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무기력의 비밀 - 우리 아이들의 의욕과 활기는 왜 사라졌을까
김현수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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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무기력의 시대이다. 제목처럼 요즘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허리띠 졸라매고 가난과 싸우던 시대에는 이런 현상이 거의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풍요로운 이 시대에 이 병은 창궐하는 것일까. 어쩌면 너무 풍요로워서 생기는 것은 아닐까.


저자는 오랫동안 청소년들을 만나오면서 요즘 아이들이 겪는 무기력에 대한 진단을 이렇게 내린다. 획일적인 성공을 강요하고 지나친 경쟁을 유도하고 성적대로 서열화되는 잣대들!

말하자면 기존세대들이 겪었던 가난과 실수와 혼란을 종식시키려는 기대가 커지면서 다음세대에게 너무나 많은 짐을 지우기 때문이라고. 물론 어느 시대이건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많은 기대를 한다. 환경이 여의치 않아 보살핌도 제대로 못했던 시대에서도 말이다.


아이들을 적게 낳고 그만큼 기대도 커졌다.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공식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라떼는 에지간하면 4년제 대학정도는 어렵지 않게 진학했던 것 같다.

다만 교육비가 문제여서 일찌감치 사회로 진출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환경이 더 문제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기준이 달라졌고 아직 그런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제라도 그 기준을 벗어나야 한다. 과연 IN 서울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한 아이들이 성공된 삶을 걸어가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이런 기존세대들의 짐씌우기 이외에도 노력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일이 어렵지 않고 쉽게 보상이 따르는 시대의 변화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유가 어찌되었든 무기력한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해결점이 어렵다는 것에 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지우고 비교되는 현실에서 면역력이 떨어진 아이들은 당연히 무기력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이 책은 그런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제안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가장 중요한 해결책으로 '존중'을 제안한다.

자존감과 자신감을 주는 '존중'. 이게 쓰고 말하기는 쉬워도 절대 쉽지 않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과연 우리들은 아이들을 얼마나 칭찬하고 존중해왔을까.

게임에만 빠져있는 아이, 공부에는 관심도 없는 아이, 걸핏하면 대들고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는 아이들에게 이런 손을 내밀 수 있는 어른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럼에도 우리는 해야만 한다고,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고 저자는 안타깝게 외치는 것 같다.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는 아이들을 구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을 탓하기 전에 기존세대들, 부모들의 문제는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 우선이다.

무서운 중2병을 겪는 아들을 겪으면서 엄청난 방황을 겪었던 시간이 있었던 나로서는 좀 더 빨리 이 책을 만났더라면 혹시라도 그 시간들이 짧아지지 않았을까. 어쩌면 내 아이도 무기력했었던 것이라고 이해하고 함께 극복해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되돌아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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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환자들이 시골 병원으로 오십니다 - 〈내과의사 사이먼〉의 기능의학 처방전
오기창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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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약을 달고 사는 내가 희망과 절망을 함께 느낀 건강혁명서이다. 기능의학처방서로 남을 삶을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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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환자들이 시골 병원으로 오십니다 - 〈내과의사 사이먼〉의 기능의학 처방전
오기창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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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희망과 절망이 교차했다. 고혈압약과 고지혈약을 먹고 있는지 어느새 10년이 넘었고 당연한 일인줄 알고 살아가고 있는데 일단 그 약을 먹게 된 원인을 짚어주고 약을 끊을 수 있다는 비법을 전수하는 의사가 믿음직스러우면서도 원망스럽다.


내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병을 키워왔다는데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아마도 절제없는 식습관이나 운동을 하지 않고 술을 즐겨왔던 행동들이 고혈압과 고지혈을 불러왔다는데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엎지러진 물을 쓸어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었지만 희망은 있단다.

문제는 그 비법을 듣는 순간 절망감이 밀려온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살라고? 가능한가?


의사와 오랫동안 일을 해온 나로서는 고지능집단, 사회의 리더격인 사람들이 의외로 이기적이고 나눔을 실천하기 어렵다고 알고 있다. 받는 것에 익숙하고 지식을 나누는데는 인색하다.

하지만 이 책은 자신이 경험해왔고 임상을 가진 노련한 의사가 자신의 비법을 아낌없이 나눈다는 데에서 존경의 마음과 함께 아마 다른 의사들 상당수는 못마땅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100%!

실제 의과 공부를 하면서 쌓아온 지식에 근거한 이론이 맞기도 했겠지만 실제 환자를 진료하면서 임상을 증명해낸 것들은 과학적이겠지만 일반 의사들은 모르거나 알면서도 기존 치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기를 들고 싶거나 심정적으로 동의하지 않고 싶을 거란 예측이 맞을 것이다.


일단 저자는 모든 병의 원인이 식탁, 운동, 수면에서 비롯되었고 그 치유법도 그 곳에 있다고 단언한다. 그 중에서도 단연 '식탁혁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에 200% 공감한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식탁혁명을 하려면 목초를 먹고 자란 고기와 우유를 찾아내야하고 마트에 진열된 거의 모든 음식재료는 쓰레기로 전락해야한다. 먹을 것이 없다. 그러니 절망스럽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탄수화물 사랑을 줄이고 지방과 단백질을 늘여야한다고 것도 알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현미밥을 지어 냉장실에 넣었다가 데워서 먹는 것까지는 가능하겠다.

하지만 사료를 먹지 않은 고기와 우유, 비료를 주지않은 야채까지 등장해야 한다면 귀농을 해서 텃밭을 직접 가꾸고 소나 돼지, 닭까지 키워야 할 판이다.


약이 자꾸 늘어가는 내가 핑계거리를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공의 맛에 도취되었고 입에 단 음식에 매료되었고 운동은 거의 하지 않고 살았고 그저 약으로 땜빵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절어왔으니 이 책이 매처럼 다가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슬쩍 나도 시골병원에 가서 기능의학 처방을 받아야 하는게 아닐까 고민스럽다. 사실 갈 필요도 없다. 여기 이 책에 처방이 다 나와있다.

다만 난 소심하고, 그닥 오래살고 싶은 욕망도 없고-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건강하게 살고 싶기는 하다-

맛있는 가공식품을 멀리할 자신도 없고 특히 요즘 같은 날 운동하겠다고 나섰다가 더위먹어서 쓰러질 것이라고 변명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아 날이 시원해지면 이 변명도 안통하겠네.

읽으면 읽을 수록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책이 있다. 바로 이 책이다. 건강하게 오래, 약없이 살 수 있는 그야말로 천상의 비법을 알려주는 이 책이 왜 나는 무섭지.

일단 나처럼 무지한 환자가 꼭 읽어야겠지만 의료를 책임지는 사람들도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혹시 타성에 젖어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너무 정곡을 짚어내는 동료에게 부끄러워 슬쩍 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제발 자기점검을 하기에 이처럼 좋은 처방전이 없다.

실례로 내과의사의 역류성위염에 대해 나와있지 않은가. 의외로 의사들이 자신의 몸에 무심할지도 모른다. 저자처럼 운동 열심히 하고 식탁혁명 열심히 하고 관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 책이 나에게로 온 이유는 어쩌면 고혈압, 고지혈약을 끊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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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 - 멸종, 공존 그리고 자연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임정은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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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는 넓은 평원에 살고 호랑이는 산이나, 숲에 사는 동물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숲에 살지 않는다니, 요즘은 동물원에 더 많이 산다는 뜻일까. 읽다보니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했다. 숲은 더 이상 호랑이가 살도록 평화롭지도 않았고 최적의 서식지도 아니었다.


살다보면 이런 생각이든다. 인간이 이 세상에 나온 것은 각기 자기의 할 몫이 있다고.

누군가는 타인의 삶을 이끌기도 하고 살상하기도 하고 여기 저자처럼 사라지는 종을 위해 살기도 하는. 그래서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세상이 돌아가게 하는 마지막 불꽃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생명공학을 전공했다고 했나? 갑자기 보건생물학으로 전환한 것은 바로 운명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죽어가는 어떤 종들을 위한 신의 계획같이 말이다.

하지만 저자의 선택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국립 생태원 멸종위기종 복원센터가 있는 영양에 불길이 번지는 장면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펙터클하면서도 머리가 쭈볏 서는 것 같았다. 아 만약 그 곳까지 불이 번졌다면 어떤 불행이 벌어졌을지 아찔했다.


호랑이를 따라 중국으로 라오스로 떠난 여정은 호랑이보다 먼저 사람부터 친해져야 하는 상황들이 이어졌다. 영어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친해지려고 애쓰는 장면은 참 인간관계가 호랑이보다 더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비싼 사향을 얻기위해 설치된 카메라를 부수면서까지 사향노루를 사냥하는 인간들의 폭력과 야만에 동물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저렸다.


동물이 없어지면 인간도 사라질 것이란게 내 생각이다. 동물원에 가야만 봐야 하는 종이 늘어날 수록 그만큼 인간이 사는 영역도 피폐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보전 생물학자'로서의 사명감으로 묵묵히 길을 걸어온 저자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를 보내고 싶다. 덕분에 아직 살아있는 생명이 분명 더 많아졌다고, 그래서 아직 살만한 세상이 조금쯤은 더 이어지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호랑이가 다시 숲으로 돌아오는 기적은 이루어지 않을 것 같지만. 언젠가 호랑이가 영원히 사라지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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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로 떠나는 유럽 여행 - 유럽에서 배우는 세계 역사와 문화
남화정 지음 / 클로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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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딸내미가 1박2일 일정으로 일본 여행을 떠났다. 고작 하룻밤을 자겠다고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일단 떠나보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복닥거리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낯선 곳에 닿아 아무 생각없이 길을 걸어도 가치가 있는 그런 여정! 여기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이런 희열과 만족감을 느끼만한 여행이 있다.


아마 많은 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이 뭐냐고 묻는다면 상당수는 수학, 그리고 역사라고 말하지 않을까. 나는 수학을 못했고 과학은 더 못했고 역사는 사랑했었다. 그냥 내가 닿지 못했던 시간과 공간과 만나는 일이 너무 행복하다고 생각했었다. 혹시 아직까지도 그저 어려운 과목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미 학생은 넘어선 내 딸내미들을 포함해서-책도 많이 읽지 않지만 역사는 더 모른다, 이건 비밀!-


유럽은 과거 지구상에서 가장 번영했던 영토였다. 지금은 너무 늙었다고 뒷방 늙은이처럼 취급받기도 하지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인류사에서 가장 빛났던 곳이고 지금도 빛이 그닥 바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럽뿐만이 아닌 인류사에 커다란 기여를 한 시대가 있었다면 그건 바로 로마라고 말한다. 알게모르게 거의 모든 지구상의 나라에 여전히 로마의 그 번영했던 시간이 새겨져있단다. 우리나라에는 어디 흔적이 있으려나.


또 하나 인류사에 커다란 아픔으로 기억되는 전쟁은 과거 완료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란 사실을 확인하면서 인간은 참 어리석고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인간이 위대한 것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는데 여전히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땅을 차지하기위한 치열한 전쟁은 인간성마저 괴멸시켰고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었다.

그럼에도 가끔은 독일의 전총리처럼 자신의 조국이 침탈한 폴란트의 희생자의 기념비앞에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사죄를 하는 사람이 있어 위안이 된다. 일본은 뭘 했지?


해적정도로만 생각했던 북유럽의 바이킹이 인류사에 끼친 영향은 처음 알게된 사실이다.

영어의 요일을 나타내는 단어부터 결혼문화까지 여전히 바이킹의 흔적은 세계사에 남아있다고 한다.

오호! 영국의 양을 기르는 문화가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거나 제인 오스틴이 10파운드의 초상화에 새겨있다는 얘기도 새롭게 다가온다.

제법 역사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멀었다. 우선 이 책으로 어수선하게 펼쳐져있던 얕은 지식들을 정리하고 따라붙어야겠다. 그러기에 이처럼 좋은 교과서가 없다.

그냥 동화를 읽는 것처럼 재미도 있고 깔끔하게 정리된 책장을 보는 것처럼 개운한 느낌이 몰려왔다.

정말 추천하고픈 역사책, 아니 시간여행을 안내하는 길잡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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