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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영웅 나일심 ㅣ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3
이은재 지음, 박재현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7년 12월
평점 :
표지만을 보고는 무슨 이야기일지 궁금했다.
가짜영웅?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아이인가?
왜 거짓말을 하게 되었을까?
궁금증을 가득 안고 표지를 넘겼다.
좋은책어린이에서 새롭게 나오고
있는 초등고학년용 고학년문고3번째 이야기다.
첫번째 이야기 [내 이름을 불러줘]를 열심히
읽은 아이.
그림책에서 긴글책으로 넘어가기 조금은 힘들어해서 꾸준히 좋은책어린이 문고를 읽었더니 긴글책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줄어들었다.
이젠 긴글책에 도전해야겠다 하는데...
고학년을위한 문고가 새로 나와서 너무 좋다.
특히나 첫번째 이야기에 아이가 너무 감동을 해서 이 시리즈는 거부감없이 읽는것 같다.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3 [가짜영웅 나일심]
제목부터가 심상치가 않다.
표지도 뭔가 우울한 느낌이라서 아이에게 선뜻 주기가 꺼려져서 내가 먼저 읽어봤다.
첫 문장에 먼저 놀랐다.
'아빠가 쫄딱 망했다.'
그냥 망한것도 아니고. 회사를 그만둔 것도 아니고
쫄딱 망했단다...
솔직히 이 부분은 많이 거슬렸다.
일심이네가 부자였다는것을 알려주기위한것이지만. 사립초등학교에 다닌다는 부분이 말이다.
우리 아이들 다니는 학교 근처에도 사립초등학교가 있다.
이제 세상을 알아가야하는 아이들이지만. 괜시리 선입견이 생기는것도 같고 조금 씁쓸했다.
사립초등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얼굴이 찡그려지는 부분이다.
여튼 부유하게 살던 일심이네.
아빠가 사기를 당해서 모든것을 잃어버렸다.
집도 아빠도 말이다.
아빠는 요양원으로 가고. 엄마와 일심이 남매는 산꼭대기의 이상한 마을로 이사를 왔다.
작은 빌라의 반지하셋방으로 말이다.
책속의 삽화가 너무 강렬하다.
어떻게 저렇게 작게 그렸는지...
그래도 아픈 아빠를 빼고는 모두 같이 있긴 하지만. 작디작은 집이라는것이 가슴이 아프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런일이 정말 일어나지 말아야하는데 말이다.
망한 아빠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을 묘사한 부분또한 조금 거슬렸다.
그래서 이 책을 아이에게 보여줘야하나? 고민을 했다.
어려움이라고는 잘 모르는 아이들.
자신들은 힘들다고 하겠지만, 세상에는 그것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니 알려주는것이 당연하겠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는 모르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것을 보면 나도 참 이기적인 부모이다.
그래서 아이와 같이 책을 읽어봤다.
그런데...
내가 걱정하던것과 달리
아이는 아무런 거부감이 없다.
이런 일도 있구나! 하고 무심하게 지나갔다.
그 순간.
내가 뭔가를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는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세상의 단면만을 보여준것 같아서 말이다.
그리고 자기가 누리고 있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것도 잘못이다.
뭔가 잘못될수 있다는 두려움을 주는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습은 온전히 보여줘야한다.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도 있고. 노력하면 더 나아질수도 있다고 말이다.
내 아이가 생활하는 이 공간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고, 책 속의 다양한 모습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고 말이다.
사실 이 책속에는 마음이 아픈 일심이의 모습이 많이 그려진다.
일심이가 아무렇지 않다고 하지만 마음이 왜 아프고. 어떻게 더 아파지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우연한 기회에 얻은 보안관뱃지때문에 말이다.
세상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보안관뱃지가 자신을 다시 끌어올려줄 것이라고 말이다.
일심이가 스스로 자신의 병을 알고, 치료하는 과정까지 말이다.
그 과정에서 주변의 도움이 얼마나 필요한지도 보여주고 있다.
책을 보면서 계속드는 생각은 하나였다.
내 아이에게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
하지만 일심이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보면서 내 생각이 달라졌다.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나 혼자만 편안하다고 세상이 모두 편안한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힘들고 어려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 처한 이들이 있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어 줄 수는 없다.
아이들도 스스로 세상으로 나아가야한다.
이 세상에 우뚝 설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우리들의 아이들에게는 보안관뱃지가 없다.
스스로도 주변을 살피고 같이 손잡고
나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는 위 도서를 추천하면서 좋은책어린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