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아밀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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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빵과 진저브레드- 소설과 음식 그리고 번역 이야기]를 쓴 번역가의 소설가로서의 작품이다.

 

총 6편의 중 단편을 통해 이루어진 작품집은 판타지, SF를 다룬다.

 

 상상의 근 미래인 어느 시대, '인간 여자'들이 1급 보호대상 소수 인종으로 분류돼 국가에서 지정된 특별 보호소에서 양육되는 시대를 그린 사회를 통해 여성들의 자발적인 진취를 다룬 작품인 로드킬-

 

 

- 나는 가끔 진화한 여자들의 삶을 상상했다. 고통스러운 월경과 임신과 출산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어디로든 마음대로 다닐 수 있고, 누구에게 보호받지 않아도 되고 누구에게 제압당하지 않을 수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자기 몸을 수치스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나도 다음 생에는 진화된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소망했다.      - ('로드킬'  p.24)

 

 

 

정부가 그녀들을 보호, 관리한다는 차원은 출산과 양육이란 고전적인 의미로 여겨지는 시대를 의미하며 이런 부류의 여인들이 낳은 소녀들이 이곳을 벗어나는 것은 정해진 규율대로 보호소를 졸업하고 바깥세상의 남자와 결혼이란 것을 통해 자신들이 구원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두 명의 소녀들이 펼치는 탈출 감행을 통해 로드킬이 연상되는 이 작품은 2018년도 SF  중 단편 소설 우수작으로써 자신들의 사활을 건 운명에 대해 제도적인 것에 맞서는 작품을 그린다.

 

저자의 첫 SF소설이란 말이 무색하게 외국 소설에서 봤던 문학과는 또 다른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가장 인상적인 것이 로드킬이지만 이 외에도 현대문명에 둘러싸인 소수민족의 주술사를 대표하는 [라비], 문단 내 성폭력과 언어폭력을 다룬 [몽타주]. 전래동화처럼 여겨지는 처녀를 공양하는 섬에 처녀를 구하는 무사의 이야기를 다룬 [공희]. 이외에도 요즘 주된 소재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가스 라이팅과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저자의 필명인 아밀이란 이름으로 출간한 작품집 안에는 여러 가지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모두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집은 과거와 현재 근 미래의 모습들을 통해 옛이야기와 미래의 시공간을 함께 보임으로써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가설 수 있게 그린 점이 인상적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 나름대로 주어진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인 작품, 번역가의 글이 아닌 소설가로서의 작품을 대한 느낌을 새롭게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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