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사토 겐타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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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이 발견해낸, 혹은 발명해낸 약이 인간의 수명을 끌어올렸다.

원시시대 인간은 20년도 못살았다고 추측되고 있고 19세기 초반까지도 마흔 중반 언저리에 머물렀던 인간의 수명은 질병을 치료할 약이 개발되거나 발견되면서 100세 시대에 이르게 되었다.

단지 수명뿐이 아니었다.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꾸기도 하고 저자의 말마따나 '만약'이라고 전제되는 사고나 사건, 역사에 대입하면 아마 지금의 세계사는 달리 쓰여졌을 것이다.


이 책을 추천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재미있고 유익했다는 칭찬 일색이다. 하긴 단점을 얘기할 수는 없었겠지만 얼핏 약에 대한 역사를 얘기하는 책이라 지루할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을 깨부셔버린다.

저자가 유기합성화학을 전공한 이과출신인데다 제약회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재미있게 글을 쓰는 재주까지 가진 사람이라고? 좀 불공평하지만 인정한다.


얼마 전 읽었던 기능의학처방을 선도하는 의사도 비타민 C의 중요성을 적극 강조했었는데 이 책에서도 비타민 C의 효능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설파하고 있었다. 물론 대항해시대 선원들이 괴혈병으로 죽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고 이후 괴혈병을 치료할 비타민 C를 이용해서 위기를

극복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괴혈병 치료외에 비타민 C가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했었나? 건강보조제나 건강보조식품을 거의 안먹으려고 했는데 주문해야겠구만.


말라리아는 먼 남쪽나라에서만 일으키는 질병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몇 년전 DMZ근처 군인이나 주민들이 말라리아에 걸렸다는 보도를 보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니 말라리아 모기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나? 뇌염모기는 매 봄 말이면 뉴스로 리얼하게 소개해서 알고 있었지만 이 책으로 보니 사실 추운 북유럽까지도 말라리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한다.

모기는 성가신 존재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을 살상하는 해충이라니 역시 미운털이다.

그런데 내가 즐겨 마시던 진 토닉에 넣은 토닉 워터가 말라리아 치료제인 퀴닌에서 나온다니 더구나 이 진 토닉이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화 하는데 기여를 했다니 이렇게 놀라운 반전이라니.


매독은 성병이라고 알고 있다. 당연히 성접촉을 통해 전염될 것인데 왜 인류는 이 수치스러운 병에 엄청나게 감염되고 죽어갔던 것일까. 도덕과 윤리, 종교가 지배되던 시절에는 더 극성이었다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 그걸 넘어서지 못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더구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수많은 유명인들 -슈베르트, 슈만, 베토벤, 교황에 왕들까지- 한 때는 인류의 상당 부분이 이 병에 걸렸다고 하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먼 나라뿐만 아니고 우리나라, 조선에서도 성행했었다고 하니 당시 문란한 성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찝찝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에게 닥친 불행한 질병에 도전장을 내민 선각자들에 의해 약들이 개발되고 상당히 정복되었다는 것 또한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준다.-참으로 동전의 양면이로다-

당시에는 무시당했고 실적도 미미하거나 심지어 조롱당한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은 위대한 발견, 혹은 발명으로 인류는 구한 경우는 너무도 많았다. 우연도 있었지만 어찌보면 그것도 운명이 아니겠는가.

비루한 독자이지만 추천사를 쓰고 싶어졌다. 인류의 삶을 비극에서 희극으로 바꾸고 수명까지 길게 늘어나게 해준 약들에게, 그걸 발견해낸 사람들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함께 추천사를 써주고 싶어질 마음이 팍팍 든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조금의 진전은 있지만 암을 완벽하게 치료할 약도 언젠가 이 책의 목록에 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간은 그런 존재이니까. 그럴 가치가 있는 종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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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니까 - 김소현 에세이
김소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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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부러운 사람이다. 좋은 부모님밑에서 태어나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좋은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들까지 뭐 하나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좀 더 완벽하고자 하는 조바심같은게 살짝 아쉽긴 하다. 그래도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


나는 그녀의 작품을 본적이 없다. 연극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런 무대를 가본지도 상당히 오래전이고 가끔 인기몰이중이라는 뮤지컬 작품에 솔깃하다가도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그냥 패스하곤 한다.

김소현이란 배우는 예능프로에서 만났던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 주안이가 아기였을 때였다.

이마가 훤했던 주안이가 어찌나 똑똑하던지 지금도 가끔 주안이는 어떻게 자랐을까 궁금하곤 했다.

분명 지니어스하게 자랐을텐데, 여기서 그 소식을 알게되어 너무 좋았다.


유퀴즈에서 소현씨의 아버님을 뵙고 아주 특별한 분이로구나 싶었다. 외모는 정말 딱 소현씨가 빼다 박았고 옛날로치면 꼿꼿한 선비같기도 하고 고집스러운 면도 느껴지면서 아주 정의로운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에서 만난 소현씨 어머니도 소신이 강한 분인 듯 했다.

TV화면에서 만난 소현씨는 늘 웃는 모습이어서 고집스럽다기 보다는 여유가 느껴지면서 정말 거절을 하지 못할만큼 여린 면도 있겠구나 했는데 짐작이 맞는 것 같다.


공연에 앞서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기 위해 연구를 하는 모습에서 프로의 멋진 면이 전해온다.

그래야지. 나도 한 때 연극배우가 꿈이었던 적이 있어서일까. 그녀의 이런 점이 너무 좋았다.

그냥 성악을 전공하고 노래를 잘하니까, 가수가 된 것이 아니었다.

성악을 하고 싶을만큼 재능이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선물이었지만 이후 그녀의 노력은 정말 본받아야 할 정도였다.


그녀가 써온 노트를 보니 주안이가 고3노트 같다는 말이 정말 딱일 정도였다.

이런 노력이 그녀를 더욱 빛나는 주연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너그러운 남편과 잘 자라주고 있는 주안이를 보면서 가수로, 육아로, 살림으로 지친 마음이 충분히 보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안해하지말고 지금같이만 하기를.

분명 망설이면서 출간했을 이 책의 반응을 꼼꼼히 모니터할 것임을 안다.

아름다운 얼굴만큼 내면도 예쁘고 충실하게 잘 살고 있다고, 본 적은 없지만 응원하고 있으니 지금처럼만 하라고 토닥여주고 싶다. 주안아! 잘 자라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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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 은퇴와 노화 사이에서 시작하는 자기 돌봄
이병남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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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사느라 나를 돌볼 여유가 없이 늙어가는 나에게 큰 위안을 준 책이다. 살아남느라 애쓴 나에게 주는
상장같은 책이어서 콧날이 시큰해졌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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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 은퇴와 노화 사이에서 시작하는 자기 돌봄
이병남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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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나 그 윗세대인 사람들이 좋은 부모를 만나 부유하게 잘 살았다고 말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전후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허리띠 졸라매고 번영을 이루는 근간에는 이 베이비붐 세대의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음을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일흔을 갓 넘긴 저자역시 그런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공부도 열심히 하고 유학까지 다녀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끈 리더로서 아주 성실한 삶을 살아온 선배였다.

참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몸 여기저기에서 고장이 났다고 아우성이 나고 사회에서는 이제 뒷방 늙은이로 취급받는 것은 아닌지 괜히 주눅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양희은은 노랫말에서 그랬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익어가는 것이라고.

잘 익어가는 것은 좋은데 지혜가 잘 따라와주는 늙그막도 좋은데 그래도 두려운 것도 사실 아닌가.


아직은 살아갈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해줘서 감 고마웠다. 은퇴 후 노년의 삶이 쓸쓸함과 무기력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증명해줘서 감사했다.

잘 헤어지는 법도 배우고 과거에는 소소한 것에도 흔들리고 얽매었던 일에도 무심할 수 있음에 감사하라는 말이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

살아온 날들은 상처투성이였고 후회의 연속이었지만 다시 돌아가도 어쩌면 또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을 나의 선택들이 과연 나만의 잘못이었을까.


빛나던 청춘이 5월이었다면 폭염도 사그러지고 아직 추위는 좀 남은 이런 가을의 시간도 퍽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얼마나 바쁘게, 힘들게 살았던지 이제서야 나를 돌아보게 된 것도 나에게 좀 미안하다.


같은 해에 태어난 아직은 노인이라고 하기 미안한 나이에 이른 나의 친구들 중 벌써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일이 내게도 멀지 않은 미래에 일어날 일이고 피할 수 없는 일이고 삼라만상의 법칙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마지막 모습은 어떨지 두려워진다.

이 책은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그저 앞만 보고 뼈가 닳도록 헌신해온 세대들에게, 저자 자신에게, 안팎으로 살아남느라 애쓴 나에게 주는 상장같은 책이다.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은 진즉에 해두었고 몸도 가누지 못해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마지막만은 안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저자처럼 아직 뭔가를 해볼 희망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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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걸
해리엇 워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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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에디터란 직업이 이렇게 매력적인 것이었나? 특히 영국에서는 상류층 자제들이 많이 차지하는 업종이라니 아마 어렸을 때부터 패션에 대한 감각을 익혀온 것 때문에 더 선택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고는 영국의 유명 패션 잡시 '오트'의 패션 에디터이다.

이미 능력을 인정받았고 200% 만족하는 직장이었지만 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사랑하는 남편 닉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고 거의 1년간 휴직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자 마고는 우연히 알게된 기자 매기에게 이 일을 맡기기로 한다. 그렇게 면접은 진행되었고 프리랜서 정도로 유지해왔던 매기에게는 너무도 행복한 순간이 된다. 그렇게 오토의 패션 기자가된 매기는

그동안 누려보지 못했던 빛나는 삶을 살게되는데. 문제는 1년 간의 계약직이라는 것이다.

마고가 없는 그 1년 동안만 누릴 수 있는 한시적인 행복이었다.


마고에게는 어린시절부터 절친인 위니가 있었고 우연처럼 거의 같은 시기에 임신을 했었다.

하지만 위니가 낳은 아기 잭은 낳자마자 죽고만다. 대개의 죽음은 아프다. 남은 사람들은.

하지만 간절하게 기다렸던 아기가 죽은 위니와 그녀의 남편 찰스의 고통은 극에 달한다.

마고는 함께 누릴 것 같았던 아기의 탄생을 자신만 누리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아기를 잃은 위니는 마고와의 연락을 끊는다. 곧 태어날 아기를 아직 품고 있는 마고를 보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었을까.


매기는 갑자기 자신을 인정해주고 후원해주는 사람들로 인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1년 후 돌려줄 생각을 하면 불안하기만 하다. 결코 돌려줄 생각은 없다.

마고역시 임신으로 인해 자리를 내어주고 다시 돌아갈 기회가 오지 않을까봐 걱정이다.

출산 후 후즐근해진 자신의 모습과 육아로 지쳐간다. 매기의 성장에 질투심이 몰려온다.

이미 마고와의 연락을 끊었지만 멀리서 지켜보는 위니역시 자신의 불행에 잠식되어 방황을 한다. 이렇게 세 여자는 각기 불행하고 위험스럽게 보인다.


출산후 우울증에 걸린 것일까. 마고는 어릴 적 위니와의 사이에 끼여든 헬렌을 떠올린다.

그녀가 발코니에서 떨어져 다리가 골절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위니는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비밀을 지키는 댓가로 마고는 그녀에게 충성스러웠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순간들도 있었다. 굳건한 것만 같았던 마고와 위니의 우정도 아이를 잃고 나서 깨지고 말았다.

마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연상시킬만큼 회사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하지만 점차 마고에게 악플을 달면서 위협하는 누군가가 나타나면서 슬슬 스릴러가 펼쳐진다.

마고의 자리를 차지한 매기가 숨은 방해자일까. 아니면 마고를 차단하고 있는 위니가?

역시 스릴러 소설의 압권은 반전이 아니겠는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인물이 밝혀지면서 독자들은 경악과 함께 커다란 아픔과 이해의 마음으로 용서를 하겠다고 결심하게 될 것이다.

고요하면서도 치열한 스릴러 소설에 잠시 폭염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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