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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인 브레인 - 탄수화물이 뇌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폭로한다!
데이비드 펄머터 지음, 이문영 외 옮김, 윤승일 감수 / 지식너머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신경과 전문의가 탄수화물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고발한 책으로 원서의 제목 역시 [Grain brain]이다. 작가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한면 뇌 건강을 좌우하는 건 유전이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이며 뇌 건강을 위해서는 지금의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대신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으로 식단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때 말하는 고지방 식단은 좋은 지방을 말하는 거지 트랜스 지방처럼 나쁜 지방을 많이 먹자는 의미는 아니다.
작가는 왜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작가는 정제한 밀가루, 설탕만 나쁜 게 아니라 통곡물도 안 좋다고 말한다)이 나쁘다고 말하는 걸까? 곡식 속의 글루텐이 뇌세포를 흥분시키면서 파괴하기 때문이다. 특히 밀가루가 최악인데 요즘의 우리들이 먹는 밀은 이종 교배와 유전자 변형 기술로 만들어진 밀이라 오래전 수렵, 채집 시절의 사람들이 먹던 밀과는 여러모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변형된 밀을 소화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안 된 우리 몸은 결국 혹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작가의 주장이다. 초기 인류의 식단의 경우 지방이 75%, 단백질이 20%, 탄수화물이 5%였던 반면에 미국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식단의 경우 탄수화물이 60%, 지방이 20%, 단백질이 20%인 것만 봐도 인류의 식단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럼 곡류에 든 글루텐은 몸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불안감, 만성 스트레스, 만성 두통, 편두통, 우울증, 당뇨병, 간질, 주의력과 집중적 문제, 관절염을 포함한 염증성 질환, 불면증, 셀리악병, 글루텐 민감증,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포함한 장 문제, 기억력 문제, 알츠하이머의 전조 증상은 경도 인지 장애, 기분 장애, 과체중과 비만, 투렛 증후군을 포함해 글루텐 섭취가 원인이 될 수 있는 병은 많다. 그리고 글루텐이 문제가 되는 이런 병들은 식단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호전이 된다고 한다.
물론 뇌 건강을 위해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좋은 지방을 많이 먹는 것만 하면 그걸로 충분한 건 아니다. 작가는 최적의 뇌를 위해 가끔 단식을 하고, 보충제(DHA, 레스베라트롤, 강황, 프로바이오틱스, 코코넛 오일, 알파리포산, 비타민 D)를 먹고, 운동을 포함해서(격렬한 운동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산책 정도로도 좋다) 몸을 움직여주고, 잘 자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말이 쉽지 탄수화물을 안 먹는다고 하면 뭘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감이 잘 안 온다. 그래서 작가가 책의 3장에서 식단을 제안하기는 했는데 작가가 미국 사람이라 식단이 미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 중심이라 우리나라에서는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인 쌀을 포함해 메밀, 기장, 퀴노아, 수수, 대두, 감자, 옥수수, 칡가루 같은 곡류(귀리도 그 자체는 글루텐이 안 들었는데 밀을 도정하는 곳에서 같이 귀리를 도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는 글루텐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이야 밀가루가 주된 탄수화물 공급원이니까 밀가루를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식단의 제한이 크겠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 쌀이 주식이기 때문에 좀 더 융통성이 있지 않나 싶다. 작가가 제안하는 식사법을 엄격하게 영구적으로 유지하는 건 어려우니까 밀가루를 끊거나 줄이는 정도로 변화를 주거나 일정 기간 글루텐 프리 식단을 실천해보는 식으로 변화를 줘보는 건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