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 대부분 힘들고 가끔 좋았던 내 인생
김양미 지음 / 헤르츠나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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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인생이 맵던가. 시던가. 쓴맛이 더 나지 않았던가.

암튼 달달하고 좋은 맛만 나는 인생은 없다.

대부분 힘들고 가끔은 좋았던 기억이 뜨문 뜨문 있었던게 바로 내 인생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양미씨도 그러했던 모양이다. 몇 번의 가출을 감행하고-사랑때문이라니-

곱창집, 오리공장, 물류센터등 뼈와 살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은 현장에서 알바를 하고

늘 돈이 부족해 먹고 싶었던 것들을 포기하고 '돈'을 벌어야 했던 고단한 시간들을

건넜다. 그러게 돈 잘버는 남자를 만날 것이지. 하필 가난한 남자를 만나 몸고생, 마음고생

심하게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사랑 듬뿍 받는 막내딸이어서 엄마, 오빠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거.

그건 참 부럽다. 맏딸로 태어나 동생들을 먹이고 키우고 했던 나보다야 훨씬 낫지.

기댈 언덕이라도 있었으니 말이다. 아쿠아 전시관대신 수족관 앞에서 물고기들에게 행복을

빌어주는 장면은 참 가슴아프다. 갈치 한 토막을 맘놓고 먹지 못했던 시간들도 그렇다.

엄마니까, 그랬다. 그렇게 길러놔도 자식들이란게 맘처럼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나 역시 자식에 관해서는 할말이 많지만 또한 할말이 없다.




이성에 대한 좋은 감정은 유효기간이 너무 짧아서 내가 저 사람을 좋아했었나 하는

기억도 가물거린다. 자식때문에 살고 나중에는 불쌍해서 살고 그런거다.

되돌릴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고 그저 같이 갈 수밖에.

돈도 잘 벌어다주고 아이도 잘 돌봐주는 그런 남편은 세상에 몇 명 없다.

내 운명에 그런 남자가 엮일 확률은...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산지 오래다.




그 길을 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려도 가더니 봐라 별볼일 없지.

지금 내가 아들녀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여전히 제 밥벌이는 못하고 있고

그 녀석밑에 들어갔던 학원비를 모았으면 지금쯤 노후걱정은 하지 않았을텐데.

전생에 은혜를 입어 이번 생에 곱배기로 갚아야 하는 인연이 자식으로 오는 것은

아닐까. 기대치는 이미 너무 낮춰서 더 이상 낮출 것도 없고 그저 사고나 치지

말고 제 밥벌이나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다.

별 기대없이 책을 펼쳤다가 어찌나 울었던지.

치매걸린 엄마를 돌보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둘째 언니때문에 운게 아니다.

너무 웃겨서, 정말, 정말 너무 오래간만에 포복절도할 정도로 웃음이 터져나와서.

웃음만 나오면 좋았겠는데 눈물도 너무 나와서, 그래서 우리 토리(이 책에서는

반려묘가 토리였지만, 우리집은 반려견 이름이 토리다)가 놀라서 허둥거렸다.

이 책을 누구에게 읽어보라고 할까. 정신과에서 상담받는다는 우리 딸?

남편때문에, 애들 때문에, 시댁때문에 살맛 안나는 모든 사람들이 꼭 꼭 읽을 수

있기를...읽고 나면 위안도 되고(나만 힘들게 사는건 아니었구나)

눈물이 쏙 나올만큼 실컷 웃을 수 있다. 보장한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책장 가장

가까운 곳에 꽂아두고 살기 싫어질 때마다 꺼내 볼 예정이다.

어쩌면 관속에도 넣어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저승사자나, 염라대왕과 함께

깔깔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암튼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써줘서 양미씨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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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의 마법병원 - 내 아이와 함께하는 감동적인 판타지 런던이의 마법
김미란 지음 / 주부(JUBOO)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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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런던이와 함께한 판타지 여행이 정말 즐거웠다. 주사와 이닦기가 무서운 많은 런던이가 이 책을 읽고 씩씩하게 커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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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의 마법병원 - 내 아이와 함께하는 감동적인 판타지 런던이의 마법
김미란 지음 / 주부(JUBOO)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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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판타지는 언제나 가슴 설렌다. 상상하던 세상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팬 증후군에 걸린 사람처럼 마법 이야기를 만나면 동심의 세계로 빨려든다.

5살 런던이의 판타지로의 여정에 함께 빠져보자.




집을 나선다. 그러다 물웅덩이 안에 있는 작은 지렁이를 보게 되고 도와달라는

지렁이의 말에 아픈 지렁이를 치료해줄 마법병원으로 가는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눈을 감는다.





물웅덩이안으로 빨려들어간 런던이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무지갯빛 마법병원에서는 어둠의 검은 귀신을 만나기도 하고 2층 침대위에 살고

있는 북극곰을 만나기도 한다.



북극곰은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무서워서 2층침대위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었다.

런던이는 북극곰의 손을 잡고 침대 아래로 내려온다. 이제 북극곰과 함께 여행을

계속하게 된 것이다.




파란 바닷물 속에서는 상어를 만나 더러워진 바닷속을 청소하기 위해 함께

양치질을 하며 춤도 춘다. 이제 더러워졌던 바다는 깨끗해질 것 같다.

런던에서 아기를 가지게 되어 태명을 런던이라고 지었다는 엄마와 아빠가

만든 마법의 동화책이다.

주사를 무서워하고 이 닦는 것을 싫어하는 런던이를 위해 아름다운 판타지 여행을

기획한 엄마, 아빠 덕에 런던이는 한 뻠쯤 성장할 것만 같다.

그리고 비오는 날, 물웅덩이속에 있었던 지렁이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면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이 밀려온다. 런던이는 정말 사랑받는 아이임이 느껴진다.

이 세상이 모든 런던이, 아이들에게도 이 아름다운 여정을 함께 할 수 있기를..

그래서 무섭고 하기 싫었던 일들도 잘 넘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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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리학 필독서 30 - 뉴턴부터 오펜하이머까지, 세계를 뒤흔든 물리학자들의 명저 3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2
이종필 지음 / 센시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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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만난 과학은 대체로 어려웠다. 수학도 썩 잘하지는 않았는데

성적을 기억해보면 과학점수가 더 낮았던 것 같다. 그만큼 과학이니 화학이니

하는 과목들은 나를 골탕먹이는 과목이었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이과가 아닌 문과로 진로를 결정했는데 도대체 이렇게 어려운 과학이란

과목이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한 공부인가? 과학점수 찌질이는 이렇게 항변하곤

했었다. 하지만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한 과목을 꼽으라면 역시 과학이란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나는 역시 과학, 특히 물리학은 어렵다.




엊그제 해외여행편에 소개된 폴란드에서 코페루니쿠스의 동상이 등장했다.

폴란드의 과학자라고 하면 나는 퀴리를 떠올리는데 코페루니쿠스가 폴란드 태생이었다니

더구나 폴란드인들이 코페루니쿠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서 과학적인 측면으로 보면

폴란드가 우리를 앞선 것이 분명해보인다.

갈릴레이와 더불어 종교적인 입장에서 보면 코페루니쿠스도 꽤 위험한 인물이었음을

짐작하게 된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믿는데 지동설이라니...위험하다.

나처럼 과학 젬병인 사람도 코페루니쿠스나 갈릴레이의 명성은 알고 있다.




원자탄, 핵은 인류의 희망이었을까, 아님 멸망의 도화선이 될까.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고 절망했던 오펜 하우머는 자신이

발명한 원자탄에 대해 평생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다.

독일과 일본의 자만했던 욕망을 잠재웠던 것이 원자탄이었는데 결국 이 핵무기는

이제 인류의 위협으로 자리잡았다. 인간의 욕망, 필요성, 능력을 모두 보여준 무기가

바로 핵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원자폭탄 만들기'는 그 가공할만한 위협에 대한 보고서

일 것같다.




아마 내가 유일하게 읽은 과학서가 바로 이 '코스모스'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어려운 과학서라기 보다는 베스트셀러로서 영원한

고전이다. 그러니 과학젬병인 나도 안 읽을 수가 없었던 책이다.

그 책을 읽고 남았던 강한 기억은 겸손이었다.

아 이 무한한 우주에 나는 티끌보다도 못하구나 하는.

이후 꼭 읽어야 할 필독서에는 우주에 관한 책들이 등장한다.

이제 지구를 벗어나 인류는 우주로 향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저자가 세심하게 골라낸 물리학 필독서에서 난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 어렵다 과학이, 물리학이. 그럼에도 많은 젊은이들이 저자가 소개한 물리학 도서를

꼭 읽어주기를 바란다. 인류는 언제나 진화하고 있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나는

못했지만, 물러섰지만 후배들이 대신 꼭 해주기를...염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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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자들
고은지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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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나 '미나리'같은 미국 이민 한국2,3세들의 이야기들이 갑자기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다. 변방의 나라, 정말 과거에는 한국, 코리아라는 나라의 존재존차

몰랐던 사람들이 K-pop에 열광하고 한식에 푹 빠지는 믿을 수 없는 시간을 맞은

것이다.



가난해서, 이념이 달라서 도망치듯 떠났던 이민자들이 뿌리를 내리고 이제 2세

3세들이 자신의 뿌리에 대해 얘기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런 이민 2세대이다.

미국이란 나라가 그렇다. 원주민은 이제 거의 다 사라져갔고 거의 이민온 이방인으로

채워진 땅. 그렇게 옮겨간 새로운 정착지에서의 삶은 어떠했을까.




조국의 역사는 지단했다. 일제강점기가 그러했고 한국전쟁이 그러했으며 두동강난

땅덩어리에 살면서 이념전쟁은 또 어떠했는가.

부추기는 이웃세력들에 의해 두동강이 난 땅도 서러웠고 그 이념전쟁으로 흔들리면서

서로 자신의 이념을 위해 피를 뿌렸던 젊은이들의 희생도 서러웠다.

그래서 성호는 갓 결혼한 아내 인숙을 두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다.

자리잡으면 바로 부르겠다는 약속을 하고.




맨몸으로 도착한 미국에서의 생활은 온전했을까. 우체국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물었던

인숙에게 시어머니인 후란은 성호에게 애인이 있는거 같다고 부추긴다.

후란에게 성호는 남편이고 하늘이고 자식 이상의 존재였다. 잠시 인숙에게 아들을

빼았겼다고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인숙과 함께 미국에 도착한 후 후란은

인숙이 동지같다고 생각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끌려갔다가 돌아오는 배안에서 폭발로 죽을 위기를 넘긴

남자는 해방후에도, 한국전쟁후에도 꺼지지 않는 전쟁의 불꽃으로 어지러웠던

제주를 떠나 미국을 향한다.

로버트는 그렇게 미국인이 되었지만 늘 시선은 조국을 향했었다.

시위가 일어나고 군인들이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고 조국은 또 다른 전쟁중이었다.

로버트는 바로잡고 싶었다. 모든 매체를 통해 자신을 불사르면서 바로잡고 싶었다.

고문이 무서워서, 또 다른 전쟁이 두려워서 조국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아무도 없는 가시밭길이 기다리는 것을 알지만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을 걸어간

사람들의 이야기.

완전하게 뿌리를 내렸던가. 아니면 발 하나는 여전히 떠나온 조국에 걸쳐놓았을까.

혼란스러웠을 그들의 이야기가 시리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기회가

왔다. 소설로, 영화로, 드라마로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고 있다.

몰랐다고, 스치지 말고 들어줘야 한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라도.

그래야 서러웠던 그들의 시간이 치유되지 않겠는가. 아주 조금쯤이라도.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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