 있어서 그 모습을 만천하에 보여준다. 흡사 우리나라의 장희빈을 연상시키는 행동은 자신이 낳은 딸을 죽여서 왕황후의 소행인 것처럼 꾸미는데서 혀를 내둘리게 한다.  

항상 미래를 내다보고 커다란 그물망에 가두어 놓은 고기들을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다가 필요없을 시 버리는 토사구팽을 실시한 냉혹함,  철저한 자신의 심복으로 삼은 3인방 조차도 말년에는 서로가 서로를 죽이게끔 유도하는 심리전, 남색에 취해서 말년에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원기회복에 애를 쓰는 점은 그녀의 끊임없는 권력욕구의 화신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다.  

첫 장부터 궐에 들어온 이야기서부터 자신의 첫 아들인 이홍이 바라 본  모습, 현과 철이 바라 본 모습, 막내 단이 끝내 형제간을 도울 수 없는 자신의 무늬만 왕임을 한타하는 슬픈 현실의 모습은 피비리내나는 궁궐 안에서 살아남고자 애를 쓴  몸부림의 모습으로 비쳐지기에 더욱 안쓰러움을 준다.  

당의 정책에 반대인 불교에 심취해 육식동물의 살생을 금지하는 일부터 시작해 자신의 권력에 저지를 하는 왕족의 반란을 제거하는 일은 이후 주나란 이름으로 무씨가 집권하면서 위태하게 당이란 나라가 없어지는 조짐을 보이지만 말년의 약해진 그녀의 모습은 끝내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집요함을 보여준다.  

책은 그녀의 성장과정에서 부터 시작된 궁궐내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한 그녀가 고종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유일무일한 여왕으로서 자리를 잡고 흔들기까지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줌으로써 인간의로서의, 여인으로서의, 어미로서의 신분을 저버리면서까지 일생을 싸움으로 살다간 그녀의 모습을 조명한다.  

아들들이 바라 본 어머니의 모습과 자신들이 속절없이 생의 마감현장으로 가게 된 경위를 독백형식으로 이어진 글의 형태는 그래서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 태자 이홍, 동궁에는 뛰어난 학식을 가진 수 많은 학자와 모사들이 운집해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내 어머니의 그 손을 피할 수 있는지는 누구도 가르쳐 주지 못했다. 인자함을 가득품고 예로써 남을 대하는 것 말고, 역사서에 기록된 나의 하찮은 공적들 말고 내가 달리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 이홍의 고백 중에서

비록 주나가란 명칭으로 근 18여년간 유지하다 정종이 다시 대당 국호를 회복함으로써 그녀의 야망은 막을 내렸지만 한 일대를 풍미한 여걸로서 살다 간 그녀의 발자취는 말년에 자신이 죽이도록 명한 수 많은 사람들에 대한 회한과 후회, 인생의 허무함에 대해서 쓸쓸함을 내포하는 것 같아  그녀의 일장춘몽도 그래서 후세에 내리내리 기억이 되는 것이리라. 

작가의 긴 문장의 글이 아닌 간략간략하게 넘어가는 글의 문단에서 간결함과 동시에 깊이를 주는 내용은 같은 중국 출신이면서 프랑스 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샨사가 쓴 측천무후를 같이 읽어 봄으로써 어떻게 달리 썼는가 비교해도 좋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