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태양 아라미 청소년문학 1
가브리엘레 클리마 지음, 최정윤 옮김 / 아라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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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여섯 소년 다리오는 어려서 아빠가 다정하게 불러주던 '다리오대왕'이란 소리가

너무 그립다. 이 세상에 가장 멋있는 왕처럼 불러주던 아빠는 어느 날 사라졌다.

몇 년후 아빠가 토레 사라체나에서 보낸 엽서를 엄마는 감춰두고 있다.

아빠는 초록색 머리를 한 플로라라는 여자와 지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엄마와 다리오는 배신하고. 하지만 다리오는 아빠가 왜 그랬는지 너무 궁금했다.

 

 

아빠가 사라진 이후 다리오는 생활은 엉망이다. 학교에서는 '썩은 사과'라는 대접을

받으면서 위태로운 생활을 하고 있고 유일하게 위안을 주는 것은 마리화나뿐이다.

엄마가 다리오를 걱정하지만 다리오는 엄마에게마저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선생에게 대들고 문을 박차고 나가는 바람에 다리오는 장애인을 돌보는 사회봉사명령을

받는다. 그렇게 만난 소년 앤디. 말도 제대로 못하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해 휠체어를

타는 소년이다.

 

 

앤디를 돌봐주던 엘리사는 원리원칙의 소녀이다. 앤디는 장애인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그저 돌봄을 받아야 하는 불쌍한 소년이라는 생각이다.

다리오도 처음에는 귀찮았고 힘들었다. 하지만 점차 앤디가 그저 장애를 가진 사람일 뿐

바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마리화나를 신나가 피우고 있을 때 나타난 경찰을

피하기 위해 무작정 기차에 올라탄 다리오는 생각지 않은 여정을 시작한다.

 


 

 

언젠가 엄마 아빠와 함께 했던 여행이 떠올랐고 바다가 생각났다. 중간에 만난 친구 락의 도움으로 엔진까지 달게된 휠체어롤 몰면서 앤디와 함께 결국은 아빠가 살고 있는 토레 사라체나로 향한다.

분명 아빠는 다리오를 대왕이라고 불러주면서 환영을 해 줄것이다 믿으면서.

 

다리오는 이 여정을 계획한 것처럼 전날 엄마의 상자에서 꽤 많은 돈을 꺼내 주머니에 넣었고

우연히 타게된 기차는 오래전 가족들이 같던 바다로 향하고 있었다.

경찰에게 들킬뻔하기도 했지만 다리오는 앤디와 함께 결국 아빠를 만나게 된다.

다리오가 전혀 상상하지 않은 모습으로.

 


 

 

어릴 때 떠나버린 아빠를 그리워한 소년일 뿐이었다. 열 여섯이란 나이보다 훨씬 더 여린

가슴과 그리움을 사람들이 알아봐주지 않았다. 앤디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몸도 못가누는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레 생각하고 뭐든 대신해주려고만 했다. 하지만 앤디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다. 앤디는 장애는 있지만 바보는 아니였으므로.

다리오와 앤디의 여행은 자신이 뭘 할 수 있는지를 알아가는 여행이었다.

물론 집으로 돌아가면 처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리오는 우연히 아빠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그리움이 덧없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집으로 향한다. 뭐가 기다리고 있든 감내할 각오를 하면서.

 

아직은 여리고 장애까지 가진 두 소년의 여정이 경쾌하면서도 위태롭다.

서로를 알아보고 인정해주는 여정속에 분명 두 소년은 성장했다.

제발 편견을 가진 어른들의 눈으로 이 소년들을 바라보지 말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선하고 능력있고 멋진 아이들이라는 걸 이렇게 알게 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이 소설이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졌다는 사실이다.

세상에는 아직 바로잡고 인정하고 격려해줘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음을 깨달았던 감동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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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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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마음에 콕 박히는 문장이 있다.

어쩌면 이렇게 절묘하게 표현을 했을까. 갑자기 작가의 내면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삶의 태도도 인성도 훌륭하리라 짐작하기도 한다.

물론 문장에서만 빛을 발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군가는 그 길속에서 만난 한 문장이

인생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위기속에 희망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읽을 당시에는 마음에 담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기기도 하는데 이렇게 명문장들만

뽑아서 정리해놓은 책이라니 이 책 자체도 명작이다.

800권의 책에서 골라놓은 글들을 보니 저자 역시 다독가임이 분명하다.

아무리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라도 최소한 800권 언저리는 경험한 셈이니 알차지

아니한가.

 


 

말에 대한 명문들은 많다. 내가 잊혀지지 않는 문장은 말이 무기가 되어 심장에 꽂는 비수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최근에 어느 드라마에선가 만난 박준 시인의 이 문장도 참 마음에 들었다.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이토록 절묘한 싯귀가 있을까. 한 번 내뱉은 말이 무기가 되기도 하고 생물이 되어 살아남기도 한다니 말이다.

 


 

아무래도 책을 많이 읽다보니 책에 관한 문장을 만나면 더 유심하게 살피게 된다.

책을 좀 빨리 읽는 편이라 혹시라도 건성건성 읽고 있는게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했는데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단 한 줄이 평생의 보물이 되기도 한다는 말에 어찌나 큰 위안이 되는지.

인상에 남을 한 줄의 문장을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 것도 독서의 요령이라는

사이토 다카시의 말이 저자에게도 퍽 다가온 모양이다.

 

살다가 가끔 꺼내보고픈 책이다.

읽었던 책인데 기억이 안나는 문장도 있고 처음 만나는 문장도 있다.

하지만 주옥같은 가르침은 멘토와 다름없지 않은가.

800권을 다 읽기에는 어렵고 시간도 부족하다면 더 챙겨서 읽어볼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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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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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리운 사람이 있다. 문장도 있다. 박완서의 글을 보면 진실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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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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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문장도 있다.

바로 박완서와 그의 작품들이다.

가장 굴곡진 시절에 태어나 오롯이 풍파를 견디고 여성차별의 시선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자신을 지킨 멋진 사람.

 


 

치욕적인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것도 비극적인 한국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도

작가의 선택이 아니었다. 그 시절 그녀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견디고 기다리는 일들 뿐.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지고 하나 둘 그녀곁을 떠나가는 일들을 지켜보면서 한 때는

그녀가 그렇게 사랑했던 신마저 등지고 싶어했었다.

 


 

대한민국이 올림픽 열기로 뜨거웠던 그 시기에 사랑하던 남편과 아들을 떠나보내고

마음둘 곳이 없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다행히 부산에 베네딕도 수녀원이 그녀를

보듬어 주었다니 다행이지 않은가. 가뜩이나 자리 바꾸는 일을 버거워하는 그녀이기에

그나마 그녀가 믿었던 신이 잠시나마 그녀를 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천성이 워낙 한 번 맺히면 변하지 않는지라 견디라고 견디라고 숙제만 주신 신께

감사한 마음으로 살다가 사랑하는 이들에게로 돌아간 것은 아쉽지만 위안도 된다.

그녀가 돌아가기 1년여전 쯤 사인회겸 시사회에서 그녀를 보았을 때에도 병증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그리 홀연히 돌아간 것이 한동안 믿어지지 않았었다.

 

개성사람답게 생활력도 강하고 허튼 소리 안하는 그녀의 글들에서는 늘 진심이 느껴진다.

폐끼치는 일을 싫어하다보니 다소 까탈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언중유골같은 일갈에서

그녀의 뚝심이 전해진다.

 

사는동안 아픈 기억들은 다 잊고 그곳에서는 부디 좋은 기억만 간직하기를...

그립다. 그녀도 그녀의 작품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북트레일러 : 박완서 작가를 기억하며 - YouTube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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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 있습니다 오늘의 젊은 문학 1
나푸름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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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언젠가 과거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현실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다.

예를 들면 터미네이터에서 나오는 인간보다 더 지능화된 로봇들이 전쟁을 하는

모습이라거나 나를 닮은 더미가 나를 대신해서 직장생활을 한다거나 하는 모습들.

 


 

박대리가 죽었다. 분명히. 그래서 상가집까지 다녀왔다. 그런데 직장에 있던 그의 더미는 여전히 살아있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열심히 일만한다.

하긴 어떤 더미들은 오류가 발생하여 쓰러지기도 하고 인지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박대리의 오류를 고쳐 그가 떠나도록 해야하는데 정말 이러다가 언젠가 더미들이 산사람대신 삶을 이어가는 날들도 오지 않을까.

 


 

잘린 왼손이 살아있다고 믿는 윌슨. 실제 손이 잘렸어도 어떤 사람들은 가렵고 아픈 증상을 느낀다지 않은가. 윌슨의 왼손은 살아남아서 온갖 짓들을 저지르기 시작한다.

이제 윌슨은 이미 잘린 왼손을 죽이기 위해 고심한다.

 


 

'목요일 사교클럽의 여자'는 늙어가는 일을 몹시 두려워한다.

과거 결혼생활을 했을 때에는 출산후 몸매가 망가지는게 싫어서 낙태를 하기도 했다.

새로 만난 남자 장과 기분좋은 데이트를 즐기고 침대까지 갔건만 여자는 충격을

받는다. 왜? 장이 너무 일찍 불을 껐기 때문이다. 여자는 생각한다. 아 내몸이 너무

늙어서 보고 싶어하지 않는구나. 정말 그랬을까.

 

문득 이 글을 쓰는 서재방의 책들을 둘러본다.

왜 남자의 아버지는 자신의 화려한 서재에 꽂힌 책을 아들이 읽지 못하도록 했을까.

책을 읽지 않고 전시만 했던 아버지가 자신보다 더 지혜로워질 아들이 두려웠던 것일까. 알 수 없다.

 

다소 난해한 단편들을 보면서 미래의 어느 시대를 갔다온 것도 같고 잠깐 꿈을 꾼 것도 같은 경험을 했다. 어쨌든 2022년 첫 달,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아직 살아있음이

증명이 된 셈이다. 내일은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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