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 - 굽은 소나무, 기근에 허덕이는 백성을 구하다,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최우수상 수상 케이팩션 3
천영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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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역사 속에 실재한 인물과 허구를 통해 이색적인 역사 속으로 시간여행을  해본다.

 

아비를 일찍 여의고 유복자로 태어난 은수는 태어날 때부터 꼽추였다.

 

유일한 집안의 대를 이을 아이가 꼽추란 사실은 곧  총명함을 지닌 아이로 성장하고 역적의 집안 딸인 아영과 혼인을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봐주는 아내 아영은  집안 정원에 있는 나무와 꽃들을 보고 그림으로 표현해낸 솜씨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곧 궁궐까지 전해진다.

 

당시 임금인 세종의 총애를 받고 있던 은수는 임금의 먼 훗날을 기약한 듯한 계획의 일환으로 제주도에서 재배되는 귤을 궁의 상림원 온실에서 키우는 법을 연구하고 이를 실험 재배하는 일을 하게 되는 일을 맡는가 하면, 궁에서 약초를 재배하는 일을 담당했던 전의감 소속 의원인 전순의와 아내까지 의기 합심하여 다른 일까지  임무를 수행한다.

 

오롯이 백성들의 안위를 생각하던 왕의 의지는 천자의 나무라 일컬어지는 소나무 재배에 이르는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과연 조정 대신들의 의견을 물리치면서 성공할 수 있을까?

 

성군이자 대왕이란 호칭이 붙은 세종의 시대를 통해 위정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자 세상의 주류에 편입하지 못한 인물들의 성실함이 왕의 뜻을 받들어 어떻게 위기를 모면하면서 과정을 이루어나가는지 흥미롭게 이어진다.

 

기근에 시달리는 백성들이 먹을 것이 떨어지자 나라에서 송정이란 이름 아래 관리되던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왕이 고육지책으로 등이 굽고 뒤틀린  소나무를 몰래 묘목으로 성장시켜 백성들의 식량을 해결하려 한 계획은 비밀 프로젝트였다.

 

기실 자신들의 논공행상에 따른 전답의 유지권과 실리를 앞세우지 않고 허공에만 떠있는 법과 교리에 매여있던 조정 대신들의 그릇된 이상향 앞에 백성을 위한 정치는 위기의 순간을 넘기는 순간마다 고비를 넘나 든다.

 

 

-‘약식동원, 의식동원’


이 말은 매일 우리가 먹는 음식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약재를 통해 병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취해야 할 것은 바로 자연에서 나는 것들을 취함으로써 건강한 몸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전순의는 스승으로부터 배운 바, 이를 백성들을 위한 실천임을 안 모습들을 통해   나라의 근간이 과연 무엇인지를 묻는다.

 

책은 나무가 자라기까지의 과정인 씨앗에 대한 이야기부터 계절의 변화에 맞춰 스스로 어떻게 자생하는지에 대한 노력과 함께 나무가 인간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일침을 가한다.

 

-왜 저들은 서로 '다름'을 굳이 구별해놓고, 그것을 차별하면서까지 자신들만 귀하게 여기는 걸까? 나무들의 세상에선 그저 '다름'을 인정하는 게 당연한 이치다. 내가 굶었다고 나를 차별하는 건 사람들밖에 없다.

 

꼽추 은수,  아내 아영, 천출 출신의 전순의는 모두가 비주류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좋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온 세종과의 인연은 안평대군이 말했듯 천리마의 가치를 알아본 것과 다름없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독야청청 소나무의 올곧은 기상만이 소나무란 이름으로 불리어지는 세상에서 비록 볼품은 없지만 백성들의 식량이 되어주는 등 굽고 휘어진 소나무의 존재 또한 소중하단 사실, 은수와 소나무 간의 동병상련을 통한 연민과 애정은 읽는 내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실제 세종실록에 나온 기근에 굶어가던 백성이 소나무 껍질을 먹었지만 처벌하지 않았다는 기록을 근거로 하여 허구의 상상을 덧대 탄생한  내용은 역사 팩션이란 장르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 작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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