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절벽 - 성공과 행복에 대한 거짓말
미야 토쿠미츠 지음, 김잔디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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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거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열정과 노력을 다해 성공의 길을 달려왔다.

최고의 학부를 졸업하고 최고의 직장을 구해 야근을 밥먹듯이 일하면 바로 그것이 성공이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보다 구직자가 더 많아진 요즘에는 열정만으로

성공을 보장받던 시절은 사라졌다.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이 아니고 전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전세계적인 불황이 계속되고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기계들이 발전하면서 이런 문제는 이제

더 이상 강건너 불구경이 아닌 비상시국이 되었다.

최고의 학부를 졸업하고 자격증이 즐비해도 알바생활을 전전하는 인력들이 부지기수가 되어버린

허무의 시대가 되고 말았다.


 


저자는 미드에서 인기를 끌었던 '굿와이프'란 드라마를 인용하여 이런 문제를 대입하였다.

'굿와이프'에서 앨리샤는 15년 동안 주부로 생활하다가 주검사장이었던 남편의 부정으로 나락에

떨어지자 생활전선에 나서야 했던 것이다. 현실감이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었지만 앨리샤는 극적으로 부활한다.

남편의 명성을 자신의 성공에 이용하고 심지어 애인까지 만든다. 과연 15년이란 단절후 이런 성공이 가능할까.

오히려 이런 비현실적인 주제와 결말이 꿈을 이루지 못한 숱한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사회에서의 성공이란 주로 임금노동으로 정해지는 사회 활동에 따라 개인의 자아실현이 좌우된다는 뼈아픈 교훈을 준다.-본문중에서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사회적으로 각인된 페러다임을 거부하면 인정받지 못할 뿐 아니라 고립되는 현실에서 이런 결말을 기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 Do What You Love. DWYL'를 실천하며 사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단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만족으로 무급이나 저임금 노동을 정당화 할 수 있을까. 배를 곯으면서 돈이 되지않는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한 선택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DWYL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성공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분명 선택받은 사람이 틀림없다.


 

 


과거에는 입사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승급이 되고 임금이 상승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요즘처럼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이 늘어나면서 회사와 근로자간에 임금을 협상하고 기간을 정하는 것이 일반화되는 시점에서 과거의 구조에만 익숙한 세대라면 당황스런 결과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오래전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다국적 기업의 인턴으로 입사했던 나는 바로 이런 상황을 맞닥뜨렸다. 사회경험도 전무한 상황에서 내 임금을 스스로 결정해보라는 주문에 어찌 당황스럽지 않겠는가.

결국 우물쭈물하다가 회사가 제시한 금액으로 결정되고 말았다.

저자가 조언한 여러가지 사례중에 임금 상승 곡선이 가장 높을 때 '젊을 때 서둘러야 한다.

당신이 엄청난 예외가 아닌 한 임금이 대폭 인상되는 것은 40세 이전이기 때문이다.'에 절대 공감하게 된다.

최초의 시작이 어긋나면 사회생활을 하는 내내 그 결과가 따라다닐 것이고 다음 직장, 혹은 임금수준에 지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열정만 가득해서 무슨일이든 시키시면 다 한다는 정신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결정하는데 주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왜 우리는 더 많이 일하는데 돈과 행복은 멀리있는가.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이렇게 제시한다. 우리에게 부여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불필요한 일을 줄이면 우리는 좀더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어딘가는 배고픔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고 어딘가는 음식물쓰레기가 넘치는 이런 불평등한 분배구조를 개선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원으로 자유를 획득자는 것이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낮추고 얻은 재화가 꼭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진정한 성공과 행복에 대한 답을 곰곰히 씹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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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볼 일 있는 녀석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9
양호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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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부끄러워지는 소설이다. 하얀털이 복슬복슬한 작고 귀여운 애완견 비숑이를 사기위해

열일곱 생애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여강후.

닭발나라에 숯피우는 알바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신문지를 적당히 구겨넣고 숯도 많이 올리면

불이 붙지 않았고 진짜 참숯은 위에만 조금 얹고 가끔 폭발이 되는 성형숯을 쓰다보니 화상까지

입곤한다. 하지만 귀여운 비숑이를 사기위해선 복중 더위까지 견디며 숯돌이가 되어가는 강후.

닭발나라 바로 곁에 있는 돼지갈비집에는 불판을 닦는 남두범과 첫날부터 맞장뜨기를 하고 상처까지

얻은 강후는 이후 편의점 알바를 하는 은림이 누나와 주유소알바를 하는 보라까지 친구가 된다.


 


하지만 강후와 두범이 보라가 일하는 곳의 사장들은 월계로 3대 마왕으로 불리는 악덕 사장들이었으니..

경험이 없는 초짜들을 알바로 고용하고 알바비를 제대로 주지 않고 내쫓는 것은 기본이고 닭발나라의

사장은 설겆이를 담당하는 당진댁을 넘보며 침을 흘리기까지 한다.

알바라면 이골이 난 은림이 누나는 보건복지고 간호과에 다니며 홀로사는 노인들의 목욕봉사까지 하는 야무진 여고생이면서 알바세상에 뛰어든 강후와 두범이 보라까지 알뜰히 챙기는 효녀이다.

하지만 월계로 3대 마왕들의 악행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결국 두범은 알바비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쫓겨나고 강후까지 고자질장이로 밉보여 쫓겨나고 만다. 심지어 은림이가 알바하는 편의점사장까지 협박하여 은림이까지 그만두게 만든다.  가여운 청춘들은 다시 알바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알바를 찾는 아이들의 생활형편은 모두 어렵다. 세탁소와 미장원을 하는 부모를 둔 강후.

구두닦는 아버지와 엄마 없는 동생들을 돌보며 돈까지 벌어야 하는 두범.

나중에 안일이지만 불치의 병을 앓는 아버지를 둔 은림이 역시 가장의 역할까지 해야 한다.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어른의 세상에 뛰어든 아이들에게 기다리는 것은 어른들의 욕심과 기만, 그리고

거짓 투성이의 현실이었다. 과연 아이들은 떼인 알바비를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못받은 돈보다 더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가뜩이나 일자리가 없어 알바의 세상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는 청년들과 그 틈새에 어렵게 끼어든 청소년들의 열악한 현실을 읽노라니 거짓투성이의 욕심많은 어른들이 너무도 부끄러워진다.

인격모독, 임금착취, 언어폭행은 물론 성추행까지 받아내며 푼돈을 마련해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눈물겹다.

하지만 땀흘려 번돈의 소중함과 일하는 가치를 알아가는 대견함 또한 아름답다.

정작 자신의 악행을 모르고 배만 불리는 수많은 어른들을 향한 저자의 일갈이 꼭 그들에게 가 닿기를 바랄 뿐이다.

힘내자 아이들아! 그리고 나쁜 어른들을 대신해 사과한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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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다듬다 - 공간 선택으로 운명을 바꾼 풍수 이야기
김경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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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기운이 인간의 운명을 바뀌게 할 수 있을까? 흔히 풍수지리라하면 공간적인 환경과 조건이

인간의 운명을 좌우하고 후손에게까지 미친다는 학문이다. 인간이 모두 공평하게 살아간다면

이런 학문은 필요없겠지만 아쉽게도 인간들은 부와 멍예를 골고루 나누며 살아가지 못한다.

누구에겐가는 노력하지 않아도 복이 뒤따르고 누군가는 열심히 일해도 넘지 못할 산을 만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운명이란 거대한 흐름은 반드시 있다고 믿어진다.

하지만 그 각인된 운명을 단순히 땅의 기운만으로도 바꿀수 있다니 얼핏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다.


저자는 우연히 풍수지리에 능한 스승을 만나 30여년의 걸친 공부와 수련을 하고 이른바 눈이

틔였다고 한다. 하긴 어느 공부를 하든 이만한 시간과 노력이면 달인의 수준은 넘어설 것이다.

사주나 관상, 더불어 풍수지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라면 고개를 갸웃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나 역시도 운명이나 사주, 땅의 기운, 우주의 섭리같은 것들에 확신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우주의 거대한 섭리, 혹은 신의 거대한 섭리가 있다고 믿어지는 것이다.


저자가 특히 예를 많이 든 묘터에 관한 이야기는 동화같은 구석도 있다.

학이 알을 품은 터라느니 용의 머리나 꼬리부분이라느니 흔히 명당이라는 터에 묘를 쓰면 자손이

번창하고 부나 명예를 누린다는 이야기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허황되게 들리지도 모른다.

단순히 정말 명당이라는 터에 묘를 쓰거나 집을 지으면 노력하지 않아도 발복이 되는 것일까.

그런점에서 의구심은 더한다. 하지만 저자가 예를 든 수많은 사례를 보면 안믿기도 어렵다.


대대로 매장을 해온 우리로서는 터에 관한 터부나 신뢰가 분명 존재한다.

묘자리를 잘못써서 절손이 되고 망했다는 이야기도 전설처럼 전해지고 실제 그런 묘자리를 파보면 나무뿌리가 시신을 감싸고 있다거나 물이 들어 잠겼다거나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시신의 머리부분과 허리부분이 시커멓게 썩은 사진을 보니 후손들의 꿈자리도 뒤숭숭하고 집안일이 안되더라는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더구나 이미 혼이 떠난 시신의 정보가 어떻게 유전적으로 후손에게까지 닿을 수 있는지 믿기가

쉽지 않다.


또한 풍수지리를 공부하다보면 인간도 보이게 되고 미래도 보이게 되는 모양이다.

마치 무당처럼 공수하듯 풀어내는 이야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광경은 기가 막히게 한다.

저자의 말처럼 땅에도 마음이 있고 그 기운을 읽다 보면 사람의 마음도 보이는 모양이다.

풍수지리를 믿든 믿지 않든 좋은 터를 찾아 다니고 조상을 위하는 마음은 좋은 일이고 나를 

안정시킨다는 점에서 인정하게 된다. 그런 마음을 가진 후손들이라면 절로 복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오로지 한길을 정해 수십년간 노력했다는 점만으로도 저자를 전문가로 인정하고 싶다.

지금 내가 앉은 터가 좋은 터인지 후손에게 복이 가는 터인지 궁금해진다.

이 책으로 그정도의 눈까지 공부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공부하고 싶어지는 학문이다.

아무리 울퉁불퉁한 운명을 타고 났더라도 이런 자세라면 신이든 조상이든 모른척 하지는 못할 것 같다.

터를 다듬고 마음을 다듬고 운명을 다듬는다는 점에서 풍수지리는 좋은 학문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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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낚시 통신
박상현 지음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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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라는 물고기는 양양 남대천에서 알래스카 베링해를 돌아 다시 돌아오는 회귀성 어종으로 알고 있다.

연어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과 세계의 모든 연어가 결국은 베링해에서 만나고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쉽게 만날 수 있는 식자재가 아니고 뷔페에 가면 붉은 색 생선으로 만나곤 했는데 맛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대로라면 정말 기막힌 맛을 지닌 생선이 바로 연어란다.


 


임자도라는 섬에서 태어나 서울로 유학온 필자는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가디언이 되었다.

정외과를 전공하고 기자로 근무했던 그가 정원을 가꾸는 가디언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이민생활을 하는 애로가 왜 없었을까.

하지만 연어를 만남으로써 그 외로움을 극복하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흔히 낚시에 미친 사람을 낚시광이라고 표현하는데 바로 필자가 연어 낚시광이 되었다.


 


연어 낚시를 위해 배까지 구입하고 면허를 취득하고 아예 연어를 연구하는 지경에 까지 이른다.

그야말로 한번 꽂히면 끝까지 가는 몰입이 대단하다.  섬에서 자랐으니 낚시야 자연스럽게 익혔을텐데 우리와 전혀 다른 낚시법을 익히느라 근무시간까지 빼먹는 경우가 있었다니..아량많은 아내가 있음을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열심히 공부하고 익혀도 연어는 의도치 않은 상황을 만들곤 한다. 바로 그런 상황들이 필자를 연어낚시광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두고보자하는 심정이었을테니..

하다하다 연어를 소재로 한 소설까지 썼다니 그의 집념이 어떠한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국에서의 생활이 만만치 않을텐데 연어를 만나고 적응해나가는 것이 바로 연어 그 자체의 삶과 닮아있다.

민물에서 낳아서 바다로 나갔다가 다시 회귀하는 연어의 습성상 연어의 삶은 고단해보인다.

결국 온몸이 찢기고 돌아온 고향에서 알을 낳고 최후를 맞는다. 그럼에도 왜 돌아올 수 밖에 없는지 궁금해진다.

일부 연어들은 돌아오지 않기도 하고 아예 바다로 나가지 않는 연어도 있다고 하니 나름 개성이 강한 연어도 있는 모양이다. 자신의 당숙친구를 연어의 삶을 빗대 쓴 글이 가슴에 와 닿는다.  아롱이 다롱이 같은 우리 인간사와 연어의 삶이 겹쳐지는 글솜씨라니 그가 쓴 연어소설이 궁금해진다. 언제든 연어처럼 다시 돌아와 그가 꿈꾸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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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봄은 맛있니
김연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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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봄은 어떤 색일까? 개나리의 노란색? 아니면 진달래의 분홍색?

중학교때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신록예찬'이 각인되었던 탓인지 막 돋아난 여린 연두색이 떠오른다.

왜 꽃이 아니고 잎파리인줄은 모르겠지만 꽃은 늘 잎사귀보다 늦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죽은 것 같은 나무에 연두색의 잎파리가 조금씩 비집고 나오면 비로소 봄이 오는 것 같은 안도감이 들곤

했다.  다른계절보다 유독 긴것만 같은 겨울이 지나고 찰나같은 봄이 그렇게 내가슴에 내려 앉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 부모의 품을 떠나 시골 할머니집에 맡겨졌던 소녀는 같은 처지의 여경과 절친이 된다.

둘은 외로운 유년을 함께했고 여경이 사랑하는 선배의 아이를 지우는 산부인과에도 동행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여경은 귤을 겨울의 맛이라고 했고 이어 봄, 여름, 가을의 맛을 정한다.  그러고보니 계절마다 정의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시골에서 자라지 못한 도시의 여자들에게 봄은 어떤 맛일지 생각해본다.

계절과 상관없이 과일들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보니 맛보다는 색, 혹은 냄새가 먼저 다가온다.

봄비를 머금고 생명을 틔우기 위해 꿈틀거리던 흙의 냄새라든가 집앞 공원을 눈처럼 덮었던 벗꽃의 색깔들..

그녀들은 너무 쉽게 사랑하고 너무 쉽게 몸을 열고 너무 쉽게 아이를 갖고 너무 쉽게 아이를 떼어 버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게 사랑이니?'라고 묻는다면 그녀들은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할 것만 같다.

내가 그녀들만 할때도 그러했듯이 아마 내 손녀들의 시대에도 그러할지도 모를 청춘의 모습들이다.

알리지도 않고 아이를 뗀 여경이 무서워 헤어지자고 했던 선배와 평생을 같이 할 여자에게 주고 싶다면서 아기때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건넨 애인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여자의 심리를 알듯하면서 모르겠다.

누구에게 속한다는 것이, 평생을 속박한다는 것으로 다가왔을까. 아니면 사랑이라고 믿었던 실체에 대한 허무때문이었을까.

그녀들의 봄은 어린시절 콩가루를 묻혀 끓여주었던 냉이된장국은 아니었다. 쓰디쓴 씀바귀의 맛은 아닐지.


나이나 상황히 각기 다른 여덟명의 일상을 그린 단편모음집에는 내가 건너왔지만 이미 아련했던 시간들을 떠올리게 하고 너무 급작스럽게 변한 시대를 미처 따라잡지 못한 시간들이 들어 있었다.

사과만을 생산하기 위해 잎파리조차 없는 나무에 매달린 시멘트 덩어리! 그 사과에 열광하는 여자!

무능하지만 돈많은 엄마를 둔 남편과 헤어지고 남편과 세컨드가 살집의 돈까지 보내며 아이를 지키려는 여자!

세월은 흘렀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무력감이 느껴진다.

사랑을 하고 아이를 갖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위해 헌신을 강요받은 여자들의 모습, 그리고 영원히 변하지 말아야 할 것같은 모성의 의무가 버겁게 다가오기도 한다.


젊은 작가임에도 여성의 숙명과 모성의 깊이에 대해 심도깊은 글을 썼다.

그녀의 봄은 어떤 맛일지..아마도 세월이 더 지나면 명확해질테지만 분명 찬란한 그 봄을 멋지게 즐기길..조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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