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월든 - 정여울이 직접 걷고, 느끼고, 만난 소로의 지혜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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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데이비드 소로'란 인물을 떠올리면 '은둔자', '자연주의자'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미국 건국후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에 태어나 하버들 졸업한 소로는 고향에서 잠시

교사로 일하지만 억압적인 학교 분위기를 반대하며 그만두게 된다.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월든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동안 살게된다.

그는 시인이자 초월주의를 대표하는 사상가 에머슨의 권유로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이 글들이 후일 그의 작품들의 토대가 되었고 자연과 인생의 진실을 담은 사색으로 시대를 뛰어넘는 위대한 가르침으로 남게 된다. 이 책의 저자인 정여울에게 소로는 영혼의 멘토이다.

그가 살았던 월든의 오두막을 따라가는 여정은 소박하고 아름답고 간결하다.


소로가 1844년 친구와 함께 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구워 먹으려다 실수로 거대한 숲을 태우게 되는데 소로는 이 일이 평생 죄책감으로 남겼지만 불탄 숲이 더 풍요롭고 아름다운 숲으로 부활하는걸 보고 놀라게 된다. 마치 인간의 실수를 아무 대가 없이 용서라도 해주듯이 다시 피어나는 위대함에 깊은 감동을 받은 것이다.

아마 이 사건이 그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소로의 신념은 강력했다. 옷 한벌과 발을 겨우 뻗을 정도의 오두막에서 최소한의 먹을거리로 살아가는 일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범죄를 예방하고 삶의 본질에 더 가깝게 다가가는 것임을 믿었다. 저자도 이런 소로의 신념에 감동을 받은 것 같다.


아 정말 월든의 오두막은 생각보다도 작았다. 소로에게는 거대한 저택같았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갈망하고 소유했다. 그러면서도 또 욕망은 멈추지 않는다.

소로처럼 자연과 함께 소박하면서도 간결하게 살고 싶었던 저자의 월든으로 향하는 여정은 시원한 샘물을 마시는 것처럼 갈증을 달래주고 마음을 순하게 정화시켜주었다.

저자처럼 월든까지 닿을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거닐어본 호숫가에는 조용함과 평화가 깃들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감사한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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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 - 달콤쫄깃 시골 라이프 쌩리얼 생존기
원진주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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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시의 번잡한 삶을 살다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귀촌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생계문제가 있으니 젊어서는 돈을 벌어 아이를 키우고 살아가야 하기에 애초에 시골에서 태어났다해도 도시로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이젠 좀 여유있게 자연과 어울리며 살아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증거이다.


우리가 매일 보고 있는 tv프로그램의 PD와 방송작가 부부는 많이 바쁘게 살았던 것 같다.

독자이지만 참을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의 상사의 갑질이었다.

아니 자신이 만든걸 보고 참고를 하라는 것까지는 그렇다치고 그렇게 비인간적으로 모욕하다니.

나라면 그냥 그 순간 치받고 뛰쳐나왔을 것이다. 읽는 것만으로 그 순간의 분노가 그대로 전해졌다. 그 인간 아직 그 자리에 있으려나.


저자보다는 꽤 무던해보이는 남편에게는 15년이라는 직장생활이 거의 해탈의 시간이지 않았을까.

결국 번아웃이 온 부부는 5도2촌을 실천하기 위해 시골집을 구하기 시작했다.

시골에 널린게 빈집이다. 그러니 싸겠지 생각하면 오산이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

갈아엎어 새로 지으려면 쓰레기 치우는 값이 더들고 고치는데에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

11년 전이면 자재들이 폭등해서 엄청나게 비쌌을텐데. 그래도 둘이 벌어 돈이 좀 있었으려나.


나 역시 섬으로 들어가 귀촌아닌 귀촌생활을 해봐서 알지만 결코 쉽지 않다. 아니 어렵다.

그나마 할머니 고향이 당진이어서, 어려서 자란 곳이 가까워서 텃세나 낯설음이 덜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엄청난 텃세를 견뎌야했었다. 사실 그것만 넘어서면 정이 많은 사람들인데 그 낯설음을 서로 넘어서는게 정말 달나라로 가는 것만큼 어렵다.

아파트생활을 하다가 낡은 시골집에 산다고? 거의 맥가이버 수준의 능력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쥐가 황토벽을 갉아먹고 방에서 함께 생활해야했던 일부터 로망이었던 텃밭가꾸기가 벌레와 풀과의 전쟁임을 나중에 안 것까지 이 책을 읽는 순간 'ㅎㅎ 시골집 우습게 봤구먼'하는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그래도 기특하다. 잘 살아 남아서.

누군가는 상추를 놓고가고 환영식도 열어주고 두부 만드는 날은 꼭 초대해주는 마을사람들을 만난걸 행운으로 아시게나. 시골살이가 다 자네들같지는 않다네.

글을 쓴 저자는 그나마 시골살이를 조금이라도 해봐서 다행이겠지만 남편은 도시사람아니었을까.

그래도 아내가 서울에 올라가 있는 시간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에 공감 200%!

부부가 꼭 같은 공간에 살아야 한다는 편견은 없어야 한다.

8시까지 갈 것도 없다. 7시면 돌아다니는 사람조차 없는 시골에서 술좋아하는 부부가 광란의 밤을 연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내 킥킥 웃었다. 그래도 기특해~ 덕분에 많이 웃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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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단 우리 강아지 간식 50 (스프링) - 저비용, 단시간에 건강하고 정성 가득한 반려견 음식 만들기!
김지우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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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우리집 상전은 반려견 토리이다. 어느새 8년이 되었다니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단골 고깃집 창고 컨테이너 밑에서 갓 젖을 뗀 강아지가 남편을 졸졸 쫓아오는 바람에 얼떨결에 가족이 되었다. 어려서 개에 물린 기억때문에 개를 너무 무서워하고 싫어하던 난 이 아이를 다른 곳에 입양보내려고 알아보았었다.



하지만 운명이었을까. 결국 한 가족이 되었고 지금은 나를 열렬히 사랑해주는 수컷으로서 아들이나 남편을 넘어서 나의 최애 연인이 되었다. 암~~

개에 물린 트라우마가 얼마나 깊었는지 토리 이를 닦아주는게 무서워 소홀히 했더니 치석이 잔뜩 끼었다. 결국 동물병원에 가서 마취를 한후 치석제거를 한 뒤로는 매일 꼼꼼하게 이를 닦아주고 있는데 그 시술이 있던 날 건강검진을 했을 때 우리 토리가 아주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았었다. 뭐 잘해준 것도 없는데 타고난 체질이었을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섬에서 살다보니 신선한 생선이 많이 잡혀서 가끔 생선을 익혀주거나 기름기가 없는 돼지고기 안심부분을 삶아서 한끼 정도는 급여를 하고 있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은 주지 말라고 하던데.

그게 아니고 양파나 초코릿같은 것에 소금이 안들어간 재료, 과일정도는 줘도 된다고 듣기도 했다.

아주 가끔 사료가 아닌 좋은 식재료로 만든 화식을 주문을 해서 먹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냥 사료만 먹이는게 정답이 아닐까 늘 궁금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반려견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전용카페나 간식, 케이크까지 파는 곳이 생기는걸 보면서 아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 먹여도 좋겠구나 싶었다.

저자는 오히려 방부제나 인공첨가제가 들어간 사료나 간식이 더 좋지 않다고 한다.

여기 소개된 재료들도 우리 집에 거의 있는 흔한 재료들이다.

밀가루대신 쌀가루를 이용하고 우유나 치즈, 호박, 과일등이다.


에그타르트앞에서 입맛을 다시는 댕댕이를 보니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겠다.

과연 우리 까칠이 토리도 이렇게 만들어주면 잘 먹으려나. 입맛도 살짝 까다롭기 때문인데 한 번 도전해볼 예정이다. 사람으로 치면 중년의 나이가 넘어섰다는데 혹시 나보다 먼저 무지개 다리를 건널까봐 벌써부터 걱정인데 건강하게 오래 같이 살고 싶다.

신선한 재료로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 도전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오늘은 호박과 계란을 이용해서 호박전을 만들어줄까나. 기다려라 토리야. 오늘부터 우리집은 미슐랭 견맛집이 될 예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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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칼훈의 랫시티 - 완벽한 세계 유니버스25가 보여준 디스토피아
에드먼드 램스던 외 지음, 최지현 외 옮김 / 씨브레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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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진 것인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인류의 숙제이다.

과거의 인간들도 그 걸 고민했고 연구했고 많은 걸 예측해내려고 했었다.

어떤 예측은 맞기도 했고 어떤 건 아직 진행중이지만 기후위기가 가장 악재로 떠오르는 시대가 되었다. 아마 존 칼훈이 쥐로 실험을 하던 시절에는 인구문제가 기후문제보다 더 심각했었을 것이다.


인구폭발의 시대가 온다면 식량문제며 기아, 질병, 전쟁같은 문제들이 뒤따를 것이고 결국 멸망의 길로 갈 것이라는 것은 아주 쉽게 유추가 가능하다. 특히 저개발 국가일 수록, 가난한 나라일 수록 이 문제는 거대한 쓰나미처럼 덮쳐왔다. 정작 그들은 문제가 있음에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그룹이 나서게 되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존 칼훈이었다.


어려서부터 동물들과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칼훈은 처음에는 굴뚝새를 연구했었다.

도시로 나오게된 칼훈은 급격하게 진행되는 산업화에 따른 인구유입으로 도시 주거문제가 생기고 쥐가 창궐하게 되자 쥐의 퇴치에 참여하게 된다. 독약을 이용하여 처음에 효과를 보지만 쥐의 영리함으로

독약을 피하게 되거나 내성이 생겨 다시 쥐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에 칼훈은 쥐의 생태를 더 깊숙하게 연구하고 싶었다. 그렇게 만든 쥐의 도시, 후일 유니버스25로 이어지는 이 쥐 연구실에서의 결과는 놀랍기만 하다.


일부러 먹이를 구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에서 천적의 공격도 없는 환경에서 성장하는 쥐들은 급격한 개체수의 증가를 보인다. 공간이 부족할 지경이어서 칼훈의 연구가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쥐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교미를 하지 않거나 동성과의 교미가 벌어지고 임신을 해도 사산을 하거나 낳은 새끼조차 돌보지 않은 상황이 발생한다.

전통적으로 살아왔던 모습이 변한 것이다. 이제 권위를 보여줄 필요가 없어진 수컷들은 대장자리에 연연하지 않았고 그걸 지켜보던 암컷들은 수컷을 피해 다른 공간으로 가려고 한다.


자 그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쥐는 유니버스의 공간이 넘칠만큼 어마아마한 수가 되었을까.

아니 결과는 놀랍다. 일정 정점에 이른 개체수는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결국은 모두 죽고 만다.

일부 쥐는 쥐의 일반적인 수명보다 더 오래 살아남기는 했다.

칼훈은 인구 문제를 바로 이 유니버스25-이후 번호가 달라지면서 비슷한 실험이 이어졌다-

를 통해 급격한 인구의 증가가 지구폭발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고 인구수가 정점에 이르게 된 도시에서는 수많은 문제들이 등장하게 된다. 짝짓기 의식의 붕괴(요즘 세대들의 비혼이나 저출산같은 문제들이 닮아있다), 모성 상실, 폭력 확산등...수많은 문제들로 인하여 정상적인

개체 증가가 어려워진다는 결론에 이른다.

전 세계 인구가 82억에 이르는 지금 많은 국가들은 저출산과 노령세대의 증가로 큰 문제를 겪고 있다. 수십년 후면 이 현상을 더 극심해져 노인세대를 부양한 젊은 세대는 더 줄어들 것이다.

아마 지금 폭등하는 아파트값도 떨어질 것이고 빈 집들도 늘어날 것이다.

어찌보면 칼훈의 예언이 맞아들어가고 있는 셈이 아닌가.

이건 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자신에 대한 미래보고서이기 때문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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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56가지 문답
최준식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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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죽음도 삶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은 끝이라고 생각하면 사는 동안 너무 무서울 것 같다. 살아있는 지금의 나는 이렇게 의식이 명료한데 숨이 떨어지는 순간 모든 것이 '無'의 세상으로 끝나는 것일까.


나이가 들어가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죽음이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삶으로 끌어들여 사는 동안 더 열심히 살라는 말이 많이 위로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는 사실을 알고 예전보다 풍요로운 시절이 되었음에도 왜 이런 선택을 해야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물질적 풍요가 삶을 지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닥칠 때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고 안아주고 알아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임을 알고 있다.


'죽음=끝'이라는 공식이 맞다면 저자의 말처럼 지금 열심히 살 이유가 무엇일까.

나이가 들어가니 자꾸 우울한 생각들이 이어지면서 나는 꽤 염세주의자구나 싶었다.

이미 부모로 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말이 맞다. 미움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알콜중독자였던 아버지나 그런 아버지를 견뎌야했던 어머니의 우울감이 나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아마 이런 나의 성향이 나의 아이들에게도 전해지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 너무 무섭다.


친구가 참 많은 편이었던 나는 요즘 만나는 친구가 거의 없어졌다. 어느 순간부터 내 삶을 이해해주는 친구는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외로움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혹시 이런 내 성격이 문제인걸까, 자책을 했는데 억지로 친구를 만들기보다 흘러가게 두는 편이 낫다는 말이 정말 큰 위안으로 다가온다.


내 또래의 지인들의 죽음 소식이 들리면 나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부고도 알리지 말고 조용히 가족들만 모여 나를 추억해달라'고 딸에게 말해두었다.

죽은 다음에 남은 사람들의 의식도 중요하다. 연명치료를 하지 말라는 말도 남겨두었다.

존경하는 작가 박경리가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라는 정리의 말처럼 나도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별한 종교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지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좋다고 생각한다.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조용하고 고통없는 죽음이 나를 데려가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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