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가를 위해 죽어야 하나 -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
강희원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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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이 없었던 적이 있었던가. 아마 없었을 것이다. 기록된 전쟁만 전쟁이 아니니 소소하게 벌어졌던 전쟁이라도 없었던 적은 없을 것이다.

인간은 왜 전쟁을 해야했을까. 식량확보, 혹은 땅을 더 넓히기 위해서, 혹은 권력을 위해서?

그게 아니더라도 유전적으로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족속이 아닐까.


오랫동안 법 공부를 하고 가르쳐온 저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참상을 보면서 누가 승리를 하든 희생은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데 과연 정당한 전쟁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어떤 이유로든 '정당한 전쟁'은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러시아의 푸틴은 자국의 군인을 대신해서 북한 군인을 참여시키고-물론 엄청난 댓가를 지불했겠지만-휴전국이라는 이유로 군복무가 필수인 우리나라나 북한의 젊은이들은 생명을 국가에 저당잡히고 지내는데

하필 러시아가 벌인 전쟁터에 끌려가 죽임을 당하는 북한군의 모습을 보니 같은 민족으로서 안타까움이 밀려왔었다. 우리에게는 적국으로 되어있지만 엉뚱한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생명들을 보면서 억울한 심정이

들었다. 저자의 말대로 이 전쟁이 누구의 승리로 끝나든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전쟁을 좋아해서 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 수 없지만 대개의 인간들은 전쟁을 싫어할 것이다.

엄청난 희생과 댓가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시내에서 전쟁터로 억지로 끌려가는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전쟁을 옹호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전쟁을 벌여왔고 아마 앞으로도 전쟁이 없는 순간은 오지 않을 것 같다. 반도의 끝자락에서 살아남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로 남은 우리에게도 수많은 전쟁의 시간들이 있었다. 정당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가 중국에, 혹은 몽골에, 일본에 귀속되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그나마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을 하지 않고 평화롭게 잘 살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이라도 북한군이 핵을 쏘아대며 전쟁을 벌인다면 우리는 가만히 있어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몇 사람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와 국가간의 복잡한 계산이 뒤따른다.

물론 그 뒤에는 지금도 그렇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있다. 역대급 전쟁을 보면 미국이 관여하지 않은 전쟁이 없을 정도이다. 왜?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참 야만적인 나라이지 않은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국가가 사라질 위기가 온다면 죽음을 불사하고서라도 맞서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없어지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하지만 땅이 없어 방랑을 했던 유대인의 역사가 결국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았는지를 본다면 '정당하지 않은 전쟁'이라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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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서양철학사 - 탈레스부터 보드리야르까지 철학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기
강영계 지음 / 해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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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기에 늘 사고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정답인지 늘 고민하게 된다.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 철학자들의 말에서 혼란했던 머리가 정리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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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서양철학사 - 탈레스부터 보드리야르까지 철학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기
강영계 지음 / 해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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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철학이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꽤 철학적이다'라는 말은 심오하면서도 근본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사실 철학이라고 하면 꽤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철학적 사고를 하고 있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말한 파스칼의 말처럼 인간은 사고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는존재이다.

철학이란 어떻게 하면 가장 인간다운 모습으로, 세상을 알아가면서 지혜롭게 살아가려는 것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철학자들이 말이 아니더라도 대개의 인간들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 때 앞서 살아간 선배들의 길에서 많은 지혜를 차용하게 된다.


철학, 혹은 철학자의 탄생은 우주의 원리나, 인간의 본질같은 것들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물, 불같은 자연에서 그 원리를 찾고 또 그런 철학자들을 추종하는 후계자들에

의해 발전되어 왔다.


자신에게 내려진 독약을 먹고 죽은 소크라테스는 상대와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 무지를 알게 하는 방법으로 반어법을 이용한 철학자이다. 지식이 가득하다고 믿는 상대에게 결국 '나는 내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고 무릎을 꿇는 장면을 상상하면 그가 얼마나 고등한 사람이었는지 존경의 마음이 든다. 마치 아이를 낳도록 도와주는 산파처럼 직접 자신의 생각을 전파하려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철학자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인류의 역사에 수많은 위인들, 사상가, 철학자들이 있어 인류의 삶이 더 풍요로워진 것이 감사하다.

때로는 단순한 사고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깊은 사색과 본질에 대한 이해가 우리 삶을 더 가치있게 하기에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렵다고 생각했던 철학을, 철학자들에 대해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을 만나 혼란의 시기에 우울이 따라붙어 아무 의욕이 없던 시간이 조금쯤은 극복이 된 것 같다. 어지러운 머리속이 잘 정리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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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부터는 오직 나를 위해서만! - 참는 인생은 이제 그만
와다 히데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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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세대인 내가 몇 년전 코로나 팩데믹이 한창이었을 때 처음 '어르신'이란 호칭을 들었다. 아니 이제 겨우 60을 갓넘었는데 어르신이라니, 처음에는 화가났다. 적어도 70은 넘어야 들을 소리가 아닌가하고.


과거 수명이 낮았던 시절에는 환갑잔치도 했지만 지금은 칠순도 그저 그렇고 팔순 정도는 되어야 잔치를 한다고 하지만 아무리 우겨봐도 늙었다는걸 숨길 수는 없다. 다만 건강하게 늙어가고 있는지 먹어야 할 약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지의 차이일 뿐이다.


병원이 근처에 있어야 안심이 될 정도로 건강도 나빠지고 몸 여기저기에서 삐꺽거리는게 느껴진다.

나이 들어 좋은게 있다면 작년부터인가 국민연금이 나온다는 것 밖에는 없다.

만 65세가 되면 돈주고 맞았던 백신들을 무료로 접종해준다고 하니 그것도 좋다고 해야하려나.

사실 나이들어 좋은 점은 거의 없다. 예전처럼 도덕있는 젊은이들에게 대접받는 것도 없다. 그럼에도 나이가 들어가는대로 살아야 하니 우울해진다.


이 책은 특히 윗어른 잘 모시고 아이들 잘 키워낸 딱 지금의 내 세대에게 위로가 되는 책이다.

태어나보니 가난한 나라였고 형제는 많고 곱게 자라는게 쉽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먹을거며 입을거리도 풍족하지 않았으니 참아야 할 일들도 많았다. 지금도 맘껏 누리지 못하고 죽은 후 얼마라도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친구들이 많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참는 인생은 이제 그만'이라는 문구가 왜 이리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내가 불쌍해지는지.


늙어갈 수록 즐겁게 살아가라고, 몸에 안좋은거라고 생각되었던 먹거리도 적당히 즐기고 그닥 도움이 안되는 사람들 안만나도 좋다고, 술 담배도 완전히 끊는거 보다는 조금씩 줄이면서 즐기라고 해주니 어찌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40여년 간 전문의로 일했다니 신뢰가 팍팍 가면서

우울했던 마음이 풀어지는 것만 같다. 나 역시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겪고 있지만 정신과를 찾아 가는 걸 미루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약물을 조금만 먹으면 좋아진다고 하니 도전해볼 예정이다.

그리고 먹고 싶은거, 하고싶은거 참지말고 해보리라 마음먹는다.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해 사치를 부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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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식물하러 갑니다 - 덕질과 직업 사이, 가드너 탐구 생활 백백 시리즈
손연주 지음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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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잘 여문 씨앗 하나가 땅에 심겨져 햇빛과 물을 먹고 잘 자라온 시간들을 보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선뜻 대답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 자신이 무슨 꿈을 가졌는지 그 꿈이 잘 이루어져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혹은 직업훈련을 하고 적당한 직업을 가졌어도 그게 꿈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꿈과 직업은 다르니까.


어린 연주고 그랬었다. 하고 싶은게 오히려 많아서 자신의 꿈이 정말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고고학자나 수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했고 사실 이 책을 보니 웹툰작가가 되었어도 이름을 날렸을 것만 같이 그림 솜씨도 수준급이었다. 이렇게 재주많았던 소녀는 '씨앗 모으기'가 취미였다니 정말 남다르지 않은가.


내가 어렸을 때 처럼 '우표 모으기'나 '인형 수집'같은게 아니고 씨앗을 모으는게 취미였다니..

결국 식물과는 운명처럼 같이할 것이란 예감같은걸 했던게지. 책으로 만난 연주에게 받은 느낌으로 아주 딱인 만남이라고나 할까. 도시에서 낳고 자란 나도 텃밭가꾸기가 소망이었던 적이 있어서 그 소망을 이루었을 때 정말 좋았지만 잡초뽑기와 벌레들의 향연에 손을 들고 말았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야야 사랑스럽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가 자꾸 떠올랐다.

대개의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거나 보지 못한 풀들을 볼줄알았던 소녀에게 가드너는 천상연분이 아닌가.

식물원에서의 사계절 풍경이 저자의 눈과 마음을 통해 보여졌다. 단지 직업으로만 생각했다면 힘든 일들이 참 많았을 것이다. 자세히 보아주는 가드너를 만난 식물원의 풀들이 얼마나 행복했을까.


우리는 자연에게서 참 많은 것들을 배운다. 뿌리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생명을 틔우는 풀들, 가꾸는만큼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열매들을 보면서 감사함을 배우게 된다.

'나답게 식물하자'는 소신으로 다양한 길을 가고 있는 저자를 보니 자연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 반려견 토리와 함께 하는 산책길에서 만나는 풀 하나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것만 같다.

미래의 선택으로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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