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프랑수아 베고도 지음, 이승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배경은 프랑스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우리나라의 교육의 현실과도 맟닿은 공통점을 엿볼수 있는 책이다. 

작가가 실제로 근무했던 19구역의 중학교 선생님으로서 겪었던 경험담을 담아서 책으로 펴냈고, 영화제에서도 상을 받았다고 한다. 개봉은 했지만 아직 보질 못했다.  

프랑스의 행정구역상 루부르 박물관이 있는 구역을 1구역으로 기준으로 해서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 구역이 정해지는데, 10구역 밖부터는 그야말로 외곽지대로 소위 말하는 빈민층이 살고 있고 외국인 사람들이 몰려사는  지대가 많다고 한다. 이런 환경에 처한 구역에서  근무지로 다니던 19역의 중학교에는 그야말로 다인종으로 표현될 수 있는 이민자의 자녀들로 이루어진 천국이라고 할 수있다.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사람, 중국의 불법 체류자을 둔 학생,  유대인, 골고루 각 종교를 가지고 있는 환경에 있는 학생들은 저마다의 가정환경이 그리 좋지 못한 그야말고 가정불화의 연속, 맞벌이,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가 가르치던 프랑스어가 아주 익숙지 못한 학생들이 대부분인 점이다. 그래서 글 내용중엔 작문법의 과거시제, 현재법, 조건법, 현재분사등등,,, 우리네 영어교육과 다름없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점이 흥미롭다. 

근무시간 33주에다 *4주 - 국경일을 제외하고 136일의 근무일수를 가지고 앞으로 학생들과 어떻게 수업해야 하는 걱정에서 부터 교무실에 모이기만 하면, 우리네 교육현실과는 전혀다른 각 학년의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담당하는 여건상의 환경도 있겠지만 각 개인의 학생들의 그날에 있었던 옳지 못한 행동에대한 의견을 나누는 점이 이채롭다. 각 교실에 있는 학생들의 반항적인 말투와 선생님을 향한 무시,옷차림과 모자쓰는 행동,욕설, 그리고 그런 학생을 볼  때마다 체벌 학생을 직접 교장실에 데리고 가는 일상의 풍경이 우리에 교육현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인상을준다. 대화를 하다 보면 아주 쉬운 낱말의 뜻을 그렇게도 모를 수가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프랑스어 시간에 일일이 비유를 해가면서 설명을 해주는 선생님을 볼 때면 우리의 학생들 실력이 이 정도보단 낳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뭣보다 부러운점은 작문시간이다. 요즘에도 계속 수험생들은 물론이고 미리미리 선행학습이다 해서 논술실험에 대비하는 저학년의 습작 생활을 볼 때 프랑스는 수업시간에 이미 시사적이고 근본적인 철학적인 문제를 제시해주고 작문숙제를 내 주는 점이다. 우리의 대입시험이 있듯이 바칼로레아라고 하는 시험에서 이런 주제의 논술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 있는바, 어렸을 적 부터 습작의 힘을 길러 주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교장실에 모여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제도에 대해서도 각 개인의 학생들의 평가를 기준으로 각 선생님들이 평가한 것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직업계열, 인문이공계열의 선택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단 점도 학생 수가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놓고 볼 때 일일이 개개인의 취향과 성적, 행동을 고려한 심도있는 토론이 인상적이다.  

여러 인종들이 모여사는 지역이다 보니 융통성 있게 학과 진도와 시험의 탄력성이 있단 점도 눈에 뛴다. 라마단, 욤켜푸르, 이드 라고 불리는 각 종파들의  기념일이면 당일 시험을 치를 수없고 결석이 당연시 된다는 점에서 오는 학교의 융통성은 우리나라완 또 다른 교육의 체계를 보여준다. 교장선생님과 담임과 타 선생님간의 학생 퇴학조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생에게 불리함이 없도록 타 학교 전학조치를 취하는 점이나, 학교의 성적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외주 채점교사가 타 학교의 시험지와 같이 채점해서 비교를 하지 못하도록  당 학교의 시험지만 채점토록 노력하는 교장선생님의 노력과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에 나오는 문제 중 간과하고 틀릴 수 있는 프랑스어 문법의 전형적인 문제들을 세심하게 다뤄주고 있는 작가의 선생님으로서의 노력이 엿보인다. 

때론 극심한 말투와 행동으로 선생님들의 고개를 젓게 만드는 아이들이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 일테면 프랑스어에 대한 압박감, 부모님을 모시고 와도 통역을 해줘야하고 ,일부는 통역자를 데리고 와야하는 현실, 또 종교의 다양성에 맞춰서 종교와 무관한 교육기관에서 나라이름을 공개적으로 쓰는 일에 대한제제는 이민자 평등에 맞는 교육체계에 대한 고려가 있음을 ,앞으로 우리가 처할 다문화 가정에서 오는 충돌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책을 읽어가면서 내 고교시절이 아주 많이 떠올랐다. 영어완 또 다른 뉘앙스를 풍기는 불어시간이 정말로 생각이 많이 났기 때문이다.(특히 학생들을 괴롭히는 동사의 변화부분에선 웃음이 나온다.) 책 중간에 읽어보는 불어도 해석해 보고, 학생이 틀린 부분이 나오면 이건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닌데, 하는 생각과 함께 답을 맞춰보듯 담임이 정답을 가르쳐주는 부분에선 나도 모르는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게했다. 사는 장소가 다르고 인종이 다르다 할지라도 중국 불법체류자로 소환 될 위기에 처한 밍이란 학생에 대해서 선생님들이 법원에 진정서를 내고 시간이 비는 대로 법원에 출석해 주는 행동은 비록 피부는 다를지라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을 내 제자요, 우리의 국민으로 여기는 개방적인 면을  엿볼 수가있다.  

얼마 전 끝난 드라마 "공부의 신"에 나오는 열공하는 학생과 그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노력의 모습은 이곳 프랑스에서도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엔 치열한 교실의 풍경을 보는 것 같아 역시 사는 모습들은 어디나 똑같구나 하는 평범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말썽부리는 학생이 적은 좋은 지역으로 가길 원하는 선생님들의 솔직한 대화라든가, 처벌을 받고서 곧바로 반성문을 제출하는 학생들의 행동,하나하나가 우리들이 겪어왔던 학창시절을 보는 것 같은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