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 고마워 - 가장 힘들 때 곁에 있어준 벗들의 이야기 행복해, 고마워
제니퍼 홀랜드 지음, 노지양 옮김 / 북라이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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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여러 존재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위로를 건네오는 존재가 친구나 가족, 연인처럼 사람일 경우가 많지만 때는 동물이나 식물, 음악이나 맛있는 음식, 그림이나 풍경일 때도 있다. 이 책에서 위로를 건네오는 존재는 동물이다. 그리고 그 위로를 건네받는 존재 역시 동물이다. 이런 책을 기획한 작가 제니퍼 홀랜드는 어떤 사람일까?


작가 제니퍼 홀래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기자로 활동하는 동물해오가이자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이다. 주로 생활과학, 자연의 역사, 동물의 생활 등 다방면에 걸친 글을 쓰며 동물 중에서도 특히 포유류, 파충류, 조류를 좋아하는데 남편과 함께 두 마리의 개, 열 마리가 넘는 뱀과 도마뱀들과 함께 살고 있다. 과연 이 책을 쓴 작가답지 않은가?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 커플들 중에는 현재까지 그 관계가 유지되는 커플들도 있고, 이미 헤어져 각자 생존 터전으로 돌아간 커플도 있고, 불행히도 한 마리가 죽어 헤어진 커플도 있다. 함께 지낸 시간도 짧게는 몇 시간부터 시작해 몇 년이 되는 커플도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 반드시 어울리는 동물들끼리만 커플이 된 것은 아니다. 뱀과 햄스터 커플이나 고양이와 쥐 커플, 암사자와 아기 영양 커플처럼 일반적으로는 포식자와 피식자 관계가 되어야 마땅한 커플도 있고, 개와 고양이 커플처럼 정말 성격 정반대의 커플도 있다. 맺어진 사연도 제각각이다. 반달가슴곰과 검은 고양이 커플이나 당나귀와 검은 개 커플처럼 한 마리(검은 고양이와 검은 개)가 다른 한 마리에게 일방적으로 다가가며 시작된 커플도 있고, 어미가 죽거나 어미가 새끼를 버려서 사람이 인위적으로 커플을 엮어준 경우도 있다. 그 경우가 어떻든 낯설고 감동적인 광경인 건 분명하다. 오랑우탄과 고양이 커플, 원숭이와 비둘기 커플, 새끼 살쾡이와 새끼 사슴 커플, 닥스훈트와 새끼 돼지 커플, 족제비와 투견 삼형제 커플, 토끼와 기니피그 커플, 하마와 피그미 염소 커플, 거북이와 하마 커플 등등 쉽게 연상이 되는 커플은 아니지 않나?



동물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꽤 재미있을 거 같다. 물론 동물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각 커플들의 사진을 보고, 그들의 사연을 읽는 건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또한 나처럼 직업상 다양한 분야에 기초지식을 쌓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되리라 생각한다. 생긴 거는 그렇게 안 보이지만 돼지 다음으로 영리한 게 양이란 걸 이 책을 읽고 나도 배웠으니까. 책이 두껍지 않고 글씨도 큰 편에 내용도 어렵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읽어도 좋을 거 같다. 사진만으로도 흐뭇해질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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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어로 말하라 - 성공하는 1% 직장인을 위한 회사생존 매뉴얼
김범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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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어? 회사어가 뭐지? 제목을 보고 분명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의아해 할 거 없다. 회사어 별 거 아니다.


작가 김범준은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SK그룹, 삼성그룹을 거쳐 현재 LG U+ 법인영업 담당 차장으로 근무 중인 16년차 월급장이다. 회사 안에서는 '4차원', '샌님', 'UFO' 등으로 불릴 정도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잇는지 알 수 없는 사람에 속했었지만 회사 밖에서는 총무를 도맡아 하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회사 안과 밖에서 완전히 다른 생활을 하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을 만나게 되는데 그 사건은 작가의 모습을 180도 변화시킬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승진 발표를 앞둔 어느 날, 작가는 그 해 최고의 영업 실적을 올렸었고 3개월 연속 영업 실적 1위를 차지한데다 연차도 이미 꽉 차 있었기 때문에 승진에 대해 별 걱정은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승진에서 누락됐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작가는 임원에게 가서 왜 자신이 승진에서 누락됐는지 물었다고 한다. 그때 그 임원은 작가에게 작가에게 "회사라는 조직에서 리더가 될 수 있는 말을 해왔다고 생각하는지" 물었고 작가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 후 작가는 자신의 말이 문제였는데 자신만 그걸 몰랐다면 제대로 한번 파해쳐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다닌 결과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이라는 대답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작가는 작심하고 '말'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회사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회사형 인간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작가가 주장하는 회사어란 어떤 것일까? 크게 10가지인데 긍정어(일단, 무조건 긍정적으로 말하라!), 세심어(회사에 사소한 일이란 없다!), 겸손어(상사가 말할 때 끼어들지 마라!), 음성어(문자나 카톡으로 보고하지 마라!), 조심어(사생활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금물!), 순차어(직속 상사를 건너뛰지 마라!), 정치어(아부는 상대에 대한 배려다!), 유희어(혼자 놀겠다는 말을 하지 마라!), 공감어(회사의 아픔에 동조하라!), 비전어(회사와 미래를 함께하라!)가 그것이다. 큰 제목만 봐도 얼추 무슨 뜻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꼭 회사 생활이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에서는 다 명심해야 할 말 법칙이다. 다만 작가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실제 겪었던 일이나 목격한 것들을 사례로 실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해야 하는 건지 응용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실제 사례를 통해 배우는 게 쉬울 것 같다.



이미 이 정도는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초급자를 위한 안내서다. 직장 생활 어느 정도 해서 이 정도의 내용이라면 굳이 책 읽지 않고도 후배들에게 조언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 패스해라. 대신 직장 생활을 막 시작해서 직장에서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조심스러운 신입 사원이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의 수준을 파악한 후 읽을지 말지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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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노트]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두부 노트 - 내 몸이 좋아하는 웰빙식 하서 노트 시리즈
술부인 글 요리 스타일링 / 하서출판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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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유명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인데요. 하루키는 식사 때 밥을 올리지 않은지 오래 됐다고 하네요. 밥이 오를 자리에 대신 두부를 올린다고 하는데요 지인들은 하루키 집에 놀러왔다가 상 위에 밥이 오르지 않는 걸 보고 갸우뚱 한다고 합니다. 정작 하루키는 오래 그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자신은 별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안 든다네요. 그만큼 그의 식생활에서는 두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외출나갔딴 대대로 두부만 만드는 곳에 꼭 들려 두부를 사가지고 와서 된장국에 넣어 먹거나 한다는데요 가업을 대대손손 물리는 걸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본임에도 불구하고 집 근처에서 두부집이 없어지고 있다며 걱정하더군요. 이런 이야기를 하루키의 에세이집에서 읽고 하루키가 두부를 사먹는다는 곳의 두부맛이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두부는 다 공장을 거쳐 나오는 공산품이니까요. 워낙 유전자 변이다 뭐다 말이 많아서 국산콩을 이용한 두부, 특히 유전자 변이를 하지 않은데다 유기농 콩으로 만든 두부는 정말 비싸기에 '반찬 없으면 두부나 한 모 사다 먹지'는 할 수 없게 됐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맛있다는 맛은 부족한 거, 장금이 아닌 저도 느낍니다. 그래서 집에서 두부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기계의 힘을 빌려 만들어 먹어 보기도 했는데 그것도 썩 마음에 든다고는 할 수 없죠. 예전에 다큐에서 수십 년 동안 두부만 재래방식으로 만드는 분을 소개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왠지 저 두부라면 진짜 고소한 맛이 날 거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암튼 이런 두부, 주로 뭘 해서 드세요? 


제가 만들 수 있는 건 두부전, 두부조림, 두부김치, 톳나물두부무침, 두부국, 두부김치국 정도네요. 물론 미소국에 된장을 넣어 먹거나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에 된장을 넣어서 먹기도 하죠. 그리고 채식마요네즈라고 해서 계란 대신 두부를 사용해서 드레싱을 만들기도 하고요. 경상도 음식으로 두부와 북어를 넣고 짭쪼름하게 조리는 음식도 있기는 합니다. 한 열 가지 정도 되려나요? 두부가 참 좋은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인데, 특히 여성에게는 그렇게 좋다고 하는데 조리법을 좀 더 다양하게 알면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텐데요.



이런 사람들을 위해 술부인이라는 블로거가 요리책을 냈습니다. 예전에도 두부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요리책이 몇 번 나온 적이 있기는 하지요. 그럼 술부인의 두부 요리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게 뭘까요? 일본에 거주하기 때문에 일본의 조리법을 반영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얼린 두부를 훈풍 건조시켜 보존식품으로 만든 고야두부라든가, 두유를 40도에서 끓였을 때 생기는 막을 그대로 떠내 굳힌 유바라든가, 두부를 저온에서 30분 이상 오래 튀긴 고소아게라든가 우리나라에는 없는 두부가공품을 이용한 조리법도 볼 수 있죠.



책에는 기본 두유 만드는 법을 비롯해 두부를 밥처럼 먹는 법, 반찬처럼 먹는 법, 수프로 먹는 법, 술안주로 먹는 법, 좀 특별하게 즐기는 법, 홈베이킹에 응용하는 법 등이 나와있으니까 입맛대로, 형편껏 원하는 레시피에 도전해보면 좋겠습니다. 저는 두유버섯스파게티가 몹시도 당깁니다. 시간 날 때 만들어서 크림파스타 좋아하는 동생이랑 먹을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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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오 유진의 오가닉 식탁]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파티오 유진의 오가닉 식탁 - 자연을 먹는 가장 쉽고 맛있는 방법
황유진 지음 / 조선앤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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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황유진은 500만 명 이상의 네티즌이 다녀간 다음 우수 블로그 'The Patio-Yujin'을 운영하는 블로거다. 그녀의 블로그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으로 다음의 우수 블로그로 선정됐다. 그녀의 블로그명에서 'patio'는 스페인어로 '뒷뜰' 또는 '안뜰'이라는 뜻으로 '유진의 안뜰' 혹은 '유진의 뒷뜰'에 모여 건강과 미용,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공유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녀가 작성한 요리 포스팅은 300회 이상 여러 포털 사이트 메인에 노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베스트글로 선정되었고 다음 미즈넷 요리 고수 및 다음 신지식 엑스퍼트 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녀는 2007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현재 테네시 주에 거주하고 있는데 우리의 전통음식과 미국에서 거주하며 익힌 조리법과 식재료가 그녀의 풍부한 아이디어로 버무려져 어느 요리책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레시피가 완성되었다.


그녀의 요리에서 눈에 띄는 건 효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점인데 이 책에서도 첫 장을 효소에 할애하고 있다. 효소의 기초인 양파효소를 비롯해 제철과일 저장법으로 활용 가능한 종합과일효소, 들에서 얻은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민들레효소와 달레효소, 젊음을 가져다주는 장미효소, 설탕 대신 사용하기 좋은 과일효소, 탈모를 예방해주는 녹색채소효소, 김치 담글 때 유용한 뿌리채소효소, 심장에 좋은 다크레드과일효소, 면역력을 키우는 바나나효소와 버섯효소, 초보든 요리 고수든 만들 수 있는 효소 찌꺼기 활용법까지 다양하다. 각종 효소는 기본적으로 설탕과 EM에 양파, 장미, 각종 과일 등 부재료를 무엇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양파효소, 장미효소, 종합과일효소 등으로 나뉘는데 EM을 구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EM 없이도 효소를 만드는 법을 실어두었기 때문에 만약 EM을 구하지 못한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는 그녀가 책을 내기 훨씬 전부터 그녀의 블로그를 알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아는 분께 소개를 받아 그녀의 블로그를 알게 되었고, 그 후 몇 년째 그녀의 블로그를 둘러보며 그녀가 작성한 포스트를 읽고는 하는데 늘 그녀가 작성하는 요리 포스트를 볼 때마다 감탄하고는 했다.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방법으로 식재료를 섞어내는 그녀의 아이디어가 매우 참신했기 때문이다. 요리책 보는 게 취미 중의 하나라 꽤 많은 요리책을 봤고 덕분에 처음 보는 요리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인데 숙주김치 같은 거는 그녀의 책에서 정말 처음 봤다.



그녀의 블로그에서 포스트를 읽을 때마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우리말을 영어처럼 구사하는 방식 때문에 자주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이해가 안 되는 표현이 많았었는데 책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편집자의 손을 거치면서 우리말다운 우리말 문장을 갖추면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졌다는 점이다.



뭔가 참신한 요리책을 찾고 있었던 사람, 틀에 박힌 레시피의 요리책 말고 좀 더 신선한 레시피를 찾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무척 반가울 것 같다. 게다가 책이 꽤 큰 편이라 보기 편하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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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양장)
김려령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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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작가를 한 사람 만났다. 아, 물론 책으로. 이름은 김려령. 서울예술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고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마해송문학상,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이렇게 말해서는 누구인지 감이 오지 않을 거 같으니까 말만 하면 '아하!'라고 알 수 있는 걸 말하자면 김윤석, 유아인 주연한 영화 [완득이]의 원작소설을 쓴 사람이 그녀다. 소설 [완득이]의 유명세는 익히 알고 있지만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재미는 있을 거 같은 촉이 오는데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니까 우선순위에서 밀려버렸다. 나는 청소년이 아니니까. 그러다 김려령의 신간과 인연이 닿았다. 정확히 말하면 인연이 닿았다기 보다는 내가 궁금해서 손을 뻗었다는 게 맞다.


책은 159쪽으로 얇고 크기도 작다. 글씨는 큼직큼직한 게 나처럼 책 빨리 못 읽는 사람도 휘리릭 읽을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실제로도 휘리릭 읽었다. 아, 작가는 싫어하려나. 오랜 시간 끙끙거리면서 공들여 쓴 책일 텐데 읽는 사람은 휘리릭 읽었다고 하면. 그러나 이건 엄연한 칭찬이다. 책이 얇건 두껍건 두께에 상관 없이 정말 용을 써도 진도가 안 나가는 책이 있는가 하면 그 다음장이 궁금해서 자꾸자꾸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책이 있으니까. 이 책도 그랬다. '재미있는데'라는 마음에 책장을 빨리 넘기게 됐다.



'나'는 7년 전 동화작가로 데뷔했다. 그냥 상을 하나 받은 것뿐인데 마치 동생이 노벨문학상이라도 수상한 줄 알았는지 오빠는 바로 동생을 '오 작가'라고 불렀고, 새 언니는 명품 가방을 사서 안겼다. 작가 정도 되면 이런 가방 정도는 가지고 다녀야 한다나 뭐라나. 그러나 고달픈 무명작가의 시간이 점점 길어지자 '일도 하면서 동화 쓰면 안 되겠냐?'는 눈칫밥이 돌아왔다. 결국 참다가 필명 '오명랑' 이름으로 '동화작가의 이야기 교실' 개설 안내 전단지를 아파트에 돌렸다. 그리고 과연 학생이 모이겠냐는 엄마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문의전화가 제법 걸려오더니 학생들이 등록했다. 달랑 세 명. 성격 급한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걱정되는 어떤 부모님이 1학년 짜리 여동생과 함께 남매를 보냈고, 장차 동화작가가 꿈이라는 야무진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전부다.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고민하다 '나'의 얘기를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건널목 씨' 얘기를 꺼냈다. 자동차 회사를 다녔던 '건널목 씨'는 아내가 쌍동이를 낳다 죽은 후 혼자 힘으로 아이들을 키웠는데 애지중지 키웠던 쌍동이들이 무단횡단을 하다 교통사고로 죽은 후 회사를 그만두고 건널목 카페트를 만든 뒤 이곳저곳을 떠돌던 아저씨였다. 건널목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자신이 만든 건널목 카페트를 펼쳐 사람들이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도왔고 아리랑아파트에도 그런 사연으로 잠시 머물게 됐다.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한 '건널목 씨'와의 인연. '나'는 '건널목 씨'와 어떤 인연이 있고, '나'의 오빠와 새 언니와 '나'의 엄마는 '건널목 씨'와 어떤 인연이 있는 걸까? 그게 궁금한 사람은 김려령 작가의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를 읽어보자. 종원이, 소원이, 나경이처럼 '오명랑'작가의 입을 빌려야 끝을 알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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