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배속에 있을 때부터 날 만나고 싶다는 목소리에 설레고, 동네 슈퍼 아저씨가 추행할 때 내 탓이 아니라 위로해주고 복수해주고 비밀도 간직해주고, 늘 호기심이 넘치는 나를 보듬어주고, 놀리는 듯 하지만 언제나 날 신경쓰고 챙겨주는 형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지?하는 아주 순진한 곽치언(a.k.a. 치치)와 그런 치치에게 발목잡힌 현우종의 이야기 입니다. 둘이 이웃집이고 두 집안이 서로 잘 아는 사이여서 항상 같이 지내던 형이 결혼한다는 말에 직진 고백하는 치치와 치치의 열정에 끌려가면서도 쎈 척하는 형의, 둘은 밀당이라고 하는데 독자가 보기엔 그저 애교인 행태가 귀엽습니다. 지구 뿌술 귀여움은 아니지만(명심하자. 2014년 작품이다.) 절로 흐뭇해지는 귀여움은 있습니다. 화끈한 msg맛 소설에 길들여진 입맛에는 맞지 않을지 몰라도 엄마 손맛인데 '우리집 종가집임. 조미료 안 써도 맛있어!'하는 느낌의 담백한데 자꾸 생각나는 매력이 있는 이야기였어요. 피폐와 자극적인 이야기에 지친 마음이 치치의 순수함에 힐링됩니다.
사람을 썰어버리는 악귀라는 위명과 달리 곱디 고운 미청년인 현단령은 사실 분내와 우유단내 날 것 같은 소년이 취향인 변태(...)입니다. 그런 단령 앞에 이상형의 총집합 같은 소년 천효강이 나타나고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기지만, 저런! 효강은 본인이 모셔야할 황자저하였습니다. 어린 황자를 보고 반한 마음을 접지 못하고 주변만 돌던 단령은 동료인 능천의 심기를 건드려 소중히 간직해오던 무언가를 효강에게 빼앗기고 마는데, 과연...? 하는 이야기 입니다. 저 잘난 줄 알고 세상사 다 아는 척 하였지만 정작 능천이 콩찜한 위지운보다도 눈치가 없어서(굴러 봤어야 알지...) 제 무덤 제가 파고 흙도 챱챱 잘 덮고 알아서 족쇄랑 수갑도 차고 엉덩이고 곱게 닦고(아 눈물이ㅠㅠ) 소중히 간직한 엉덩이를 황자에게 바치고서도 황자의 검은 속내를 파악하지 못해(우리 애기 황자님이 그럴리가 없다고!) 끌려다니는 모습이...폭소. 파하핫. 사실 초반에 단령이 너무 변태같아서 그 부분 고비 넘기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거든요. 근데 이렇기 곱게 바치려고 그런 거였니... 거창하고 장황한 삽질이 인상적입니다. 심지어 우리 애기 황자님을 언젠가는 깔아보겠다며(어 그거 기승...위^^) 알짱거리다 또 깔리는 것을 보고 포복절도 했어요. 하핫. 동양풍인데 머리 아픈 일은 별로 없고 애기 얼굴의 속 시커먼 황자가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맹탕인 호위무사를 요래조래 버무려서 호로롭 하는 것을 유쾌하게 감상하면 됩니다. 선선한 바람 살랑거리는 봄에 읽기 딱 좋은 가볍고 분홍분홍한 이야기였어요.하지만 저는 능천이 좀 더 취향이라(생글생글 웃으면서 엿먹이는 공이라니 진짜 좋지 않나요?) 능천과 위지운의 분량이 너무 적은 것은 아쉬워습니다. 유우지님 능천 같은 공 잘 굴리실 수 있잖아요! 눈치 잘 보는 위지운이 능천 밑에서 얼마나 눈 굴리면서 요리조리 피하다가 발을 헛디뎌서!네! 잘 써주실 수 있잖아요!ㅠㅠ 외전 필요한 책에 춘풍난만 ~능천X지운~ 메모해두겠읍니다. 언젠가는 나와주길...
웨딩 싱어 알바를 마치고 피로연 자리에서 가볍게 마신 음료에 들어 있던 흥분제 탓에 흥분해버린 조니는 벤자민 콜린스의 몸을 바친 정성 덕에 무사히 욕구를 분출합니다. 여자친구도 있고 여성과만 관계를 맺었던 조니는 벤의 훌륭한 기술로 인해 깨달아서는 안 될 어떤 것을 깨닫고 설상가상으로 여자친구는 결별을 선언하는데...미국 할리킹 드라마가 이런 느낌일까? 싶은 이야기 입니다. 약도 쓰고 주변 사람들과 엮여서 우당탕탕 하고 시끌시끌한 점이 그래요. 사연 있는 공이 실연의 상처를 버티지 못하고 첫눈에 반한 남자에게 향하는 마음을 필사적으로 거부하는 것이나 그런 공의 맴도 모르고 방황하는 수는 고구마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워낙 둘이 투닥거리고 또 수의 성격이 좋아서(사실 공이 잘못한 게 맞지요. 하룻밤 자고 고백하면 너 같으면 믿겠니?) 이야기에 감칠맛만 더해주는 정도로 끝나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뢰요소가 아니지만 수가 이성애자였고 당시에 연인이 있었으며 여성과의 관계가 익숙한 사람인데 공의 손길에 녹아서 성 정체성을 의심하고 확인차 사람을 만났다가 강간 당하고(심지어 미수도 아니다!) 나서도 분연히 떨쳐내고 공을 받아들이는 장면은 쇼킹했습니다. 이 부분이 제일 미국 드라마 같았어요(...)공의 경우도 아웃팅으로 상처 받은 시절이 있고 연인에게 배신당해 마음 아파도 너무 쉽게 겁을 집어 먹고 그런 주제에 몸은 또 가볍게 놀리고 그 모습을 수에게 보여주고 하는 것이 수의 성격만 아니었어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하지만 두 사람이 각자의 불호 요소를 떨쳐내고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은 달달하고 유쾌해서 좋았어요.
방송국 pd인 차진우는 떨어지는 시청률에 다른 기획을 써오라는 국장의 질타를 받고 기획회의를 하고 방송을 보다 케이블방송 mc인 유민재를 알게 됩니다. 그의 방송 진행에 적응할 수 없었던 진우는 민재를 메인으로 기용하라는 국장의 말에 반발하지만, 우연히 자신의 성벽을 민재에게 들킨 후 민재의 '연애 바이블'을 전수받게 되는데...남의 연애 도와주다 눈 맞는 이야기네요. 사실 놓친 물고기가 더 벤츠의 느낌을 풍기는 것이 아쉽지만 둘이 서로가 좋다는데야 당할 수가 없죠. 밤도 같이 보내고(...) 이쯤 되면 썸남만 불쌍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현실에 있는 유X재 씨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괴로웠습니다. 유병X를 떠올리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 큰 사건 없이 잔잔한 이야기라 읽기 편할 것 같네요.
희대의 천재 장현오 박사가 만든 안드로이드는 인간의 세상을 안드로이드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바꾸었고, 이에 <해방군>이라는 단체는 안드로이드가 고철로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라며 안드로이드들을 잡아가려 합니다. 장 박사가 만든 최초의 안드로이드 주예언은 본인이 가진 이능을 활용하여 해방군을 피해다니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얼마나 천재면 안드로이드가 예언도 하고(예지몽 기능 있음. 쩐다!) 바이러스도 퍼트리고, 어지간한 인간보다 낫습니다. 장 박사는 진심 천재인 듯. 안드로이드라는 소재가 흥미로웠고 여러가지 복선을 깔아두었다가 서서히 회수하는 이야기 진행이나 각 안드로이드가 가진 특수한 능력, 그리고 사람과 안드로이드 가리지 않고 홀려버리는 예언의.능력 등 흥미로운 소재가 많았으나 안드로이드가 특수한 능력을 갖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라는 이성의 물음에 그만 집중이 어려워서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