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 하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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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이후 왜의 침입이 뜸해졌다. 특히 조선의 겨울추위를 이기지 못했던 왜는 겨울철이면 숨어 나오지 않았다. 간간히 식량을 얻으려 노략질을 일삼아 이순신은 왜적선이 보인다는 연락이 올 때마다 날씨가 허락하면 출전하여 왜적을 요절내었다.

하나 지지부진한 전쟁이 계속되자 어리석은 임금 선조는 이순신을 무능하다 닦달한다.


선조의 초조한 공격이 어지러워서였을까 이순신의 병은 잦아지고 통증은 더해만간다.

아픔이 극심해질 때마다 자신에게 침을 놓고 탕을 다려올리는 예화만이 유일한 위안이다.

예화가 여러번 이순신의 아이를 떼느라 몸이 상하자 이순신의 마음은 고통스럽기만 하다.

'내 너 없이 어찌 버티겠느냐 몸을 잘 건사하라'. 그저 연인 예화에게 건넬 수 있는 말은 이뿐이었다.


원균이란 자는 무도하고 탐욕이 극심한 자이고 이순신에 대한 질투가 심해 선조에게 거짓 보고를 올려 모함을 한다. 결국 선조는 이순신을 삭탈관직하고 한양으로 압송하게 한다.

밴댕이 소갈딱지 보다 못한 선조가 이순신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내는 대신 열등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순신은 한양으로 끌려 올라와 극심한 고초를 당한다. 유성룡을 비롯한 충신들의 간언으로 겨우 죽음을 면하고 백의종군을 명받아 합천으로 향하던 도중 고향 아산에 이르러 어머니의 부음을 접한다. 전장에 끌려다니느라 효도 한 번 제대로 못한 것이 한이어서 통곡을 하는데.. 그것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다시 길을 떠나야 하는 신세가 한스럽다.


정유년 왜는 결국 다시 조선을 향해 진군하고 다급해전 선조는 이순신을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하여 전장의 선봉에 나서게 된다. 이제 마지막 일전이 남았다.

일촉즉발의 전쟁전야, 이순신은 한산섬 수루에 앉아 시 한수를 읊었다.


이순신이 한양에 끌려가 있던 동안 수군의 전세는 말도 못하게 추락하여 애써 지어놓았던 배도 거의 사라지고 12척만이 남았다. 이순신은 낙담하지 않고 선조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백성이 하늘이다. 아마도 이순신은 비겁하고 허약한 왕 보다는 백성에게 충성하려던 것은 아니었을까.

항간에서는 이순신의 죽음이 스스로 의도한 바가 있다고도 한다. 소설에서는 예화가 선택한 길로 인해 좌절을 느낀 이순신의 마지막 모습을 그리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수없이 떠나보내고 거의 매일 병으로 고통받았던 이순신이 정말 스스로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곱씹어보게 된다.

의로운 이여! 한 민족의 구원자여! 영원히 별로 남아 우리를 지켜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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