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본으로 먼저 만나보는 작품이다.

 

저자 자신의 혈통인 인디언 부족에 대한 이야기, 전 작품인  '두 늙은  여자'에 이은 이번 작품 또한 그녀가 다루는 새로운 인디언에 관한 이야기다.

 

알래스카 지방의 원주민 부족 중 하나인 그위친족에 속해 사는 '뇌조'란 뜻을 갖고 있는 사냥 솜씨가 뛰어난 다구와 새소리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흉내를 잘 내는 새 소녀 주툰바를 중심으로  그들 부족의 삶에 대한 방식부터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어떻게 어우러져 살아가는지를 들려준다.

 

두 달이라는 여름이 주어지는 알래스카 땅, 거의 대부분 동토나 다름없는 이런 척박한 땅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삶 기준에 주어진  규범에 맞춰 그들이 지닌 장점을 도움을 주어야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족을 떠난다.

 

다구는 북쪽의 '해가 지지 않는 땅'으로 여정을 시작하고 주툰바는 여자란 시선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자신만의 자유를 위해 떠난다.

 

그러나 이들의 여정은 녹록지 않다.

 

과연 이들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보통 아웃사이더로서의 자신에 대한 확고한 생각과 실천들을 통해 꿈을 이룬 결과를 다룬 책의 내용을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진행된다.

 

 작품 속 내용은 그들의 험난한 여정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 그리고 부족에 대한 믿음이 어떠했는가를 알아가는 과정들을 보임으로써 정형화된 보통의 패턴을 따르지 않는  내용을 들려준다.

 

다구가 실천했던 여정을 통해  가족과 부족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의미를 담아냈다면 주툰바는 자신의 뜻과는 거리가 먼 결과를 낳는다.

 

당시에도 흔하게 행해졌던 원치 않은 결혼에 대한 거부, 자신의 자유로운 인생을 찾아 떠났던 새 소녀는 결국 치콰이족에게 잡히고 불행한 삶을 이어가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두 사람의 행보를 통해 느꼈던 점은 우리네 인생 또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자신의 원한 바를 이룬 과정과 결과들도 좋지만 주툰바처럼 뜻대로 이루지 못한 경우도 부지기수로 많음을, 그렇다고 과연 그들의 진취적인 행동이 실패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 이런 삶의 방식은 익숙하고 편안했지만 다구는 그 이상을 원했다. 꿈을 따라 떠나는 대신 이 무리와 함께 머문다면 자신의 영혼은 천천히 죽어가리라는 것을 알았다. -p 47

 

 

 

- 다른 생각, 다른 삶의 방식은 늘 위협이 되어왔다. 개인의 꿈이 생존을 위협할 때 가장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같은 무리들이다. 누군가 대열에서 이탈하면 그러잖아도 무거운 내 어깨에 그 사람의 짐을 나눠 얹어야 하는 공동체가 가진 당연한 자기방어다.- p 236

 

 

 

실패를 하더라도  해보고 후회하는 것과 막연히 망설임 속에 주저한 채 내내 미련을 갖는 것과는 받아들이는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코 특별한 것도 없는 각자의 주어진 삶 속에서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여운이 깊게 남는 작품, 전작에서의 버려지고 쓸모없다고 도태되 시피 했던 두 인디언 여인들의 삶과 비교하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주툰바와 다구, 그들은 아마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여정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한 젊은이로 거듭났을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저자가 실제  전해져오는 이야기를 통해 그려낸 작품, 이런 작품들의 꾸준한 출간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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