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사치
김영희 지음 / 작가와비평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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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보니 이제 중년과 노년을 나누는 기준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40~49세를 중년, 장년을 50~64세, 노년을 65세 이상이라고 본다는데 서양에서는 45~65세를 중년이라고 본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 역시 이 기준을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기준이라면 나는 아직 중년이다.


엊그제 지인이 회갑이라고 하면서 저녁식사에 초대를 하였다. 과거였다면 환갑잔치를 크게 벌였을텐데 이제 환갑은 매년 찾아오는 생일정도가 되었고 7순잔치도 조금 민망한 시절이 되었다.

스물 중반이면 결혼을 하던 시대에 살았으니 내 또래의 중년들은 거의 마흔에 가까운 자녀를 두었을 것이다. 가난하고 못배운 부모를 만나 고생을 해서 그런가 우리 시대 사람들의 자식 사랑은 유별나다.

모든 걸 올인해서 자식을 키우고 교육시켰다. 아마 대개의 내 세대들은 노후자금도 여유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자식에게 독립의지를 심어주고 올인하지 말라는 말을 따랐을 것 같다.

자주 가는 미용실의 직원처럼 일찌감치 자신의 적성을 찾아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왔을 것이다.

그저 좋은 대학에만 가면 꽃길 인생이 펼쳐지는 시대는 가버렸다.

마흔에 가까운 자식들이 어쩐 일인지 제대로 독립도 어려운 시대가 와버렸으니 자식 잘 키웠다는 소리도 힘들다.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인지 책을 읽다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내 또래의 부부들을 보면 거의 각방 생활을 하는 것같다. 누군가는 눈에서 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면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특히 여자들은 이런 욕구가 강해진다. 그러나 남자들은 다르다. 젊어서는 상당히 독립적이더니 나이가 들으니 여자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그래서 이 책의 이 문구를 꼭 남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어떻게 인생을 꺼꾸로 사는지.


나이가 들으면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는 말이 있다. 나 역시 젊은 시절엔 어른들의 잔소리가 싫었는데 나이가 들어갈 수록 내가 그토록 싫어했던 그 어른이 되어 있었다.

건강도 조금씩 안좋아지고 몸이 조금씩 늙어가는 걸 체감하면서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도 생긴다. 도대체 가는 곳마다 키오스크에 무인결제시스템이 늘어나고 있다. 운동화끈을 조이고 쫓아가기도 버거운 변화가 낯설고 귀찮다.

저자의 말처럼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남의 말도 잘듣고 특히 노후나 죽음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하라는 말을 따라야겠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들만큼 남은 중년에 시작한다면 너무

늦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중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나이가 어릴수록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만큼 대비할 시간도 많고 실수가 적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 200의 서평단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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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 하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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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이후 왜의 침입이 뜸해졌다. 특히 조선의 겨울추위를 이기지 못했던 왜는 겨울철이면 숨어 나오지 않았다. 간간히 식량을 얻으려 노략질을 일삼아 이순신은 왜적선이 보인다는 연락이 올 때마다 날씨가 허락하면 출전하여 왜적을 요절내었다.

하나 지지부진한 전쟁이 계속되자 어리석은 임금 선조는 이순신을 무능하다 닦달한다.


선조의 초조한 공격이 어지러워서였을까 이순신의 병은 잦아지고 통증은 더해만간다.

아픔이 극심해질 때마다 자신에게 침을 놓고 탕을 다려올리는 예화만이 유일한 위안이다.

예화가 여러번 이순신의 아이를 떼느라 몸이 상하자 이순신의 마음은 고통스럽기만 하다.

'내 너 없이 어찌 버티겠느냐 몸을 잘 건사하라'. 그저 연인 예화에게 건넬 수 있는 말은 이뿐이었다.


원균이란 자는 무도하고 탐욕이 극심한 자이고 이순신에 대한 질투가 심해 선조에게 거짓 보고를 올려 모함을 한다. 결국 선조는 이순신을 삭탈관직하고 한양으로 압송하게 한다.

밴댕이 소갈딱지 보다 못한 선조가 이순신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내는 대신 열등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순신은 한양으로 끌려 올라와 극심한 고초를 당한다. 유성룡을 비롯한 충신들의 간언으로 겨우 죽음을 면하고 백의종군을 명받아 합천으로 향하던 도중 고향 아산에 이르러 어머니의 부음을 접한다. 전장에 끌려다니느라 효도 한 번 제대로 못한 것이 한이어서 통곡을 하는데.. 그것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다시 길을 떠나야 하는 신세가 한스럽다.


정유년 왜는 결국 다시 조선을 향해 진군하고 다급해전 선조는 이순신을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하여 전장의 선봉에 나서게 된다. 이제 마지막 일전이 남았다.

일촉즉발의 전쟁전야, 이순신은 한산섬 수루에 앉아 시 한수를 읊었다.


이순신이 한양에 끌려가 있던 동안 수군의 전세는 말도 못하게 추락하여 애써 지어놓았던 배도 거의 사라지고 12척만이 남았다. 이순신은 낙담하지 않고 선조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백성이 하늘이다. 아마도 이순신은 비겁하고 허약한 왕 보다는 백성에게 충성하려던 것은 아니었을까.

항간에서는 이순신의 죽음이 스스로 의도한 바가 있다고도 한다. 소설에서는 예화가 선택한 길로 인해 좌절을 느낀 이순신의 마지막 모습을 그리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수없이 떠나보내고 거의 매일 병으로 고통받았던 이순신이 정말 스스로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곱씹어보게 된다.

의로운 이여! 한 민족의 구원자여! 영원히 별로 남아 우리를 지켜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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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 상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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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위대한 영웅 이순신의 시간으로 이끌어준 소설이다. 당시의 처참한 모습과 인물들의 생생한 묘사가
흥미로왔다. 전쟁과도 같은 지금 이 시대에 이순신이 다시 부활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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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 상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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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국가인 우리나라는 강대국틈에 끼여 편할 날이 없었던 아픔의 역사가 많았다.

다행히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 마다 나타나 민족을 구한 영웅들도 많았다. 그중에 가장 위대한 인물은 바로 이순신이 아닐까 싶다.


어려서 이순신에 관한 영화를 보았고(주연: 김진규), 이후 지금까지도 많은 관객들을 동원한 이순신 관련 영화가 나왔었다. 한 인물이 이렇게 꾸준히 회자되는 것은 그가 가진 역량이 컸었고

업적이 위대했기 때문이리라. 이순신에 관한 소설, 칼의 노래 이후 조금 더 이순신이 살았던 시대로 이끌어준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지금도 전세계 해전중에 손꼽히는 것으로 유명한 이순신의 업적과 이 승리를 이끈 거북선에 대한 제작과정이 그려있어 더욱 흥미로왔다.

하필이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여수가 당시 이순신의 본영이 있는 곳이어서 더욱 마음을 이끌었다.

지금은 관광객의 성지가 된 종포거리나 봉산, 그리고 이순신의 어머니가 살았다는 고음천(지금의 웅천근처)도 가본적이 있어 더욱 실감나는 장면들이 떠오르곤 했다.


이순신을 존경하여 난중일기까지 구입하여 읽었는데 다소 구문이어서 재미로 읽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난중일기를 근본으로 하면서 소설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읽기도 편할 뿐더러 인간 이순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듯 하다.

자신을 각별히 돌보던 예화와의 러브스토리도 흥미롭고 간신 원균의 찌질한 모습, 당시 전쟁에 죽어가던 인물들이나 백성들의 생생한 모습들.


학익진이 펼쳐진 한산도대첩의 모습도 영화를 보듯 생생히 잘 그려졌다.

간간히 섞어였던 한시의 절절함도 마음에 깊이 와 닿는다. 이순신이 쓴 시도 있고 저자의 한시도 좋았다.

배가 고파 인육까지 먹어야 했던 당시의 참혹함이 아팠다.

역병에 걸려 고생하는 모습이며 토사곽란이나 위경련같은 증세로 고생한 이순신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침아니 약탕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고 전쟁 수행중인 장군으로서 스트레스가 어떠했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무인이었지만 문인으로서의 능력도 출중했던 이순신.

그가 있어 우리민족은 왜에 함락되지 않았고 지금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지 않았을까.

정치는 혼란스럽고 경제는 어렵기만 한 지금도 전쟁 못지 않은 시절이다.

과연 이순신같은 영웅은 지금 이 시대에 없는 것인가.

그의 부활이 간절해졌던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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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의 새 - 나는 잠이 들면 살인자를 만난다
김은채 지음 / 델피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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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가 괴괴하다. 내용역시 몹시 어둡고 끔찍하다. 하지만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너무 궁금해서.


10살 이전의 기억이 없는 베스트셀러작가 하진은 꿈을 통해 작품을 쓴다. 꿈에서 새가 되어 살인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깨고 나면 글로 그 상황을 적어내린다. 그렇게 탄생한 소설들은 실제처럼 생생해서 독자들로 부터 진짜 살인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받을 정도이다.


이런 하진을 찾아온 최강욱 변호사. 하진이 의뢰하기전 스스로 찾아와 변호를 맡겠다는 그는 하진이 위험에 빠질 때마다 나타나 그를 구해준다. 하진의 작품속에 그려진 살인사건속에는 아직 미결사건이 13건 있다. 경찰들은 하진을 의심해서 그를 찾아와 실마리를 찾기위해 괴롭힌다. 하지만 하진은 자신이 살인현장을 본 것은 맞지만 살인자는 아니라고 항변한다.


하진은 보육원에서 성장했고 1년이 못되어 양부모에게 입양되었었다. 스무살 무렵 양부모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그의 글쓰기 솜씨가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모두 꿈에서 보았던 것들이다.

하지만 그 살인사건들이 실제 살인사건과 너무 닮았다. 하진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하진은 어느 날 이상한 게시물을 발견하게 된다. '네가 누군지 알아'.

하진은 과거의 시간과 만나기로 결심하고 보육원이 있던 마을 '만조리'로 떠난다.


하진은 그 곳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인물들과 만나게 되고 이상한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오래전 사건들의 비밀과 최변의 과거,

이미 진짜 범인은 하진의 곁에 있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이고 왜 하진을 그곳까지 이끌었을까.

정말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욕지기가 올라오는 소설이다. 오래전 중국에서나 있었다는 인육이라니.

하진이란 인물이 꿈에서 새가 되어 사건을 본다는 설정이 아주 독특하다.

하진은 초능력을 지닌 사람인걸까. 그 비밀은 그의 기억속에 숨어있었다.

모든 걸 잊고 책에 푹 빠져 잠시 현실을 잊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볼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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