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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영 ZERO 零 ㅣ 소설, 향
김사과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 향 시리즈 _0영ZERO零_김사과
오한기작가님의 신작 소설 「인간만세」 를 읽고 나서 작가정신 소설, 향 시리즈를 다시 읽고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사과 작가님의 소설을 누가 추천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 다이어리 속에 올해 읽고싶은 책 목록에 2권이 들어가 있었다. 그중 한 권이 「 0 영 ZERO 零」이었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이걸 어떻게 읽지?!하는 당황함에서 출발하는 이상한 책! 나에게 첫인상은 그랬다. 그래서 절대 잊히지 않는 제목 0 영 ZERO 零
처음에는 너무나 솔직한 면이 불편하면서도 통쾌한 아이러니한 감정이 들었다. 그런데 점점 악한 모습에 경악하게되었다. 제목부터 단순 복잡 미묘했던 첫인상이 책 속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45쪽
다시 질문:하나의 인간이 견딜 수 있느 고통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그것을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을까? 그러기 우해서는 어떤 실험이 필요할까?
✍고통의 한계라.......
나도 평소에 궁금해했던 질문이다.
익숙한 문체가 아닌 낯선 작가의 첫 만남은 강렬하게 남았다. 갖고 나가서 읽기 편한 판형의 200p도 안되는 이야기가 주는 여운은 읽어가는 시간보다 몇 배나 길게 남았다.
🔖73쪽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 하면, 어떤 것을 더 좋게 만들거나, 완전히 다르게 만드는 것은 꽤 힘들고 혹은 불가능하기까지 하지만 어떤 것을 망쳐놓겠다 결심하면 다양하고 창의적인 결과들이 끝없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톨스토이가 비슷한 말을 하지 않았던가?)
소설책을 읽을 때 긴 문장을 발췌하지 않았다. 뭔가 예천에 내가 좋아했던 작가들과 내 취향이 그랬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읽는 소설들은 페이지 전체가 마음에 와닿는 경우가 많아서 남기는 글들도 늘어만 간다. 이런 현상이 좋기도 하고 뭔가 벅찬 기분이 들기도 한다.
🔖187쪽
나는 앞으로 아주 잘 살아갈 것이라는 것을.
내 인생은 앞으로도 잘 흘러갈 것이라는 것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하여, 세간의 소문과 달리 인생에 교훈 따위 없다는 것, 인생은 교훈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0. 제로.
없다
아무것도 없다.
지금 내가 응시하는 이 텅 빈 허공처럼 완벽하게 깨끗하게 텅 비어 있다.
✍모자란 잠을 뒤로하고 선택한 책이었다. 쉼이라기보다는 특별한 자극을 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문자로 받은 자극은 환영한다 왜냐면 내 마음대로 소화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님의 전작들을 찾아 잊어보려고 한다. 이런 자극들이 필요할 때마다 말이다.
독은 적당하게 쓴다면 약이 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김사과 작가님과 황예인 평론가님의 대화의 ‘텅 빈 세게, 맹독성의 구원자‘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 「 0 영 ZERO 零」 ‘텅 빈 세게, 맹독성의 구원자‘ 김사과x황예인 대화 中
누가 봐도 주인공은 악에 가깝지만 마치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처럼 굴기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는 듯해요. 자기는 굉장히 소박하고 평범한 사람이라고 계속해서 얘기하는데, 독자로 하여금 자신과 비슷하고, 그러니까 나도 나쁜 사람이 아니고, 괜찮은 사람이고, 잘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일종의 유혹을 하는 거죠. 주인공의 고백 톤 자체가 ‘너도 사실은 그렇게 느끼잖아‘라고 하는 의미에 가까워요.
✍나 또한 그 유혹에 넘어간 것 같았다. 그리고 점점 더 나쁜 쪽으로 가지 않도록 속히 정신 차리자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충격 惡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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