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린 도시, 서울
방서현 지음 / 문이당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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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구 천만에 가까운 도시 서울은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크기의 수도이고 급격하게 발전된 도시의 모델이다. 한반도 조선의 수도가 되었을 때의 면적은 지금보다 훨씬 작았던 곳이었다.

지금 4대문안쪽과 그 둘레의 크지 않은 동네였을텐데 전쟁이후 인구의 급격한 유입으로 인해 달동네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소설은 개발이 시작될 무렵의 서울을 몇 구역으로 나누어 그리고 있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산동네의 모습과 그런 곳에 터를 잡을 수 없는 사람들의 삶을 그리고 그보다는 조금 낫겠지만 역시 빈곤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동네들을 똥수저, 흙수저동네에 살게된 소년의 눈으로 인간군상들의 삶을 바라본다.



선택이 가능하다면 누구나 좋은 부모가 있는 부잣집에서 태어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태어나보니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어렵게 키운 외동아들에게 버려져 폐지를 주으면서 연명하는 할머니밑에서 살고 있는 소년은 자신이 버려진 아기였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된다.

쓰레기를 줍는 일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소년은 할머니를 도와 쓰레기를 주워팔지만 사람들은 그런 할머니와 소년을 경멸한다.



매일 저녁이면 집집마다 부부싸움이 일상으로 일어나고 그 모든 것이 돈과 술 때문이란 것을 알게된다. 갑작스러운 화재로 똥수저동네를 떠나 반지하방이 있는 흙수저동네로 오게 된 소년의 삶을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 마주보는 아파트단지는 동네의 모습도 다르고 깨끗한 상가도 있다. 그나마 사람사는 것 같은 냄새가 나는 동네에 사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산동네에 사는 아이들과는 놀지말라는 어른들의 이기심에 화가 치밀어오른다.

저자가 본가가 있는 시골에서 올라와 첫 번째 머물렀던 서울 한복판의 달동네가 바로 우리 동네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지금은 재개발이 되어 다른 모습으로 변했지만 사이사이 오래전 낡은 집들이 섞여있다.

과거 이 동네로 오려면 등산하는 정도로 힘들었던 산동네로 기억이 난다.



이 소설은 과거의 모습만을 그린 것이 아니다. 여전히 존재하는 '수저계급론'을 보여주고 있다.

아파트건축을 하면 일부는 임대주택이 들어서야 하는데 임대에 사는 사람들은 무시되고 심지어 건너편 임대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오가지 못하게 막는 곳도 있다고 한다.

아마 이런 이기심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다시 고향에 내려가 살고 있는 저자에게는 서울은 버리고 싶은 도시였을 것이다. 그렇게 버려졌어도 짱짱하게 잘 살아남을 도시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이기심을 순수한 소년의 눈으로 실랄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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