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식물하러 갑니다 - 덕질과 직업 사이, 가드너 탐구 생활 백백 시리즈
손연주 지음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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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잘 여문 씨앗 하나가 땅에 심겨져 햇빛과 물을 먹고 잘 자라온 시간들을 보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선뜻 대답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 자신이 무슨 꿈을 가졌는지 그 꿈이 잘 이루어져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혹은 직업훈련을 하고 적당한 직업을 가졌어도 그게 꿈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꿈과 직업은 다르니까.


어린 연주고 그랬었다. 하고 싶은게 오히려 많아서 자신의 꿈이 정말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고고학자나 수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했고 사실 이 책을 보니 웹툰작가가 되었어도 이름을 날렸을 것만 같이 그림 솜씨도 수준급이었다. 이렇게 재주많았던 소녀는 '씨앗 모으기'가 취미였다니 정말 남다르지 않은가.


내가 어렸을 때 처럼 '우표 모으기'나 '인형 수집'같은게 아니고 씨앗을 모으는게 취미였다니..

결국 식물과는 운명처럼 같이할 것이란 예감같은걸 했던게지. 책으로 만난 연주에게 받은 느낌으로 아주 딱인 만남이라고나 할까. 도시에서 낳고 자란 나도 텃밭가꾸기가 소망이었던 적이 있어서 그 소망을 이루었을 때 정말 좋았지만 잡초뽑기와 벌레들의 향연에 손을 들고 말았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야야 사랑스럽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가 자꾸 떠올랐다.

대개의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거나 보지 못한 풀들을 볼줄알았던 소녀에게 가드너는 천상연분이 아닌가.

식물원에서의 사계절 풍경이 저자의 눈과 마음을 통해 보여졌다. 단지 직업으로만 생각했다면 힘든 일들이 참 많았을 것이다. 자세히 보아주는 가드너를 만난 식물원의 풀들이 얼마나 행복했을까.


우리는 자연에게서 참 많은 것들을 배운다. 뿌리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생명을 틔우는 풀들, 가꾸는만큼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열매들을 보면서 감사함을 배우게 된다.

'나답게 식물하자'는 소신으로 다양한 길을 가고 있는 저자를 보니 자연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 반려견 토리와 함께 하는 산책길에서 만나는 풀 하나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것만 같다.

미래의 선택으로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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