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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젊은 뇌는 충동적일까 - 성장하는 뇌, 삶을 변화시키는 똑똑한 습관의 발견
제시 페인 지음, 엄성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작가 제시 페인의 어머니와 친할머니는 멕시코 출신의 불법이민자였고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제시 페인이 네 살 때 어머니는 극심한 신경 쇠약, 정신 분열, 망상, 환각 증세를 보였고 여덟 살이 됐을 때 결국 부모님은 이혼했다. 생활은 정부 보조금과 식품 구입권으로 겨우 유지했다. 부모님이 이혼한 후 제시 페인은 아버지랑 같이 살았는데 엄마가 제시 페인을 납치하는 바람에 캘리포니아 주 프레즈노 시에서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 적도 있다. 아버지 역시 주의력 결핍장애, 우울증, 불안 장애를 겪다 자살했다. 제시 페인은 어릴 때 육체적, 정신적, 생리적, 성적 학대를 받았다. 제시 페인이 자신이 자라온 환경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면 사람들은 제시 페인을 신기한 눈으로 본다. 죽거나 삐뚤어지지 않은 게 이상한 환경이었으니까. 하지만 제시 페인은 집안에서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됐을 뿐만 아니라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뇌에 답이 있다.
추천의 글을 쓴 다니엘 에이먼은 정신과 의사이자 의학박사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다니엘 에이먼 집안에는 그 집안의 딸들과 사귈 경우 뇌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었는데 스믈 한 살의 제시 페인 역시 일 년 동안 다니엘 에이먼의 딸과 연애를 하면서 그 집안 불문율에 따라 뇌사진을 찍게 됐다. 그때 제시 페인은 스물 한살이었고 그때의 여자친구는 지금은 아내가 됐다. 여자친구 아버지였던 다니엘 에이먼이 장인어른이 된 것이다. 다니엘 에이먼보다 30cm는 더 크지만 잔뜩 긴장해서 쪼그라들어있던 제시 페인에게 다니엘 에이먼은 고집스럽고 따지기 좋아하는 성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놈의 뇌사진이 문제였다. 말로는 아니라고 했지만 뇌사진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작가 제시 페인은 이 책에서 무게 1.4kg(전체 체중의 2퍼센트 정도밖에 안 되는 무게지만 인체가 소모하는 전체 칼로리의 30퍼센트를 소모한다), 따뜻한 버터나 달걀 흰자위, 부드러운 젤라틴이나 두부 같은 밀도, 약 600만 년분의 [윌스트리트 저널] 기사와 맞먹는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뇌에 대해 얘기한다. 뇌의 중요한 각 부분이 어떤 역할을 하고, 각 부분이 덜 활성화되거나 더 활성화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뇌를 망치는 습관에 어떤 것이 있고, 반대로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습관에는 뭐가 있는지, 뇌에 좋은 음식은 어떤 게 있고 뇌에 안 좋은 음식은 어떤지까지 다룬다.
뇌의 대표적인 부분으로는 전전두피질, 대상계, 변연계, 기저학 등이 있는데 전전두피질은 한마디로 인생의 CEO로 하는 일에는 집중력, 충동 통제, 공감 능력, 계획 능력, 감정 조절, 실수에서 배우기 등이 있는데 전전두피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충동적이 되고, 순간순간 되는 대로 살고, 뭐든 뒤로 미루고, 뭔가를 잘 잃어버리게 된다. 반면 심부 변연계가 하는 일은 기분 통제, 감정 조절, 식욕과 수면 조절, 의욕 조절, 유대감 강화 등의 일을 하는데 이런 심부 변연계에 문제가 생길 경우 부정적 사고나 남 탓하기, 무력감, 의욕 저하, 우울증 등을 경함하게 된다. 나 같은 경우 책을 읽으면서 주변에서 해당이 되는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보며 읽었는데 변연계 이상에 해당되는 사람이 가까이에 두 명이나 있어서 이해가 굉장히 쉬웠다. 평소에도 모든 면에서 안 좋은 면을 찾아내는 재주가 특출한 두 사람을 보면서 이해가 안 됐는데 변연계에 이상이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럼 모든 면에 영향을 주는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마약이나 술, 신체 외상, 심리적 외상, 환경독소, 담새, 산소 결핍, 수면 박탈, 첨단 기술. 멀티 태스킹(음악을 들으면서 다른 일을 하는 건 예외다. 음악을 들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분과 다른 일을 할 때 활성화가 되는 뇌의 부분이 다르다)처럼 뇌의 건강을 망치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대신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고,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사를 하고, 좋은 지방 섭취는 늘리고 나쁜 지방 섭취는 줄이고, 좋은 탄수화물 섭취는 늘리고 나쁜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뇌에 좋은 음식을 먹고, 인공 감미료 대신 천연 감미료를 먹고,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고, 염분 섭취를 줄이는 대신 칼륨 섭취를 늘리고, 음식을 균형있게 섭취하고, 매일 종합 비타민과 어유를 먹는 식으로 뇌의 건강을 식단을 바꾸는 게 좋다. 또한 매일 최소한 10분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악기를 배우고, 일상에서 벗어나 보고, 단기 기억력 손실을 막기 위해 독서 그룹에 가입하고, 시간을 내 새로운 곳에 가보면 뇌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뇌가 성격이나 습관, 태도 등을 결정하고 습관, 태도, 성격 등이 운명을 좌우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눈에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눈에 보이는 손이나 얼굴이나 무릎처럼 뇌의 건강을 위해서도 관리를 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생소한 뇌과학 얘기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