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샐린저 이어 -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 원작 소설
조애나 라코프 지음, 최지원 옮김 / 잔(도서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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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 작가의 꿈을 안고 뉴욕에 온 조애나는 'J. D. 샐린저'가 속한 에이전시에 취직한다.


그녀가 하는 일이란 상사에게 전화를 연결해주거나 녹음된 테이프를 듣고 타자를 치는 일, 여기에 샐린저 팬들로부터 온 편지에 대한 답장을 쓰고 보내는 일이다.



샐린저가 누구인가? 그 유명한 '호밀밭의 파수꾼' 저자가 아닌가?



취직할 당시만 해도 몰랐던 사실이기도 했지만 차츰 팬들로부터 온 내용을 읽으면서 그녀는  틀에 박힌 답장 대신 자신의 온 마음을 다해 독자들에게 정성 어린 답장을 써 보내기 시작한다.




온종일 그 책장을 보면서도 타이핑에 집중하느라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 거기에 꽂아 놓은 책은 겨자색, 적갈색, 청록색 표지에 볼드체로 까만 글자가 각인돼 있었다. 여태껏 살면서 수없이 봐 온 책들이었다. 부모님의 책장에서, 고등학교 때 영어부 벽장에서, 내가 다닌 모든 서점과 도서관에서. 그리고 친구들의 손에도 당연히 들려 있었다. 나는 읽어 본 적이 없는데, 처음에는 어쩌다 보니 기회가 없었고, 나중에는 의식적으로 피했다. 현시대에 존재하는 모든 책장에 꽂혀 있는 이 책들을 나는 이제야 알아보았다. [호밀밭의 파수꾼] [프래니와 주이] [아홉 가지 이야기].


샐린저, 여기가 J.D. 샐린저의 에이전시구나. _ p53




그러는 사이 정말 자신이 꿈꿔왔던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으며 샐린저가 쓴 책들을 읽기 시작한다.





- 누군가 어딘가에서 첫걸음을 떼야한다. 내게는 벽면 가득 책으로 빽빽한 어두운 공간이 그런 장소였다. _ p 18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초년생인 조애나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고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적응해가는 모습이 마치 우리들이 사회란 조직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는 듯 그린다.



누구나 하고 싶은 일에 관련된  직업을 택하면서 살아가는 꿈을 갖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소설 속 조애나를 보면서 대리만족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작가의 작품을 읽어나가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과정들이 책 소개에서 보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문학 버전으로 만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문학 출판계의 다양한 분위기와 1990년대의 레트로 감성들을 물씬 풍기는 장치들은 그 시대를 연신 떠올려보게 되고 샐린저의 작품에 대해 다시 눈길을 돌리게 한 시간이기도 했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여러 가지 부딪치는 난관 속에 오는 외로움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낭만이란 것은 결코 달콤하게 오지 않는다는 사실들을 생생하게 그려낸  모습들이 와닿은 작품이다.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의 원작 소설로써 영화와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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