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식 남녀 - 여전히 사랑이 어려운 그 남자, 그 여자
오일리스킨 지음 / 살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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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의 제목을 보고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젊다고 하기는 좀 그렇고, 100세 시대에 늙을 로(老)자 붙여 노총각, 노처녀로 부르기는 싫은

35세 이후의 남녀가 연식 남녀라고 한다. 차의 제조년을 지칭하는 말인 연식과 발음은 같지만 한자는 다르다. 연식 남녀의 '식'은 '먹을 식'이다. 나이를 먹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작가의 닉네임도 재미있었다. 오릴리스킨? 처음에는 작가가 외국 사람인 줄 알았다. 근데 번역자 이름이 없다. 어? 그럼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뜻인데. 닉네임이 오릴리스킨, 우리말로 번역하면 지성피부라니 웃긴다. 작가 피부가 산유국인가 보다.


 작가는 마흔 번째 생일을 나흘 앞두고 여덟 살 연상인 K를 소개팅에서 만나 연애를 하고 있다(작가는 올해 마흔이 됐다). 다시는 사랑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다시 사랑이 왔고 다시 온 사랑은 20대 때의 사랑과는 다르기에 시중에 나와 있는 연애서는 도움이 되지 않았고, 주변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16년간 여성잡지 편집장으로 일할 때 소개팅 200번 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의 스토리볼에 '오 솔로? 오래된 솔로'라는 이름으로 칼럼을 연재해 호응을 얻었고 칼럼이 끝날 무렵 만난 연식남과 소개팅에 성공해 남긴 '연식 남녀'는 특별히 큰 호응을 얻었는데 그 글을 모으고 다듬어서 낸 게 이 책이다.


 책은 연식 남녀의 연애에 철저히 촛점이 맞춰져 있다. 연식 남녀가 20대, 30대 초반의 남녀와 어떻게 다른지, 연식 남녀의 연애는  20대, 30대 초반의 연애와 어떻게 다른지 말한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체력도 달리고, 귀찮기도 하고, 눈도 낮추게 되고 그렇다고 한다. 여성잡지에서 오래 일한 사람답게 글투가 잡지에서 많이 보던 글투다. 어떻게 보면 자조적일 수도 있고 비참할 수도 있는 상황(예를 들면 난자 냉동 같은 거. TV의 예능 프로그램 [썸남썸녀]에서도 나왔던 얘기다)을 재미있는 표현으로 가볍게 풀어냈다. 포털 사이트에 연재했던 칼럼을 모은 거라 그런지 내용도 그리 길지 않다. 전체 분량이 300쪽도 되지 않는데 23개 장으로 나눴고 한 꼭지마다 내용도 짤막하다. 짬이 날 때 틈팀이 읽기 좋다. 책 읽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은 나도 꼼짝 안 하고 읽었더니 두 시간만에 다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그 톡톡 튀는 표현이 살짝 피곤하기는 했다. 수식어가 많은 문장을 좋아하지 않는데 비유로 문장의 맛을 살리다 보니 계속 읽으려니 문장이 쭉쭉 안 읽어지고 자꾸 툭툭 걸린다. 또한 작가가 분석한 연식 남녀가 너무 편협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작가가 묘사한 유형의 연식 남녀도 있겠지만 모든 연식 남녀가 그렇지는 않을 테니까. 모든 연애 지침서가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낸 연식 남녀 얘기고, 연식 남녀 연애 얘기니까 참고만 하면 좋겠다. '이럴 수도 있겠네' 정도가 딱 좋을 거 같다. 작가의 말이 하느님 말씀이 되는 건 좀 곤란하지 싶다.


 30대 중반 이상을 위한 연애 지침서가 나온 걸 보면 우리 사회가 좀 변하기는 변한 거 같다. 30대 중반 이후에 결혼하지 않았거나 결혼했다 이혼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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