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터키를 여행하고 온 후에 다시 손에 들고 읽었다. 오르한 파묵의 다른 책이었던 "하얀 성"을 읽었던 적이 있던 터라서 어색하진 않았다. 터키 현지에서 소피아 사원을 방문 할 적에 가이드가 한국가서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어보면 다시금 느낄 부분이 많을 거란 말에 도서관으로 직행!!!  오직 유일한 술탄 밑에서 그간의 이슬람 세계에서 행하였던 세밀화가들의 세계가 자세하게 서술이 되어 있어서 서양의 미술과는 또 다른 이슬람의 미술 세계를 본 것 같아 이채롭다. 살인살건을 파헤쳐가면서 그 사이에 이룰 수 없었던 사촌간의 12년을 뛰어넘는 사랑 얘기, 자세한 베네치아 화풍으로 대표되는 서양의 원근법의 논리, 이를 보고와서 받은 충격으로 술탄의 지시대로 기존의 화풍을 뒤집는 사실주의 원근법에 근거한 미술의 세계를 바라보는 그 시대의 세밀화가들의 갈등을 2권에 걸쳐서 작가는 세세하게 그리고 있다. 익숙지 않은 세밀화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어린 도제 시절부터 그려져 있고, 어떻게 그렇게 그려나갈 수 밖에 없는지  화풍의 질서세계가 그려지고 있어서 작가의 미술에 대한 실력의  놀라움에 그저 감탄이 나올 뿐이다. 학교에서 배웠던 서양 미술사에 익숙했던 나에게 이슬람의 세계는 확실히 하나의 미지의 세계를 보여준 계기였고, 파묵이란 작가가 쓴 이 책에서도 그랬듯, 한 주류가 성쇠하고 다른 새로운 주류가 이입이 되서 그것이 정착하고, 기존은 쓸쓸히 퇴장하는 것을 인간의 흐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명인이 되기까지, 이슬람에서 유명한 그림 얘기가 곁들여 지고 나중엔 장님으로 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그림을 익히는 세밀화가의 삶이 보여져 미술의 사조를 들춰보게 한다.  이슬람 세계를 조금 알고 싶다면, 이 작가가 쓴 책이 유익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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